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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은 “마음을 다 써야 새로운 마음을 넣죠”

에세이 『전지적 짝사랑 시점』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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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마음의 양은 정해져 있다고 봐요. 마음을 다 써야 새로운 마음을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최선을 다해서 사랑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파괴하는 정도만 아니라면요. 그 정도가 돼서 끝내야 할 때는 끝내야죠. (2018. 03.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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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드라마 최초로 1억 뷰 이상을 돌파한 화제의 작품 <전지적 짝사랑 시점>이 책으로 찾아왔다. 드라마를 직접 쓰고 연출한 이나은 작가의 글과 함께 일러스트레이터 명민호의 그림이 담겼다. 책 『전지적 짝사랑 시점』 은 드라마의 내용을 되풀이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았다. 화면에 담긴 순간 너머의 감정과 시간들을 그려냈다. 짝사랑이 시작되고 끝나기까지, 뒤척이며 잠 못 들던 수많은 밤들과 그 밤을 까맣게 채웠던 고민들을 세세하게 기록했다. 그래서일까. 이나은 작가는 『전지적 짝사랑 시점』 이 드라마보다 더 일기 같고 한층 내밀해진 이야기라고 말했다.

 

“너에게 들키고 싶은 내 마음”은 책의 부제다. 이보다 더 짝사랑을 잘 표현하는 말이 있을까 싶다. 섣불리 꺼내 보일 수는 없지만, 그렇기에 상대가 알아채 주기를 바란다. 고백은 늘 입속에서 맴돌고 세상 무엇보다 궁금한 게 상대의 마음이다. ‘너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상상하고 ‘내 마음이 너에게 들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꿈꾼다. 웹드라마 <전지적 짝사랑 시점> 안에서는 이 모두가 현실이 된다. 짝사랑에 빠진 남과여의 진짜 속마음이 생생하게 들려온다. 시청자는 전지적 시점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지켜보면서, 조금도 낯설지 않은 감정과 순간들을 발견했다. 어느 하나 내 이야기 아닌 것이 없었다. ‘전짝시 폐인’을 자처하는 이들이 등장했고 격하게 공감한다는 반응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른바 ‘전짝시 신드롬’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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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보다 더 노골적으로 쓴 것 같아요


작가님은 ‘짝사랑의 달인’이 아니실까 생각했어요(웃음). 짝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너무 잘 아시니까요.

 

짝사랑 너무 많이 했어요(웃음). 저는 짝사랑의 범위를 조금 넓게 생각하고 있는데요. 연애하는 중에도 짝사랑을 하는 경우가 있고, 헤어지고 난 후에도 짝사랑을 하는 것 같아요. 친구 사이에 또는 가족 안에서도 짝사랑이 있을 수 있고요. 그렇게 생각해보면 저는 짝사랑을 많이 해봤다고 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여고를 다녔기 때문에 학창시절에는 주변에 아예 남자가 없었고요(웃음). 대학에 간 후에는 1순위가 사랑이 됐어요. 제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사랑했던 때가 아닌가 싶어요(웃음).

 

서로 마음의 크기가 다르면 짝사랑일 수 있다는 거죠?


그렇죠. 항상 두 사람의 마음이 똑같을 수 없잖아요. 그리고 상대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없고요. 말을 통해서 들어도 그 마음이 온전하게 들리지는 않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제 마음이 식을 때도 있고, 상대적으로 더 많아질 때도 있는 거죠. 저는 그런 기울기 자체를 짝사랑으로 보는 것 같아요. 그래서 계속 고민하게 된 거죠. 저 사람은 무슨 마음일까, 어떤 생각을 할까. 내 마음은 어떤 걸까. 그렇게 계속 고민했던 것들이 드라마 <전지적 짝사랑 시점>의 내레이션에 담긴 것 같아요.

 

그런 과정 속에서 ‘전지적 시점으로 짝사랑을 바라본다’는 아이디어가 떠오른 거군요.


