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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 아닌 자연에서 치유받자

마흔넘어 걷기여행』 김종우 저자 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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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적, 신체적으로 큰 변화를 맞는 중년이야말로 걷기 여행을 떠나야 할 적기이며, 자신만의 걸음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시기다. (2017.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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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병(火病)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마음 상처를 돌봐온 화 전문가이자 걷기 여행 주치의로 알려진 김종우 한방정신과 교수가 유럽과 아시아 7개국을 종주한 여행 에세이를 펴냈다. 한의사이자 정신의학자인 저자는 걷기 여행만큼 인생을 성장시키는 것은 없다고 단언한다. 걷기는 몸과 마음을 최상의 상태로 끌어올릴 수 있는 운동이며, 여행은 인생을 새로운 관점으로 볼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특히 환경적, 신체적으로 큰 변화를 맞는 중년이야말로 걷기 여행을 떠나야 할 적기이며, 자신만의 걸음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시기다.

 

저자는 심장병이 있음에도 히말라야 3000m를 오르는 도전에 성공한 이후 걷기 여행에 매료됐다. 이후 10여 년 동안 서울과 지리산 둘레길, 제주 올레 등 한국을 비롯해 스페인 산티아고, 이탈리아 아말피와 돌로미티, 터키의 리키안 웨이, 일본의 규슈 올레, 프랑스 파리 등 세계 트레킹 명소를 누벼왔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저자의 인생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세계의 트레킹 명소 7곳을 소개하며, 걷기와 여행이 몸과 마음을 얼마나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지, 또한 의미 있는 걷기 여행을 위한 명상법과 걷는 법을 알려준다.

 

여행 에세이 『마흔 넘어 걷기여행』을 출간한 특별히 계기가 있으신가요?

 

병원에서 많은 환자를 만나면서, 병원이 아닌 자연에서 상담을 하고 치료를 하면 훨씬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건강캠프였습니다. 병원 밖에서 자연과 벗하며, 자신의 평소 생활을 점검하고 바람직한 생각과 습관을 만들어가는 취지였습니다. 지금은 그 무대를 해외의 좋은 길로 바꾸고, 걷기 여행이라는 요소를 추가했습니다. 치료와 여행이 합쳐진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활동이 미래 의료의 한 모습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일환으로 걷기 여행의 좋은 점을 널리 알리고 싶어 책을 쓰기로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의사로서의 답변이었고요.


처음 걷기 여행을 떠난 곳은 네팔 푼힐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마흔이 넘어가는 시기였지요. 이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를 고민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선천성 심장병으로 부정맥 약을 먹고 있으면서도 히말라야에 도전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지금이야말로 내가 바라던 나만의 여행을 할 때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저와 같이 중년에 접어들어 불안을 느끼던 독자와 나의 경험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제가 했으니 누구든 도전할 수 있을 거라고 용기를 주고 싶었습니다.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로서 환자들에게 걷기를 많이 처방하신다고 하셨는데요. 걷기 운동의 이점에 대해 알려주세요.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습관입니다. 몸과 마음에 어떤 습관이 배어 있는지에 따라 병에 걸리기도 하고, 또 병을 극복하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걷기는 가장 좋은 습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걷기는 누구나 할 수 있고, 어디서나 언제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혼자 할 수도 있고, 같이 할 수도 있습니다. 걸으면서 음악을 듣거나 수다를 떠는 등 다른 것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만 한 활동이 어디 있겠습니까?


우울증 환자에게 가장 많이 하는 처방이 걷기입니다. 약이 잘 돌기 위해서라도 주변을 걸으라고 이야기하지요. 사실 우울증 환자는 집밖으로 나가는 것 자체를 힘들어합니다. 그래서 일단 밖으로 나가라고 합니다. 그러면 자연적으로 하는 것이 산책이지요. 그렇게 걷기 시작하면 활동량을 늘릴 수 있고 우울증 회복에도 크게 도움이 됩니다. 실제 보행이 힘든 환자에게도 걷는 영화나 다큐를 보라고 제안합니다. 걷는 상상을 하다 보면, 재활에도 도움이 되거든요. 척추 마비로 20년 동안 침대에 누워 계시던 분도 걷기 처방 이후에 지금은 휠체어로 여행을 다니고 있습니다.


마음과 신체, 모든 질병의 치료에 걷기는 효과가 큽니다. 걷기는 몸 곳곳으로 혈액과 기가 원활하게 순환되도록 도와주고, 걷기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면 마음의 병이 낫습니다.

 

선뜻 걷기 여행을 나서기가 쉽지 않은데요. 중년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하는 분들에게 조언이나 격려를 하신다면.


중년 이후의 삶은 그 전까지의 삶과 달리 개인별 편차가 더 커집니다. 중년 이전까지는 부모, 선생님, 직장 상사, 자녀, 배우자 등 타인에 의해 끌려왔던 삶이라면, 중년 이후에는 자신의 생각이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선택의 책임도 오롯이 자신에게 있는 것이죠. 중년에 접어들어 자신이 제대로 살고 있는지 확신이 생기지 않거나,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에 대해 불안함을 느끼거나, 혹은 스스로는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지만 삶에 권태를 느끼기도 하지요.


이때가 비로소 자신에 대해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안정된 일상의 테두리에서는 무의식적으로 행동하더라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굳이 생각을 하지 않아도 일상은 흘러갑니다. 그래서 일상과 멀어져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여행이지요.

