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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은 진심을 전하는 데 있다

영화 <스타 이즈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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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 없는 사람은 없어요.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서 내 방식대로 들려줬는데 통한다는 건 특별한 재능이에요”라고 잭슨은 처음 만난 앨리에게 말했다. (2018.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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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은 총량의 법칙으로 이야기할 것이 아니므로, 누구 한쪽이 성공했다고 좋은 것은 아닐 것이다. 각각 자신의 보폭으로, 서로 좋은 것이 럭키한 삶 아닐까.
 
배우 브래들리 쿠퍼의 감독으로서 첫 작품이 <스타 이즈 본>이란 것이 마음에 든다.(나는 언제나 영화관에서 감독에게 작품을 선물 받는 느낌이다. 그래서 마음에 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의 음악 재능과 연출 능력까지 모두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상대 여배우는 레이디 가가다. 우수한 조합, 캐스팅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이 노래 부를 때 영화 장면이라는 걸 잠시 잊었다. 영화 속 음악은 모두 라이브, 그러니까 <스타 이즈 본>은 뮤직 콘서트 실황인 셈이다.
 
미국의 ‘스타 탄생’ 영화는 <스타 이즈 본>이 무려 네 번째. 1937년, 1954년, 1976년 그리고 2018년에 이렇게 만들어졌다. 미국 연예계의 이면과 신데렐라 같은 스타 탄생 이야기, 그리고 스타 커플의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 작품이 두 세기에 걸쳐 반복적으로 제작되고 관객에게 큰 사랑을 받는 비결이 무엇일까. 스타 남성-재능 있는 여성의 발견-두 사람의 사랑-여성의 성공-스타 탄생-남성의 몰락. 여러 번 되풀이된 이 도식에서 화려한 무대 뒤의 평범한 인생의 진실을 발견하는 것이 매혹의 지점이겠다.
 
배우 브래들리 쿠퍼와 레이디 가가는 실제 스타다. 그래서 영화 속 배역과 실제 삶의 경계가 모호하여 허구와 현실이 뒤섞이는데 그 때문인지 더 매혹적인 영화로 다가온다. <스타 이즈 본>은 파격적이고 전위적인 스타일로 유명한 레이디 가가의 민낯이 많은 지분을 차지하는 영화다. 갑옷 같은 메이크업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외모 콤플렉스를 말할 때, 현실과 허구의 구분을 떠나 화려한 명성만큼 짙게 따랐을 그녀의 그늘이 생동감으로 돌아온다. 그러니까 레이디 가가의 배역인 ‘앨리’는 배우 그 자신을 많이 반영했다. 실제로 브래들리 쿠퍼가 여주인공으로 레이디 가가를 미리 마음에 두고 취재한 뒤 영화의 에피소드를 만들었다고.
 
뮤지션으로 두 사람은 최고의 파트너다. 브래들리 쿠퍼가 연기한 ‘잭슨’은 술과 약에 취해 사는 스타 싱어, 우연히 술집에서 무명의 앨리가 노래하는 것을 보고 마음을 털어놓는다. 편의점 주차장에서 밤새도록 음악과 삶을 이야기한다. 자신의 어린 시절의 어둠을 담담하게 털어놓는 잭슨의 이야기를 듣고 앨리는 즉석에서 노래를 지어 부른다. “말해봐/ 소년아/ 공허감을 채우려니 지치지 않니/ 아님 더 많은 게 필요하니/ 악착같이 버티는 게 힘들진 않니.” 이 노래에 반한 잭슨은 얼마 후 자신의 무대 한가운데로 객석의 앨리를 끌어올려 즉석으로 청해 듣는다. 관객과 함께 근사한 그 노래를 다시 듣게 된다.
 
“재능 없는 사람은 없어요.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서 내 방식대로 들려줬는데 통한다는 건 특별한 재능이에요”라고 잭슨은 처음 만난 앨리에게 말했다. 그 후 스타가 된 앨리에게 건넨 말. “진심을 노래하지 않으면 끝이야. 그러니 겁내지 마. 당신 얘기를 하고 싶은 대로 해.” 처음부터 끝까지 잭슨은 앨리의 재능을 아끼고 사랑한다. 재능은 진심을 전하는 데 있다는 평범한 진실. 하지만 평범한 사랑은 의외로 쉽지 않으며 진심만으론 부족하다는 것 또한 진실이다. 그래서 잭슨은 여러모로 얼룩진 자신의 존재가 아니라 부재를 통해 앨리의 삶을 지켜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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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스타 이즈 본>의 한 장면
 


음악으로 만나 음악으로 교감하고 음악으로 살다가 점점 다른 길을 걷게 되는 두 사람. 사랑하는데도 멀어질 수밖에 없는 비극적인 삶. <스타 이즈 본>은 사랑의 환희와 슬픔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비극적으로 삶을 마친 잭슨의 추모 무대에서 앨리는 울부짖듯 노래한다.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되고 햇살이 비치는 것도 원치 않아/ 다시는 사랑하지 않을 거야 다시는.” 살아생전 잭슨이 자신에게 불러줬던 그 노래다.
 
삶의 회한은 스타이든 아니든 누구에게나 남는다. 나도 모르는 내 안의 빛을 발견해준 그대하고도 오래 못 가는 삶. 그래서 음악이 남았다고? 그대가 없는 세상의 음악이란,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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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은숙(마음산책 대표)

<마음산책> 대표. 출판 편집자로 살 수밖에 없다고, 그런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일주일에 두세 번 영화관에서 마음을 세탁한다. 사소한 일에 감탄사 연발하여 ‘감동천하’란 별명을 얻었다. 몇 차례 예외를 빼고는 홀로 극장을 찾는다. 책 만들고 읽고 어루만지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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