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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문을 열자, 그가 마음문을 열었다

『오늘부터 말공부를 시작합니다』 김선에스더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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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많은 책과 성경에서조차 ‘말하기보다 듣기를 먼저 하라’지만 우리는 왜 이렇게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못할까요? 알면서도 실천을 못하는 자신을 돌아보고 싶었습니다. (2018.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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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얼굴을 보면 왠지 낯설지가 않다. ‘어디서 봤는데’ 하며 고개를 갸웃거릴 때쯤 목소리를 들으면 대번에 ‘아, 그때 그 아나운서!’ 하게 된다. 아나운서로 활발하게 활동하다 돌연 TV에서 사라졌던 그녀가, 무려 10년 만에 돌아왔다.  『오늘부터 말공부를 시작합니다』 라는 책 한 권과 함께.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체 그녀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18년간 아나운서로 활발하게 활동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왜 갑자기 일을 그만두게 되셨나요?

 

아나운서는 제 인생의 첫 직업이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많았어요.  입사하자마자 주말 메인 뉴스 앵커를 했는데 세월이 흐르고 경력이 쌓일수록 제가 할 수 있는 방송의 폭이 크게 줄었습니다. 나중에는 ‘내가 정말 방송을 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보람도 의미도 없는 직장 생활이 되고 말았어요. 더욱이 아나운서의 정체성을 지키기 힘들게 변해가는 방송 환경이 부담스러웠습니다.

 

아나운서를 그만두시고 새롭게 말공부를 시작하셨다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걸 공부하셨어요?

 

미국의 대학원에 진학해 이중 언어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어요. 원래 언어에 관심이 많고 또 새롭게 공부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 쉽게 전달하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원래 아나운서들은 손톱만큼 얕고 바다만큼 넓은 정보를 시청자들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는 사람들이니까요.  그 후 미국 텍사스주립대 네빈 진달 경영 대학원에서 경영자 코칭 과정을 마쳤어요. 그리고 마침내ICF 국제코치연맹의 시험을 통과했어요.  일생을 조명 아래서 살았던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빛을 비춰주는 고요한 삶의 전환기를 맞게 된 거죠. 

 

오랫동안 공부하셨는데, 이런 말에 관한 책은 처음 내셨더라고요. 책을 쓰시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있었나요?

 

그동안 미국에 살면서 커뮤니케이션 코칭을 했는데 코칭은 하면 할수록 코치 자신도 성장하는 직업이에요. 말하는 법, 생각하는 법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또 제 자신의 언어 생활을 반성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말은 잘했지만 말로 인해 많은 상처를 주고받은 제 자신을 위한 매뉴얼로 쓰기 시작했는데 어쩌다 보니 우리 학생들이 좋아하네요.

 

책을 보면 ‘경청’을 제일 처음 언급하셨어요. 그 정도로 경청이 중요한가요?

 

사실, 화법을 다루는 책의 1장은 경청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달리해보려 했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제게 제일 부족한 부분이어서 그 부분에 대한 연구도 많이 했고요. 세상 많은 책과 성경에서조차 ‘말하기보다 듣기를 먼저 하라’지만 우리는 왜 이렇게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못할까요? 알면서도 실천을 못하는 자신을 돌아보고 싶었습니다.

 

질문이 중요하다고도 하셨는데요. 실제로 교수님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만한 ‘인생 질문’을 받아보셨나요?

 

“그게 왜 그렇게 중요해?” 저의 멘토가 한 질문이었어요. 내가 붙잡고 살던, 믿어 의심치 않던 인생의 주요 가치들이 사실은 내 것이 아니었더라고요.  남들이 보기에 좋으니까, 혹은 가족이나  사회가 심어준 관념들을 붙잡고 살았다는 것을 깨닫고  너무나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냥 나 자신으로도 괜찮은데 왜 그렇게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고 만족시키려 아파했는지…   그런 의미에서 전 나이 마흔에 ‘우주가 흔들리는 사춘기’를 겪은 셈입니다.


그 후 실제로 미국에서 나 좋은 일만 하고 무엇이 되려 애쓰거나, 뭔가를 증명하려 들지 않는 고요하고 평온한 세월을 보냈습니다.

 

칭찬과 인정이 서로 다르다고 하신 게 인상적이었어요. 왜 칭찬보다 인정이 중요한 건가요?

 

사람을 보고 “예쁘네”라고 칭찬하는 것은 말하는 사람의 미의 기준이나 평가를 반영합니다. 그런데 그 예쁘다는 것의 기준이 뭘까요? 그런 말에 상처받는 이는 또 없을까요?


하지만 ‘인정’하기는 말하는 사람의 입장이 아닌, 상대(그의 지식이나 감정, 태도, 기술)를 알아봐 주는 것입니다. 즉, 보이지 않는 그 사람의 내면과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보석처럼 발견해 말해주는 거지요.


“참 잘했어요, 좋아요”처럼 칭찬은 별생각 없이도 할 수 있지만, 인정하기는 상대의 말을 깊이 듣고 지켜보지 않으면 하기 힘들죠. 당연히 구체적으로 인정을 받은 사람은 저절로 힘이 나는 겁니다!

 

현재 국민대 대학원에서  ‘공대생을 위한 말하기 강의’를 진행 중이라고 하셨는데요.  앞으로 다른 계획이 있으신가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강의하는 게 만만치 않아요. 그래도 우리 학생들 덕분에 이번 책을 잘 마감했고, 다음 책 ≪공대생을 위한 말하기 수업≫도 술술 써나가고 있습니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말하기에 자신이 붙은 학생들의 표정이 달라지는 것을 보고 ‘말하기 수업’이 얼마나 절실한지 느꼈습니다. 울고 웃으며 변화되는 모습을 보니  학교를 다니지 않거나 여러  이유로 이런 체험을 못한 사람들이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 수업을 유튜브에 공개하기로 했어요.

다시 방송을 시작한다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선미디어’를 통해 자존감을 높여주고 자신 있게 프레젠테이션 하는 능력을 모든 젊은이들이 균등히 갖게 되길 바랍니다. 또  미국에 돌아가면  영어 발표에 도움이 되는 취재도 많이 할 예정입니다.  제게도 다시 방송에 재미와 의미를 느끼는 힐링 타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오늘부터 말공부를 시작합니다김선에스더 저 | 알에이치코리아(RHK)
상황을 부드럽게 주도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화 기술과 함께, 좋은 말하기를 통해 나 자신을 높이고 상대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방법을 차근차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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