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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를 깨우는 생각 도구, 생각하는 카드

『생각하는 카드』 저자 이명석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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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제안하는 68가지 생각법은 인간은 물론 그것을 흉내 낸 인공 지능이 작동하는 기초 원리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인공지능이라는 천재적인 조수에게 일을 시키려면 조수가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하는지 잘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2017.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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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술업자를 본업으로 인문학 강연자, 보드 게임 해설가, 파티 플래너, 일러스트레이터, 심지어 댄스 안무가까지, 하는 일이 많아 생각할 일도 많았던 저자 이명석이 자신에게 아주 쓸만한 새 책을 냈다. 하지만 『생각하는 카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다양한 생각 도구를 탐구한 책 『생각하는 카드』를 새 책으로 내놓았습니다. 쓰면서 가장 염두에 둔 독자는 누구였나요?

 
처음 염두에 둔 대상은 내 머릿속의 바보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기억력을 잃고, 엉뚱한 사고를 치며, 바보가 되어가는 제 머리를 손 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제 주변에 이런 환자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바보 경연대회를 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좀 더 본격적으로 방법을 찾아보고자 했죠. 책 속의 예시를 다듬어가면서 생각에 어려움을 겪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해결해 보고자 했어요. 특히 매뉴얼이 분명한 영역에서는 생각을 잘 처리하지만, 갑자기 스스로 뭔가를 만들어내야 할 때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수능 공부만 열심히 하다가 대학교에서 팀플 과제를 하게 된 학생, 취업 준비만 열심히 하다가 직접 마케팅을 위한 PPT를 만들게 된 직장인 같은 이들이죠. 
 
저자가 가장 애용하는 생각의 도구는 무엇인가요? 살짝 소개해 주실까요?

 

사실 68가지 생각 도구 대부분을 매일 사용하고 있다고 봐요. 그래도 강조하고 싶은 것은 분류상자, 리스트, 쓰레기통입니다. 우리가 생각에서 어려움을 겪는 많은 이유가 ‘생각이 없어서’가 아니라 ‘생각이 너무 많아서’죠. 현대인은 멀티 태스킹에 대한 욕심이 커서 한번에 여러 일을 하려는 경우가 많고요. 인터넷, 스마트폰, 메신저 등 주변의 방해 요소도 너무 많아요. 이런 것들 때문에 우리 머릿속은 한 달 동안 청소나 정리를 하지 않은 자취방 같죠. 이걸 잘 정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분류 상자]로 대충 영역을 나눈 다음에 [리스트]로 정리하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어요. 그러면 [쓰레기통]에 버려야 할 것들이 자연스레 눈에 띕니다. 우리의 생각에도 미니멀리즘이 필요하죠.

 

한 가지 더 있다면 [일 미루기 카드]입니다. 너무 벅찬 일이 있으면 초반에 바짝 자료를 조사해 대충 모양을 만든 뒤에, 시간이 해결해줄 걸 기대하면서 일을 미루는 거죠. 이게 의외로 일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땡땡이 칠 때 마음에 위안도 되고요.
 
이 책의 출발점으로 수 년 전에 시작한 ‘생각 놀이’ 워크숍을 들었는데, 워크숍이 책에 준 영향이 있었다면요?
 
제가 자라면서 어떤 방법으로 생각하는 법을 익혔는지 돌아봤어요. 책 읽기, 논리학, 토론, 글쓰기 등의 방법도 물론 중요했죠. 그런데 그 이상으로 친구들과 놀면서, 특히 보드 게임이나 파티를 하면서 생각하는 훈련을 많이 쌓아왔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그래서 생각 훈련을 놀이처럼 해 보자며, 수십 명의 고등학생, 8명 정도의 성인, 그리고 일대일 워크숍 등을 진행했습니다.


그때는 다양한 카드, 퍼즐, 장난감, 혹은 신체를 움직이는 춤 동작 같은 것도 동원해서 워크숍을 했어요. 직접 그리고 오리고 붙여서 여러 워크숍용 게임 도구를 만들기도 했죠. 그러면서 놀이와 생각을 함께 할 수 있는 핵심적인 도구가 뭘까 고민했어요. 그게 카드가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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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도구를 카드로 만들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카드를 좋아하시나요?
 
개인적인 사연도 있는데요. 어릴 때 시골 할머니와 놀아드리며 민화투를 배웠어요. 인생 최초의 보드 게임이었던 셈이죠. 그래서 할머니한테 화투를 얻어서 집에 돌아와 누나랑 치는데, 어머니가 화를 내는 거예요. “이게 어디서 못된 도박을 배워왔어?” 그러면서 화투짝 하나를 연탄 아궁이에 집어 던지셨어요.

