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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철 “세상은 아는 만큼 재밌다”

지적 여행을 위한 넓고 얇은 지식, 『교양의 발견』 북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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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몰랐던 무언가를 발견하고 깨달을 때마다 인생이 더 즐거워 집니다. (2018.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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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째 국내를 대표하는 영어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근철 저자가 19개국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스토링텔러로 돌아왔다. KBS FM ‘굿모닝팝스’를 10년간 진행하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던 그는 현재 팟캐스트 영어회화 방송 ‘JJ Bros의 어드벤처 잉글리시’와 더불어 ‘교양의 발견’을 진행하며 영어는 물론, 세계의 문화 상식을 재미있게 전달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9월 출시된 『교양의 발견』 은 이근철 저자가 19개국의 역사, 문화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그에 대한 나름의 해석을 곁들여 풀어낸 책이다.


지난 10월 23일, YES24 중고서점 홍대점에서 이근철 저자의  『교양의 발견』  북토크가 열렸다. 평일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관객들이 자리를 빼곡하게 채웠다. 저자가 말하는 ‘교양’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일상의 새로운 ‘발견’을 의미한다. 이로써 더 새로워지고, 호기심이 일고, 알아가고 싶게 만들어 우리를 성장시키는 모든 것이 교양이라는 것이다. 이근철 저자는 책에 등장하는 내용을 포함해 자신이 세계를 여행하며 느끼고 깨달은 수많은 문화적 지식들을 유쾌하게 전달했다.

 

“오늘 북토크의 제목을 ‘Discovery of Sophistication’이라고 써봤어요. 교양이라는 단어를 지칭하는 영단어는 많지만, 제게 교양은 ‘Sophistication’입니다. ‘Soph’는 지혜를 나타내요. 그래서 지혜를 사랑하는 학문을 ‘Philosophy(철학)’라고 하죠. ‘Sophistication’은 ‘지혜가 들어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교양은 이런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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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서 그 나라의 문화가 보인다


이근철 저자는 음식이 각 나라 사람들의 문화, 역사와 연동된다고 설명했다. 세계 여러 나라를 설명할 때, 음식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특징 중 하나다.

 

“여행을 가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하나요? 식사할 곳을 찾아다니죠. 박물관을 가지 않고, 쇼핑을 하지 않아도 며칠간 그 도시에 충분히 머무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먹지 않고는 여행을 할 수가 없어요. 저는 각 나라의 지형, 기후가 특색 있는 음식을 만들고 그 음식이 사람들의 문화이자 역사를 구성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세계의 주식을 크게 ‘밀가루’, ‘옥수수’, ‘쌀’로 나눌 수 있다며, 밀가루 음식을 주로 먹는 서양과 쌀을 주로 먹는 동양을 비교하며 문화 차이가 식생활에서 왔음을 설명했다. 따로 농사를 짓지 않아도 잘 자라는 밀이 많은 지역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반면, 협력해서 쌀농사를 지어야 하는 지역은 공동체적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서양의 대표적인 음식은 빵, 파스타 등입니다. 반면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은 쌀을 재료로 한 요리가 많죠. 음식에서 출발하면 세계의 문화가 보입니다. 야생 밀은 평균 온도가 14℃를 넘어가면 잘 자라지 않지만, 그 아래의 온도에서는 특별히 가꾸지 않아도 쉽게 자라는 식물입니다. 그래서 밀을 주로 먹는 서양에서는 농사를 정성스럽게 짓지 않아도, 밀이 풍부했던 반면 평균 온도가 14℃를 넘는 아시아 지역에서는 야생 밀을 찾아보기 어려웠죠. 아무 데서나 밀이 잘 자랐기 때문에 대규모 농경이 필요하지 않았고, 개개인이 농작물을 키우는 게 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유럽, 미국 등에는 개인주의 성향이 발달했죠.


하지만 쌀을 수확하기 위해서는 논에 물을 대야 하고 그때그때 모내기, 수확 등을 하며 정성스레 농사를 지어야 합니다. 물을 대기 위해 물길을 내는 것부터 다른 사람과의 협동, 논의가 필요한 일이죠. 그래서 쌀을 먹는 지역의 사람들은 관계가 돈독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각 나라에서 특정한 음식을 왜 먹게 되었는지 알면, 쉽게 문화를 파악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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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가면 더 풍성해지는 여행


이근철 저자는 궁금증, 호기심이야말로 이 세상을 알아가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되는 키워드라고 강조했다. 이날 북토크를 아우른 주제는 ‘여행’이다. 각 나라에 관한 다채롭고 흥미로운 교양지식을 쌓아가다 보면, 더 풍성한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 궁금증에서 시작한 공부는 지치지 않는다. 아는 만큼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게 된다. 즉, 떠나고 싶은 나라에 대해 흥미를 갖고 그 나라의 역사, 문화, 인종, 정치 등에 대해 알아가는 것은 여행을 가장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이근철 저자는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는 경험이 쌓일 때마다 궁금한 것도 하나둘씩 늘어갔다고 말했다.

 

“제가 교양의 발견을 쓰게 된 것은 이런 궁금증에서 시작되었어요. 세계 여행을 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이 나라는 어떻게 이런 음식을 먹게 되었을까?’, ‘왜 이런 음악을 만들었을까?’ 하는 질문들이 생겼거든요. 궁금한 것들을 현지인들에게 물어보고, 자료를 찾아보면서 점점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쌓인 덕분에  『교양의 발견』 이라는 책을 엮을 수 있었습니다.”