맞아요. 상대방의 마음과 생각을 속 시원하게 듣고 싶었던 거예요.

 

연애하면서 속마음을 드러내지 못할 때가 많으셨어요?


저도 표현을 너무 못하거든요. 원래 실수를 많이 하고 실패를 많이 한 사람들이 말이 많잖아요(웃음). 제가 연애를 잘했으면 그런 고민도 많지 않았을 텐데, 실수도 많이 했고 결국은 실패를 많이 했기 때문에 계속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제가 가지고 있는 아쉬움이 드라마에서 많이 드러난 것 같고요.

 

드라마의 내용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드라마에서는 캐릭터를 통해서 보편적인 상황에서의 감정들을 많이 이야기했는데요. 책은 조금 더 사적이고 내밀화되어 있어요. 드라마에도 공감 가는 대사들이 몇몇 있었는데, 책에는 더 세밀함 감정들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사실 처음에는 굉장히 부끄러웠어요. 저의 개인적인 감정들도 너무 많이 담았거든요. 어떻게 보면 일기장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책이 나오고 나서 주변 사람들한테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많이들 공감하더라고요. 양혜지라는 배우하고 되게 친한데, 그 친구도 책 읽고 나서 자기 이야기라고 하더라고요. 다행이다 싶었죠(웃음). 내 이야기만은 아니겠구나 싶었어요.

 

드라마 속 상황 너머에 있는 이야기들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사실 드라마에서는 조금 더 보편적인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 너무 나쁜 마음은 잘 쓰지 않았거든요. 많이 순화를 시켰던 거죠. 그런데 책에는 조금 더 적나라한 마음들이 담겨 있을 거예요. 예를 들면, 사랑을 하는 사람의 입장도 있지만 사랑을 받는 사람의 입장도 있거든요. 「너의 의미」라는 꼭지를 보면 “날 좋아해주는 사람”을 단지 “자존감 충전소”라고 표현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런 마음을 드라마에서는 잘 담지 못했는데, 책에서는 조금 더 노골적으로 쓴 것 같아요.

 

시즌 3의 ‘변우석’이 떠오르네요. 사랑 받기만을 원하는 인물이잖아요.


그렇죠(웃음).

 

드라마 <전지적 짝사랑 시점>을 보면, 한 회가 끝날 때마다 남녀 배우가 내레이션을 하잖아요. 그때 읊은 문장들이 많이 회자가 됐어요. 짧은 두 개의 문장으로 짝사랑의 감정이 압축되어 있잖아요. 쓸 때 힘들지 않으셨어요?


저는 처음부터 드라마 작가로 시작한 게 아니잖아요. 원래 짧은 글을 쓰는 걸 좋아했고,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었어요. 말씀하신 부분도 아예 드라마 속에 카피를 배치한 거예요. 드라마라기보다는 조금 더 광고처럼 만들었던 것 같아요. 저한테는 긴 글보다는 짧은 글을 쓰는 게 더 편하고 쉬워요.

 

이전에는 마케팅 업무를 하셨다고 들었어요. 일하시다가 <전지적 짝사랑 시점>의 제작사 대표님과 인연을 맺으셨다고요.


엔미디어라는 방송 외주 제작사의 콘텐츠실에서 에디터로 일했었어요. 그때 실장님으로 계셨던 분이 지금의 대표님이시고요. 저는 방송과 관련된 카드뉴스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독립을 준비하고 계셨던 실장님께서 제안을 하셨어요. 그래서 와이낫미디어의 창립멤버가 된 건데요. 그때 제가 스물셋의 어린 에디터였는데, 초반에 기회를 많이 주셨어요. 처음 기획했던 게 <전지적 짝사랑 시점>이었는데 당시에는 선배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겠냐’고 하셨어요(웃음). 그래서 보류가 됐던 기획안이었는데요. 다른 단편들을 한 편씩 만들다 보니까 반응이 좋아서 <전지적 짝사랑 시점>을 재검토 해주셨어요. 저는 PD나 작가를 꿈꾼 적이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갑자기 작가라는 직업도 갖게 되고 PD라는 직업도 갖게 된 거예요.

