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XXXTentacion, 문제아의 문제작

엑스엑스엑스텐타시온(XXXTentacion) <17>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17>은 대중이 아닌, 그에게 열광하는 소수 마니아들만이 반길 음반이다. (2018. 05. 16)

 

2.jpg

 

 

문제아의 문제작. 온갖 범죄행위(구치소에 수감될 당시 촬영된 머그샷이 대표 사진으로 사용되고 있다)와 정도를 지나친 폭력적인 가사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 업로드한 개인 작업물들로 컬트적인 인기를 모은 플로리다 출신의 래퍼, 엑스엑스엑스텐타시온이 첫 정규 음반을 발매했다. 「Look at me!」를 위시한 작업물들의 공통분모인 소음에 가까운 저질 프로덕션과는 달리, <17>은 꽤 정제된 수준의 음질을 들려준다.

 

차이점은 만듦새뿐만이 아니다. 그를 설명하던 로파이 트랩 트랙들과는 전혀 다른 결과 분위기가 음반의 기저를 메우고 있다. 느린 템포와 미니멀한 어쿠스틱 편곡, 보컬과 비트가 이루고 있는 적절한 공간감, 곳곳에서 들리는 작위적인 울림이 그가 설명하고픈 슬픔, 고통 등의 감정들을 표현하는 데 큰 효과를 보인다. 대중적인 얼터너티브 알앤비 풍 사운드에 걸맞게, 그의 래핑은 낮은 톤과 단조로운 플로우를 적극 사용하여 상당히 쉬운 결과물을 만들었다. 「Depression & Obsession」을 비롯한, 노래를 하는 트랙들에서도 전엔 확인할 수 없었던 의외의 역량이 발견된다.

 

그러나 음반은 치명적인 문제점들을 여럿 끌어안고 있다. 음반의 오프닝 「The explanation」에서 드러나는 그의 폐쇄적인 태도를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1절로만 구성된 2분 남짓한 길이의 트랙들은 맛보기 혹은 소모품처럼 들린다. 또한 듣는 이에게 화자의 감성을 설득시킬만한 첨예하고 멋들어진 표현이 전혀 없다. 투박한 단어 선택과 오글거리는 문장들이 그의 관념들을 수식하고 있으니, 그저 암울하고 어두운 분위기와 톤만으로 슬픔을 강요하는 꼴. <17>은 대중이 아닌, 그에게 열광하는 소수 마니아들만이 반길 음반이다. 치솟은 힙합의 인기와는 무관하게, 한동안은 라디오나 텔레비전 혹은 빌보드 차트에서 그의 이름을 보기 힘들 것 같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1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오늘의 책

넘치는 시대, 새로운 트렌드

넷플릭스를 필두로 대중화된 OTT 서비스와 인터넷을 통해 언제든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지금 시대의 변화상을 다룬다. 시간 가성비를 중시하고 예습을 위한 감상 등 다양한 이유로 콘텐츠를 빠르게 소비하는 습관을 사회 전반의 트렌드 변화로 읽어내 날카롭게 분석한다.

아홉 작가의 시선이 통과한 한 단어

정세랑 기획, 아시아 9개 도시, 9명의 젊은 작가들의 소설집.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작가들이 ‘절연’이라는 한 단어로 모인 이 프로젝트는 아시아가 정체성을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우리는 연결되어 있음을. 문학으로 새로운 연결을 맺어줄 한 단어, 아홉 개의 이야기.

일도 삶도 즐겁게!

회사 동료로 만나 친구가 된 김규림, 이승희 마케터가 일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일터와 일상에서 자주 쓰는 25개의 주제로 두 저자의 생각을 그림과 글로 표현했다. 하루에 깨어있는 많은 시간을 일터에서 일하며 보내는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책이다.

위화가 복원해낸 근대 대격변기의 중국

1900년대 중국을 배경으로, 23년에 걸쳐 집필한 위화의 신작 장편소설. 시대의 격변은 평범한 시민의 운명을 어디까지 뒤흔들까. 미지의 도시 ‘원청’을 찾아 헤매는 린샹푸처럼, 모두가 가슴 속 ‘원청’을 품고 산다면 수많은 다짐들이 현실이 될 것만 같다.

.

주목! 투데이 포커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