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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오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건 ‘기본소득’”

『밥벌이의 미래』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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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가들의 욕심은 끝이 없잖아요. 빈부 격차는 훨씬 더 심해지겠죠. (2018.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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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의 보급이 일반화되면, 운전을 업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인공지능 의사는 인간 의사보다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을까?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우리는 로봇이 쓴 단신 기사를 읽고 있고, 한편에서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출판이 결정된 책이 만들어지고 있다. 결코 기계가 대신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지식 노동’의 영역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닌 셈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도, 나는 지금의 일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우리는  『밥벌이의 미래』 가 궁금하다.

 

머지않아 사라질 직업과 새로 생겨날 직업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상황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밥벌이의 미래』 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 기술이 무엇인지, 어느 수준까지 개발돼 있는지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과학을 잘 모르는 사람이 읽어도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한 것. 일상 속의 다양한 사건과 순간들을 예로 들면서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삶에 미칠 영향’을 피부로 느끼게 한다.

 

이진오 저자는 서울대학교에서 물리학을 공부한 후 동대학원에서 실험물리를 전공하며 석ㆍ박사 통합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대치동 학원가의 인기 강사로 떠오르며 국제물리올림피아드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가르쳤다. 현재 엠베스트에서 과학 강의를 하면서, <시사인>에 과학기술 분야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물리 오디세이』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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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의 사고율은?

 

과학 기술에 관한 책이라서 읽기 전에 걱정을 했는데, 어렵지 않더라고요. ‘과학 문외한’인데도 불구하고요(웃음).

 

물리학 책이 아니라서 저 역시도 잘 아는 분야는 아니에요. 제가 이해하는 만큼만 쓰려고 했어요. 그리고 예시가 중요한 것 같아서 많이 다루려고 했습니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시잖아요. 상대의 눈높이에 맞춰서 이야기하는 게 몸에 배어있는 것 아닐까요?

 

『물리 오디세이』 는 이해하기 쉽게 써야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썼어요. 이번 책을 쓸 때는 편집자 분한테 계속 들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최대한 간결하게, 비문 없이, 쓰고 싶은 말은 다 써라’는 거였어요. 그 부분에만 집중해서 썼어요. 그리고 <시사인>에 칼럼을 쓰면서 글쓰기가 많이 늘었어요. 고쳐 쓰는 과정을 계속 반복하니까 늘더라고요.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의사’, ‘빅데이터’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루셨어요. 어떤 기준으로 고르셨나요?


4차 산업혁명이라고 했을 때 사람들이 떠올리는 것들이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중에서 무엇을 빼고 이야기할지를 결정하는 게 힘들었어요. 그런데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의사’는 뺄 수 없더라고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수많은 B2B 기술이 있는데, 그 두 가지가 유일하게 B2C 기술이거든요. 블록체인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만, 우리가 블록체인으로 언제 B2C 기술을 만나게 될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B2C 상품을 말할 때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 의사’가 가장 대표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책의 앞부분에서 다뤘죠.

 

‘자율주행차’와 관련해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과연 얼마나 안전할 것인가’,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라는 건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자율주행차’ 때문에 사고가 일어나는 확률이 혁명적으로 ‘0’이 되지는 않을 거예요. 급발진 사고 같은 것만 보더라도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보다 안전할 거예요. 그렇지 않다면 사람들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자율주행차’를 사지는 않을 테니까요. 만약 ‘자율주행차’가 시판된다면 그런 수준은 넘어선 거예요. 이 상황에서 사람들이 인지부조화를 느끼겠죠. 이전에는 사람이 (기계보다) 더 안전했으니까요.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흥미로웠던 건, 차량을 판매하는 회사와 보험 회사도 지금과 달라질 거라는 예상이었어요.


보험 회사는 금융적으로만 책임지면 되잖아요. 이미 나와 있는 상품들이 그렇듯이 소비자 책임으로 하면 끝인 거예요. 그런데 이율배반적인 거죠. 보험 수익이라는 게 손해기대치에서 나오는 것인데 ‘자율주행차’는 손해기대치가 없을 거라고 광고를 할 거잖아요. 보험 회사는 (손해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하고요. 이상한 거죠. 제가 생각하기에는 ‘자율주행차’는 민낯을 다 드러낼 거예요. 사고율이 얼마나 되는지 다 드러나는 거죠.

