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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인터뷰] 조안 리우 "글 없는 그림책, 이렇게 보세요"

『나의 미술관』 저자 예술과 미술관에 관한 가장 아름다운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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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었던 책들, 어린 시절 겪거나 들었던 이야기, 매일매일 생활하면서 경험한 일들이 책 작업에 영향을 줘요. (2018.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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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술관』   은 2018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라가치상 예술 부문 스페셜멘션 상을 수상했다. 엄마를 따라 간 미술관에는 거장들의 멋진 작품으로 가득하다. 잭슨 폴록, 클로드 모네, 사이 톰블리, 마크 로스코, 호안 미로, 피에트 몬드리안... 그러나 아이는 그 공간에서 더 재미있는 것들을 찾아냅니다. 관람객 아저씨의 문신, 거꾸로 보면 바뀌는 세상, 달팽이가 움직이는 모습, 직접 만든 그림자 등. 어른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사이, 아이는 작품을 보는 어른들을 관찰하고, 창문 너머 보이는 자연을 감상하고, 청소하는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나눈다. 이 글 없는 그림책을 통해 아이의 시선으로 미술관을 구경하다보면, 예술은 일상 속 어디에나 있고 우리는 그걸 발견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조안 리우는 한때 수의사를 꿈꿨을 정도로 동물을 좋아했고 지금도 여전히 동물을 좋아해서 호랑이, 사자, 얼룩말과 뱀 등을 자주 그리곤 한다. 그중에서도 개를 가장 좋아한다. 미국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홍콩으로 돌아와 지금은 그래픽 디자이너와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직접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것도, 컴퓨터로 그리는 것도 모두 좋아해서 디지털과 아날로그 기법을 오가는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다. 버스를 타거나 도시를 산책하면서 주로 아이디어를 얻는다. 『나의 미술관』 은 작가의 첫 그림책으로, 2018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라가치상 예술 부문 스페셜멘션 상을 수상했다.


한국 독자들에게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홍콩에 살면서 그림을 그리는 조안 리우입니다. 이번에 한국에서  나의 미술관』  이 나온다고 해서 반갑습니다. 

 

『나의 미술관』  이 2018년 볼로냐 어린이국제도서전에서 좋은 평을 들었어요. 축하해요!


감사합니다. 나의 미술관』  은 저의 첫 그림책이었는데 좋은 반응을 얻어서 기뻐요.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다고 들었는데 어쩌다 그림책 작가가 되었나요?

 

아무래도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디자인을 배우면 더 실용적일 거라고 생각해서 전공을 선택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그림을 그리는 것이 좋았어요. 한번은 아기들을 위한 8쪽짜리 그림책을 그리는 일을 한 적이 있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 작업을 하다 보니 8쪽은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들어서 16쪽짜리 미니북을 몇 개 만들어 보았고, 그러다 점점 그림책에 빠져들면서 그림 그리는 일을 계속하게 되었어요.

 

동물 그림도 꽤 많이 그리시는 것 같던데 동물을 많이 좋아하나봐요.


네, 맞아요. 호랑이, 사자, 얼룩말, 뱀 그림을 그리는 걸 좋아해요. 매일매일 인스타그램(www.instagram.com/yunnliu/)에 한 컷 그림일기를 그리는데 거기에도 동물을 많이 그려요. 어릴 때는 꿈이 수의사였을 정도로 동물을 좋아했어요. 하지만 다큐멘터리에서 말의 위를 세척하는 장면을 보고 괴로워서 수의사가 되는 건 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게다가 수의학대학을 진학하기에 과학과 수학 성적이 좋지 않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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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현실적인 이유였군요. 하지만 여전히 동물을 좋아하시는 것 같던데 특별히 좋아하는 동물이 있나요?


개를 특히 좋아해요. 개는 정말 좋은 친구예요! 같이 있으면 언제나 즐겁거든요. 예술가들 중에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 편인데 저는 고양이가 가~끔은 무서워요.