 

예상도 못했던 길 위에 서 있는 건데요. ‘어쩌다 여기에 와있는 거지? 앞으로도 이 길을 계속 갈까?’라는 생각도 하세요?


직업이 꿈이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죽기 전까지 여러 가지 직업을 가지고 싶었어요. 그러다가 작가와 PD라는 직업을 갖게 된 건데, 또 다른 직업을 가질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다른 흥미로운 일이 생기거나 좋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른 일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낙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고요. 그래서 불안하거나 하지는 않아요. 지금 가지고 있는 웹드라마 PD, 작가라는 직업도 그렇죠.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웹드라마 초기였기 때문에, 오디션을 보러 온 배우들한테 작품을 설명하는 게 어려웠어요. 단편영화도 아니고, 웹드라마라고 하기에는 너무 길이가 짧고, 광고라고하기에는 이야기가 있는 것 같고... 그러다 보니까 어떤 작품인지 설명하는 게 굉장히 어려웠어요. 그런데 1~2년 사이에 하나의 포맷으로 자리를 잡고 트렌드가 되면서 저도 지금의 직업을 갖게 된 거죠. 그런 것처럼 직업이라는 게 바뀔 수도 있고 새로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시즌 3에는 ‘양혜지’가 없었다?


웹드라마 최초로 1억 뷰 이상을 기록했어요. 기분이 어떠셨어요?


가장 많은 뷰 수를 기록한 게 ‘술의 신’ 편이었는데요. 페이스북에서만 천만 뷰가 넘었어요. <전지적 짝사랑 시점>을 확실히 알린 편이었죠. 그때 친구랑 같이 술을 마시러 갔다가 중간 중간 휴대폰으로 반응을 봤는데, 속도가 이상할 만큼 빠른 거예요. 트래픽이랑 좋아요 수가 너무 빠르게 올라가는 거죠. ‘이상하다, 왜 이러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실감이 안 났고요.

 

‘술의 신’ 편은 웹드라마 중에서 가장 많이 조회됐다고 하는데요.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라면서요?


각색이 되기는 했지만 제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는 맞아요. 저희 집 오피스텔 1층에 편의점이 있었는데, 제가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갈 때면 편의점에 들렀었어요. 맥주 두 캔은 꼭 사고요(웃음). 드라마에서도 양혜지 배우가 취한 채로 편의점에 와서 맥주를 사가잖아요. 그게 제 모습이었어요(웃음). 그런데 편의점 알바생이 조금 잘생겼었거든요. 취해도 그건 생각이 나더라고요(웃음). 한 번은 제가 요구르트 같은 걸 계산하는데 1 1 제품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하나 더 가지고 와서 알바생한테 주면서 드시라고 했어요. 그런데 ‘제가 유제품은 안 먹어서요’ 하면서 엄청 시크하게 이야기하는 거예요(웃음). 그게 조기성 캐릭터의 탄생이었어요. 드라마에서 조기성이 굉장히 시크한 사람으로 나오잖아요. 그렇게 캐릭터를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됐었죠.

 

편의점 알바생과는 썸이 없었나요(웃음).


어느 순간부터 그 분이 안 보이시더라고요(웃음). 조금도 썸 같은 게 없었고요(웃음). 그 분이 ‘술의 신’을 보셨다면 본인 이야기인 걸 아실까요? 전혀 모르실 걸요.

 

시즌 4도 준비 중이세요?


