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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정 “나도 무례한 사람일 수 있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누구 좋으라고 괴로워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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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나한테 무슨 짓을 하든지 그 사람이 나를 망칠 수는 없는 거죠. 저는 그 생각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냥 웃으면서 ‘똥 밟았네’라고 생각하면 그때부터는 저를 미워하지 않고 다른 방안을 찾을 수 있잖아요. 조금 씩씩하자고 말하고 싶어요. 웃으며, 씩씩하며, 이것이 제 기본 생각인 것 같아요. (2018. 0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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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시원하다’, ‘유용하다’, ‘너무 필요한 책이었다’


모두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에 달린 독자리뷰다. 이 책, 심상치가 않다. 출간 직후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며 독자들의 입소문을 타더니 출간 2주 만에 9쇄를 찍었다. 이 책의 매력은 무엇인가. 사람들로 하여금 구매 버튼을 누르게 하는 힘은 무엇인가.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것인가.


<대학내일> 콘텐츠팀 부팀장 정문정 저자는 어떤 일을 당하면 그것이 자기만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도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는 저자는 가슴 탁 막히게 하는 장면을 놓치지 않고 포착해 글로 푼다. ‘갑질의 낙수효과’, ‘체념할 줄 아는 용기’ 등은 사회의 불편한 장면을 날카롭게 잡아낸 저자의 통찰이 빛나는 대목이다. 저자는 말한다. 어떤 무례함도 나를 망칠 수는 없다고, 타인에게 조금 둔감해도 된다고.


검정치마의 ‘Antifreeze’라는 노래 가사, ‘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울 거야’를 읊으며 정문정 저자는 독자들이 자신의 책을 통해 조금 더 씩씩해지기를 바란다며 응원의 인사를 전했다.

 

 

웃으며, 씩씩하며


출간 2주 만에 9쇄를 찍었어요. 대단한 반응인데요. 예상하셨어요?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이라는 글을 작년 6월쯤 썼었는데 그 글이 작년 한 해 <대학내일> 디지털과 매거진 통합 3위 안에 들었어요. 텍스트로 된 것은 이 글이 유일했죠. 그만큼 많이 반응한다는 걸 알았어요. 모든 곳에 메인으로 올라갔거든요. 출판사에서도 그걸 보시고 연락을 주신 것 같은데요. 2017년 가장 큰 이슈는 ‘갑질’과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두 개도 떨어질 수 없고요. 그래서 이 두 이슈를 좀 더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다가 글을 쓴 거였어요. 어느 정도 기대는 했지만 사실 책이 이 정도로 잘될 줄은 몰랐죠.(웃음) 솔직히 에세이 10위 안에는 들겠다, 정도 예상은 했는데 종합 순위까지 올라갈 거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이라는 글은 어떻게 시작된 거예요? 우선 제목부터가 대단히 직관적이에요.


저는 기본적으로 뭔가에 탁 막히면 다른 사람들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 면이 있어요. ‘노룩패스’를 봤을 때 진짜 일주일동안 그 사람만 생각했거든요.(웃음) 이 답답함이 어디서 온 건지를 계속 생각했죠. 그걸 생각하며 쓴 글이었어요. 쓰고 나니 좋더라고요. 그 한 장면뿐 아니라 내 안에 오랫동안 있던 소재를 풀어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마 저처럼 탁 막혔으니까 그 영상을 많은 사람들이 봤을 텐데요. 그게 잘 전달된 것 같아요. 제목만 보고 샀다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우리 사회에 스스로 약자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잖아요. 책에 대한 뜨거운 반응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뒤가 당기더라고요.


갑질, 대단히 한국적인 문화죠. 이 단어를 따로 번역하지 못한다고 하잖아요. ‘Gapjil’이라고 한다고 하더라고요. 우리 사회만 갖고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그만큼 우리 사회에 유독 두드러진 문제인 것 같긴 해요.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던 김숙을 바라보면서 글이 시작돼요.


프롤로그나 첫 문장이 중요하잖아요. 독자와 처음 만나는 곳이니까요. 독자를 끌어당기려고 생각하다보니 나온 건데요. 사람들이 가장 싫어했던 사람이 김무성과 홍준표라면 반대로 요즘 한국 여성들이 가장 멋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김숙과 이효리라고 생각했어요. 이들에게 시원함을 느꼈다면 어떤 부분에서 나온 걸까, 싶더라고요. 아마 나도 저렇게 받아치고 싶다고 생각하게 했던 것 같아요. 가령 한 예능에서 이경규가 어떤 아이에게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고 했더니 이효리가 “그냥 아무나 돼.”라고 했잖아요. 그래서 이 두 분을 글에 모셔온 거죠. 여러분, 이렇게 센스있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여러분도 그걸 원하시죠, 그렇다면 이 책을 사세요(웃음), 라는 의도였는데요. 편집자 분이 좋아하셨어요. 이 의도가 틀리지 않겠다고 생각했죠.

