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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영의 읽는인간] 중고로 절대 팔지 못하는 책

『한 글자 사전』, 『잘 지내라는 말도 없이』, 『세 여자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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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책책’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김동영의 읽는인간’에서 진행하는 코너로, 격주 금요일 방송됩니다.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2018. 02. 14)

[채널예스] 책책책.jpg

 

 


프랑소와 엄 : <김동영의 읽는인간>의 작은 코너! ‘책책책’이 인기 있었으면 좋겠어요.

 

생선:  ‘프랑소와 엄의 관리사무소’보다요?

 

프랑소와 엄 : 그럼요. 저는 ‘책책책’에 더 집중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제가 소개한 책의 판매지수가 올랐으면 해서요. 이번 주제가 ‘중고로 절대 팔지 못하는 책’인데요. 전 고민을 너무 많이 했어요. 캘리 님은 이 주제 딱 들었을 때 어떠셨어요?

 

캘리 : 굉장히 여러 책들이 떠올랐어요. 저도 그래서 고르기가 힘들었는데요. 개인적인 것도 생각해서 꼭 소개하고 싶은 책을 한 권 가져왔습니다.

 

생선 : 저는 어떤 주제든 항상 준비가 되어 있어요. 라디오에서 일했기 때문에요. 한 주제에 맞는 이야기나 음악을 고르는 훈련이 되어 있거든요. 사실 저는 책을 중고로 진짜 많이 팔아요. 책을 집에 쌓아놓기가 싫어요. 여름이나 봄에 지인들과 벼룩시장을 열어요. 그런데 얼굴 공개 정말 안 하실 거예요?

 

프랑소와 엄 : 네. 저는 시크하니까요.

 

생선 : 그럼 저만 공개하죠. 전 잘생겼으니까요. 

 

 

프랑소와 엄이 추천하는 책

 

『한 글자 사전』
김소연 저 | 마음산책

 

저는 중고로 절대 팔 수 없는 책이 사실 집에 많아요. 그래서 정말 고민했는데요. 제가 ‘책책책’ 시작하면서 이런 말씀을 드렸잖아요. “저희 팟캐스트를 좋아하시는 독자 분들이 좋아할 만한 책을 소개하겠다”라고요. 그랬기 때문에 고른 책이 이거예요. 김소연 시인이 최근에 낸 『한 글자 사전』 입니다. 아직 출간 한 달도 안 됐는데요. 판매도 좋은 것 같고요. 예스24 ‘오늘의 책’에도 선정되었습니다. 이 책 고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어요. 우선 김소연 시인을 굉장히 좋아하고요. 또한 마음산책 출판사는 믿고 보는 출판사죠. 최근 <월간 채널예스> 표지 인터뷰를 진행했던 김숨 작가님도 마음산책만의 편집 결이 있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그게 뭔지 알기 때문에 아주 신뢰하는 출판사입니다. 게다가 『한 글자 사전』 이 특별한 이유가 있어요. 김소연 시인의 『마음사전』 이 스테디셀러잖아요. 그게 2008년 1월 20일 1쇄였더라고요. 1월 20일, 무슨 날인지 아세요? 그건 방송에서만 공개할게요(웃음) 여하튼 제게 『마음사전』 은 정말 운명 같은 책인데, 이 책이 나온지 딱 10년이 지난 후 나온 책이 『한 글자 사전』입니다.


또 있어요. 『한 글자 사전』 을 딱 처음 봤을 때 이거 오은 시인 님이 좋아할 책이겠다, 는 생각을 했거든요. 사전 마니아시잖아요. 그런데 책 머리말을 봤더니 이 책이 계간지 <문예중앙>에서 2014년부터 1년 간 연재한 원고를 묶은 책이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이 코너 자체가 오은 시인 님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거라고 해요. 저희 <예스책방 책읽아웃>과도 굉장히 인연이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어떻게 소개할까 너무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정말 중고로 절대 팔 수 없을 만듦새와 이야기가 있는데 어떻게 소개할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러다가 출근길에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을 들었거든요? 방송에서 깜짝 전화 연결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게 재미있어서 저도 생각을 하다가 전화 연결 할 분이 떠올랐어요. 제가 또 좋아하는 분인데요. 마음산책 마케터 분께 전화연결을 해볼까 해요. 우선, 걸어보겠습니다.