아직 진행되고 있는 건 없고요. 지금은 <전지적 짝사랑 시점> 장편 드라마 대본을 작업 중이에요. 제목이나 감성은 <전지적 짝사랑 시점>을 그대로 이어갈 것 같아요. 짝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건 같지만, 호흡이 길어지다 보니까 조금 더 깊어진 이야기들을 쓰고 있어요. 웹드라마에서는 한 편 한 편이 짧은 에피소드처럼 흘러갔는데, 그걸 조금 더 몰입도 있게 풀어나갈 것 같아요. 멀리서 보면 지금까지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거예요. <전지적 짝사랑 시점> 특유의 마무리하는 느낌이 있잖아요. 엔딩 멘트가 나오면서 한 편을 마무리했었는데요. 아마 장편도 그런 방식의 구조를 띌 것 같아요. 그렇지만 기존 드라마와는 또 다른 느낌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응답하라’ 시리즈가 다른 드라마들과는 다른 느낌이었던 것처럼, 새로운 포맷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드라마 종영 후에 시즌 4를 볼 수 있을까요?


시즌 2, 3까지는 너무 신나서 이 시리즈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어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제가 지치더라고요(웃음). 시즌 3.5까지 쓰다 보니까, 이야기를 이어가는 부분에 있어서 확실히 부담감이 생기더라고요. 기존 캐릭터를 살리면서 진행하다 보니까 새로운 스토리를 짜기 힘들어진 부분도 있었고요. 이번에 장편으로 새로운 스토리를 쓰는 것도, 저를 잠깐 환기하는 듯한 느낌도 있어요. 똑같은 이야기가 계속 반복될까 봐 걱정했었거든요.

 

‘웹드라마 사상 최초, 최다’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니까요. 부담이 되실 것 같기도 해요. 


맞아요. 너무 새롭게 다가가면 변했다는 소리를 들을 것 같고, 그렇다고 기존대로 가자니 바뀐 게 없다거나 질린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고요. 그 중간을 찾는 게 참 힘들더라고요. 최근에는 다양한 웹드라마들도 많이 나오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잠깐은 쉬어가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즌 3.5까지는 쉬지 않고 달렸거든요. 시간이 더 흐른 뒤의 모습으로 다시 찾아와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고요.

 

시즌 중간에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다음 회의 대본을 쓰시잖아요. 생각하셨던 스토리가 바뀐 적도 있었나요?


시즌 2 엔딩에서 기성이가 다시 수인이랑 잘 됐잖아요. 그래서 시청자들의 불만이 엄청 많았어요(웃음). 헤지가 상처를 받아서요. 그래서 시즌 3가 혜지를 위한 시즌으로 재탄생된 부분도 있어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죠. 사실 시즌 3를 처음 구상했을 때는 혜지라는 인물이 없었거든요. 혜지가 아닌 새로운 여자 캐릭터를 만들려고 했었어요. 조기성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시즌 3에도 혜지 캐릭터를 가져오게 되면서 이야기가 쭉 연결된 거죠. 원래 시즌 2와 시즌 3가 연결되는 이야기는 아니었어요. 그런데 시즌 2와 혜지 캐릭터가 워낙 큰 사랑을 받기도 했고, 이대로 끝내기에는 아쉽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연결을 하게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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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드라마는 더 촘촘하게 파고드는 것 같아요


처음 <전지적 짝사랑 시점>을 만드실 때, 이렇게 시즌이 계속 이어질 줄 아셨어요?


아뇨, 시즌 1도 21편까지 찍을 수 있을지 몰랐어요. 처음에는 하루에 4편씩 찍어서 올렸었고, 3번째 편이 올라갈 때쯤 반응이 괜찮으면 또 나가서 찍어오는 식이었어요. 특히 시즌 1은 옴니버스식으로 한 편씩 잘려져 있잖아요. 그때는 생각나면 대본 쓰고 나가서 찍어오고 그랬기 때문에 시즌 1이 몇 부작이 될지도 몰랐어요. 21편에서 마무리를 한 건, 이제 이야기를 한 번 이어나가 보는 게 어떻겠냐는 이야기가 있어서였어요. 처음에는 단순하게 한 편씩 보여주고 싶었던 건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져서 지금까지 오게 된 거죠.