 

자동차 회사와 보험 회사는 다가올 변화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요?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지배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거예요. 처음 ‘자율주행차’가 도입되고 나서 몇 십 년이 흐른 뒤겠죠. 회사 입장에서는 그 시간이 아주 커요. 지금의 보험 회사들은 몇 대의 ‘자율주행차’가 운행을 하다가 사고가 났을 때를 대비하고 있어요. 그것과 관련된 보고서만 해도 엄청 많아요. 보험 회사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문제가 ‘자율주행차가 망가졌을 때 어떻게 옮길 것이냐’ 하는 거예요. 운전대가 없잖아요. 옮기다가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요. 또 30~50년 뒤에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됐을 때를 생각해 보면, 차가 스스로 회차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날 수도 있는데, 그때는 누가 차 문을 열어야 할까요? 이런 문제들이 해결돼야 하기 때문에 수많은 보고서가 나오고 있는 거예요.

 


‘기본소득 보장’이 필요하다


자동 회차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요. ‘자율주행차’를 택시처럼 이용할 수 있다는 거잖아요. 사용자를 목적지에 데려다주고 또 데리러 오고요.


그렇죠.

 

그러다 보면 전체 차량의 숫자가 줄어들고, 공유경제도 가능해질 거라고 하셨는데요.


그렇지만 운전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다 사라지는 건 아니고, 분명히 살아갈 길이 생길 거예요. 비행기 같은 경우를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죠. 옛날에는 비행기를 조종하기 위해서 항법사도 필요하고 무전사도 필요했다고 하잖아요. 요즘에는 기장과 부기장만 있으면 돼요. 자동항법장치가 있잖아요. 그렇다고 해서 기장이 쓸모없어진 건 아니거든요. 오히려 연봉은 더 높아졌어요. 자동차가 스스로 회차할 수 있게 되면, 물론 운송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어려운 상황에 놓이시겠지만, 분명히 다른 시장을 찾을 거예요. 다른 수요의 차도 분명히 만들 거예요.

 

회차 중에 차가 고장 날 경우, 접근해서 견인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도 필요하잖아요. 새로운 직업이 생기는 거죠.


그렇죠. 혼자 그런 생각도 해봤어요. ‘그러려면 모든 차의 마스터키를 가진 사람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그런 경우에는 보안을 어떻게 해야 하지?’ 싶은 거죠.

 

『밥벌이의 미래』 에서 강조하는 건 ‘사람이 주체로서 기술을 선택한다’는 거예요. 사람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혹은 이득을 기대할 수 있도록 만드는 기술이 선택을 받는다는 뜻인데요. 그런 점에서 ‘스마트홈’은 아직 사람들을 유혹하지 못했다고 생각하세요?


네, 아직은 그런 기술이 나오지 않았죠.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요. 세탁기나 식기세척기가 꼭 말을 할 필요는 없어요. ‘스마트홈’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면 사람이 할 수 있는 실수를 줄여줘야 하죠. 예를 들어서 냉장고에 우유가 없으면 그걸 미리 알려주는 거예요. 날씨를 알려주는 건 꼭 필요한 기능이 아니에요. 책에서 에어컨의 예를 들었는데, 냉매가 없으면 미리 말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이미 우리가 쓰는 제품들의 대부분은 자가 진단, 자체 절전이 다 되거든요. 그런 기능은 굳이 ‘스마트홈’에 넣을 필요가 없겠죠.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 중에서 가장 기대하시는 건 뭔가요?


제일 기대되는 건 ‘기본소득’이에요.

 

‘기본소득제’의 도입인가요?


네. 그건 많은 걸 나타낸다고 봐요. 산업혁명을 가장 크게 외치는 사람들이 투자자들이에요. 혹은 투자를 해야 되는 사람들이죠. 4차 산업혁명이 끝나고 나면 분명히 새로운 노동 체계가 생길 거예요. 그 체계 안에서 기술들이 잘 작동한다면 또 다시 혁명적으로 노동 생산성이 급증할 거고요. 놀면서 행복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반드시 나올 거예요. 그런 사람들이 지금처럼 한 계층에만 집중되기를 원하지 않아요. 그러려면 ‘기본소득’의 보장이 필요하다는 거고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에요. 조앤 롤링도 ‘기본소득’을 받으면서  『해리포터』 를 썼잖아요. ‘기본소득’의 보장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죠. ‘기본소득’을 받는다고 해서 사람이 나태해진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거죠.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고 안정적인 상태에 있다면, 사람들이 비파괴적인 경쟁을 할 수 있을 거예요. 생산과 직접 관련이 없는 시장이 커질 거고요. 그런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어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본소득’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그건 이미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자본가들의 욕심은 끝이 없잖아요. 빈부 격차는 훨씬 더 심해지겠죠. 4차 산업혁명에서 주인공이 되려면 투자자나 기술자가 돼야 해요.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손해를 보는 건데, 손해 보지 않으면서도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다 같이 ‘기본소득’ 담론을 만들어서 얻어내야 돼요. 책에서도 ‘러다이트 운동’을 언급했는데, 단순히 기계를 부순 운동이라고만 볼 게 아니라, 그게 왜 산업혁명 때 발생했는지 생각해 봐야 돼요. 왜 산업혁명 시기에 노동자의 복지를 이야기하게 됐는지. 새 판을 짤 때에는 노동자에게 위기가 오지만, 그게 기회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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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단순 지식 노동을 대체하다


빈부 격차와 관련해서 ‘빅데이터’ 이야기가 인상 깊었어요. ‘빅데이터’를 만들고 관리할 수 있는 주체는 자본을 가진 사람들이잖아요. 갈수록 부의 편중은 가속화되겠죠.