 

그림을 그릴 때 어디서 주로 아이디어를 얻으세요?


산책을 하면서 많이 얻어요. 동네를 한참 걸어 다녀요. 버스를 타고 정처 없이 돌아다니기도 하고요. 그럴 때마다 아이디어가 마구 샘솟아요. 샤워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특별히 뭘 하지 않고 긴장을 풀고 있을 때 더 좋은 생각이 나는 것 같아요. 자기 전에 누워서 뭐든 아무 주제나 정해서 생각해보는 것도 도움이 되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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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만들면서 가장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뭔가요?


읽었던 책들, 어린 시절 겪거나 들었던 이야기, 매일매일 생활하면서 경험한 일들이 책 작업에 영향을 줘요. 매일 짧은 그림일기를 쓰는 것도 좋아해요. 그런 것들이 모여 책을 만드는 아이디어가 되었어요.

 

특히 어떤 책들을 좋아하세요?


『마틸다』  를 쓴 로알드 달의 소설들을 좋아해요. 어렸을 때 로알드 달의 소설을 마르고 닳도록 읽었어요.  『아낌없이 주는 나무』  를 쓴 셸 실버스타인의 시도 좋아하고요.  『눈 오는 날』  을 쓴 에즈라 잭 키츠의 그림들도 좋아해요. 이 작가들의 책은 어릴 때도 그랬지만 지금까지도 여전히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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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작업은 어떤 방식으로 하세요? 특별히 좋아하는 그림 도구나 작업 스타일이 있나요?


보통 저는 먼저 연필로 스케치부터 시작해요. 그리고 컴퓨터에서 일러스트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다시 그림을 그리죠. 컴퓨터로 색을 이것저것 바꿔볼 수 있어서 좋거든요. 컴퓨터로 그린 그림을 다시 프린트해서 그 위에 아크릴 물감이나 마커를 써서 덧그리기도 해요. 가끔은 배경과 그림을 분리해서 작업한 뒤, 그걸 스캔해서 포토샵으로 합치기도 하고요. 알아요, 이런 작업방식이 가끔은 좀 번거롭죠.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하고요. 그래도 하다보면 더 재미있고 빠르게 그리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어요. 저는 지우개나 나무젓가락에 도장을 파는 작업도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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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술관』  은 어떻게 만들게 되었어요?


2016년 여름, 뉴욕에서 그림 수업을 들었어요. 그 중 한 수업에서 그림책을 만들어야 했죠. 그때 아이디어를 얻으려고 미술관을 정말 많이 다녔어요. 수업이 끝나면 늘 미술관에 들러 한참을 구경했었지요. 그러면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뉴욕에 있는 기간 동안 전체 줄거리를 짜고 스케치에 색을 입히는 작업을 했고요, 홍콩으로 돌아와 전체 책을 완성했어요. 제일 힘들었던 건, 이 책의 아이디어를 얻기까지 시간이 걸렸죠. 실제 작품들을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할지도 고민이었고요. 어떤 재료, 어떤 물감으로 그려야 할지도 문제였지요. 처음에는 무작정 모두 아크릴 물감으로 그려보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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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주변에 그림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어린 친구가 있나요?


몇 가지는 제가 상상해낸 장면이에요. 가령 마루가 창문에 붙어 달팽이를 관찰하는 장면 같은 거요. 그리고 몇 가지는 제가 정말로 미술관에서 경험한 것들이에요. 책 끝 부분에 마루가 빛에 비친 자기 그림자를 보는 장면 같은 거요. 저희 교회에 다니는 어린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해요. 하지만 가끔은 아이들이 저보다 더 세련되고 섬세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마루가 오히려 저랑 더 비슷한 느낌이에요. 대화를 하는 데 아직 미숙하고, 여전히 호기심이 많고, 재미있는 것을 찾는 걸 좋아한다는 점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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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정말 다양한 작품들이 등장하는데요, 그 작품들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모네, 마티즈, 세잔 같은 인상파 화가들을 정말 좋아해요. 그래서 넣게 되었어요. 몬드리안이나 사이 톰블리나 미로의 작품들은 솔직히 저도 잘 이해하지 못해요. 하지만 워낙 상징적인 작가들이고, 기억할 만한 작품들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넣게 되었어요.


