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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를 뒤흔든 가짜 그림

『위작의 미술사』 최연욱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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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관점을 바꿔 안 되는 일부터 바라보는 것이 전체적인 내용을 조금 더 쉽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기도 합니다. (2017.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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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작을 통해 미술사를 꿰뚫어 보는 『위작의 미술사』는 미술사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등장하는 위작과 아무도 말해주지 않은 짜릿한 뒷이야기를 공개한다. 그리스 조각과 로마 조각을 구분하는 방법, 위작 덕에 부활한 레오나르도 다빈치 〈최후의 만찬〉, 미켈란젤로도 피할 수 없었던 위작의 유혹, 47일 동안 뒤집혀 전시된 앙리 마티스의 마지막 작품 〈보트〉 등등 미술사의 주요 작품과 숨겨진 비밀을 다루고 있어 평소 미술을 어렵게 생각했던 사람에게 추천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가짜’를 통해 ‘진짜’를 더 폭넓게 이해하는 흥미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저자 최연욱은 미국 마셜대학에서 순수미술과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미술사를 부전공했고 전업화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강원도지회 사무국장, 강원레지던스 큐레이터로 활동하며, 개인 블로그를 통해 대중에게 미술을 쉽게 소개하고 있다. 꾸준한 활동 덕에 하루 평균 3,000명 이상의 방문자가 찾아오고 있으며, 저서로는 『비밀의 미술관』, 『반 고흐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할 32가지』가 있다.


 ‘위작’을 통해 미술사를 이야기하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특별히 위작을 주제로 책을 쓰신 이유가 있나요?

 

생각 그 이상으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위작은 불법이자 미술계에서 들춰내기 민망한 치부입니다. 그래서 세상에 알려지지도 않았고 아는 사람도 거의 없으며 관심도 없습니다. 때로는 관점을 바꿔 안 되는 일부터 바라보는 것이 전체적인 내용을 조금 더 쉽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기도 합니다.


지저분한 부분이 더 재미있듯이, 덜 알려진 만큼 잘 풀어만 낸다면 미술의 치부를 최대한 사실적으로 드러내면서 일반인들도 미술에 대한 재미와 관심은 물론이고 오해까지도 풀 수 있는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 논란을 비롯해 여전히 진행 중인 위작 이슈들이 많습니다. 전업화가 입장에서 작가님에게 위작은 어떤 의미일까요?


전업화가로서 지금 진행 중에 있는 위작 사건에 대해서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고인에게도 무례이고 대중들의 미술에 대한 인식 또한 더욱 안 좋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로 우리나라 미술이 본래 목적과 의미로 돌아가는 계기가 되어 미술인들이 생계 걱정 없이 떳떳하게 자신의 일을 하고 일반인들도 미술을 마음껏 즐겼으면 합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미술을 소개하는 사람으로서 이보다 좋은 기회는 없죠? 미술에 관심 없는 사람들마저도 최소한 천경자 화백과 미인도 그리고 위작을 알게 됐으니 이제 오해만 풀면 되잖아요!

 

이 책을 읽다보면 다양한 방법으로 위작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작가님이 생각하기에 가장 치밀한 방법으로 위작한 화가와 작품은 무엇일까요?


얼마 전에 지인 독일인 작가를 만나서 볼프강 벨트라키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프랑스에서 유명인들의 초상화를 다빈치나 라파엘로 같은 거장의 스타일로 그리고 있는데 거장보다 더 거장같이 그린다고 하더라고요. 벨트라키 부부의 위작 사건은 저도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실력과 치밀함을 갖춘 태그팀이 만들어낸 완벽한 사건이잖아요. 볼프강 벨트라키가 공부를 그렇게 했으면 노벨상도 몇 개 받았을 거예요.

 

캡션_해바라기 5번째 작품.jpg

                              해바라기 5번째 작품

 

위작을 실제로 보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보셨을 때의 느꼈던 감정과 생각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잘 그려진 위작은 원작보다 더 대단해서 본 것만으로도 가슴이 뭉클해지기까지 합니다. 이러면 안 되는데요. 본문에도 소개한 빈센트 반 고흐의 다섯 번째 해바라기는 매번 볼 때마다 위작 의심 여부 자체가 안 떠오를 정도로 대단하죠. 많은 위작 화가들이 활동하고 있고 어설픈 실력으로 만들어진 위작을 보면 피식 웃음만 나면서도 위작임을 모르고 전시하고 있는 주최 측을 대신해서 미안하기까지 합니다. 물론 모든 작품을 바로 보고 판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요.

 

미술을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미술을 좀 더 쉽고,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책은 읽어야 합니다. 듣고 싶은 음악은 돈을 내고 다운로드 받아야 하고요. 미술은 눈으로 보기만 하면 됩니다. 낮잠 다음으로 쉬운 취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의미를 찾고 작품을 감상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이렇게 쉬운 취미를 못 즐기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작품에 담긴 이야기와 화가의 의도를 찾는 방법도 좋습니다. 『비밀의 미술관』이 그런 방법을 소개한 책이죠! 고전 책도 좋지만 가벼운 소설도 재미있듯이 미술에는 명화도 있지만 보는 순간 뿜을 정도로 재미있는 그림도 많이 있습니다. 엉뚱한 행동과 표정, 때로는 화가의 실수 등에 나만의 이야기를 붙이면서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림을 보게 될 거에요.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무료라는 거! 여러분의 스마트 폰으로도 언제 어디서나 쉽게 즐길 수 있습니다!

 

 ‘현대미술은 어차피 봐도 잘 모른다’고 말씀하셨는데 작가님만의 미술 감상법이 있으신가요?


현대미술은 저도 잘 몰라요. 난해하고요. 솔직하게 어떨 때는 저게 작품인가 싶을 때도 있습니다. 본문에서도 언급했듯이 작품의 가치는 보는 사람이 정합니다. 작품이 그 사람에게 가치가 있다면 금액을 지불하고 소장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작품을 소장할 만큼 여유롭지 않습니다. 저도 마찬가지고요. 사실 제 작품 소장하기에도 집이 좁아서 난감해요.


저는 전시장을 가면 ‘이 작품이 내 주변 어디에 어울릴까’를 생각하면서 봅니다. “이 작품은 화장실에 걸면 멋지겠군.” “이 작품은 내가 싫어하는 선배에게 선물하면 흔쾌한 복수가 되겠군.” 이렇게 한 점 한 점 보다보면 어느덧 미술을 즐기는 재미를 찾지 않을까 싶습니다.

 

항상 나오는 책마다 쉽고 재미있게 미술사를 이야기하시는데, 계획 중이신 책이나 강의가 있으신가요?


지금 시점에서는 곧 험한 세상에 나올 중고생들을 위한 명화 책이 편집 중에 있습니다. 물론 성인들이 봐도 될 만큼 작품과 설명을 심도 있게 다뤘습니다. 하지만 저는 미술사를 가르치는 사람이 아닙니다. 미술은 우리에게 행복을 전해주고 아픈 마음을 치유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치유 받은 사람들을 봤고요. 저 자신도 그렇습니다. 이번 책 역시 서양미술사를 소개하는 것보다 독자들이 미술을 더욱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으면 하는 목적으로 집필했습니다. 그래서 다음 책은 무슨 주제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 책을 통해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재밌고 쉽게 미술을 접할 수 있는 내용이 될 겁니다. 최소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요.

 

 


 

 

위작의 미술사 최연욱 저 | 생각정거장
위작은 과연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 논란을 비롯해 여전히 진행 중인 위작 이슈들. 원작 화가는 왜 자기 그림을 알아보지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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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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