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가장 평범한 이가 세상을 바꾸다!- 뮤지컬 <존 도우>

절망의 시대, 한 사람이 불러온 희망의 바람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그저 하루하루 살아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고 가치 있다고 누군가가 건네는 위로는 생각보다 깊게 가슴에 박힌다. (2018. 03. 16)

2.jpg

 

 

평범한 사람들이 가진 놀라운 힘
 
<어벤져스>, <다크 나이트>, <울버린> 등 액션 히어로 물의 특징 중 하나는 말 그대로 ‘히어로’, 즉, 특별한 능력을 가진 ‘영웅’들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영웅들이 세상을 바꾸고, 세상을 구하고 모든 것은 그들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절대 다수를 차지 하는 평범한 시민들은 무능력하고 무기력하게 그려지고, 그들의 생사 여부는 히어로들의 손아귀에서 결정된다. 때문에 종종 그런 액션 히어로물들은 통쾌함을 안겨주면서도 동시에 어딘가 모를 허무함을 전달하곤 한다.

 

뮤지컬 <존 도우> 는 그런 일반적인 영웅물의 틀을 깬 작품이다. <존 도우> 는 지극히 평범하고 흔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그리고 그 주인공이 성장해 나가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달하는 인물로 변해가는 과정을 통해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위대한 것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작품의 제목인 ‘존 도우(John Doe) 또한 신원 불명의 남자를 뜻하는 영어 단어로, 우리 나라로 치면 홍길동이라는 이름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 홍길동은 내가 될 수도 내가 아닌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는, 평범한 다수의 사람을 뜻한다.

 

<존 도우> 는 할리우드의 거장 프랭크 카프라 감독의 영화 ‘ 존 도우를 찾아서’가 원작이다. 원작을 토대로 스윙 재즈 음악과 각색을 더해 유쾌하고 신나는 뮤지컬로 재 탄생시켰다. 배경은 1930년대 대공황 시대의 뉴욕. 신문사 기자인 앤 미첼은 부당한 해고를 당하게 되고, 이 불합리한 처사에 분노한다. 이에 앤은 사회에 항거하는 의미에서 뉴욕 시청 옥상에서 자살을 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존 도우의 가짜 유서를 보낸다. 존 도우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높아지자, 앤은 전직 야구선수 월러비를 대역으로 고용하고, 각자의 이해관계로 얽히게 된 두 사람은 전 국민을 상대로 언제 밝혀질지 모를 아슬아슬한 거짓 연기를 시작하게 된다.  

 

자신들의 힘든 현실을 대변해 주는 존 도우에 온 국민이 열광하게 되며 이 대국민 사기극(?)은 점점 대담해진다. 월러비와 앤은 생방송 라디오 연설까지 하게 되고, 이를 통해 자신에게 위안을 받는 시민들을 직접 목격하게 되면서 앤도, 월러비도 조금씩 변해간다. 신념으로 일하기보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기자 일을 하던 앤은, 존 도우 덕분에 사람들이 위로를 받는 모습을 통해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기자라는 직업에 책임감을 갖게 된다. 월러비 역시 마찬가지다. 야구밖에 모르고 먹는 것만 좋아하던 월러비는 ‘존 도우’로 살아가면서 평범한 시민들의 아픔을 알게 되고, 권력자들의 위선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불합리한 사회 구조에 대해 ‘진짜’ 자신의 목소리를 내게 된다. 

 

<존 도우> 는 꼭 위대한 영웅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평범하고 소탈한 이들이 모여 힘을 내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평범한 누군가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이 메시지는 어찌 보면 다소 이상적일 수 있다.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힘들고 팍팍한 요즘 세상엔 특히 가능한 일일까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하면서도 세상이 변했던 1930년대의 뉴욕처럼, 작은 힘들이 모여 거대한 촛불이 되었던 경험을 했던 2018년 현재의 우리에게도 <존 도우> 는 특별하게 다가온다.

 

사실 후반부에서 앤과 월러비의 사기극이 밝혀지고, 각자의 이익만을 취하려 하는 권력자들이 이를 악용하는 사건의 전개는 다소 예측 가능하고 진부하다. 앤과 월러비를 제외한 다른 캐릭터들의 성격도 뚜렷하게 그려지지 않는다. 특히 앤의 상사이자 신문사 편집장 캐시의 존재가 다소 모호하다. 월러비의 친구 코로넬 역시 마찬가지다. 인물간의 관계에서 그려지는 서사를 좀 더 보완할 필요성이 느껴진다. <존 도우> 는 다소 심심한 스토리를 화려한 무대와 16인조 빅 밴드의 라이브 연주로 채워나간다. 1930년대 재즈클럽을 그대로 옮겨온 무대와 흥겨운 재즈 음악, 역동적인 스윙댄스는 극에 사실감을 더할 뿐 아니라, 작품의 완성도를 한층 높여준다.

 

그저 하루하루 살아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고 가치 있다고 누군가가 건네는 위로는 생각보다 깊게 가슴에 박힌다. <존 도우> 는 4월 22일까지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임수빈

현실과 몽상 그 중간즈음

기사와 관련된 공연

  • 뮤지컬 [존 도우]
    • 부제:
    • 장르: 뮤지컬
    • 장소: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 등급: 8세 이상 관람가 (만7세)
    공연정보 관람후기 한줄 기대평

오늘의 책

대한민국,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

경제 규모, 문화적 영향력으로 봤을 때 대한민국의 위상이 드높다. 그런데 한국인은 행복할까? 능력주의가 정당화해온 불평등, 반지성주의, 양 극단으로 나뉜 정치, 목표를 잃은 교육까지 문제가 산적하다. 김누리 교수는 이제는 변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한다.

더 나은 곳을 향한 상상, 그 담대한 목소리

그림책은 세계로 나올 준비를 하는, 다음 세대를 위한 책이다. 이들이 겪어나갈 사회는 좌절과 상실, 모욕과 상처가 필연적인 세상이지만 그림책은 절망 대신 희망을 속삭인다. 아이들에게 더 자유롭게 꿈꾸길 권하는 그림책 작가들. 이 강인하고 담대한 모험가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모든 존재의 답은 ‘양자’ 에 있다

고등과학원 교수이자 세계적인 이론물리학자 박권 교수가 쓴 양자역학 교양서. 우리가 어떻게, 그리고 왜 존재하는지 양자역학을 통해 논증한다. 과학, 철학, 영화, SF소설, 개인적인 일화와 함께 이야기로 풀어낸 양자역학의 세계는 일반 독자들도 흥미롭게 읽기에 충분하다.

당신의 사랑은 무엇인가요?

사랑이 뭐예요? 아이의 물음에 할머니는 세상에 나가 답을 찾아보라고 말한다. 사랑에 대한 답을 찾아 떠난 긴 여정 끝에 아이가 찾은 답은 무엇일까? 칼데콧 아너상을 수상한 맥 바넷과 카슨 앨리스가 함께 만든 사랑스러운 그림책. 사랑의 의미를 성찰하는 아름다운 이야기.

.

주목! 투데이 포커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