 

그러니까 책의 포인트는 ‘웃으며 대처하는 법’이에요.


네, 단순히 미소를 짓는다는 의미뿐만이 아니라 그 사람의 페이스에 내가 말려들지 않는다는 의미도 있어요. 상대가 나한테 무슨 짓을 하든지 그 사람이 나를 망칠 수는 없는 거죠. 저는 그 생각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어떤 부정적인 일을 당하면 자신을 원망하고, 자신이 망쳐졌고, 상대가 그렇게 대할 수밖에 없던 나의 치명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렇게 생각하면 끝이 없어요. 그냥 웃으면서 ‘똥 밟았네’라고 생각하면 그때부터는 저를 미워하지 않고 다른 방안을 찾을 수 있잖아요. 조금 씩씩하자고 말하고 싶어요. 웃으며, 씩씩하며, 이것이 제 기본 생각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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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면 출세해라?


글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본문 일러스트가 눈길을 끌어요.


‘키미앤일이’라는 작가님인데요. 제가 이 작가님과 1년 전부터 같이 작업을 했어요. <대학내일> 칼럼 때 그림을 그려주셨거든요. 책에 담긴 것들이 대부분 그때 그려주신 것들인데요. 키미앤일이 작가님 그림을 처음 받아보고 너무 충격을 받았죠. 이 작가님은 제 글을 완전히 이해하셨다는 걸 알겠더라고요.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완전히 이해하시고 그림을 그리신 거죠. 관성적으로 그린 그림이 아니었어요. 그때 정말 감동해서 작가님 연락처를 받아서 감사 문자를 보냈어요. 작가님의 그림을 받기 위해서 더 좋은 글을 쓰고 싶어진다고 보냈죠. 작가님이 남해에 계셔서 일부러 가서 만나기도 할 정도로 좋아했어요. 그래서 저희 편집자님한테 책 작업을 꼭 이 작가님과 하고 싶다고 얘기한 거예요. 편집자님도 저를 잘 이해해주셔서요. 정말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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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사람들의 입장으로 살아볼 순 없지만, 상대를 이해해보기 위해서 상상력을 동원하고 공감 능력을 발휘할 순 있다.

 

 

갑질의 낙수효과’라는 말에 많이 공감했는데요. ‘참는 게 미덕인 시대는 끝났다’고 하셨어요.


어릴 때 불이익을 되게 많이 당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게 화가 났었어요. 어른들이 항상 그랬거든요. “억울하면 출세해.”라거나 “네가 힘 센 놈이 되면 돼.”라고요. 그래서 어릴 때는 출세해야겠다는 생각에 공부를 진짜 열심히 했죠. 대학교 때는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는데요. 서비스업에 있다 보니 진짜 이상한 사람들이 많았거든요. 하도 당하니까 제가 어디를 갔는데 종업원이 안 친절하면 화가 나더라고요. 그때 저 자신에게 충격을 받았어요.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대로 하면 이 사회가 더 나빠지는 거구나, 그 얘기를 그만 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계속 했죠. 저는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도 무례한 사람일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나도 무례할 수 있다고요.


연차가 낮을 때, 대표님이 힘들다고 하시면 “대표님, 그만 두시면 되죠.”(웃음)라고 말하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농담하던 방식으로 후배에게 말을 했더니 상처를 받더라고요. 그때 또 깨달았죠. 저는 항상 늦게 깨닫는 것 같은데요. 사람마다 말의 무게가 다르구나, 대표님이나 팀장님한테 관두라고 하는 농담은 아무 타격이 아니지만 후배한테는 전혀 다른 문제였구나, 그렇다면 나는 새로 공부를 해야 하는구나, 나 또한 무례한 사람일 수 있다, 생각한 거죠.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하기도 했고, 승진도 빠른 편이다보니까 스스로 망가진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덜 망가질까, 어떻게 하면 저 무례한 사람들이 무례한 행동을 그만두게 할 수 있지, 라는 생각을 한 거죠. 어쩌면 저 사람들도 나처럼 그런 기회를 못 받았기 때문에 아직 무례한 게 아닐까 싶은 거예요. 당신이 무례했다는 사실을 웃으면서 알려줄 수도 있는 건데,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어요.