 

팔광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화투짝이 오그라드는 게 제 몸 같이 아팠어요. 그래서 분한 마음에 잠을 못 이루다가, 다음날 일어나 누나와 같이 마분지를 오려 화투패 전체를 새로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때 화투를 발명한 사람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죠. 그 안에 작지만 완결된 세계가 담겨 있더라구요. 제가 한동안 여행작가 타이틀을 달고 여기저기 돌아다녔는데, 그때도 세계의 게임 도구를 수집하는 게 취미였어요. 특히 다양한 종이 카드를 많이 모았죠. 가볍고 싸고 구하기 쉬우니까요. 그런데 카드는 언제든 들고 다니면서 놀이를 하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그 안의 그림이나 문자를 보고 영감을 얻는 수단이 되기도 하죠. 생각하는 카드 역시 언제 어디나 들고 다니며 생각 도구를 소환하는 카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생각하는 카드』를 읽고 누구나 생각의 달인이 되면 좋겠어요. 하지만 단숨에 되기는 어려울 텐데 독서 이후에 무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책의 부록으로 68가지 생각 도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포스터가 있는데요. 이걸 잘 활용해 보세요. 가령 제가 얼마 전 TV에서 톰 행크스가 무인도에 표류하는 <캐스트 어웨이>라는 영화를 봤는데요. 거기에서 주인공이 문제에 부딪히면 어떤 생각법을 사용하는지 포스터를 보면서 체크해 봤어요.

 

국제 택배회사의 직원인 주인공은 [시간]이라는 카드를 신처럼 떠받드는 사람이에요. 그러다 비행기 사고라는 나쁜 [운]의 카드에 걸려 무인도에 표류됩니다. 그는 살아남기 위해 먼저 섬을 [조사]하고 [지도]를 만들죠. 이어 비행기에 실려 있던 택배 물건들을 꺼내는데, 처음에는 [리스트] 없이 [어림짐작]으로 사용하죠. 그렇게 [시행착오]를 거치다 제대로 [리스트]를 만들어 효과적으로 사용해요. 특히 중요한 것은 원래 물건을 새로운 용도로 [변신]시키는 겁니다. 스케이트 날은 작살 깎는 칼, 거울, 이빨 뽑는 도구 등으로 쓰죠. 그리고 주인공은 [이야기하기]의 방법으로 배구공을 윌슨이라는 인형으로 만듭니다. 윌슨과 [대화]하면서 [감정]의 문제를 잘 해결하죠. 혼자도 좋지만 여럿이 함께 하면 더 좋아요. 영화를 보거나, 토론을 할 때 생각하는 카드의 포스터나 실물 카드를 활용해서 다양한 생각법을 적용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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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란 것, 누가 대신해 주면 안 될까요? 특히 인공지능 시대가 다가온다는데, 그냥 떠넘기면 안 되나요? 
 
인공 지능의 발전 과정으로부터 많은 힌트를 얻었어요. 정말 우리 머리로 골치 아프게 처리했던 많은 일들을 인공지능이라는 천재적인 조수에게 떠넘겨버릴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더라구요. 그런데 조수에게 일을 시키려면 조수가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하는지 잘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로봇 청소기가 움직이는 방법을 이해하면, 방을 어떤 상태로 유지하면 청소가 잘 되는지 알 수 있죠. 검색 엔진이 작동하는 방식을 잘 이해하면, 어떤 검색어를 넣어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답을 찾아내는지 알 수 있죠. 

 

이 책에서 제안하는 68가지 생각법은 인간은 물론 그것을 흉내 낸 인공 지능이 작동하는 기초 원리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낯선 곳에서 친구와 저녁 약속을 하면, 스마트폰의 앱 몇 개를 연결해서 사용합니다. 맛집 정보를 찾고, 지도를 검색하고, 사진 캡처를 받아서,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죠. 그와 비슷한 방식으로 생각 카드를 조합해 효과적인 레시피를 만들면 인공 지능을 잘 부려먹을 수 있어요. 그리고 인공 지능의 여러 기능을 잘 조합해서 부려먹을 수 있는 능력자가 미래의 직업을 구하기 좋겠죠? 
 
『생각하는 카드』는 실물 카드로도 제작이 된다고요? 앞으로 어떤 식으로 독자들과 함께 해 나갈 예정이신가요?

 

『생각하는 카드』는 책과 더불어 실제 카드가 더해져야 완전체가 될 것 같은데요. 카드는 현재 텀블벅 후원을 통해 제작하고 있습니다. 그냥 책을 보고 머릿속으로만 생각 도구를 이해하는 것보다는, 손으로 카드를 만지고 들여다보면 훨씬 더 효과적으로 기억하고 훈련할 수 있죠. 마치 스위스 아미 나이프 세트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여러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것처럼요. 조금 생소한 개념이라 선뜻 사용법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요. 카드 사용법을 안내하는 오프닝 강의에 이어 소규모의 워크숍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생각하는 카드』를 이용해 자신의 머릿속을 정리해 보고요. 레고 블럭처럼 생각거리를 조립해서 글쓰기나 PPT 제작 등에 활용하기도 하고요. 셜록 홈즈처럼 여러 도구를 이용해 문제거리를 해결해 보기도 합니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 정말 앞뒤가 꽉 막힌 사람들과는 어떻게 생각을 나눌 수 있는지도 고민해 보고요.

 

 

 


 

 

생각하는 카드이명석 저 | 홍시커뮤니케이션
생각의 도구는 가볍고 공짜이며 우리 머릿속에 이미 장착되어 있다. 다만 우리는 그걸 쓰는 데 익숙하지 못하거나, 제때에 꺼내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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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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