 

멋진 관광지에서 사진을 찍고, SNS의 유명 맛집을 찾아 다니는 여행도 좋지만 내가 거닐고 있는 나라의 몇 가지 중요한 역사, 문화적 사실을 알고 나면 그 세계가 다르게 보인다. 홍콩 빌딩 숲 사이, 빅토리아 파크에 주말이면 모여드는 동남아 여인들의 정체를 알고 나면 홍콩섬이 마냥 화려하지만은 않게 느껴지고, 아프리카 대륙의 국경선이 곧은 이유를 알게 되면 그 슬픈 역사를 곱씹게 되기 때문이다. 같은 나라를 방문해도 기억되는 추억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이근철 저자는  『교양의 발견』 이 여행지를 정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거라 말했다. 책을 읽다 더 큰 궁금증이 생기는 나라, 또 다른 호기심을 일으키는 나라를 정해 다음 여행지로 삼으면 되기 때문이다. 그는 백지도를 펴고 각 나라의 위치를 쭉 둘러본 후, 머릿속으로 그 나라의 특징들을 떠올리며 여행지를 구상해 볼 것을 권했다. 처음에는 머릿속이 하얗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각 나라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면 ‘내가 진정으로 가고 싶은 곳은 어디인가?’에 대한 답이 조금씩 명확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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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세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궁금증


뒤이어 그는 자신이 세계를 여행하며 궁금했던 것들, 특정 나라에 갖게 되는 궁금증들에 대한 답을 들려 주며 ‘넓고 얇은’ 사소한 교양지식이 우리의 시선을 넓혀준다고 이야기했다. 

 

Q. 2500년 전, 그리스에서는 어떻게 민주주의가 시작될 수 있었을까?


그리스는 2천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국가이고, 대부분 돌산에 가까운 산악지형이라 교류가 어려웠기 때문에 도시마다 독자적으로 정치ㆍ경제ㆍ문화가 발달했습니다. 또 대규모 농경이 불가능해서 소수의 지주나 권력자가 출현하기 쉽지 않았고, 개인이 어업과 농업으로 자급자족하는 비중이 높았죠. 다른 도시국가와 전투가 벌어져도 국가의 권력보다 개개인이 하던 일을 멈추고 나가 싸우는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전투를 승리로 이끈 시민들은 자연스레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었기 때문에 민주주의가 탄생하는 기틀이 마련되었습니다. 또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 덕분에 그리스인들은 언제든 대화를 즐겼어요. 이러한 문화는 토론으로 이어져 수많은 학문을 탄생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스의 자연환경이 개인을 자립하게 했고, 이것이 민주정치의 기틀로 이어진 것입니다.

 

Q. 이탈리아에 ‘SPQR’이라는 글자가 많은 이유는?


이탈리아에 여행을 가면 곳곳에 ‘SPQR’이라는 약자가 새겨진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무슨 뜻일까요? 기원전 509년, 7번째 왕의 아들에게 성 추문이 터지고 루크레티아라는 귀족 여성이 자살을 하면서 로마에서는 귀족과 대중의 반란이 일어나게 됩니다. 비슷한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왕정 대신 여러 귀족이 통치하는 공화정을 채택하고, 집정관(총리) 2명을 두고 300명의 원로원(국회)이 통제하는 구조로 국가를 운영했습니다. 처음에는 시민의 정치 참여가 불가능했지만 200여 년에 걸친 노력 끝에 일반 시민의 대표인 ‘호민관’이 원로원의 결정을 거부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고, 라틴어 약자 ‘로마 원로원과 시민(Senatus Populusque Romanus)’의 약자 ‘SPQR’이 공화정 공식 표어로 쓰이면서 이탈리아 곳곳에서 이 약자를 볼 수 있는 것이랍니다.

 

Q. 대통령을 1년 임기로 뽑는 나라가 있을까?


정답은 스위스입니다. 스위스는 대통령의 권한이 무척 낮은 나라입니다. 심지어 국민들은 대통령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대통령의 임기는 겨우 1년이고, 연방의회 대표 7명 중, 한 명을 연방의회가 뽑으면 그 사람이 대통령이 됩니다. 왜 이러한 대통령제를 운영하고 있는 걸까요? 이는 스위스의 역사와 관계가 있습니다. 스위스는 26개의 동맹 주가 연방을 이루고 있고, 이들은 독자적인 헌법, 행정ㆍ입법ㆍ사법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국토의 60퍼센트가 험준한 산악 지형이라 중앙집권 국가의 출현이 어려웠고, 숱한 침략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연방국가로서 서로의 자치권을 인정하고, 침략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펴왔습니다. 스위스라는 나라 안에, 자치권을 인정받은 여러 민족이 살고 있으니 한 명의 대통령이 권한을 갖기란 당연히 어려운 일이겠죠?

 

이근철 저자는 마지막으로 외국으로 떠나는 여행도 좋지만,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를 찾는 내면으로의 여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북토크를 마무리했다. 나의 취향을 알고, 나를 더 성장시키고, 내면을 꽉 차게 만들기 위해 교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인도영화에 가무가 많이 나오는 이유’, ‘독일에서는 왜 맥주와 소시지를 많이 먹을까?’, ‘왜 미국인들은 뱀파이어와 히어로물을 좋아할까’ 등 세계 각국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궁금증의 해답은 책  『교양의 발견』 과 동명의 팟캐스트 ‘교양의 발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교양의 발견이근철 저 |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넓고 얕지만 재미와 품격이 있는 각국의 스토리에 귀 기울여 보자. 이근철 선생이 우리에게 제안한대로, 익숙한 시선을 돌리면 재미가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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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성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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