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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전 "모든 것이 하트♥를 위한 것이다"

『버튼 터치 하트』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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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는 인스타그램에서 따왔습니다. 요즘은 ‘좋아요’의 페이스북을 넘어 젊은 세대들이 더 많이 사용하고 있지요. (2018.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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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인공지능’과 ‘하트’를 함께 말하는 책이 있다. 본격적으로 그 이야기를 듣기 전에 잠깐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자. 20세기 문명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로 컴퓨터가 손꼽힌다. 빛의 속도로 우리 생활을 이롭게 한 컴퓨터는 처음에는 집채만 한 크기였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스마트 기술이 더해지면서 이제 우리는 예상보다 빠른 변화의 속도에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게 되었다.

 

『버튼 터치 하트』 는 이렇듯 역설적이게도 들뜬 마음으로 불확실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 올라타려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미국인공지능학회의 혁신적 인공지능 응용상을 두 차례 수상하며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분야의 권위자로 꼽히는 이경전 교수와 비즈니스 모델 분야에서 주목받는 연구자 전정호 박사가 스마트 기술에 의해 확장되는 세계와 그에 따라 변화되는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한다. 새로운 세계에서 생산자인 동시에 소비자로 살아갈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손에 들어야 할 책이다. 왜냐, 모든 것은 하트♥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공 저자 중 이경전 교수와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책 제목이 독특합니다. 심지어 서문 제목은 ‘모든 것이 하트♥를 위한 것이다’인데요. ‘인공지능’과 ‘하트’라니 알 듯 말 듯 하면서도 명확히 잡히지 않습니다. ‘버튼’, ‘터치’, ‘하트’ 각각 무엇을 의미하나요? 

편집하면서 두어 차례 회의와 SNS 모니터링을 거쳐 나온 제목인데요. 먼저 ‘버튼’은 확장된 세계, 편리해진 세계를 상징합니다. 예를 들면 빌딩의 높은 층에 올라가기 위해 우리는 이제 버튼만 누르면 됩니다. 두 개를 누르면 되죠. 엘리베이터를 부르는 버튼, 그리고 어떤 층으로 가라는 버튼. 먼 곳을 갈 때도 예전에는 걷거나 뛰어야 했는데 이제는 스마트폰의 버튼 한두 개를 누르면 택시가 내 앞에 옵니다. 외국에서 우버를 사용할 때는 한층 더 편리해지는데, 택시 기사와 말할 필요도 현금이 오갈 필요도 없습니다. 버튼을 터치함으로 다 해결되는 것이지요. 이렇듯 인간의 문명이 상당히 발전한 단계를 버튼이 상징합니다.


‘터치’와 관련해서는 먼저 ‘클릭’부터 이야기해야 합니다. 1993~1994년에 클릭이 등장했는데요. 월드와이드웹을 통해 클릭만 하면 정보를 불러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2007년 애플의 아이팟 터치가 등장하면서 이러한 클릭이 ‘터치’로 바뀝니다. 클릭하던 시대에서 터치하는 시대로 넘어간 거죠. 이 책에서는 사물인터넷으로 인해 버튼이나 태그를 터치하는 ‘실세계의 터치’로 확장했습니다. ‘클릭’이 가상세계 내에서의 행위라는 느낌을 준다면, ‘터치’는 내 손으로 실세계에서 세상과 만난다는 느낌이 큽니다.


‘하트’는 인스타그램에서 따왔습니다. 요즘은 ‘좋아요’의 페이스북을 넘어 젊은 세대들이 더 많이 사용하고 있지요. 이러한 하트는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소통 방식이 주는 가치를 의미합니다. 기독교에서도 최고의 가치는 사랑이기도 하고요. 잠깐 원시 시대의 소셜미디어에 대해 이야기해볼까요? 원숭이들은 서로가 서로를 쓰다듬어주고 벌레도 잡아주는 ‘그루밍’이라는 행동을 합니다. 하루에 한 원숭이당 20분을 투자해서, 20마리에게 그루밍을 해준다고 하는데요. 이는 사랑의 행위이고, 터치의 행위입니다. 지금 우리는 소셜미디어에서 수백 수천 명의 친구에게 ‘하트’와 ‘좋아요’를 주지요. 이제는 이런 행동이 실세계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하트라는 말로 표현했습니다.