 

걷기 여행을 가려면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까요? 걷기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하는 독자에게 어떤 길을 골라야 제대로 걷기 여행을 즐길 수 있는지 알려주세요.


일단 걷기가 일상이 되어야 합니다. 하루에 1만~1만 5000보 정도를 매일 걷습니다. 우리나라처럼 도보 길이 곳곳에 잘 마련되어 있는 나라도 드물 겁니다. 집 주위에 30분 이상 걸을 수 있는 나만의 걷기 코스를 만들어보세요. 30분 정도 걷고, 잠시 쉬면서 차를 마시고, 또 돌아오면서 30분 정도를 걸을 수 있는 길이라면 그야말로 최고의 코스입니다.


주말이나 쉬는 날에는 걷기 여행을 떠는 것처럼 하루 종일 걷는 스케줄을 짜봅니다. 저는 쉬는 날 오전에 3시간 정도를 걸은 후 샤워를 하고 낮잠을 30분 정도 잡니다. 적당한 피로감으로 몸은 더욱 잘 쉴 수 있습니다. 주말이라고 늦잠을 자는 것보다 오전을 알차게 보내는 방법이기도 하지요.


책에도 있지만 좋은 길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충분히 걸을 수 있을 만큼 길이 이어져 있어야 하고, 길에는 그 나름의 스토리가 있어야 합니다. 길의 스토리에는 역사와 문화뿐만 아니라, 그 길을 걸어온 사람들, 그리고 주변 환경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겠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힘들 때마다 쉴 수 있도록 여행자들을 배려해주는 곳이어야 합니다. 세계의 트레킹 명소는 이러한 조건이 잘 갖추어져서 전 세계인에게 사랑을 받는 것이지요.

 

한국을 포함해 네팔, 스페인, 일본, 이탈리아, 터키, 프랑스까지 7개국 9곳의 트레킹 코스를 여행한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요. 이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길은 어디인가요.


각각의 코스가 고유의 특징이 있어서, 한 곳을 꼽기가 힘든데요. 만약 질문을 조금 바꿔서 다시 한 번 걷고 싶은 길이 어디냐고 한다면, 산티아고 순례길을 꼽겠습니다. 사실 세계에는 특별한 트레킹 코스가 너무나 많기 때문에 같은 코스를 또 선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산티아고가 풍경이 가장 좋은 것도 아니지요.


그럼에도 산티아고를 다시 걷고 싶은 이유는 오로지 걷기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산을 오르거나 위험한 다리를 건너는 등의 힘든 길이 많지 않고 꾸준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길을 걷는 사람들이 진실한 마음으로 걷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길을 걷는 사람뿐만 아니라, 그 길에서 삶을 일구는 사람들 또한 순례자를 존경하고, 순례길을 사랑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지요. 그야말로 행복한 걷기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곳곳에서 만나는 조그만 성당과 기도소에서 쉬고 있으면 신성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느끼는 충만함 역시 잊히지 않습니다. 천국의 입장권처럼 느껴지는 콤포스텔라 증명서를 받으면서 느끼는 성취감 또한 크지요. 여행에 대한 보상을 확실하게 받을 수 있다고 할까요.

 

걷기 여행을 통해 느낀 가장 큰 변화와 가장 큰 깨달음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좋은 여행’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신에 대해 하나라도 더 발견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좋은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즐거워하는지, 무엇을 눈여겨보는지를 아는 것, 그리고 스스로에게 했던 질문의 답을 찾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저 역시 걷기 여행을 통해 나에게 맞는 리듬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리듬이란 단지 걷는 속도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내가 나만의 스텝으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입니다.


걷기 여행으로 얻은 또 하나는 평생 즐길 수 있는 취미를 얻은 것입니다. 그래서 마음이 불편하거나 때로는 몸이 편안하지 않을 때 저는 무작정 걷습니다. 한참 걷고 나면 마음의 안정을 찾고, 몸이 가벼워지는 걸 느끼지요. 평생의 친구를 얻은 것이지요. 걷기는 굳이 구분하자면, 목표나 결과보다 과정에 가깝습니다. 목표에 얽매이지 않고 과정을 즐기는 자세 또한 걷기 여행을 통해 제가 얻은 것이지요.

 

걷기 여행이 다른 여행과 다르게 특별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위의 질문과 조금 이어지는 것 같은데요. 우리는 대체로 어떤 장소를 목표로 여행을 떠납니다. 목적지를 따라 움직이는 것이 일반적인 관광 여행이지요. 걷기 여행은 장소와 장소를 잇는 길을 걸어갑니다. 걸으면서 다른 사람, 자연, 그리고 신과 만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지요.


여행에서 몸과 마음에 쌓인 경험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습니다. 인간은 걷기 이상의 속도에서 본 것들을 기억에 남기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장소에서 장소를 빠르게 이동하는 경우, 그 중간의 기억은 남지 않고 머물렀던 장소만 기억에 남습니다. 걷기 여행은 모든 여행의 순간을 기억에 새길 수 있습니다. 이런 기억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커다란 자산이 됩니다. 그리고 삶을 변화시키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기억에 얼마만큼 남았는가가 여행을 잘 다녀왔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됩니다. 그래서 걷기 여행이 특별하고 좋은 여행으로 남을 수 있는 것이지요.

 


 


 

 

마흔 넘어 걷기 여행김종우 저 | 북클라우드
인생을 되돌아볼 시기에 진정한 자신을 찾아 떠난 여행기이자, 걷기를 예찬하는 건강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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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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