 

따르릉~

 

프랑소와 엄 : 안녕하세요? 권혁준 팀장님 되시죠? 저 프랑소와 엄입니다.


권혁준 팀장 : 예, 안녕하세요.


생선 : 안녕하세요. 저는 생선 김동영입니다.


캘리 : 안녕하세요. 저는 캘리라고 합니다.


권혁준 팀장 : 어? 왜 이렇게 많은 분들이 계시죠?


프랑소와 엄 : 제가 갑자기 전화 걸어서 굉장히 놀라셨죠?


권혁준 팀장 : 네, 뭘 하고 계시는 건가요?


프랑소와 엄 : <예스책방 책읽아웃>이라고, 팟캐스트 녹음 중인데요. 오늘 ‘중고로 절대 팔 수 없는 책’으로 마음산책의 신간이죠. 김소연 시인의 『한 글자 사전』 을 추천했는데요. 너무 좋은 책이라 감히 제가 소개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팀장님께 전화를 드렸어요.


권혁준 팀장 : 저보다 더 잘하실 것 같은데요.(웃음)


생선 : 김소연 시인 님의 『한 글자 사전』 . 1월 25일에 나왔잖아요. 아직 얼마 안 됐거든요. 더 나갈 거고, 완전 스테디셀러 될 것 같아요. 믿고 보는 출판사, 마음산책의 사전 시리즈입니다. 책 소개 한 번 해주세요. 한 가지라도 요약해서 말씀해주세요.


권혁준 팀장 : 김소연 시인의 전작 『마음사전』 이 워낙 좋은 책이었어요. 보통의 책은 주기가 있죠. 판매량이 정점을 찍었다가 하강 곡선을 그리게 마련인데요. 『마음사전』 은 그 곡선이 완만하고, 어떤 때는 전년도보다 더 판매가 좋았던 해도 있었어요. 꾸준하게 사랑 받는 책이었는데요. 그 책의 10년을 기념해 새롭게 선보인 같은 사전 형식의 책이 『한 글자 사전』 이에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주시는 것 같아요.


생선 : 표지 콘셉트가 있나요? 『마음사전』 과 디자인이 비슷한 것 같아요.


프랑소와 엄 : 마음산책은 디자인팀에서 표지를 거의 하신다고 들었어요.


권혁준 팀장 : 네, 저희는 외주 없이 100% 내부 디자이너들이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생선 : 궁금한 게 있는데요. 표지에 보면 ‘한 글자로 가늠하다.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는 생의 감촉’이라는 문구가 있잖아요. 그거 누가 쓰신 거예요?


권혁준 팀장 : 처음에 저희가 의견을 올렸고요. 최종적으로는 김소연 시인 님이 수정하셔서 의견이 반영된 겁니다.


프랑소와 엄 : 팀장님, 저희 ‘책읽아웃’에서 이 책 소개했으니까 엄청 잘 나갈 거예요.(웃음) 기대해주셔도 좋고요. 너무 갑자기 전화 드려서 죄송하고요. 다음에 예스24 오시면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 대접할게요. (진심)


권혁준 팀장 : (웃음)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생선이 추천하는 책


『잘 지내라는 말도 없이』
김동영 저 | 달

 