 

‘망가진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예요?


기자 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죠. 보면 리더의 자리에 가자마자 급속도로 망가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자리가 주는 위엄 때문에 그 사람 앞에서는 말을 듣는 척 하는 것인데 그 사람은 어느 순간 자기 말이 다 맞다, 는 착각에 빠져요. 그런 착각을 하다 보면 조직원들이 우습게 보이거든요. 그래서 “너희는 왜 이것밖에 못해?”라고 얘기를 하는 거죠. 그런 걸 보면서 나는 저렇게 안 돼야겠다, 생각을 많이 했어요. 너무 비참하잖아요. 자신을 위해서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도 우리 서로 좀 덜 망가지자, 라는 얘기를 계속 하고 싶어요. 무례한 사람들이 처음부터 다 무례했을까요? 아무도 자기한테 말을 못하니까 그래도 되는 줄 알았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도 누군가에게 무례할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하는 것 같아요.


저는 그 지점이 슬퍼요. 저도 후배들이 저 때문에 힘들어하는 경우 얼마나 많은데요. 나의 존재가 누군가에게는 얼마나 거슬리겠어요. 그렇지 않을까요? 그래서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나는 무례한 사람일 수 있고 조금이라도 덜 무례해지고 싶다고 생각하죠. 그렇지 않고 ‘너는 무례해, 나는 좋은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봐요. 무례할 기회를 얻지 못해서 무례하지 못한 사람도 세상에는 굉장히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무례할 기회가 없던 사람도 어떤 위치에 가면 무례해질 수 있죠. 그 점에 대해 이야기를 계속 하고 싶었어요.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계속 하고 싶고요.

 

 

나의 아픔에 너무 깊이 들어가지 말자


사실 무례함에 웃으면서 대처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저자도 연습을 많이 했다고요.


우선 하나 마나 한 말을 하기 싫었고요. 사람들에게 가닿을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다가 저의 이야기를 하게 된 거예요. 자기 이야기에서 시작하는 게 가장 힘이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스스로가 하나 마나 한 말을 싫어하니까 이런 형태의 글이 됐어요. 독자 서평 중에 좋았던 말이 ‘실질적이다’라는 거였거든요. 말씀드렸듯이 어떤 경험을 하면 저는 그게 저만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내가 멍청해서 이 일을 당했겠지, 내가 문제겠지, 라고 생각하기보다 이게 나만 당하는 일일까, 나만 느끼는 감정일까, 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이야기를 쓰려다보니까 아무래도 좀 더 그렇게 느끼실 것 같아요.

 

거절도 근육이 필요한 일이다, 착한 사람이 될 필요 없다, 상대를 눈치 보게 하자, 등의 조언을 하고 있어요. 어떤 면에서는 둔감함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해요.


둔감하다는 말이 좀 부정적인데 저는 그게 맞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민하고, 자신에게만 집중하다보면 남들이 조금 우습게 보이거든요. 제가 많이 경험한 건데요. 내가 너무 깊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남들이 얕아 보이고요. 내가 너무 힘들다고 생각하니까 남이 힘들다고 하면 화가 났어요. 그러면서 나를 예민하게 두면 남을 미워하게 된다는 걸 깨달았어요. 교통사고가 났을 때 병문안 온 친구가 힘든 이야기를 하는데 화가 나더라고요. 힘든 얘기 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스스로 괴물이 됐던 거죠. 그게 지금도 참 슬퍼요. 저는 자신을 위해서라도 사람들이 너무 예민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의 아픔에 너무 깊이 들어가지 말자고 많이 생각해요. 저는 누군가가 미워지려고 하면 ‘저 사람도 상처가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이에요. 저를 위해서요.

 

말씀도 그렇고, 책 전반에 체념의 정서가 깔려 있어요. 작가의 현실 인식에 대해 듣고 싶어요.


맞아요, 인생은 시궁창이죠.(웃음) 저는 기본적으로 삶이 되게 힘든 거라고 생각해요. 어릴 때부터 너무 많은 지적을 받고 자랐고요. 여자라고 무시당한 경험도 많아요. 안 된다, 포기해라, 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어요. 그럴 거면 왜 태어난 거지, 라는 생각을 많이 했죠. 그러다가 누구 좋으라고 이렇게 괴로워만 하느냐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인생은 시궁창이지만 나 좋으라고 하는 것을 찾아봐야겠다, 이것이 제 기본 정서예요. 세상엔 무례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갑질도 많고요. 세상이 하나도 안 바뀔 것 같다는 비관이 들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최소한 나라도 바뀌면 주변을 바꿀 수 있다고요. 큰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주변은 바꿀 수 있겠죠.

