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이상권 “청소년들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다보는 글”

소설가 이상권의 서재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문학이란 한 시대 혼란스러운 가치에 대한 작가의 사유가 담겨져 있어야 합니다. 왜냐면 문학이란 어떤 문제를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질문을 던져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2017.12.04.)

0J8D0092 (1).JPG

 

책의 재미를 느낀 때는 언제부터였나요?


초등학교 6학년 때입니다. 당시 교과서에 과학자 장앙리 파브르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수록되었습니다. 그걸 보고 제 이야기랑 비슷하다고 생각했으며, 그때부터 관련 책을 찾아서 읽었습니다.


독서는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 같은 경우 책을 보고 제 꿈을 찾았거든요. 장 앙리 파브르 책을 볼 때는 과학자, 김유정의 소설을 볼 때는 소설가의 꿈을 키웠습니다. 제 마음속에 감춰져 있는 구체적인 감성을 책이 건드려준 것입니다.


요즘 관심사는 무엇이며 그 관심사와 관계하여 읽을 계획인 책이 있나요?

 

청소년 인문서와 청소년 소설입니다. 청소년은 미완의 생명체이며 그래서 무한합니다. 그런 청소년들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다보는 글을 쓰는 것입니다. 요즘은 신과 진화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어요. 끝없이 앞만 보고 더 잘 살기 위해서 달려가는 우리 인간의 모습을 진화의 역으로 보고는 소설과 인문서를 쓰고 싶습니다. 관련 책은 『다윈 이후』라는 책을 가장 참고하고 있습니다.


최근작과 관련해 독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문학이란 한 시대 혼란스러운 가치에 대한 작가의 사유가 담겨져 있어야 합니다. 왜냐면 문학이란 어떤 문제를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질문을 던져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청소년문학들을 보면 마치 작가들이 왕따니 폭력이니 하는 문제들을 자신들이 해결해주는 것처럼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문학은 절대 그럴 수 없습니다.

 

제 최근작 『숲은 그렇게 대답했다』는 아무런 해답을 주지 않습니다. 그냥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옳은가. 왜 어른들은 결혼하고 나이가 들어가면 보수화 되어가는가,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어떤 형태를 말하는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그 중심에는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들은 아직 마음의 문을 닫아놓지 않고 세상을 배우는 생명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생의 근원에 대한 이야기를 더 진지하게 할 수 있는 것이지요.

 

먹고 사는 문제에 지쳐버린 어른들은 그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습니다. 그러니 어른인 제 입장에서 보면 어른이라는 것은 이미 낡아버린 옛그림 같은 존재일 뿐입니다.

 

지금은 아침에 일어나서 인터넷을 검색만 하면 험악한 뉴스들이 흘러나옵니다. 할아버지가 어린 손녀를, 고등학생이 어린 아이를, 청소년들이 친구를, 그런 식으로 누가 누군가를 살해했다는 뉴스는 이제는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 사회에서는 생명에 대한 절대적인 가치들이 무너져버렸다는 생각을 합니다. 돈이 최고다,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다는 가치 외에는 다른 가치들이 자라날 수가 없게 된 것이지요. 그런 현실이 얼마나 우리를 불행하고 하고, 우리의 미래를 불안하게 하는지 말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이 소설에서 숲이라는 상징적인 무대를 통해서 우리가 꼭 지켜내야 할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한마디로 우리는 어떤 절대적인 진실이 사라져버린 시대에 살고 있는 셈이죠. 사회를 지탱하기 위해서 법이 존재하지만 그것 역시 큰 역할을 하지는 못합니다. 역시 자본에 종속되어 있고요. 그래서 산신령이나 용왕을 믿었던 그 옛날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지금보다 더 높았다는 연구 발표는 의미가 있습니다. 수많은 종교가 있지만 그것들 역시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청소년들의 공부에는 이런 고민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명사의 추천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J.M. 바스콘셀로스 저 | 동녘

최초로 감동받은 책입니다. 제재가 나무와 소통하는 것이 어린 시절 저와 똑같아서입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신영복 저 | 돌베개

이 글을 보고 저는 문장을 알았습니다. 문장을 어떻게 쓰는지, 계절을 어떻게 묘사하는지 배웠습니다.

 

 

 

 

 

 

 

 

 

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 저 | 문학과지성사

이 책을 보고 혼자 소설을 알았습니다. 비유와 상징 그리고 복선이 왜 중요한지도 알았습니다. 또한 소설은 문장이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시간을 파는 상점
김선영 저 | 자음과모음

누군가에는 빨리 흐르고 누군가에게는 느리게 흐르는 시간에 대한 생각을 사람의 생에 비유하면서 쓰는 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토끼전
김기민 글 / 이동진 판화 | 해와나무

우리의 고전소설인 토끼전을 보면 문장의 유장함과 대사의 기발함이 느껴집니다. 저는 그 소설이 우리나라의 가장 좋은 소설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채널예스

채널예스는 예스24에서 운영하는 콘텐츠 플랫폼입니다. 책, 영화, 공연, 음악, 미술, 대중문화, 여행 등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오늘의 책

트럼프의 귀환, 위기인가? 기회인가?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거머쥔 트럼프.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들 트럼프 2기 정부의 명암과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국제 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설명하는 박종훈 저자의 신간이다. 강경한 슈퍼 트럼프의 시대에 직면한 대한민국이 어떠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지 그 전략을 제시한다.

이래도 안 읽으실 건가요

텍스트 힙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독서가 우리 삶에 필요해서다. 일본 뇌과학계 권위자가 뇌과학으로 입증하는 독서 예찬론. 책을 읽으면 뇌가 깨어난다. 집중력이 높아지고 이해력이 상승하며 즐겁기까지 하다. 책의 장르는 상관 없다. 어떤 책이든 일단 읽으면 삶이 윤택해진다.

죽음을 부르는 저주받은 소설

출간 즉시 “새로운 대표작”이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 관련 영상을 제작하려 하면 재앙을 몰고 다니는, 저주받은 소설 『밤이 끝나는 곳』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등장인물들이 함께 떠난 크루즈 여행 중 숨겨진 진실과 사라진 작가의 그림자가 서서히 밝혀진다.

우리 아이 영어 공부, 이렇게만 하세요!

영어교육 전문가이자 유튜브 <교집합 스튜디오> 멘토 권태형 소장의 첫 영어 자녀 교육서.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초등 영어 교육의 현실과 아이들의 다양한 학습 성향에 맞는 영어 학습법을 제시한다. 학부모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과 실천 방안을 담았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