주제가 중고로 팔고 싶지 않은 책이잖아요. 저는 얄팍하게 제 책을 골라왔습니다. 여태까지 다섯 권의 책을 냈어요.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 『나만 위로할 것』 , 『잘 지내라는 말도 없이』 , 『당신이라는 안정제』 ,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인데요. 10년 동안 다섯 권을 냈거든요. 그 중 다른 책들의 판매량은 그리 나쁘지 않았어요. 오히려 많은 사랑을 받아서 좋았는데요. 『잘 지내라는 말도 없이』 는, 안 됐어요. 사실 저는 여행작가가 꿈이 아니었거든요. 소설가가 되는 게 꿈이었어요. 그 꿈을 갖고 있다가 첫 책 낸 후 6년 만에 소설을 쓴 거예요. 원래도 소설은 쓰고 있었는데 계속 퇴짜를 맞다가 이 소설이 통과돼서 책으로 나온 거죠. 5장짜리 단편이 279쪽까지 늘어나 장편이 된 소설이에요. 그런데요. 안 팔려도 이렇게 안 팔릴 수가 없어요. 만 부 조금 넘게 팔렸을 거예요. 저에게 어떤 책에 가장 애정이 많은지 가끔 물어보시는데요. 다 애정이 있지만 저는 『잘 지내라는 말도 없이』 를 굉장히 애정하거든요. 이 책을 쓸 때 진짜 신났어요. 처음으로 글을 정말 잘 쓴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2017년에 가즈오 이시구로가 노벨문학상을 받았잖아요. 『나를 보내지 마』 의 내용이 복제인간에 대한 내용인데요. 『잘 지내라는 말도 없이』 도 비슷해요. 영화도 염두에 두고 썼는데 판권도 안 팔리고 그랬죠. 줄거리는 이래요. 과학과 의학이 발달해서 인간이 더 이상 나이를 먹지 않게 된 거예요. 원하는 나이에서 멈출 수 있게 됐죠. 평균 수명이 200살까지 이르게 된 세계를 배경으로 한 소설인데요. 제가 다루고 싶었던 건 과연 인간의 수명이 그렇게 늘어났을 때 그 시간을 견딜 수 있는 철학이 있는가 하는 문제였어요. 그런데 저만 좋아하고 다 안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저는 저의 다른 네 권의 책은 다 중고로 팔아도 상관 없는데 이 책만큼은 중고 시장에 안 나왔으면 좋겠어요. 조사를 했거든요. 예스24에는 24권이 있고요. 알라딘 26권, 교보에 12권이 있더라고요. 너무 가슴이 아파요. 예전에 오은 시인 님이 중고 서점에 있는 자기 책을 다 산 적이 있다고 했잖아요. 저도 사려고요. 책이 중고 서점에 많이 있다는 얘기는 그만큼 많이 팔렸다는 얘기인데 이 책은 많이 팔리지도 않았거든요? 근데 엄청 싸게 팔리고 있는 거죠.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더 열심히 써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하는 그런 책입니다. 이 책, 많이 읽어주셨으면 좋겠고요. 언젠가 개정판으로 내고 싶어요. 다시 쓰고 싶습니다. 심지어 표지 그림도 제가 그린 거예요. 제게는 이 책이 굉장히 큰 좌절이었는데요. 그래서 단편 소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캘리가 추천하는 책


『세 여자 1, 2』
조선희 저 | 한겨레출판

 

제가 이번에 소개할 책은 조선희 작가의 장편소설 『세 여자 1, 2』 입니다. 저는 항상 독서기록을 하거든요. 특별한 건 아니고요.(웃음) 책을 한 권 읽으면 다 읽은 날짜를 기록하고, 나름대로 별점을 매겨둬요. 4년째 해오고 있는 일인데요. 좋은 점은, 나름의 역사랄까? 한 해를 정리할 때 그래도 내가 뭔가를 하며 살았구나 하는 감각을 가질 수 있게 된다는 점이에요. 그렇게 매해 나만의 '올해의 책' 목록도 만들곤 하는데요. 2017년에 저의 '올해의 책' top3 안에 들었던 책이 바로 『세 여자 1, 2』 였습니다. 


