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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분도련 “오지라퍼 여러분, 우리 함께 노력해봐요”

『미안해, 아직도 나를 알아가는 중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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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존경하던 선생님께서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너는 꿈이 뭐니?” 작가가 되는 것, 회사를 차리는 것 등을 떠올리고 있는데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꿈이 직업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꿈은 매일 이룰 수 있는 것을 말하는 거야.” (2019. 01.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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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아직도 나를 알아가는 중이라서』  는 카카오 브런치 인기 작가 연분도련이 자신의 일상을 담은 그림 에세이다. 소심한 성격인 저자는 평소에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못한다. 그래서 고민하거나 방황할 때 속마음을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대신 조용히 펜을 들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이 책은 청춘이라면 그리고 청춘을 지나온 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내용을 담았다.

 

일러스트레이터 연분도련은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했고 입학 7년 만에 드디어 졸업을 앞두고 있다. 두 곳의 회사에서 SNS 콘텐츠 디자인을 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그림을 그린다. 2015년부터 카카오 브런치에서 일러스트를 연재하고 있으며, 캘리그래피 작가와 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룸메이트로는 고양이 민식이와 두식이가 있다. 불안하더라도 불행하지 않은 삶을 꿈꾼다.

 

 

not my business

 

이 책은 실수할 때도 있고 멀리 돌아갈 때도 있지만, 그 길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는 20대 청춘의 여정이라고 소개했는데요. 어떤 면에서 스스로 성장했다고 생각하시나요?

 

나를 알게 되면 그때 성장했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혼자 있을 때는 몰랐던 나의 성격을 다른 사람과 어울리면서 알게 되고, 실수했던 경험을 통해서 나를 깨닫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10대 때는 남이 정해준 계획 속에서 살아가느라 나를 돌아볼 틈이 없었어요. 20대가 되고는 스스로 자신의 내일을 계획해야 하니까 그러면서 새롭게 느끼는 것들이 생기더라고요. 다들 이렇게 한다고, 좋게 좋게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정작 내가 좋지 않을 때가 있잖아요. 그런 순간들을 겪어보면서 내가 싫어하는 것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씩 찾아가게 된 것 같습니다. 또한 싫어하는 것이라도 거기에 대처하는 나만의 방법도 갖게 되었고요. 꼭 성장해야 한다고, 그게 인생에서 꼭 이뤄나가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게 되지 않은 점 또한 성장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연분도련이라는 이름도 특이합니다. 언제 어떻게 지은 이름인가요?


제가 고등학교 때 블로그 활동을 하면서 지었던 닉네임이에요. 연분의 사전적 의미는 ‘하늘이 내려준 인연’이라는 뜻입니다. 보통 ‘천생연분’이라는 말로 많이 사용하죠. 또한 연인들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합니다. 저는 모든 순간이 소중하니까 모든 순간을 ‘연분’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자는 의미로 짓게 되었어요. 고등학생 때부터 그림 그리는 일을 하고 싶었고, 거창하고 화려한 이야기를 그려 나가기보다는 오늘 내가 걸어오면서 보았던 길목, 사람들이 보지 못하고 지나친 어제의 하늘을 보여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지금 그렇게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도련’이라는 단어가 붙게 된 일화도 책에 담았으니까 책을 통해 확인해주세요.

 

책을 내시기 전에는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밖에 어떤 작업들을 하셨었나요?


『미안해, 아직도 나를 알아가는 중이라서』  는 브런치를 통해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나오게 된 책입니다. 브런치를 통해 저의 그림과 글 들을 많이 공유했었어요. 브런치를 하기 전에는 주로 블로그를 활용했었습니다. 저는 2월에 졸업을 앞둔 대학생인데요. 대학에 다니다 보니 하고 싶은 일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잠깐 휴학을 하고 전공을 살려 디자인 회사도 두 군데 다녀보고, 혼자서 캘리그래피 수업을 기획해서 진행해보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캘리그래피 강사로 활동 중이고요. 프리랜서로 웹툰을 연재하고 일러스트나 디자인 작업도 계속 이어오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CGV 아트하우스 영화 배지 디자인을 했어요. 굿즈 디자인은 처음 도전한 분야였는데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저도 재밌게 작업을 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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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꼰대들’을 향한 일침을 많이 놓으셨는데요. 반대로 작가님이 ‘오지라퍼’들에게 충고를 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으신가요?


