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단종의 죽음, 진실은 무엇인가? - 연극 <여도>

조선왕조의 진실을 상상하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엇갈린 두 개의 기록, 그 속에 단 하나의 진실을 다루는 극이다. (2018. 05. 16)

AKR20180508064000005_01_i.jpg

 

 

조선 판 추리 사극
 
연극 <여도>는 단종의 죽음과 관련 된 미스테리를 다루는 작품이다. 계유정난으로 발생한 수양대군의 왕위찬탈 사건이라는 팩트를 기반으로, 그 안에 새로운 픽션을 가미한 팩션(Faction) 연극으로 관객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지난 겨울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되며 관객들의 호평을 받은 이후, 앙코르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여도>의 시작은 단종의 죽음에 대한 역사의 기록이 각기 다르다는 의문에서 출발했다. 실제 연려실기술을 포함한 다른 역사 책에는 그 날짜가 10월 24일로 기록 되어있으나, 세조실록에만 단종의 죽음이 10월 21일로 기록되어 있다. <여도>의 창작진들은 그 사실에 새로운 상상력을 더하고, 인물을 창조하며 작품을 풍성하게 채워 나간다.

 

작품의 주인공은 세조와 혜빈 정씨 사이에서 태어난 이성. 이성은 부군인 세조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총명하고 품위 있는 왕자로 성장한다. 이성이 성인이 되고, 왕자의 봉군을 받는 봉군식 연회날, 의문의 자객이 침범하여 봉군식은 엉망이 된다. 자객이 쏘고 간 화살에서 “홍위(단종)의 죽음의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라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발견한 이성은 선왕의 죽음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다.

 

각기 다르게 기록되어 있는 역사책, 진실을 알려주지 않는 아버지 사이에서 이성의 의문은 커져만 간다. 이에 이성은 이를 반드시 밝혀내리라는 강한 의지로 궁 밖으로 나가기 위해 미친 사람인 척 연기를 하고, 소문을 꿰고 있는 거리의 광대 패거리와 어울리며 진실에 조금씩 가까워진다.


그 과정 속에서 이성은 자신이 세조의 아들이 아닌, 단종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동안 숨겨져 왔던 추악한 진실을 폭로하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여도>는 그 흐름이 굉장히 정직하리만큼 보편적이고 일반적이다. 출생의 비밀, 복수, 새드엔딩 등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의 5단계를 쉽게 예측할 수 있다. 특히 작품이 전체적으로 셰익스피어의 <햄릿>과 많이 닮아 있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진실과 숙부의 추악한 욕망이 만든 엇갈린 운명, 그 진실을 밝히는 복수의 방법 등 모든 과정이 햄릿의 오마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비슷하다. 때문에 이미 어디서 본 듯한 익숙함이 다소 진부하고 지루하게 다가온다. 그 큰 줄기를 이어가는 세세한 스토리의 힘이 약하다보니, 그 진부함을 씻어내는 것이 좀처럼 쉽지 않다. 그 복수를 통해 이성이 어떤 것을 얻어 내려고 했으며, 이 픽션을 더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지가 다소 불분명하다. 세조의 캐릭터 역시 기존에 그려졌던 바와 다르게 ‘아버지’로서의 면모를 부각 시켰으나, 그 설정의 힘도 다소 약하다. 불필요한 장면이나 깊은 사유가 없는 단편적인 대사,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력 등 또한 <여도>가 주는 아쉬움을 더한다. 각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사연을 관객이 충분히 이해하기엔 연기력도, 그 캐릭터가 주는 설득력도 다소 모호하다.

 

전반적인 스토리 라인이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충분히 흥미를 유발할 수 있기에 작품을 보다 더 보완하면 더 탄탄한 완성도를 갖출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실제 소리꾼을 해설자로 등장시키고 국악 연주를 라이브로 진행하는 등 사극 연극의 분위기를 한층 살려주는 다양한 요소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여도>는 오는 5월 23일까지 예술의 전당 CJ토월 극장에서 공연된다.

.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임수빈

현실과 몽상 그 중간즈음

오늘의 책

몸을 둘러싼 지식의 사회사

전작에서 질병의 사회적 측면을 다룬 김승섭 교수가 이번에는 의학 지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고찰했다. 의학도 다양한 이해 관계가 경합하면서 만들어진다. 이 책은 몸을 둘러싸고 벌어진 치열한 담론을 소개하는 한편,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올바른 인식의 가능성을 고민했다.

'영혼의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신작 소설!

진정한 내면 탐구를 위해 암스테르담으로 '히피 여행'을 떠난 파울로는 우연히 카를라를 만나 함께 네팔 카트만두행 ‘매직 버스’에 탑승하며 두번째 히피 순례를 시작한다. 버스 안에서 무지개처럼 다채로운 길동무를 만나고, 마법 같은 인생의 진리를 하나씩 발견하게 된다.

평범한 다정 아저씨의 특별한 한 가지

키도, 얼굴도, 옷차림도 평범한 다정 아저씨에게 조금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머리카락이 길다는 거죠. 다정 아저씨는 왜 머리카락을 기를까요?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위해 특별함을 지키는 용기와 따뜻한 나눔의 마음이 담긴 그림책입니다.

2019년, 투자의 기회는 다시 올 것인가?

대한민국 3대 이코노미스트와 인기 팟캐스트 <신과함께>가 함께한 경제 전망 프로젝트. 세계 경제의 흐름부터 부동산 및 주식시장, 금리와 환율 등 자산시장의 변화를 분석 전망하고, 다가올 거대한 변화 속 투자의 기회와 대응 전략을 제시한다.

.

주목! 투데이 포커스


문화지원프로젝트
KALIO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