 

책 내용을 보면 ‘스마트 버튼’이 자주 언급됩니다. 생소하지만 당장 식당에 가면 달려 있는 게 이 스마트 버튼이더라고요. 두 분이 스마트 버튼에 집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또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과 관련해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스마트 버튼은 실세계가 미디어로 변화하는 현시점에서 우리가 발견해낸 가장 적합한 도구입니다. 앞으로 더 좋은 도구가 나올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최선의 도구라고 생각해요. 특히 ‘버튼을 누르는 것’은 인간에게 매우 익숙한 행위입니다. 그러니 ‘버튼이 스마트해지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지요. 그런데 식당에 있는 것을 스마트 버튼이라고 부르고 싶지는 않습니다. 고객의 스마트폰과 연동되지 않기에, 데이터가 축적되어 새로운 서비스를 유도하는 과정이 없기 때문인데요. 고객의 스마트폰과 연동되면, 스마트 버튼은 적합한 서비스를 고객이 원하는 때에 제공하게 됩니다.


버튼에는 사실 더 깊은 철학적인 의미가 있는데요. 푸시 서비스가 아니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내가 버튼을 누르기 전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지하철역에만 가도 “뛰지 마라. 장난치지 마라”라고 스피커에서 계속 소리가 들립니다. 그런 사회는 피곤한 사회일 수 있지요. 무엇인가 나에게 메시지를 계속 보내는 푸시 서비스를 하는 것이 아니라 버튼이라는 것은 내가 원할 때만 눌러서 서비스를 받는 서비스입니다. 푸시(Push)가 아니라 풀(Pull) 서비스가 되는 것이지요. 당신은 고요히 있을 수 있는 자격과 권리가 있고, 무엇인가 원할 때는 누르면 됩니다. 내가 원하는 세상과 만날 수 있는 매개체로서 버튼이 되는 것입니다.

 

사실 요즘은 인공지능과 관련된 일을 더 많이 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품질관리, 예산산정, 마케팅 효과와 관련된 문제 등을 인공지능 시스템을 통해 해결하는 일을 합니다. 2019년에는 그동안의 경험과 전망에 기반하여 인공지능에 집중한 책을 내놓을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미디어의 이해』 를 쓴 마셜 매클루언이 미디어를 ‘인간의 확장’으로 정의한 것을 두고, 반세기가 지난 지금은 ‘세계의 확장’이라고 새롭게 이야기합니다. 어떤 개념인지 알기 쉽게 설명해주세요.


본문 한 꼭지를 잠깐 읽어드릴게요. “에어컨에 카메라가 달려 있다. 그 앞에서 옷을 벗고 있으면 에어컨은 당신의 벗은 몸을 찍을 수 있다. 에어컨은 왜 당신의 사진을 찍는가? 에어컨은 카메라로 집 안을 둘러보면서 사람이 있는 곳으로만 찬바람을 보내는 기능을 갖게 되었다. 이미지를 인식하는 딥러닝 기법이 급격하게 발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당신의 누드 사진은 인공지능 칩이 인식한 후 곧바로 폐기된다. 에어컨에 저장되지도, 클라우드로 전송되지도 않는다. 에어컨은 더는 눈먼 기계가 아니다. 인공지능 기술에 의해 시력을 얻었다. 에어컨의 확장이다.”


이러한 에어컨의 확장을 ‘인간의 확장’이라는 관점에서만 설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미디어를 인간의 확장뿐만이 아닌 ‘세계의 확장’, ‘사물의 확장’으로 설명한 거죠. 마셜 매클루언이 내린 미디어의 정의가 변해야 할 시점이 된 겁니다.

 

책 곳곳에 스마트 기술과 관련한 국내외 사례가 많이 등장합니다. 그중에서 독자들에게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사례는 어떤 게 있을까요?


우리 연구팀이 글로벌 가전제품 회사와 공동으로 연구하던 중에 구성해본 시나리오가 하나 있습니다. 로봇 청소기가 청소하다가 벌레를 발견한 상황인데요. 로봇 청소기는 일단 카메라로 그것을 촬영합니다. 이어서 딥러닝(사람처럼 스스로 보고 배운 지식을 쌓아가면서 공부하는 심층학습법) 기술의 도움을 받아 벌레라는 사실을 인식해내죠. 그럼 곧바로 고객의 스마트폰으로 다음과 같이 이러한 사실을 전달합니다. “고객님, 청소하다가 벌레를 발견했습니다. 방제 회사에 연결해드릴까요? 두 시간 내로 결정하시면, 해충 구제 비용을 20퍼센트 할인해드립니다.”


가전제품 회사는 말 그대로 제조 회사입니다. 로봇 청소기는 청소 기계고요. 그런데 그 기계에 인공지능에 의한 스마트 기능이 들어가고 그것이 사용자의 스마트폰과 소통하며 방제 회사와 사업적 연계가 되면, 이제 가전제품 회사는 미디어 기업이 되고 로봇 청소기는 미디어가 되는 겁니다. 제품이 미디어가 될 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쏟아져 나오지요.