이 소설은 20세기 초 일제강점기, 해방공간 그리고 한국전쟁을 거치는 시간 동안 역사의 중심에 살았던 세 여자, 허정숙과 주세죽 그리고 고명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조금 낯선 이름들이잖아요. 우리에게 좀 더 잘 알려진 건 박헌영이나 여운형 같은 이름이죠. 생각해보면 독립운동을 남자만 하지는 않았을 텐데요. 여자들의 이름이 이렇게 낯설다는 건 달리 말해 여자의 역사가 제대로 기록되지 않고, 지워져 왔다는 의미이기도 할 겁니다. 조선희 작가는 '조선공산당의 여성 트로이카'로 불렸던 세 여자를 소설 안에 생생하게 살려내는데요. 이런 맥락에서도 저에게는 굉장히 의미가 깊은 이야기였습니다. 몰랐던 역사 속 여성들을 발견해냈으니까요.

 

이 책을 중고책으로 팔 수 없는 특별한 이유가 더 있어요. 소설이 정말 좋기도 하지만 그보다 제게는 특별한 추억이 있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여기 보시면 작가님께 직접 받은 사인이 있잖아요. 실은 작년 여름에 작가님과 <채널예스>에서 인터뷰를 했거든요. 책이 이미 너무 좋았기 때문에 팬심을 안고 갔는데 인터뷰를 하고 나니 더 좋은 거예요. 그래서 계절이 하나 바뀌고 그해 가을, 특별한 북콘서트를 다녀왔습니다. 이 소설이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잖아요. 그 안에는 서대문형무소를 비롯한 곳곳의 역사적 장소가 등장하는데요. 바로 그 서대문형무소에서 『세 여자 1, 2』 의 북콘서트를 했던 거죠. 그 북콘서트에 따로 신청을 해서 갔습니다.(웃음) 서대문형무소라는 공간이 주는 직접적인 현장성과 그곳에서 고초를 겪은 세 여자의 이야기를 작가님의 입을 통해 직접 듣는 경험은 정말이지 시간이 지나도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그 북콘서트가 끝나고 오래(웃음) 기다려서 책에 사인을 받았습니다. 작가님과도 반갑게 인사 나누고요. 저한테는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책인데요. 내용도 그렇지만 그날 느꼈던 감동 같은 것이 책 한 권에 담겨 있고, 그게 마음에도 오래 남아 있어요. 정말이지 절대 중고책으로는 팔 수 없을, 그러면서도 여러분께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그런 책입니다.

 

소설 속 여성들에게는 적이 두 개였어요. 일본이라는 적과 가부장제라는 적이 모두 존재했던 건데요. 그것들로부터의 해방을 고민하는 여자들의 목소리가 지금 우리에게도 울림을 주는 것 같습니다. 특히 북콘서트에서 조선희 작가님이 소설의 등장인물 중 한 명인 주세죽이 끝내 딸과 오해를 풀지 못하고 죽는 장면을 언급하시면서 작가님 스스로가 지금껏 워킹맘으로 살면서 가졌던 고민들, 딸에 대한 미안함 같은 것들을 말씀하셨거든요. 작가와 등장인물의 삶이 절묘하게 겹쳐지면서 굉장히 큰 울림을 줬어요.

 

구상에서 출간까지 무려 12년이 걸렸다고 하고요. "소설이 역사를 배반하지 않도록 하려고" 애썼다는 작가의 말대로 소설이긴 하지만 거의 역사에 가까운 이야기거든요. 이름 석 자가 정확히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실제 인물이고요. 출처를 명확하게 밝힌 부분도 모두 사실이라고 합니다. 무척 재미있는 소설인 동시에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당시 시대상황을 알기에도 굉장히 좋은 책이에요. 영화 판권이 팔렸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는데요. 얼른 영화로 만들어졌으면 하는 작품이에요. 주변에 이 책을 추천해서 실패한 적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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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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