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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 랩소디>, 퀸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이즘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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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그동안 퀸과 프레디 머큐리를 (상대적으로) 무시, 폄하해온 이들을 향한 일종의 카운터펀치로 손색없다. (2018.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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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얼 서스펙트>(1995)와 '엑스맨 시리즈'(2000/2003/2014/2016)의 명장 브라이언 싱어가 연출한 전기(傳記)성 음악영화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는 과연 그룹 퀸(Queen)과, 퀸의 전설적 싱어 프레디 머큐리의 진면모를 재확인, 재조명하는데 성공한다. 올드 보이&걸들에게는 프레디 머큐리로 대표됐던 퀸의 위대함을 새삼 환기시키며, 크고 작은 노스탤지어, 감동을 두루 선사한다. 영 보이&걸들에게는 그들의 거대한 존재감을 각인시키기 모자람 없을 성싶고.

 

주지하다시피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는 퀸의 최절정기적 기량이 맘껏 발휘, 구현된, 서구 대중음악사에 빛나는 명곡이다. 1972년 결성 후 데뷔 앨범 《퀸》(1973)과 《퀸 Ⅱ》,《쉬어 하트 어택》(Sheer Heart Attack, 1974)에 이은 네 번째 앨범 《오페라의 밤》(A Night At The Opera, 1975)에 실렸다. “국내에서는 외국 차트와 무관하게, 아름다움 선율과 발군의 프레디 머큐리의 보컬이 담긴 '내 일생의 사랑'(Love of My Life)이 절대적인 사랑을 받았”(『시대를 빛낸 정상의 앨범』(임진모, 창공사, 1994))는 바, 이 명곡도 이 명반에 수록돼 있다. 드러머 존 디콘이 작곡한 '너는 나의 가장 좋은 친구'(You're My Best Friend), 기타 브라이언 메이의 '39년'('39) 등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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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스터피스로 퀸은 “마침내 록계의 여왕(혹은 왕?)으로 우뚝 섰다”(『365일 팝 음악사(개정증보판)』(정일서, 돋을새김, 2009)). 무엇보다 “앞선 3장의 전작들에 일관된 하드록의 경향에서 벗어나 덜 시끄럽고 우아한 사운드로 전향, 대중성을 기했기 때문이다. 초기 퀸의 음악은 데이비드 보위가 깃대를 꽂은 글램 록의 흔적이 있는 데다 특화된 하드록도 아니어서 비평가나 수요자들로부터 시선을 끌지 못했”었는데, “충격요법을 동원한 전무후무한 사운드의 음악을 선보이기로” 마음먹고 “자신들의 기존 하드록에 보컬 하모니를 살린 '오페라틱 터치'를 가미”(이하 『시대를 빛낸 정상의 앨범』)해 록 음악 사상 손꼽히는 명반을 빚어낸 것이다. 그 명반의 결정체가 다음 아닌 6분에 달하는 기념비적 거(巨)곡 '보헤미안 랩소디'였다.

 

'보헤미안 랩소디'에 쏟아진 대중적 열광과 나란히, 크고 작은 지탄, 비난도 따랐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바대로다. 펑크 록 진영에서 “나약한 내용의 노랫말, 오만한 진행, 순수함을 억누른 과장된 곡조 등”으로 인해 “소탕해버려야 할 모든 것을 안고 있는 사이비 록”이라고 퍼부은 공격이 대표적이다. 적잖은 대중음악 전문가들도 그와 같은 부정적 견해에 동조해온 것으로 보인다. 가령 '퀸 죽이기'(?)에 앞장서다시피 해온 미국의 저명 연예 전문지 『롤링스톤』은 '보헤미안 랩소디'를 '역사상 가장 위대한 노래 500곡'(The 500 Greatest Songs of All Time) 중 166위에, 《오페라의 밤》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음반 500'의 230위에 위치시켰을 따름이다. 비틀즈, 엘튼 존 등과 더불어 지난 40여 년간 퀸을 그 누구 못잖게 좋아해온 내게는, 수긍키 쉽지 않은 홀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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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그동안 퀸과 프레디 머큐리를 (상대적으로) 무시, 폄하해온 이들을 향한 일종의 카운터펀치로 손색없다. 영화는 퀸과 프레디 머큐리를 둘러싼 사연들은 물론 그들의 적잖은 히트곡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했고, 어떻게 세계의 수많은 대중들을 사로잡았는지 그 드라마틱한 드라마를 힘차면서도 섬세한 시선ㆍ호흡으로 보여주고 들려준다.

 

2시간이 넘는 짧지 않은 상영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극적 흐름이 설득력 있고 매끄럽다. '보헤미안 랩소디'와 '내 일생의 사랑'를 비롯해 '위 아 더 챔피언', '위 윌 락 유', '돈 스톱 미 나우', '어나더 원 바이츠 더 더스트', '썸바디 투 러브', '크레이지 리틀 씽 콜드 러브', '언더 프레셔', '쇼 머스트 고 온' 그리고 <라이브 에이드>공연에서 광채를 발한 '라디오가가' '해머 투 폴' 등 20곡 이상의 명작을 음미하는 재미만으로도 영화는 놓치기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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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파록 버사라/프레디 머큐리 역의 라미 말렉을 비롯해 브라이언 메이(귈렘 리), 로저 테일러(벤 하디), 존 디콘(조셉 마젤로)까지 네 배우들과 실제 퀸 멤버들 간의 싱크로(일치)율에 감탄하지 않을 도리 없다. 배우들이 연기한 라이브 시퀀스들이 안겨주는 감흥이 어찌나 큰지 그 여운이 삼삼하다. 특히 1985년 7월 13일, 약 7만 2,000명 이상이 운집한 가운데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콘서트 <라이브 에이드(Live Aid)>―위성중계로 150개국의 약 19억 명이 시청했단다― 퀸 시퀀스는 그야말로 압권이다. 기획자 밥 겔도프와 엘튼 존이 “퀸이 쇼를 훔쳤다!!”고 말했다던데 결코 과장이 아니다.

 

오죽하면 퀸의 기념비적 커리어로 간주되는 이 라이브 에이드 무대가 대중문화 콘텐츠매체 <워치모조>(Watchmojo)의 <가장 위대한 라이브공연 톱10>(Top 10 Greatest Live Musical Performances)에서 비틀스의 1965년 쉬 스타디엄 공연(4위), 레드 제플린의 1970년 로열 앨버트 홀 공연(3위), 지미 헨드릭스 1969년 우드스탁 공연(2위) 등 전설적인 라이브들을 제치고 당당 1위로 꼽혔겠는가. 또한 동 매체는 <음악역사상 가장 중요한 순간 톱10(Top 10 Most Important Moments In Music History)에서도 이 공연을 5위로 선정하기도 했다. (참고삼아 밝히면 1위는 비틀즈의 에드 설리번 쇼 출연)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다소의 과장을 허락해준다면, 세계 영화계는 훗날 2018년을 휘트니 휴스턴(<휘트니>)과 더불어 그룹 퀸의 휴먼 드라마 <보헤미안 랩소디>를 선보인 유의미한 해로 기억할 법도 하다.

 

 

 

 


전찬일 (jci196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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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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