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서유미 “내 안의 그들을 감지하게 만드는 일”

소설가 서유미의 서재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그들은 나와 비슷하거나 나와 다른 사람, 때로는 내가 모르고 만날 일 없고 상관없으며 이해할 수 없는 종류의 사람들입니다. (2018. 02. 07)

71d3026b3e40a57b1af6d1a25b413d11.jpg

 

 

책에 재미를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학생 때는 시험 기간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약간의 죄책감에 시달리며 읽는 책이 재미있었어요. 요즘은 내 글이 안 풀릴 때, 급하게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도피하듯 책을 읽는 것이 즐겁고요. 책에 관해 가장 순정해지는 순간은 수업을 위해 같이 읽을 작품을 고를 때예요. 함께 이야기하는 장면을 떠올리며 작품을 선정할 때 기대에 부푼다. 독서의 즐거움은 금기와 의무 사이에서 넘실댑니다.

 

독서는 왜 중요할까요?


책 안에는 작가가 탐구하고 직조한 인간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이것이 인간이다, 이것이 인생이다, 에 해당하는 다양한 모습들이 작가의 시선과 문장으로 표현되어있죠. 특히 소설에는 고민하는 인간, 소통을 갈망하는 인간, 좌절하고 실패하는 인간, 찰나의 아름다움과 자신을 관통하는 감정에 전율하는 인간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나와 비슷하거나 나와 다른 사람, 때로는 내가 모르고 만날 일 없고 상관없으며 이해할 수 없는 종류의 사람들입니다. 내 안의 그들을 감지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나의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관심사와 관련해서 읽을 계획인 책이 있나요?


이전부터 인간의 변화에 관심이 많았고 그런 이야기들을 소설에 담고 싶었습니다. 인간이 변하는 지점과 변화를 촉구하고 변화를 위해 무언가를 희생하는 순간에 대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것과 더디게 변화하는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변화와 목소리에 대해 고민하다가 아는 게 너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국현대사산책』 시리즈를 장바구니에 담아두었습니다.

 

최근작 『홀딩, 턴』 과 관련해서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홀딩, 턴』 을 통해서 타인이 지인이 되고 연인이 되어가는 과정, 연인이 부부가 되고 부부가 타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호감은 어떻게 사랑이 되고 사랑은 어떻게 결혼으로 이어지고 결혼은 어떻게 생활이 되는지. 짚어보고 싶었어요. 관계의 변모와 사랑의 변화에 대해 관심 있는 분들이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명사의 추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저/이재룡 역 | 민음사

20대에 이 책을 읽었을 때 소설을 쓰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고, 30대에 다시 읽었을 때 긴 소설을 써 보자고 결심했다. 읽을 때마다 밑줄 긋고 싶은 문장이 달라지고 다른 인물에게 매료되는 마법 같은 책이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무라카미 하루키 저 | 문학사상

무라카미 하루키가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그리고 변주하는 세계관을 가장 드러내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와 자아에 대한 탐구와 사유가 몽환적으로 그려져 있다. 이 소설을 너무 좋아해서 원주에서 소설을 쓰던 시절에는 노트의 앞장에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주랜드'라고 적어두었다. 노트의 첫 장이 나의 벽, 뛰어넘기를 갈망하는 현실이라는 점은 지금도 변함없다.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앤드루 포터 저/김이선 역 | 21세기북스

이 책의 표제작을 몇 번이나 읽었을까. 동명의 단편도 좋지만 수록작도 저마다의 개성으로 빛난다. 한동안 나는 이 작가에 대한 질투와 애정을 주체하지 못해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이 책을 소개하곤 했다. 사람의 심리에 능통하면서 적당한 거리감을 확보한 작가. 그의 다른 책을 기다리고 있다.

 

 

 

 

 

 

소년이 온다
한강 저 | 창비

좋은 책을 읽고 나면 언제나 독서 전과 후에 변화가 생긴다. 소설 속의 인물과 사건 때문에 마음에 물결이 일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다. 최근에 나를 가장 많이 건드리고 독서 전과 후가 극명하게 나뉘었던 책이 바로 이 작품이다. 휴일 낮에 집어든 책은 해가 뉘엿뉘엿 질 때쯤 마지막 페이지에 도착했는데 책을 내려놓는 순간 나는 평화롭던 휴일과 나 자신이 달라져있음을 깨달았다.


 

 

천년의 기도
이윤 리 저/송경아 역 | 학고재

이민자 작가들이 포착하고 그려내는 세계의 이중성과 정체성의 혼란에 관심이 많다. 첫 단편집인『골드 보이 에메랄드 걸』 과 이 책 모두 몰입해서 읽었고 감탄을 연발하며 책장을 넘겼다. 이 괴물 같은 작가는 어디에서 왔단 말인가. 이런 작가를 만나면 머리를 쥐어뜯는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채널예스

채널예스는 2003년에 창간한 예스24에서 운영하는 문화웹진입니다. 작가와 배우, 뮤지션 등 국내외 문화 종사자들을 인터뷰합니다. 책, 영화, 공연, 음악, 미술, 대중문화, 여행, 패션, 교육 등 다양한 칼럼을 매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오늘의 책

주문을 틀리더라도 맛은 틀리지 않습니다

치매 증상을 앓고 있는 어르신들이 일하는 이상하고 특별한 음식점 이야기. 주문한 음식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도 화를 내기는커녕 실수를 이해하며 오히려 즐기는 분위기다. 뒤죽박죽이지만 어쩐지 너그러워지는 이 곳의 따뜻한 관용과 소통의 빛이 우리 삶 곳곳에 가닿길.

노동 해방의 시대, 백수는 인류의 미래다!

고전 평론가 고미숙의 유쾌한 백수 예찬. 연암 박지원의 청년 시기와 취업난에 내몰린 오늘날의 청년들을 서로 오버랩하며 틀에 박힌 노동으로부터의 해방, 중독과 망상 탈출, 우정 그리고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한 공부까지. 행복한 백수의 삶을 현실감 있게 설파한다.

행복해지는 길, 함께 어울리기

자본주의는 소비가 자유라고 약속한다. 소비를 위해 일하고,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경쟁한다. 그렇게 남은 건 소진된 개인이다. 이 책은 경쟁이 아니라 어울리기를 택한 사람들을 소개한다. 국내외 공동체 23곳의 사례를 통해 다른 삶을 보여준다.

할머니들의 미술 수업, 치유와 회복의 이야기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 할머니들의 미술 수업 이야기를 담은 책. 할머니들의 ‘첫 미술 선생’인 저자가 만남의 순간부터 그림을 배우는 과정, 그림을 통해 자신의 상처와 마주하고자 한 노력들을 가감없이 전한다. 책에 실린 글과 그림이 묵직하고 따뜻하게 마음을 울린다.

.

주목! 투데이 포커스


문화지원프로젝트
KALIOP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