걱정되는 사람이 있으면 제가 생각하는 옳은 길로 데려가려는 (쉽게 말하면 ‘오지랖 부리는’) 습관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다 널 위해서 하는 말이야’ 혹은 ‘다 사랑하니까 하는 말이야’라는 얘기를 꼭 뒤에 덧붙인다는 데 있어요. 하지만 문제는 그 방향에 대해 자신도 확신하지 못한다는 데 있죠. 제가 해본 일도 아니면서 판단하려 하는 거예요. 이런 저에게 필요했던 것은 ‘not my business’라는 말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이 말이 그저 차가운 말이라고만 생각했어요. ‘관심 꺼!’ 혹은 ‘내가 상관할 일 아냐!’라며 차갑게 거절하는 느낌이었거든요. 지금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걱정된다면, 확실하지 않은 저의 의견을 강요하기보다는 ‘네가 어떤 길을 선택하든 난 널 판단하지 않을 거야’라고 이야기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든 그것을 존중하고,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기를 기도하며, 그래서 그 사람이 행복하기를 응원해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어요. 쉽지는 않지만 저도 노력 중입니다. 오지라퍼 여러분, 우리 함께 노력해봐요.

 

가장 흥미롭게 본 부분은 작가님이 스스로 프리랜서의 삶을 택했던 부분입니다. “불안하지만 불행하고 싶지 않아서’ 선택했다는 표현이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어쩌면 자신을 잘 모르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불행한 줄 모르고 ‘불안하지 않은 삶’을 택하기도 하는 것 같고요. 아직 불행한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저도 아직 제가 내린 선택이 완벽하게 ‘불행하지 않다’고 단정 지을 순 없습니다. ‘그나마’ 둘 중에서 덜 불행해 보이는 길을 선택한 것뿐이죠. 이 길을 가다가 다시 다른 길을 가게 될지 혹은 이 길을 쭉 가게 될지는 저조차도 모르는 일입니다. 하지만 미래를 너무 고민하면서 오늘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당장 오늘, 당장 내일 내가 행복한 일을 선택했습니다. 말 그대로 가보지 못한 길이기 때문에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불안이라는 게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그저 남이 이 정도면 괜찮은 거라고, 다들 버티면서 사는 거라고, 어떻게 사람이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사느냐는 말에 휩쓸리며 자신이 원하는 일, 스스로가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직도 스스로 미완성인 삶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언제쯤이면 인생이 완성된다고 생각하세요?


아직 완성이 되지 않은 삶인 것은 확실합니다. 지금이 완성된 상태라면 저는 절망스러울 것 같아요. 제가 존경하던 선생님께서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너는 꿈이 뭐니?” 작가가 되는 것, 회사를 차리는 것 등을 떠올리고 있는데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꿈이 직업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꿈은 매일 이룰 수 있는 것을 말하는 거야.” 우리는 주로 무언가가 되는 것이 인생의 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그 무언가가 되고 나서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아직 미완성인 인생이지만 언제 ‘완성’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그 정의는 개개인마다 모두 다를 것 같습니다. 저는 ‘완성’을 결정짓는 조건으로 직업, 돈 등을 꼽고 싶지 않습니다. 그저 오늘도 완성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사는 것, 그렇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미안해, 아직도 나를 알아가는 중이라서연분도련 저 | 세종서적
하루하루 일기처럼 그린 삶의 기록을 통해 다른 청춘들 또한 조금 더 자신을 알아가고, 그래서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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