 

특히 직장생활을 하면서 세워둔 규칙 같은 것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어렸을 때 어른들이 미안하다는 말을 안 하는 게 너무 싫었어요.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면 될 텐데 그 말을 안 해요. 저는 팀원들에게도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요. 좋더라고요. 또 저는 회식을 거의 안 해요. 회식이 너무 괴로웠거든요. 매일 거의 끌려가다시피 했으니까요. 제가 리더가 되고 제일 먼저 회식을 없앴어요.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회식비가 있어서 두 달에 한 번만 하죠. 진짜 좋더라고요. 사원 때는 그걸 바꾸기가 너무 힘들었는데 리더가 되니까 쉽게 바꿀 수가 있었죠. 저는 그래서 많은 여자들이 리더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리더가 되면 변화를 이끌어내기가 상대적으로 조금 더 쉬워지거든요.

 

여러 이유로 조직에서 아직까지 여자가 살아남기 힘든 분위기가 있잖아요. 안타깝죠.


반짝반짝 빛나는 후배들이 회사를 관둘 때 너무 안타까워요. 상대를 너무 곱씹을 필요도 없거든요. 사회는 무균실이 아니니까요. 한 번은 제가 안 좋은 일이 있어서 종일 표정이 안 좋았는데 그걸 한 후배가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거예요. 한참 뒤에 와서 “저 때문에 그때 기분 나빴죠?”라고 하는데 정말 그게 아니었거든요. 자기 마음에 지옥을 갖는 거죠. 작은 일을 크게 생각해서 생채기를 계속 내는 거예요. 그러다보면 회사를 오래 못 다니고요. 저는 그게 너무 아까워요. 회사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라고 하는데요. 사실 회사니까 그런 거죠.

 

저자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나요?


어릴 때 책만 읽고, 사람들과의 관계에 어려움이 많았거든요. 어른들은 자꾸 제가 현실을 모른다고 하더라고요. 그 현실이 뭘까 궁금했어요.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대학에 합격하자마자 패밀리 레스토랑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죠. 거기서 1년, 영화관에서도 2년, 대학생활 내내 이런 식으로 조직 생활을 빨리 시작했던 거예요. 일을 하면서 깨달은 것 같아요. 한 번은 함께 일하는 언니가 ‘양상추’를 자꾸 ‘양상치’라고 해서 제가 사람들 있는 앞에서 정색하면서 “그러면 ‘배추’는 ‘배치’인가요?”라고 했어요. 그래서 왕따를 당했거든요.(웃음) 너무 많은 것에 예민했고, 너무 많은 것을 곱씹었구나, 를 느꼈어요. 내 스스로가 마음의 지옥을 만드는구나, 하고요. 그런 고민들을 많이 했던 상태에서 회사 후배들을 보니까 보이더라고요. 나이에 비해 일찍 사회생활을 했고, 승진을 빨리 하다보니 그 사이에서 이런 고민을 많이 하게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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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됐어도 다시 하면 돼요


결국 나를 위하는 법, 이네요. 타인이나 나의 아픔에 너무 집중하지 않으면서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거죠.


정말 하고 싶은 말은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는 거였어요. 특히나 어른들은 아랫사람한테 자꾸 어떤 말을 해주고 싶어 해요. 자기도 그렇게 못 살았으면서요. 너는 이런 사람이야, 이거 말고 저거 해라, 라고 하는데요. 그 말을 자꾸 믿다 보면 진짜 그런 것처럼 되어 버리거든요. 그런 말을 믿지 말고 네가 너 스스로 대답하려고 해봐, 이런 의미에서 집중을 하라는 말이었어요.

 

또한 앞서 나눈 이야기를 생각하면 이에 대한 자기 점검 역시 필요한 일이고요.

 


저는 제 자신이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회사를 다니면서 글을 쓰기 때문에 마감이 있을 때는 항상 새벽에 글을 쓰거든요. 그런데 저는 한 번도 다이어트를 성공한 적이 없어요. 원했던 몸무게까지 가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그게 누군가에게는 의지박약으로 보이겠죠. 저는 의지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아니라 의지의 분야가 다른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려고 애써요. 그렇게 생각하면 남에게 충고도 덜하게 돼요. 저도 입이 근질거릴 때가 있죠.(웃음) 하지만 그럴 때마다 생각하는 거죠. 너는 다이어트도 못하잖아, 라고요.

