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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톨콩 김하나 “바로 이 책이 ‘올해의 책’입니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 ,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 『결국 못 하고 끝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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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책이었으나 끝은 어디로 갈지 모르는 코너죠. 삼천포 책방 시간입니다. (2018.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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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콩이 뽑은 ‘올해의 책’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 , B급 감성 속에 인문주의가 흐르는 만화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 연말에 공감할 만한 에세이  『결국 못 하고 끝난 일』 을 준비했습니다.

 


톨콩의 선택 -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
하재영 저 | 창비

 

이 책은 저의 ‘올해의 책’입니다. 저희가 <측면돌파>에서 한승태 작가님을 모신 적이 있잖아요. 『인간의 조건』 과  『고기로 태어나서』 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요. 사실  『고기로 태어나서』 가 읽어내기가 쉬운 책이 아니에요. 문장은 좋고 따라가게 되기는 하지만 양계장의 소리라든가, 특히 저는 개 부분을 읽는 게 저는 힘들었거든요. 우리는 지나가면서 개소주나 사철탕이라고 적혀 있는 간판을 보면서 ‘저런 산업이 있지, 개를 먹는 건 우리나라의 문화의 일부이기도 해, 소도 먹고 돼지도 먹잖아, 개도 먹을 수 있는 거지’라고 생각하기도 하죠. 그런데 우리는 그게 얼마나 끔찍한 것을 밟고 서있는 것인지를 직시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그 부분은 법체계에서도,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도 음지쪽에 있기 때문에 그 산업의 실상에 대해서 전혀 모르죠. 그 실상을 알게 하는 또 하나의 책이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 입니다.


사실은 『고기로 태어나서』 를 너무나 힘들게 읽고 난 뒤였기 때문에 이 책을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 책의 북토크 진행 의뢰가 와서 일단 무조건 하겠다고 했어요. 그렇게 수락을 해두면 어쨌거나 이 책을 읽어야 하니까요. 그리고 날짜가 다가오는 동안, 사실은 선뜻 손이 안 가서 많이 미루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 책은 아주 힘든 책이기도 하지만 너무나 잘 쓴 책이기도 해요. 이 책은 르포이지만 아주 잘 읽혀요. 무언가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솜씨라는 것도 있지만 어떤 이야기를 정말로 잘 전달하는 솜씨라고 하는 게 너무 잘 느껴져요. 끔찍한 이야기이고 우리가 직면하게 되는 엄청난 이미지들이 있지만, 이것을 읽어내게 하는 하재영 작가의 솜씨가 대단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눈앞에 개소주라든가 보신탕 같은 간판에서 읽혀내지 않았던, 우리나라 전반에 거미줄처럼 펼쳐져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해서, 마치 스스로가 잠입해서 관찰하고 탐사하고 문제점을 공부하고 돌아온 것처럼 느끼게 돼요. 저는 대단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단호박의 선택 -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이창현 글/유희 그림 | 사계절

 

<측면돌파>의 29-2화에서 한 번 이야기한 적이 있는 책이에요.  『어느 애주가의 고백』 을 이야기하면서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이라는 말이 ‘alcoholic anonymous’라는 말에서 차용됐다고 하면서 추천을 드린 바가 있었어요. 그때는 다음 웹툰에서 연재를 하던 중이었고, 이제 책으로 나오게 됐어요. 표지에 나오는 내용이 ‘B급 감성 사이로 고고히 흐르는 지적 인문주의의 대향연’이라고 되어 있어요. B급 감성이 있고, 그 사이사이에 지적인 인문 내용이 분명히 있어요. 속칭 ‘병맛’이라고 하는 단어가 있잖아요. 그 단어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데, 이 웹툰은 그 단어 말고는 떠오르는 게 없어요. 그래서 저는 이 책을 모두에게 추천 드리고 싶지 않아요. 이것은 모두가 읽어서는 안 될 책이고(웃음) ‘내가 약간 그 감성에 일가견이 있다, 견딜 수 있다’ 싶으시면 도전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면 새로운 만화의 지평이 열릴 것입니다.


독서 중독자라면 위로를 받을 만한 장면이 많이 나와요. ‘완독을 하는가’의 여부에 대해서 익명의 독서 모임자들이 이야기를 하다가 ‘자네, 일반인과 독서 중독자의 가장 큰 차이가 뭔지 아나? 독서 중독자들은 완독에 대한 집착이 없어’라고 하는 거예요. 동시다발적으로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있는 거죠. 재미가 없으면 지체 없이 덮고 다른 책으로 넘어가요. 왜냐하면 자신의 인생은 너무나 유한하고, 이 책을 다 읽기에는 인생이 너무 아까운 거예요. 초록은 동색이라고, 독서 중독자들끼리 모이잖아요. 그러니까 주변에 독서 중독자들이 있으면 본인도 독서 중독자예요. 만약에 본인도 그렇고 친구도 그렇고 독서 중독자라면, 한 번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그냥의 선택 - 『결국 못 하고 끝난 일』
요시타케 신스케 저/고향옥 역 | 온다

 

연말에 우리가 한번쯤 생각하는 것을 책으로 가지고 왔습니다.  『결국 못 하고 끝난 일』 입니다. 요시타케 신스케 작가의 그림에세이고요. 작가가 2년 동안 자신이 하지 못하는 일, 그래서 지금까지 끝내지 못한 일들의 리스트를 만들었다고 해요. 그 내용을 일러스트로 그렸는데요. ‘아직도 볼링을 못합니다’, ‘아직도 컴퓨터 관리를 못합니다’, ‘아직도 사놓은 책을 읽지 못합니다’ 등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정말 많았어요.


하지 못하는 일들의 이야기가 이어지니까 부정적인 감정을 심어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의외로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우리가 정말 못하는 게 많구나, 그런데도 그럭저럭 살고 있구나’ 하는 거였어요. 책속에 ‘아직도 높은 미 음을 내지 못합니다’라는 꼭지가 있거든요. 리코더 연주할 때 높은 미 음을 내려면 뒤에 있는 하나의 구멍을 엄지로 반만 막아야 하는데, 이게 정말 쉽지 않다는 이야기예요. 저도 깊이 공감했는데, 하다못해 우리는 이런 것도 하지 못하잖아요. 이렇게 못하는 일이 많은데도 큰 문제없이 살아가고 있잖아요. 그래서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히려 이렇게 못하는 게 많은데도 올 한해를 잘 버텨온 우리 모두가 장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인상적인 장면이 하나 있었는데요. 작가의 등에 수많은 손바닥이 찍혀 있는 그림이었어요. 그걸 통해서 ‘부족한 점이 이렇게나 많은 내가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많은 사람들이 나를 일으켜 세워주고 등을 떠밀어 주고 토닥여주었기 때문이다’라는 이야기를 하는데요. 그걸 시각적으로 보니까 느낌이 또 다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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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임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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