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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을 없애고 상생의 언어로 나아가는 길

『차별의 언어』 장한업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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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보통 자기중심적이고 자문화중심적이기 때문에 상호문화적이기 힘들어요. 이에 교육을 통해 상호문화역량을 체계적으로 길러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2018. 10.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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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조선족’ ‘다문화가정’ ‘쌀국수’ ‘국민여동생’ 등은 우리들이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쓰는 단어들이다. 국내 만연한 차별의 시선을 고치고자 노력해 온 장한업 교수는  『차별의 언어』 에서 ‘왜 한국인은 ’우리‘라는 표현을 과도하게 사용할까?’ ‘왜 이탈리아 국수는 ‘스파게티’라고 부르면서 베트남 국수는 ‘쌀국수’라고 부를까?’ ‘왜 ‘다문화’와 ‘타문화’를 동의어처럼 사용할까?’라고 질문을 던짐으로써 이 단어들 속에 담겨 있는 단일민족의 허상과 그에 따른 차별 의식을 다루고 있다.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일상 언어를 낯설게 바라봄으로써 언어 속에 숨어 있는 한국인의 차별 의식을 직면한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반성의 시간을 선물하는 책. 무엇보다  『차별의 언어』 는 우리의 인식을 전환하기 위한 통렬한 비판과 함께 앞으로의 과제,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자세히 안내한다.

 

책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일반인들에게 ‘다문화 하면 떠오르는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 많은 분들이 ‘한국인 아버지와 동남아에서 온 어머니’ 떠올립니다. 그리고 이 가정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먼저 해요. 왜 그럴까요? 이미 편견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죠. 한국 사회는 20세기 말부터 이민자가 대거 들어오면서 다문화시대가 점점 가속화되고 있어요. 이제 다문화는 우리의 엄연한 현실이며, 올바로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 과제입니다.


다문화는 한 사회 안에 여러 민족이나 여러 국가의 문화가 혼재되어 있는 것을 뜻해요. 그런데 대부분의 한국인은 과도한 단일주의로 인해 다문화를 타문화라고 이해하고 있어요. 이런 잘못된 인식과 언어 사용이 미래 다문화시대에 큰 걸림돌이 되지요. 그래서 우리의 인식을 전환하는 첫 걸음은 자신과 자신의 문화에 대해 통렬히 비판하고 성찰하는 것이라 봅니다. 이 책을 통해 현재 한국인들이 얼마나 차별적인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지, 이것이 어떤 사회 갈등을 불러오는지 주목해보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일반인들은 잘못된 언어 사용인지 모르고 사용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잘못된 언어 사용이 우리 사회에 어떤 문제와 갈등을 일으키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한국인은 우리나라, 우리 엄마, 우리말 등 ‘우리’라는 말을 참 좋아해요. ‘우리’라는 단어는 자신이 속한 집단을 마치 울타리처럼 둘러싸는 속성이 있어 그 안에 사람과 울타리 밖의 사람을 갈라놓지요. 때문에 과하게 사용하면 다른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배척당할 수밖에 없어요. 게다가 한국인은 집단주의가 강하다 보니 자신이 속한 집단의 도덕성에 대해서는 한없이 너그러운 반면. 다른 집단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를 조장할 때가 많아요. 이런 집단주의는 개인의 개성과 창의력을 매몰시키고,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국내 외국인들을 동화시키려고 하지요. 결국, 말로는 세계화, 글로벌화를 외치면서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예요. 아직도 한국계 외국인에게는 민감하며, 우월한 민족의식을 가지고 못사는 나라의 외국인들을 하대할 때가 있어요. 얼마 전, 유럽 축구선수가 한국 선수를 비하해서 국내 축구팬들이 발끈한 적이 있었지요. 그런데 정작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요? 외국인 근로자를 ‘깜둥이’라고 부르는 식으로 서로 다른 차이를 인정하지 못해 많은 차별을 하고 있진 않나요?

 

한국인들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한국인들의 잘못된 언어 때문에 외국인들이 알게 모르게 배척당하고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문제의 해결은 문제를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할 텐데요. 우리는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까요? 또한 한국 사회만의 문제인지도 궁금합니다.

