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금주의 책] 전체는 부분의 합이 아니다

<전체를 보는 방법> 외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학문의 경계가 무너진 책 속에서 우리는 낯선 길을 걷는다. 신기하게도 우리의 세상을 좀 더 이해하게 된다. (2018. 03. 06)

전체를 보는표1-띠지.jpg

 

 

 

분업은 현대 사회에 익숙한 원리다. 자동차 산업은 부품 업체와 완성차 업체로 나뉘고, 부품업체들은 자동차 부품의 개수(약 2만여 개)만큼이나 많은 업체들로 세분화된다. 대개의 회사는 영업부서와 지원부서, 관리부서 등으로 구분된다. 인터넷 서점 역시 본사와 물류센터의 큰 분업체계를 골간으로 업무를 분장한다. 정부는 각각의 분할된 업무를 지닌 수많은 부서들의 합으로 여겨진다.

 

현대 사회는 세상을 이해하는 것도 분업으로 해결하려 한다. 학문 분과를 세분화해서 각양각색의 전문가들을 생산한다. 세상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든 미디어는 전문가를 찾아 코멘트를 따낼 수 있다. 전문가가 많아서 세상이 더 명료해졌는지는 모르겠다. 세상은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대개 문제의 일부분에 전문가일 뿐이다. 시험 범위는 열 단원인데 한 단원을 공부했다고 시험 점수가 좋을 리 없다. 세상의 문제들은 자주 반복된다.

 

『전체를 보는 방법』 은 자연 세계와 현대사회의 복잡한 현상을 이해하려는 ‘복잡계 과학’의 접근방식을 흥미진진하게 소개하는 책이다. 핵심 메시지는 명료하다. 아무리 많은 부분을 이해한다고 해서 전체를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세상을 이루는 가장 단순한 요소를 연구해서 알게 되더라도, 단지 세상이 이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이유 때문에 우리가 모든 것을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 세상을 재구성하기 위해서는 구성요소들이 합쳐졌을 때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한 이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오늘날 이 교훈을 제대로 깨달은 집단으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있다. 야구팀 역시 세부적인 분업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감독 아래 투수코치, 타격코치, 수비코치, 주루코치, 배터리 코치가 있고,  여기에 트레이닝 파트, 심리 담당도 따로 있다. 당연히 각 코치나 트레이너들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그런데 선수의 수급 등 구단을 총괄하는 단장이나 사장 자리에는 비야구인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야구의 세부적인 부분을 알지는 못하지만,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체를 읽는 시야를 가진 이들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단장으로서 보스턴 레드삭스에 86년 만의 우승을 안기고, 사장으로서 시카고 컵스에 108년 만의 우승을 안긴 테오 엡스타인이 대표적이다.

 

『전체를 보는 방법』 에서 소개하는 ‘전체를 보는 방법’도 당연히 ‘부분을 보는 방법’과는 전적으로 다르다. ‘경제는 경제학에게, 혁명은 사회학에게’ 같은 구분은 없다. 꿀벌의 행동이 인간의 두뇌나 경제적 활동과 연결되고, 생명체의 신진대사가 인간이 건설한 도시의 크기와 연결되며, 모래더미의 움직임은 사회혁명과 연결된다. 저자는 “복잡계 과학의 궁극적 희망은 벌집과 금융시장, 뇌는 깊숙이 연결되어 있다는 데 있다”고 얘기한다.

 

학문의 경계가 무너진 책 속에서 우리는 낯선 길을 걷는다. 신기하게도 우리의 세상을 좀 더 이해하게 된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이 길을 계속 걸어야 한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진다. “전체는 부분의 합이 아니”라는 확신이 한층 두터워진다.

 

 

New Document

더 읽는다면…

 

예정된 전쟁
그레이엄 앨리슨 저/정혜윤 역 | 세종서적

미시적인 요소보다 역사의 큰 시야로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조망하는 책. 지난 500년 동안 패권국과 신흥국의 갈등상황을 바탕으로 앞날을 짚어본다.

 

 

 

 

 

 

 

 

바다의 습격
브라이언 M. 페이건 저/최파일 역 | 미지북스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해수면 상승의 역사를 통해, 지금 우리 문명이 놓인 상황을 경고한다.

 

 

 

 

 


 

 

인류는 아이들을 어떻게 대했는가
피터 N. 스턴스 저/김한종 역 | 삼천리

노키즈존 등 아이를 대하는 세간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 시대.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역사적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려준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금주(서점 직원)

chyes@yes24.com

오늘의 책

사람을 남기는 독서와 인생 이야기

손웅정 감독이 15년간 써온 독서 노트를 바탕으로 김민정 시인과 진행한 인터뷰를 묶은 책이다. 독서를 통해 습득한 저자의 통찰을 기본, 가정, 노후, 품격 등 열세 가지 키워드로 담아냈다. 강인하지만 유연하게 평생을 치열하게 살아온 손웅정 감독의 인생 수업을 만나보자.

쉿, 우리만 아는 한능검 합격의 비밀

한국사 하면 누구? 700만 수강생이 선택한 큰별쌤 최태성의 첫 학습만화 시리즈. 재미있게 만화만 읽었을 뿐인데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문제가 저절로 풀리는 마법! 지금 최태성 쌤과 함께 전설의 검 ‘한능검’도 찾고, 한능검 시험도 합격하자! 초판 한정 한능검 합격 마스터팩도 놓치지 마시길.

버핏의 투자 철학을 엿보다

망해가던 섬유공장 버크셔 해서웨이가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거듭난 과정을 보여준다. 버크셔의 탄생부터 버핏의 투자와 인수 및 확장 과정을 '숫자'에 집중한 자본 배분의 역사로 전한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진면목을 생생하게 담아 가치 투자자라면 꼭 봐야 할 필독서다.

뇌를 알면 삶이 편해진다

스트레스로 업무와 관계가 힘들다. 불안 때문에 잠이 오지 않는다. 그냥 술이나 마시고 싶다. 이런 현대인을 위한 필독서. 뇌과학에 기반해 스트레스 관리, 우울과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기, 수면과 식습관에 관해 알려준다. 처음부터 안 읽어도 된다. 어떤 장을 펼치든, 삶이 편해진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