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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특집] 지속 가능한 라이트 노벨시장을 위하여 – 최지인

<월간 채널예스> 2018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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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이후 판타지-현대-판타지-현대-판타지 순서로 글을 써 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현대물입니다. 회사원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입니다. (2018. 0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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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인 : 낮에는 병원 일을 밤에는 글을 쓰는 라이트 노벨 작가. 일본어로 된 라이트노벨을 접한 후,게임 리뷰 등을 올렸던 홈페이지에 리뷰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라이트노벨계에 발을 디뎠다. 작품으로 『원고지 위의 마왕』  , 『나와 그녀와 그녀와 그녀의 건전하지 못한 관계』  , 『반역기사의 성녀찬탈』  , 『악마공작 아즐란』  등이 있으며 『운디네 스트라이크』 는 시프트북스에서도 만날 수 있다.

 

작가로 데뷔하게 된 계기는?


예전부터 한국 라이트노벨 업계에서 리서치와 번역 등 여러 가지 일을 해 왔습니다. 한국 작가에 의한 라이트노벨을 출간하는 시드노벨이 출범하면서 그쪽하고도 인연이 생기게 되었고, 직접 라이트노벨 창작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기획서를 보내면서 작가로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쓰고 있는 작품은?


데뷔 이후 판타지-현대-판타지-현대-판타지 순서로 글을 써 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현대물입니다. 회사원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입니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작품이 있다면?


다양한 작품이 영향을 끼쳤습니다만, 소설에 한정하자면 쿠와바라 미즈나의 『불꽃의 미라쥬』와 『적의 신문』, 노무라 미즈키의 『“문학소녀.”』, 『히카루가 지구에 있었을 무렵』 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스토리의 영감이 작품이 되기까지 창작 과정은?


‘다음에는 이런 소설을 한번 써 볼까?’하는 생각이 떠오르면, 거기서부터 차례차례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출발점은 장르일 때도 있고, 캐릭터일 때도 있고, 테마일 때도 있습니다. 그렇게 아이디어가 정리되면 이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어떻게 어필할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하나의 기획으로 만듭니다. 기획이 정리되면 집필을 시작합니다만, 계속해서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때문에 처음 기획에서 많이 벗어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잘 써지는 스토리, 특별히 좋아하는 장르가 있나?


특정 장르에 구애받지는 않고, 그때그때마다 바뀝니다. 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라는 테마가 줄곧 제 내면에 있기 때문에, 장르나 소재가 바뀌어도 결국 그런 이야기로 귀결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상이나 대의보다는 평범한 인간의 인간적인 고뇌와 고통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걸 좋아합니다.

 

본업이 따로 있다. 작품 활동과 병행하는 일상의 루틴이 있다면?


평일은 기본적으로 밤 7시에 퇴근이기 때문에, 퇴근한 다음에는 가족들하고 함께 지냅니다. 밤 9~10시쯤에 아이가 잠들면 그때부터 집필을 시작합니다. 매일 작업하는 분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분량의 작업이 끝나면 취미 생활 등을 하고 취침합니다.

 

작품을 쓸 때 자신만의 원칙이 있다면?


‘내가 좋아하는 것, 쓰고 싶은 것만 쓴다.’라는 것이 큰 원칙입니다. 저는 제 소설의 작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제 소설을 처음 읽는 독자이기도 합니다. 제가 좋아하지 않는 걸 쓰면 제가 재미없습니다. 글을 쓰는 게 재미없으면 작업 속도가 느려지고 자기 글에 회의감이 듭니다. ‘나는 이렇게 쓰고 싶지 않지만 이렇게 쓰면 책이 더 잘 팔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쓰는 글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을 집필할 때는 별로 막히는 일이 없습니다. 매번 다음 전개가 머릿속에서 계속 생각나고, 뒷얘기를 빨리 보고 싶다는 기분으로 글을 씁니다.

 

라이트 노벨 쓰기의 즐거움과 어려움은?


글을 써서 전달하고 싶었던 것,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독자에게 온전히 전달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이러이러한 얘기를 하고 싶어서 글을 썼던 건데 독자들이 그걸 오해하거나 다르게 해석하면 무척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제 능력 부족일 겁니다. 라이트노벨을 쓰면서 가장 즐거운 때는 담당 일러스트레이터가 선정되어 캐릭터 디자인이 나오고 일러스트가 차례차례 나오기 시작할 때입니다. 처음 『원고지 위의 마왕』의 캐릭터 디자인 일러스트를 봤을 때의 감동은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문장 속에만 있던 캐릭터들이 미려한 일러스트로 시각화되는 건 라이트노벨을 쓰면서 느끼는 가장 큰 보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라이트 노벨 작가를 지망하는 이들에게 전해 줄 팁이 있다면?


공모전을 통해 작가가 되는 것을 전제로 얘기하자면, 실전적인 팁을 두 가지 정도 얘기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다양한 라이트노벨을 읽는 것. 공모전에 투고해서 낙방하는 분들 중 대부분은 라이트노벨을 충분히 읽지 않은 탓에 라이트노벨을 잘 몰라서 낙방합니다. 좀 읽었다는 분들도, 상당수가 애니메이션화된 인기작 몇 개만 읽고 자기는 라이트노벨을 충분히 분석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기작만 분석해서는 잘못된 결론이 나오기 쉽습니다. 인기작과 비슷한 장르이면서도 별로 인기 없는 작품, 평가가 좋지 않은 작품을 읽은 뒤 인기작과 비교하면서 이해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인기작이 왜 인기가 있는지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가장 우선되어야 할 건 역시 응모하고자 하는 공모전의 기존 수상작, 그리고 해당 공모전을 주최하는 출판사의 최근 신작들을 살펴보는 겁니다. 두 번째는 라이트노벨 1권의 줄거리를 요약하고 그 장단점을 적어 보는 것입니다. 첫 번째 팁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만, 이 작업을 반복하면 해당 작품이 어떤 구조를 갖고 있는지, 어떤 점이 어필 포인트가 되는지 이해하게 됩니다. 이건 작품 구상에 도움이 될뿐더러, 자기 작품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능력도 길러 줍니다.

 

한국의 라이트 노벨 환경에 대하여.


단적으로 말해 한국 시장은 국내 작가에 의한 라이트노벨 시장을 별도로 창출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기존 작가들과 출판사들이 라이트노벨 작가의 수익 모델을 제대로 만들지 못해, 재능 있는 작가들이 라이트노벨 업계에 남지 못하고 다른 길을 찾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체 업계 레벨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인기작을 꾸준히 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며, 작가 개인 레벨에서는 라이트노벨 시장에 계속 남아 안정적으로 창작을 할 수 있는 수익 모델이 갖춰져야 합니다. 이렇게 ‘지속 가능한 라이트노벨’을 정착시키는 것이 한국 라이트노벨의 최대 과제라고 생각하며, 제 자신에게 있어서도 작가 활동을 통해 실현하고 싶은 최대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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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기낙경

프리랜스 에디터. 결혼과 함께 귀농 했다가 다시 서울로 상경해 빡세게 적응 중이다. 지은 책으로 <서른, 우리가 앉았던 의자들>, <시골은 좀 다를 것 같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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