처음에 책을 만들 때는 미국의 대표적인 사실주의 화가였던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을 넣기도 했어요. 하지만 나중엔 뺐어요. 마크 로스코 작품의 경우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어서 넣게 되었고요.

 

주인공인 마루가 로스코 작품을 걸어둔 방에서 의자에 거꾸로 매달려 미술관을 구경하는 장면을 말씀하시는 거군요. 다음 장이 모두 거꾸로 그려져 있었죠!


네, 맞아요. 제가 이 책에서 좋아하는 장면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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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장면을 보고 거꾸로 잘못 인쇄되었다고 독자들한테 전화가 가끔 와요.

하하하. 저도 몇 번 그런 얘길 들었어요! 예전에 영국의 테이트 현대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던 로스코 작품이 수평 대신 수직 방향으로 잘못 걸려있다는 주장을 한 영국 예술 전문지가 제기한 적이 있어요. 작품 뒷면에 남긴 서면의 방향으로 볼 때 수평이 맞다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이 작품을 어떻게 봐야할 지 논란이 분분했는데, 저는 그 논의들이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로스코의 작품을 책에 넣게 되었지요.

 

또 마음에 드는 장면은 뭔가요?

 

주인공 마루가 바닥에 비친 자기 그림자를 바라보는 장면도 좋아해요. 실제 저의 경험이 들어가서 그런지 더 애착이 가거든요. 이 책은 글이 없지만, 의미들을 곳곳에 숨겨두었어요. 독자분들이 이런 걸 찾아내어 주었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어떤 장치들이요?


흠.. 주로 작품들과 공간 표시물, 어른들의 표정 등과 주인공 마루의 행동을 대비시키는 방식으로 장치를 넣었어요. 가령, 미로의 작품을 걸어둔 전시실에서 “만지지 마시오" 표시판이 있어요. 그런데 다른 한편에서는 주인공 마루가 창문에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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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 톰블리 작품이 있는 전시실에서는 한 소녀가 전시실을 뛰어가고 엄마가 뒤따라가는 장면이 있는데요, 주인공 마루가 창틀에서 바라보는 장면도 비슷해요. 새끼 달팽이를 쫓아가는 엄마 달팽이를 그렸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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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무어의 작품이 등장하는 전시실에서는 벽에 엄마와 아이를 그린 그림을 붙여 놓았고, 조각 작품 사이로 부모와 아이들이 작품을 구경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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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코 그림에서는 아까 말했던 그 일화를 떠올리며 거꾸로 그림을 그리기도 했고요. 또 그 전시실에서 사람들이 입은 옷 색을 로스코 작품에 나오는 색으로 동일하게 맞추기도 했어요. 이런 장치들을 찾아보면 재미있을 거예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주인공은 마루라고 했지만, 사실 이 책에서 계속 등장하는 사람이 있어요. 
 
네? 앗! 혹시.. 그 소녀?


맞아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마루한테 눈길을 보내고 있지만, 사실 책 내내 나오는 또다른 숨은 주인공이 있어요. 바로, 파란색과 보라색 줄무늬 옷을 입은 소녀예요. 엄마는 계속 소녀를 쫓아가느라 바쁘고, 아이는 그런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냥 좋아서 미술관 곳곳을 뛰어다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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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장치들을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군요! 마지막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아직까지 한국에 가보지 못했어요. 하지만 언젠가 꼭 가보고 싶어요! 올해 볼로냐 어린이도서전에서 멋진 한국 책들을 많이 봤거든요.  나의 미술관』  이 한국어판으로 나와서 정말 기뻐요. 독자분들도 예술을 통해 더 재미있고 풍성한 생활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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