 

주 시청자층이 10대 후반~20대 중반이에요. 이들이 <전지적 짝사랑 시점>에 열광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기존 드라마와 다른 점이 있었던 걸까요?


아무래도 TV 드라마는 시청자층을 조금 넓게 잡아야 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조금 더 보편적인 이야기를 가져오게 되는 것 같고요. 거기에 한국 드라마가 좋아하는 막장 코드, 재벌 코드, 판타지 코드도 가져오다 보니까 시청자가 자신의 이야기하고는 멀어지는 느낌을 받지 않나 싶어요. 반면에 웹드라마는 TV와 같은 스케일로 제작을 할 수 없다 보니 조금 더 촘촘하게 파고든다고 할까요. 내가 일상에서 실제로 쓰는 언어가 나오고 전남친이나 썸남, 남사친 같은 사소한 소재들도 나오는 거예요. 그런 것들을 다루다 보니 사람들이 공감해주고 좋아했던 것 같아요. ‘이건 진짜 내 이야기랑 비슷한데?’ 싶었던 거죠. 초반에 정말 신기했던 게, 메시지가 진짜 많이 왔었어요. 물론 댓글도 많이 달렸지만 메시지가 엄청 왔어요. 그리고 남자 팬들이 많아서 신기했어요. 특히 군인들이 장문으로 편지를 보내서 ‘이건 정말 제 이야기예요’ 그러는 거예요. TV 드라마를 보면서도 그렇게 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메시지를 보내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거든요. 웹드라마는 조금 더 현실적으로, 옆에서 들려주는 듯한 이야기를 담다 보니까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기존의 드라마나 영화를 떠올려 보면, 여성 인물은 감성적인 면이 많이 부각됐던 것 같은데요. 상대적으로 남성 인물은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것 같아요. 몇 가지 행동으로 드러나기는 하지만 구구절절 토로하지는 않는 거죠. <전지적 짝사랑 시점>에서는 남녀의 감정이 똑같이 독백으로 처리되잖아요. 남성분들이 공감했을 법하네요. 


시청자의 70%가 남자일 때도 있었어요. 특히 시즌 2 때 많이 그랬어요. 여사친도 등장하고 전여친도 등장해서 그랬는지, 많은 남자들이 공감하더라고요. 아직까지 군대에서 편지를 보내오는 팬도 있어요. 많은 남자 팬들이 진정성 있게 공감해줘서 너무 신기했어요.

 

일상적인 상황과 장소 때문에 공감도가 높아진 측면도 있을 것 같아요. 일례로, 조기성은 끊임없이 알바를 하잖아요. 재벌만 등장하는 드라마들과는 다르죠.


알바왕 조기성 캐릭터는 저한테서 나온 거예요. 제가 알바를 많이 했었어요. 기성이가 했던 모든 알바는 다 제가 했던 일들이에요. 저뿐만 아니라 주변에 많은 친구들이 그렇거든요. 알바하고 학교 다니고, 그러면서 연애도 하고. 그런 친구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조기성 같은 캐릭터가 등장하면 훨씬 더 현실적일 거라고 생각하고 썼어요. TV 드라마에서는 많이 보여지지 않는 이야기잖아요. 여자 주인공들은 알바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남자 주인공들은 왜 그렇게 알바를 안 하는지 모르겠어요(웃음).

 

그런 점에서는 남자 시청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을 수도 있겠네요.


그러니까요. 뭔가 남자들에게는 경제력이 기본인 것처럼 비춰지는 거죠. 저는 어마어마한 재벌 친구를 만나본 적이 단 한 번도 없거든요. 그런데 드라마에서는 왜 그렇게 재벌들만 계속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대학생들의 자취방도 너무 호화스럽잖아요. 그러면 진짜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죠.

