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음악 속 익숙한 수지의 모습

수지 『Faces Of Love』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큰 장식 없이도 목소리를 투명하게 담아낸 앨범이 편안함을 남긴다. (2018. 02. 13)

수지.jpg

 

 

수지의 첫 앨범은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혼재했다. 고혹적으로 몰아치는 「Yes no maybe」는 미스 에이의 정체성을 이어갔으면 하는 의도에서 박진영이 준 타이틀곡이지만 가수에게는 숨 가빠보였다. 「취향」과 「난로 마냥」은 수지의 곡이라기보다 롤러코스터 조원선의 노래에 목소리를 얹은 것 같았다.

 

「Holiday」가 유독 편안히 다가온 데는 익숙한 수지의 모습이 음악 속에 투영되어 있기 때문일테다. 맑은 선율과 가창은 「Dream」이나 「기다리지 말아요」 등의 음원에서 들려준 착하고 따뜻한 질감을 가져간다. 여유롭게 불러낸 보컬 역시 성량의 한계는 가려내면서 음색의 장점을 만족할 만큼 가까이 전달한다. 셀레나 고메즈의 「Bad liar」를 연상하게 하는 「Sober」는 녹아들 수 있는 스타일을 영리하게 접목한 사례다.

 

여러 표정을 담아낼거라 생각한 음반에서 오히려 연출을 걷어낸다. 「행복한 척」은 그가 느낀 감정 그대로를 조명한 곡이고 타이틀곡보다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번에도 「다른사람을 사랑하고 있어」를 시작으로 담백하고 차분한 노래로 채운다. 「잘자 내 몫까지」와 「서툰 마음」 같은 발라드에서는 가창을 과감히 드러내지만 보컬의 운용이 좋지 않다보니 큰 인상을 주지 못한 채 흩어진다. 피터팬 컴플렉스가 써준 「너는 밤새도록」에서의 우울한 무드도 톤을 단조롭게 한다.

 

전작에 이어 「너는 밤새도록」 등의 사색적인 곡이 들어가 있고 그러한 구성은 수지의 취향에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다. 뮤지션으로서 성장하고자 하는 욕심이나 화려함을 뽐내고자 하는 강박도 없이 흘러가는 그대로를 조명할 뿐이다. 「나쁜X」이나 「Sober」에서 직접 쓴 노랫말에서도 가수의 색깔이 묻어난다. 특별하진 않지만 작사가 심은지와 적어낸 언어는 감정에 충실하고 꾸밈없는 구절로 채운다. 큰 장식 없이도 목소리를 투명하게 담아낸 앨범이 편안함을 남긴다.

 

 


정유나(enter_cruise@naver.com)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오늘의 책

수많은 사랑의 사건들에 관하여

청춘이란 단어와 가장 가까운 시인 이병률의 일곱번째 시집. 이번 신작은 ‘생의 암호’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사랑에 관한 단상이다. 언어화되기 전, 시제조차 결정할 수 없는 사랑의 사건을 감각적으로 풀어냈다. 아름답고 처연한 봄, 시인의 고백에 기대어 소란한 나의 마음을 살펴보시기를.

청춘의 거울, 정영욱의 단단한 위로

70만 독자의 마음을 해석해준 에세이스트 정영욱의 신작. 관계와 자존감에 대한 불안을 짚어내며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것이 결국 현명한 선택임을 일깨운다. 청춘앓이를 겪고 있는 모든 이에게, 결국 해내면 그만이라는 마음을 전하는 작가의 문장들을 마주해보자.

내 마음을 좀먹는 질투를 날려 버려!

어린이가 지닌 마음의 힘을 믿는 유설화 작가의 <장갑 초등학교> 시리즈 신작! 장갑 초등학교에 새로 전학 온 발가락 양말! 야구 장갑은 운동을 좋아하는 발가락 양말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호감은 곧 질투로 바뀌게 된다. 과연 야구 장갑은 질투심을 떨쳐 버리고, 발가락 양말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위기는 최고의 기회다!

『내일의 부』, 『부의 체인저』로 남다른 통찰과 새로운 투자 매뉴얼을 전한 조던 김장섭의 신간이다.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며 찾아오는 위기와 기회를 중심으로 저자만의 새로운 투자 해법을 담았다.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 삼아 부의 길로 들어서는 조던식 매뉴얼을 만나보자.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