 

‘우리나라’, ‘국민 여동생’ 등 외국인이 들으면 소외감을 느낄 수 있는 언어 사용을 지금도 많이 하고 있지요. 아마 잘못된 언어라는 것조차도 모르고 있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애국가만 봐도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라는 말이 나오는데, 외국인이라면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어요. 그래서 이제는 외국인의 관점에서 우리의 언행을 돌아볼 필요가 있어요. 이런 문제는 결코 한국 사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많은 나라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유럽에서는 오래 전부터 상호문화교육을 통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한국에는 200개도 넘는 나라의 사람들이 들어와 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라면 이방인 취급을 하는 사람들도 많지요. 도대체 한반도에는 언제부터 외국인이 들어와 살았을까요? 고구려와 고려가 다민족국가였다는 게 사실인가요?

 

한반도에 외국인이 들어와 산 것은 언제부터라고 말하기 어려워요. 하지만 서기 48년 가야국의 김수로 왕은 인도인인 허황후를 아내로 맞이했고, 고려 왕들은 13세기 후반부터 원나라 공주와 결혼하기 시작했어요. 또, 신라 시대에는 아랍인들이 우리와 활발한 교류했을 뿐만 아니라 그중 일부는 신라의 수도인 경주에 아예 정착해 살기도 했지요. 물론 17세기 중엽에 제주도에 표착한 네덜란드인 하멜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조선의 선조들도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폐쇄적인 조선이 아니라 개방적인 고려를 본받아야겠지요.


차이를 차별로 만드는 의식과 언어 생성에는 고정관념과 편견이 작용합니다. 이런 것들이 없어야 차이를 존중할 수 있겠지요. 일상 속에 숨어 있는 우리의 편견에 대해 꼬집어주신다면요.

 

고정관념은 일반화된 생각이고, 편견은 부정적인 판단을 말해요. 이탈리아는 한국보다 나은 나라로 여겨 밀국수를 스파게티라는 이름으로 도입하고, 베트남은 한국보다 못 사는 나라로 여겨 포라는 이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쌀국수라고 부릅니다. 고정관념과 편견을 제대로 보여주는 현상 아닐까요.


다문화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호문화적 인식입니다. 그런데 일반인들에게는 상호문화라는 말이 낯설게 다가올 것 같아요. 상호문화란 무엇인지,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2009년에 한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상호문화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 당시, 한국의 다문화교육은 미국에만 편중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유럽의 다문화교육을 한국에 알리고자 노력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2014년에 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에 다문화-상호문화협동과정을 만들게 됐고, 현재까지 주임 교수를 맡고 있습니다.

 

상호문화란, ‘타인과 원만한 관계를 맺기 위한 역동적인 과정’을 뜻합니다. 사람들은 보통 자기중심적이고 자문화중심적이기 때문에 상호문화적이기 힘들어요. 이에 교육을 통해 상호문화역량을 체계적으로 길러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원만한 관계의 출발점을 타인이 아닌 나 자신에게서 찾는 겁니다. 그래서 상호문화적 접근은 무엇보다도 자기와 자기 집단에 대한 활동이 중요해요.


현재 독일은 유럽 내에서 상호문화교육을 가장 잘 실천하는 나라 중 하나에요. 1960년대에 이민자들에게 독일어를 가르쳐 독일 사회에 통합시키는 외국인 교수법을 실시하다가 1970년대 후반부터 상호문화교육으로 전환했지요. 이민자 학생들을 제대로 통합하려면 그들의 사회적, 문화적, 언어적 유산과 다양성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독일교육장관회의는 1996년과 2013년에 상호문화교육 권고안을 만들어 학교 내 상호문화교육의 확산을 독려하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헝가리 등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다문화사회를 상호문화사회로 만들기 위해 여러 노력을 펼치고 있어요. 점점 다문화사회로 변하고 있는 한국 사회도 이런 노력을 본받아야겠지요.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모르게 쌓여 있던 자신의 편견에 대해 깨닫고, 다문화, 상호문화의 중요성을 알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말했습니다. 무심코 사용하는 잘못된 언어가 우리의 사고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며, 사회 내 갈등을 조장하는 요인이 되는지 한 번쯤 돌아보셨으면 합니다. 또, 이를 통해 언어 사용의 중요성을 알게 된다면, 자신을 돌아보고 현 시점에서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한번쯤 고민해봐야겠지요. 그럼으로써 자신의 문화를 사랑하는 만큼 남의 문화도 사랑할 줄 아는 진정한 문화인으로 거듭난다면 더 없이 좋겠습니다.

 


 

 

차별의 언어장한업 저 | 아날로그(글담)
우리’라는 말이 그에 해당하는 집단을 울타리처럼 보호하면서도 다른 집단에 속한 사람을 배척하는 단어라고 밝히고, ‘국민000’ ‘000여왕’이라는 호칭의 과도한 사용에서는 집단주의와 국군주의의 냄새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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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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