 

거의 모든 편이 원테이크로 촬영됐잖아요. 제가 듣기로는, 작가님께서 연출을 배우신 적이 없어서 편집이 필요 없는 방법을 찾다가 원테이크로 촬영하게 되셨다고 하더라고요.


맞아요. 시즌 1을 시작했을 때도 현장에 나가서 연출을 하는 경험은 없었거든요. 영상을 배워본 적도 없고 편집을 할 줄도 몰라요. 그런데 처음에 워낙 작게 기획을 했던 작품이다 보니까, 선배들이 네가 직접 해보라고 해서 하게 된 거예요. 최대한 편집을 안 하는 방법을 찾다가 원테이크 기법을 보게 됐어요. 그때만 해도 한 편이 2분 내외의 분량이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컷을 나눠봤자 의미가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또 다큐멘터리를 보면 원테이크로 인물을 따라가면서 촬영하잖아요. 그게 전지적으로 보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확실히 몰입도도 더 생기는 것 같고요. 그래서 원테이크로 찍기 시작했어요.

 

시즌 1 이후에도 계속 원테이크로 촬영할 계획이셨어요?


처음에는 전부 원테이크로 갈 생각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한두 편 만들다 보니까 사람들이 좋아해주더라고요. 이것도 나름대로 포맷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시즌 1을 전부 원테이크로 끌고 갔죠. 그러다 보니까 마치 트레이드마크처럼 돼서 시즌 2, 3도 계속 그렇게 간 거고요. 나중에 이야기가 길어지면서 안 좋은 점들도 많이 있었어요. 한 공간 안에서만 움직여야 되니까 연출에 한계가 생기는 거죠. 스토리도 그렇고요. <전지적 짝사랑 시점>은 계속 대화를 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그걸 통해서 한계가 보완되는 측면도 있어요. 처음에는 제가 편집을 못하니까 꼼수로 시작한 방법이었는데, 의외로 시청자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계속 원테이크로 촬영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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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을 끝내야 할 때


박보검 씨와 같이 웹드라마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하셨었어요. 결국 소원 성취하셨죠(웃음)?


예전에 인터뷰를 하면서 그런 질문을 받았어요.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배우가 있느냐고요. 딱히 떠오르는 분이 없어서 제 친구가 좋아하는 박보검 씨를 이야기했는데요. 제 친구가 박보검 씨랑 제가 같이 촬영을 하면 밥차를 보내주겠다고 했었거든요(웃음). 그 이야기가 생각나서 이야기했던 건데, 인터뷰에서는 밥차 이야기가 빠졌더라고요(웃음). 이후에 저는 인터뷰에서 했던 이야기를 잊고 있었는데, 박보검 씨랑 촬영을 마치고 나서 회사 동료가 기사 링크를 보내줘서 알았어요. ‘아, 그랬었구나’ 하고요(웃음).

 

그래서, 친구 분은 밥차를 보내주셨나요?


안 보냈어요(웃음).

 

촬영 현장에는요? 오셨나요?


오지도 못했죠(웃음).

 

제가 다 안타깝네요(웃음).


그때는 친구가 취준생이었기 때문에 밥차를 보내주기에는 준비가 안 되어 있는 상황이었어요. 촬영도 극비로 진행이 돼서 외부인 출입이 힘들었고요. 사진도 거의 찍지 못했어요.

 

다음 작품을 함께하고 싶은 배우는 누구인가요?


너무 너무 같이 작업하고 싶은 배우가 한 분 계세요. 강하늘 배우를 정말 좋아하거든요(웃음). 내년 5월에 제대하시는데 복귀작으로 채가고 싶을 정도예요(웃음). 사실 이번 장편 드라마의 주연 캐릭터 이름을 강하늘로 지었어요. 나름의 메시지라고 할까요(웃음). 제가 정말 좋아하는 캐릭터이기도 한데요. 좋아하는 배우 강하늘 씨랑 같이 촬영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책을 쓰시면서 가장 좋으셨던 부분은 어디였나요?


