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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 특집] 더 하지 말고 덜 해서 얻는 것들 - 작가 하완

<월간 채널예스> 2018년 10월호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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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는 마침표가 아니다. 삶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꽤나 열정적인 이행기다. 정답 없는 퇴사 이야기들도 갈 길은 결국 일과 삶의 균형이다. (2018.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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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완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저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소감이 어떤가요?


믿기지 않아요.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독자의 반응이 있나요?


유독 ‘내가 쓴 책인 줄 알았다’는 리뷰가 많았어요. 나 스스로 평범한 사람이라 생각하는데, 그런 평범한 시선이 공감대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친 게 아닐까요. 대책 없이 놀고 싶다는 현대인의 욕망도 한몫 한 것 같고요. 책을 읽고 마음이 편안해 졌다는 반응이 기억에 남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투잡을 뛰었습니다. 직장에서 느낀 허기를 좋아하는 일로 달래려는 선택이었나요?


그런 멋진 생각으로 투잡을 한 건 아니고요. 그저 돈을 조금이라도 더 벌려는 목적이었어요. 너무 속물 같죠?(웃음) 헌데 돈은 더 벌어서 좋은데 어느 순간 지치더라고요. 지친 걸 어떻게 아느냐면 일이 싫어지는 거죠. 회사 일도 싫고, 그림 그리는 일도 싫어지고. 능력도 안 되면서 내가 무리를 하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결국 퇴사를 선택 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사실 충동적이었어요. 불혹이라는 마흔이 됐는데 제가 많이 흔들리더라고요. ‘아, 열심히 살았는데 내 삶은 겨우 이것밖에 안 되는구나‘ 허무함이 몰려왔어요.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싶었달까요. 그래서 딱 일 년만 막 살아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생각해보니 대충 살아본 적이 없더라고요. 끊임없이 고민하고 계획하고 노력하고???. 일 년만이라도 다르게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퇴사 이후, 여행을 가거나, 뭘 배우거나 하는 일들은 아예 하지 않았는데요. 왜 일까요?


무엇보다 ‘열심히 살지 않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가능한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했어요. 자꾸 열심히 하려는 나를 말리느라 엄청 힘들었습니다.

 

결국 일러스트레이터가 본업이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기쁨은 뭘까요?


저 사실 그림 그리는 일 안 좋아해요.(웃음) 너무 좋아하는 일은 아닌데, 내가 할 수 있는 일 중에 덜 괴로운 일은 맞는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은 그 일을 좀 더 재미있게 해나갈 수 있는 길을 찾아가고 있어요. 책도 그 과정에서 나온 것이고요.

 

이전과 달리, 내 삶의 원칙을 지키며 일하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면요?


전에는 그림 의뢰가 들어오면 금액과 스케줄이 맞는 지가 굉장히 중요했어요. 지금은 이 일이 재미있을까 없을까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요. 그래야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재미있게 일을 할 수 있으니까요. 덕분에 돈은 많이 못 벌어요. (웃음) 무언가를 포기해야 다른 무언가를 얻을 수 있죠.

 

우리 사회는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일중독’ ’자본중독’ ’소비중독’으로 몰고 갑니다. 흔히 ‘~해야 한다’는 주문과도 같은 말들이지요. 작가님이 생각하기에 이 사회가 주입하는 가장 강력한 ‘주문’은 무엇인가요? 또 그 말들에 뭐라고 답해주고 싶 싶나요?

 

‘노력하면 다 이루어진다‘라는 말이요. 사실 노력한다고 다 이루어지는 건 아니죠. 노력 외에 많은 요소가 삶에 큰 영향을 끼쳐요. 그런데도 우리는 계속 주문을 외워요. ‘아니야, 내 노력이 부족했던 거야. 더 노력해. 더. 더???’ 그렇게 끊임없이 자신을 몰아붙이죠. 저는 이걸 ‘노력 만능주의’라고 부르거든요. 지금 우리가 괴로운 이유는 열심히 안 살고 노력하지 않아서가 아니잖아요. 오히려 엄청나게 노력했는데 손에 쥔 게 별로 없어서죠. 그런 현실인데 ‘더 노력해, 죽을 만큼 노력해 봤어?’란 말이 과연 옳은 처방인가란 의심이 들었어요. 그렇다고 노력하지 말고 막살라는 얘기는 아니지만, 필요 이상으로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요. 여러분, 우리 삶이 이 모양인 건 꼭 우리 노력이 부족한 탓은 아니랍니다. 

 

“내가 이 나이에 정말 부끄러워해야 할 것은 내 나이에 걸맞은 것들을 소유하지 못한 게 아니라, 나만의 가치나 방향을 가지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사실이다. 내가 욕망하며 좇은 것들은 모두 남들이 가리켰던 것이다. 남들에게 좋아 보이는 것들이었다. 그게 부끄럽다.” 책 속의 문장입니다. 지금 작가님에게 좋아 보이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자유로운 시간. 지금은 그게 제일 좋아요. 그 좋아하는 돈을 포기하면서까지 가지고 싶으니까 제일 좋은 것이 맞는 것 같아요.

 

워라밸이 화두가 되고 있는 시절입니다. 일상에서 일과 생활의 균형을 이루는 방법, ‘야매로’ 득도한 작가님만의 노하우를 알려주세요.


더 나은 삶을 위해선 끊임없이 무언가를 ‘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싶어요. 걱정도 덜 하고, 노력도 덜 하고요. 우리는 너무 ‘더’하는 쪽으로 치우쳐있는 게 아닐까요. 저는 덜하면서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됐어요. ‘아, 지금 내 삶도 나쁘지 않구나‘하는 깨달음이요. 어디까지나 야매라서 믿을 건 못 됩니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하완 저 | 웅진지식하우스
자신을 시종일관 팬티 차림의 시원한 모습으로 그림으로써 고민을 훌훌 던져버리고 자신만의 가치관과 방향성을 찾겠다는 득도의 자세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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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기낙경

프리랜스 에디터. 결혼과 함께 귀농 했다가 다시 서울로 상경해 빡세게 적응 중이다. 지은 책으로 <서른, 우리가 앉았던 의자들>, <시골은 좀 다를 것 같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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