 

‘씩씩하게 사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적었잖아요. 어떤 사람들이 이 책을 선물하고 싶으세요?


대학생 친구들을 정말 많이 보는데요. 착한 친구들을 정말 많이 봐요. 착하고, 싫은 소리 못하고, 나만 참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거든요. 하지만 그러면 필연적으로 인간관계가 망가지게 돼요. 내가 이만큼 참아주는데, 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에요. 인간관계도 건전할 수 없고, 그걸 이용하는 사람만 많아지죠. 저는 그런 친구들한테 이 책을 주고 싶고요. 아까 말했던 곱씹는 친구들에게도 책을 주고 싶은데요. <짠내투어>에 박나래 씨가 나왔어요. 한 번은 그날따라 불운이 겹쳤던 거예요. 그런데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지?”라고 하더라고요. 물론 편집이 그랬을 수도 있는데요. 저는 그게 조금 불편했어요. 어떤 말을 하면 진짜 그렇게 되거든요. 그런 생각을 해버리면 자기는 언제나 불운을 몰고 오는 사람이 되어버리고요. 진짜 불운이 오면 그걸 당연하게 생각해버려요. 저는 곱씹으면서 자기를 지옥에 넣는 분들한테 이 책을 주고 싶어요. 왜냐하면 그게 제 과거의 모습이니까요.

 

역시 젊은 분들을 많이 만나니까 그들의 입장을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네요.


그런가 하면 의외로 중년 독자들의 피드백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40대, 50대의 독자 분들에게서도 감상을 많이 받았거든요. 이게 그냥 20대에 잠깐 겪는 문제가 아니구나, 깨달았어요.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벗어던지게 되는 문제가 아니라 어쩌면, 본인이 깨닫지 못하면 평생 착한 사람으로 살면서 내 인생은 원래 불행하다고 생각하면서 좋은 것들을 만나지 못하면 그럴 수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그게 너무 안타까운 거죠. 저는 제 주변이라도 좋게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만난 좋은 것들이 정말 많았거든요. 불행한 존재라는 걸 믿지 않음으로써 바뀐 것들이 진짜 많아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그런 생각을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작은 긍정적 경험이라도 하나씩 쌓인다면 달라질 거예요. 모두가 겪어보면 좋을 텐데요.


헬스장을 한 달 다니다 선생님한테 물어본 적이 있어요. 진짜 열심히 했는데 살이 안 빠진다고요.(웃음) 선생님이 “문정 씨, 몇 살이시죠?”하더라고요. 그러면서 “평생 안 빠진 살이 한 달 만에 빠지겠어요?”라고 하는 거죠. 그 말이 너무 좋았어요. 선생님을 좋아하게 됐어요. 그 말이 진리라고 생각하게 됐는데요. 20년 동안 착한 사람이 되고자 살았고, 그동안 거절을 못했는데 당연히 한 번에 안 되죠. 한 번에 되는 거면 이렇게 책을 쓸 필요도 없었을 거예요. 저도 십 년 동안 깨달은 거거든요.(웃음) 안 되는 건 당연하고, 안 됐어도 다시 하면 돼요. 다이어트와 똑같다고 생각해요. 관심이 많아서 관련 책도 많이 읽었는데요. 공통적으로 이런 말을 해요. 꾸준히 해라, 갑자기 먹을 수도 있지만 포기만 안 하면 괜찮다, 라고요. 저는 이 말이 마음에도 해당된다고 생각해요.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정문정 저 | 가나출판사
어떤 인간관계는 유지하는 그 자체만으로 지나치게 에너지가 들 때가 있다. 내 속마음을 말하고 싶지만, 오해받을까 봐, 이기적인 사람처럼 보일까 봐, 하고 싶은 말을 속으로만 삭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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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연선

읽고 씁니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정문정> 저12,420원(10% + 5%)

사람들과 만나 수많은 이야기를 하고 온 날, 마음이 헛헛할 때가 있다. 그 사람은 내게 왜 그렇게 무례할까? 나는 왜 그렇게 말했을까? 사람들과 만나 수많은 이야기를 하고 온 날, 마음이 헛헛할 때가 있다. 나는 왜 그렇게 말했을까? 그 사람은 내게 왜 그렇게 무례했을까? 그들은 내게 상처를 주고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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