책이 세 파트로 나뉘는데요. 혼자 짝사랑을 시작하고, 연애를 하고, 헤어지는 순서대로 되어 있어요. 저는 마지막 파트를 좋아하는데요. 조금 더 개인적인 시점에서 많이 이야기를 해서 그렇기도 하고요. 지금 제가 세 번째 파트의 끝쯤에 위치해서 그런지 몰라도, 그 부분이 가장 진실 돼 보이더라고요. 첫 번째 두 번째 파트는 설렘설렘하고 몽글몽글한 느낌들을 많이 살렸는데, 사실 지금의 저는 그 마음들과 많이 떨어져 있어서요(웃음). 반면에 세 번째 파트는 술술 써졌던 것 같아요. 쓰면서도 제일 재밌었고요. 가장 가깝게 위치한 마음이라 그런가 봐요. 마지막 파트에는 미련이 많이 남아 있잖아요. 어떻게 보면 찌질한 감정들이 많은 건데, 제가 굉장히 찌질한 사람이라 그런가 봐요(웃음).

 

지금 짝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가장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제가 짝사랑할 때를 생각해 보면, 어떤 말도 들리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아무리 주변에서 이야기를 해도 결국에는 제 마음 가는 대로 했던 것 같은데요. 사실 짝사랑 이야기를 쓰면서 굉장히 조심스러웠던 부분이 있었어요. 혹시나 제가 한 발 떨어져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제3자로서 코치하는 것처럼 느껴질까 봐 조심스러웠어요. 그래서 글을 쓰면서 저를 외로운 상태로 많이 만들었어요. 제가 행복하면 뭔가 독자들을 기만하는 느낌이었거든요. 저도 외로워지면서, 짝사랑을 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많이 썼고요. 그냥 이런 사랑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어요. 지금 네가 하고 있는 사랑이 절대 틀리지 않았다고, 그런 사랑도 있을 수 있고, 너랑 비슷한 사람이 여기 나도 있고 또 다른 사람들도 있다고, 그런 걸 말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다양한 사랑들을 많이 넣었어요. 이 중에 하나쯤은 자기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게 있지 않을까 하고요. 그렇게 공감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썼던 것 같아요.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라는 말이 있죠. 상대보다 마음이 클수록 힘들다는 이야기일 텐데요. 그럴 때도 사랑을 계속해야 할까요?


짝사랑을 하면서 스스로를 파괴하고 있을 때는 끝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렇지 않을 때까지는 계속 해봐야 하는 것 같아요. 할 수 있는 만큼 사랑해보고 다쳐봐야 후회가 안 남고 미련이 안 남는 것 같아요. 다 표현하지 못하고 쏟아내지 못해서 미련이 남잖아요. 그러면 저처럼 말이 많은 사람이 되는 거죠(웃음). 남은 마음을 꾸역꾸역 담아서 책으로까지 써내는 거잖아요(웃음). 그렇지 않고 마음을 다 쏟았을 때는 후회도 미련도 안 남더라고요. 어느 정도 마음의 양은 정해져 있다고 봐요. 마음을 다 써야 새로운 마음을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최선을 다해서 사랑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파괴하는 정도만 아니라면요. 그 정도가 돼서 끝내야 할 때는 끝내야죠.

 

 


 

 

전지적 짝사랑 시점이나은 저/명민호 그림 | 나무의철학
사랑할 수도 없고, 사랑 안 할 수도 없는 이 시대 청춘남녀들에게 이 책이 가장 큰 위안과 치유, 휴식이 되어줄 것이라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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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나리

그저 우리 사는 이야기면 족합니다.

전지적 짝사랑 시점

<이나은> 저/<명민호> 그림12,42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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