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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연 “이제 쓰지 않고는 안 될 것 같아요”

『모든 동물은 섹스 후 우울해진다』 김나연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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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보다 어려운 게 ‘다음’ 같습니다. 그래도 뭐든 계속 쓰고는 있을 겁니다. 이제 쓰지 않고는 안 될 것 같아요. (2018. 12.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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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동네 서점에서 품절 대란을 일으킨 바로 그 책! ‘모동섹(모든 동물은 섹스 후 우울해진다)’이 드디어 정식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 언제 입고되나요?” “모동섹 또 품절입니다.” 끝없는 독자들의 재입고 문의에 혼자 책을 찍어 팔던 저자는 인쇄소를 수도 없이 들락날락거렸다.


화제의 에세이 ‘모동섹’은, 제목에 이끌려 책을 집어 들었다가 맘에 남는 문장을 받아 적은 독자들을 여럿 만들어냈다. 수천 독자들이 입소문을 냈고, 몇 달 만에 없어서 못 파는 책이 되었다.

 

제목이 아주 눈에 띄는데요. 한번에 외워지고요. 모든 동물은 섹스 후 우울해진다(이하 ‘모동섹’)』  로 지은 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우연히 발견하고 인상 깊어서 메모장에 적어 두었던 문구입니다. 원래는 본문의 소제목정도로 쓸 생각이었는데 막상 원고를 모아서 책으로 구성하고 나니 이보다 더 좋은 제목은 없겠다 싶었어요. 제가 전면에 내세우고 싶었던 주제어(섹스와 숙명 같은 우울)가 모두 담겨 있기도 했고, 어느 시대, 어떤 시각에서 해석하든 인간의 인간다움(모순적이고 위선적인 모습)에 대한 위트가 묻어나는 문장이라고도 생각했습니다.

 

『모동섹』  이 동네 서점에서 처음 재입고 문의가 들어오고, 이후 열품이 계속되어 어떤 서점에서는 12차 재입고까지 기록했는데, 어떤 심정이었나요? 작가로서 '그다음' 일어날 일들을 어떻게 예상했는지 궁금합니다.


신나면서도 두려웠던 것 같아요. 사실 어떤 감정을 깊게 음미하기에는 제가 너무 정신이 없었거든요. 당시에 직장생활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었어요.


많은 분들이 책 찾고 계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반짝 힘이 났다가 ‘내가 뭐라고 이렇게 좋아해주시나. 이 분들을 실망시키면 어쩌나’ 하면서 갑자기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책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 올 1월입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기대와 불안의 양극을 오가면서도 계속 앞으로 뛰었습니다. 중간에 너무 힘에 부쳐서 다 관두고 싶었던 적도 있었는데 그 때마다 안주하지 말고 달리라던 누군가의 조언을 계속 곱씹으면서 숨을 골랐던 것 같아요. 그리고 딱 한 달 어치의 미래만 생각했습니다. 그 이상을 예상하는 건 무리다, 싶었어요. 그래서 이 책 이후의 일까지 계획하거나 상상할 겨를이 별로 없었습니다. 지금도 약간 얼떨떨한 상태예요.

 

『모동섹』  을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어떤 성격의 사람, 어떤 상황에 처한 사람, 등 자유롭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세요.


저처럼 가족 때문에, 혹은 (짝)사랑 때문에 외롭고 괴로운 20대를 보내신 분들, 혹은 여전히 가혹한 세상에서 20대를 지나고 계신 분들에게 먼저 추천하고 싶습니다. 여기 실린 글은 대부분 제가 20대일 때 적은 것입니다. 20대가 되기 전에는 스무 살만 넘으면 뭔가 성취한 사람이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20대에 들어와보니 숫자만 바뀐 사춘기의 연속이더라고요. 그런데 주변에선 이미 어른 취급을 해줍니다. 갈 길 알아서 가라는 거죠. 20대를 지나오는 내내 세상일이 전부 네 책임은 아니라고 위로해주는 사람도, 겨우 무언가 이루어 냈을 때 적절한 칭찬을 해주는 사람도 없었어요. 그래서 다정한 포옹이 필요할 때마다 제가 절 부둥켜안고 쓴 것이 이 책입니다. 그런 포옹이 필요한 분이 계신다면 책으로나마 위로를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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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이렇게 솔직하게 쓴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텐데요, 집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제 얘기를 쓰는 건 사실 큰 문제가 아니었는데 한 사람의 삶에는 여러 등장 인물이 나타났다 사라지잖아요? 지금 제 삶에서 중요한 사람들이나 한때 중요했던 사람들 이야기를 어디까지 해도 되는지 그걸 가르는 게 어려웠습니다. 책을 만드는 동안에도 자의식이나 자기 검열에서는 조금 자유로워지되 타인에 대한 선은 되도록 넘지 말자고 생각하면서 글을 고르고 다듬었습니다.

 

독자들이 책에 실린 내용 중 '이상형' 꼭지를 가장 많이 공유하고 있는데요, 혹시 새롭게 업데이트 될 ‘이상형 2019’가 있다면?


이상형은 여전해요. 약 25년 간의 (짝)사랑 경험을 바탕으로 봤을 때, 저에게 연애에 있어 그 두 가지보다 더 중요한 건 없더라고요. 그러니 내년엔 제발 연애 좀 했으면…

 

작가 자신을 가장 우울하게 만드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요즘은 사실 우울할 일이 없습니다. 고민거리는 여전하고 외로운 것도 여전한데 적응이 돼서 그런지 그런 걸로 예전만큼 우울해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못다 한 이야기가 있다면? 다음 책은 어떤 책에는 어떤 이야기들을 담아낼 예정인가요?


에세이를 한 권 더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첫 책을 쓰면서 결이 맞지 않아 싣지 못한 글들이 꽤 있었는데, 그 원고를 모아서 제 에세이를 마무리 짓고 싶어요. 그러고 나면 그 뒤에는 뭐가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여기까지 온 것도 제 상상 너머에 있던 일이라 ‘다음’으로 넘어가는 일 역시 제 계획대로 되지는 않을 것 같고요. ‘처음’보다 어려운 게 ‘다음’ 같습니다. 그래도 뭐든 계속 쓰고는 있을 겁니다. 이제 쓰지 않고는 안 될 것 같아요.


 

 

모든 동물은 섹스 후 우울해진다김나연 저 | 문학테라피
분명히 내가 겪은 이야기가 아닌데도, 수천 독자들은 그녀가 “말주변이 없는 나를 대신해서 또박또박 떠들어주고, 숨기고 싶은 내 구석구석을 똑바로 바라보게 만들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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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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