 

이경전 교수님 이력이 독특합니다. 인공지능과 경영과학, 그리고 행정학을 공부하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다른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은 엑셀 배우듯이 배우면 된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일반 독자인 우리도 인공지능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지 궁금하고요.


인공지능 분야의 대학자인 허버트 사이먼은 행정학자로 시작해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고, 컴퓨터 과학 분야의 노벨상인 튜링 어워드도 받았습니다. 저는 경영과학으로 시작해서 인공지능을 공부했고, 이후 행정학과 정책학을 공부했지요. 허버트 사이먼이 걸어온 길을 반대 방향으로 걸은 느낌인데요. 사실 모든 학문은 연결된 까닭에 사이먼이나 저에게나 다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공부한 특별한 이유를 굳이 꼽는다면, 세상의 모든 문제는 민간 기업의 경영만으로도 풀 수 없고, 또 정부와 공공기관의 노력만으로도 풀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문제를 풀려면 기술과 과학 그리고 경영과 정책적인 시각이 어우러져야 한다고 믿었고, 그래서 그 모든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반 독자도 인공지능을 알아야 할까요?’라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카메라의 원리는 몰라도 매일 사진을 찍듯이, 인공지능의 원리를 몰라도 매일 인공지능을 사용하고 있고 앞으로 더욱더 사용하게 될 거라고요. 카메라의 원리를 알면 더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처럼, 인공지능의 원리를 알면 더 멋지게 활용하게 될 겁니다. 따라서 누구나 인공지능을 배워야 하지요. ‘엑셀 배우듯이 배우면 된다’고 했던 말은, 사실 엑셀을 몰라도 잘 살아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엑셀을 잘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크거든요. 엑셀은 어렵지 않습니다. 한번 잘 배우면 평생 써먹을 수도 있고, 그 배운 기초 때문에 더 많이 배우게 되지요. 인공지능도 똑같습니다.

 

책에는 ‘포노사피엔스’라는 말도 나오는데요. 어떤 의미인지, 또 이것이 앞으로의 경영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포노사피엔스(Phono Sapiens)’는 휴대전화를 의미하는 ‘포노(Phono)’와 지혜를 의미하는 ‘사피엔스(Sapiens)’의 합성어로, 스마트폰과 초고속 인터넷으로 무장하고 모든 일을 스마트폰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지칭합니다. 젊은 사람들은 TV보다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즐깁니다. TV와 같은 전통 미디어 산업의 경영자를 긴장시키는 것입니다. 지하철의 광고판이 지금 텅텅 비어 있습니다. 포노사피엔스 고객들에게 지하철의 경영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그 결과 지하철공사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지요. 결제도 마찬가지입니다. 포노사피엔스가 원하는 사용자 중심의 결제를 잘 만드는 경영자가 새로운 결제시장을 잡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거리의 주차 공간을 스마트폰 결제로 하게 한다면, 많은 불법 주차가 사라지고 합법적으로 거리의 주차 공간을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책의 부제가 'AI 시대, 생산과 소비 그리고 관계의 미래'입니다. 생산과 소비, 결국은 먹고사는 문제를 이야기하는 듯한데요. 인공지능 기술은 우리의 삶과 얼마나 맞닿아 있을까요? 이 책은 어떤 독자들이 읽으면 좋을지 말씀해주세요.


우리는 현재가 과거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래가 현재와 다를 것이라는 점은 직시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에 의해서 생산의 방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아디다스의 ‘스피드 팩토리’가 한 예이죠. 이러한 새로운 생산 방식은 소비 방식의 변화와 동시에 진행됩니다. 스포츠 슈즈를 상점에 방문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24시간 안에 배송하겠다는 것이 아디다스의 스피드 팩토리거든요. 이제 공장은 중국이나 베트남이 아니라, 선진국에 놓이게 됩니다. 24시간 안에 배송하려면 소비자 근처에 있어야 합니다.  『버튼 터치 하트』 는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는 미래, 앞으로 올 미래 그리고 그 미래를 만들고자 했던 노력을 담은 책입니다. 하나의 주제가 아니라, 여러 사례와 전망, 경험을 담았습니다. 책의 아무 쪽이나 펼치셔도 읽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팝콘처럼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버튼 터치 하트이경전, 전정호 저 | 더난출판사
새로운 세계에서 생산자인 동시에 소비자로 살아갈 우리에게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 올라타려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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