‘빅데이터’가 가르쳐줄 수 있는 건 사람에 관한 것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심리학적 실험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장이기도 하죠. 연구 목적으로만 잘 쓰면 굉장히 좋은 거예요. 예를 들어 ‘휴대폰이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가’와 관련된 연구는 아주 좋은 거죠. ‘빅데이터’의 좋은 선례예요. 그런데 과연 그렇게만 쓸 것이냐, 하는 생각이 들죠.

 

‘인공지능 의사’와 인간 의사가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될 거라고 생각하세요?


그렇죠. 의사들이 공부해야 할 게 정말 많잖아요. 그만큼 시간도 많이 걸려요. 공부할 게 많다는 건, 그것들을 다 합쳐서 볼 수 있는 통찰력을 발휘할 기회도 많다는 거예요. ‘인공지능 의사’가 나와서 한순간에 넘어설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사람들이 알파고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데, 알파고는 가로 세로가 각각 19줄인 제한된 환경에서 놀라운 가능성을 보여준 거예요. 제한된 환경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실제로 더 큰 환경에서 얼마만큼 능력을 발휘할지는 모른다는 거죠. 그런 점에서 ‘인공지능 의사’가 훌륭한 인간 의사보다 더 훌륭하게 일할 날이 쉽게 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가천대 길병원에도 ‘인공지능 의사’가 있는데, 암에만 국한돼서 사용하고 있어요. 암은 인공지능으로 개발하기 쉬워요. 모든 암이 플로우차트가 있거든요. 그 차트 대로만 따라가면 암인지 아닌지 알 수 있게 돼 있어요.

 

「지적 노동의 위기?」라는 제목의 꼭지도 있잖아요. 요즘에는 로봇이 기사도 쓰고 있어요.


쉽게 생각해서 단순 지식 노동은 다 대체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돼요. 

 

그렇다면, 인공지능이 대체할 가능성이 적은 직업들은 무엇인가요? 그것들 사이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나요?


오히려 전문직이 더 뜰 거예요. 정말 크리에이티브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요. 단순 계산이나 정보의 처리는 인공지능이 다 할 테고, 그걸 바탕으로 해서 진짜 창의적인 걸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주목받을 거예요. 편집자나 영화감독 같은 사람들도 그렇고요. 그런 사람들이 모든 영역에서 해야 하는 일이 많아진 거예요. 아직까지 인공지능은 전산화되지 않은 데이터를 처리하기 힘들어요. 그건 단기간 안에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책에 썼듯이 인공지능 세상은 앞날을 예측하기 힘들어요. 몇 년 뒤에 어떻게 될지 저도 몰라요. 다만 현재 인공지능의 수준을 이야기하자면, 결과가 나온 이유를 설명하지 못해요. 예를 들어서 고양이의 이미지를 보고 그게 고양이라고 판단할 수는 있는데, 그 이유는 말 못하는 거예요. 지금의 단계를 넘어서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금방 이루어질 거라고 보지는 않아요.

 

4차 산업혁명이 밥벌이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텐데요. 지금 우리가 잘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이보다 더 잘 준비할 수는 없죠. 다들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 이야기하잖아요.

 

필요 이상으로 걱정하고 있지는 않나요?


전혀 아니라고 생각해요. 초점이 엇나갈 수는 있지만, 그런 에너지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책의 마지막에서 ‘재미’를 말하셨어요. “변화 곁에는 ‘재미’가 있다.”, “재미를 느끼면 사람들은 배우려고 한다”고 쓰셨는데요. 재미를 느끼고 공부하다 보면 변화에 대비할 수 있을까요?


공부보다는 일단 사용을 많이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사업하시는 분들은 공부를 하셔야겠지만요. 예를 들어서 구글에 사람 얼굴을 인식하는 서비스가 있는데, 젊은 친구들은 일부러 다른 표정도 지어 보고 ‘이래도 인식하나?’ 하면서 경험을 해요. 그런데 조금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굳이 해보려고 하지 않거든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써보면 좋겠어요. 숙제하듯이 접근하는 게 아니고요. 처음 스마트폰이 나왔을 때 다들 재밌게 가지고 놀았잖아요. 그 세대들이 지금 앱을 개발하고 있듯이, 재미를 느끼고 경험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밥벌이의 미래이진오 저 | 틈새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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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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