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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기 두려운 모든 여성들을 위한 에세이

장보영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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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엄마 아빠라면 꼭 추천하고 싶은 책. 읽다 보면 눈물과 웃음이 동시에 나온다. (2017.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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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게 결혼과 임신, 출산, 육아란 무엇일까? 닥치면 다 하게 되어 있다고 쉽게들 말하지만, 누구도 ‘엄마 되기’에 대해 가르쳐주지 않는다. 출산 후 엄마가 된 여성들은 하나같이 ‘이게 이렇게 힘든 일이었어?’라며 입을 모은다. ‘결혼 이후의 삶이 두렵고, 엄마가 되기 두려운 당신에게’라는 부제가 달린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는 동화 작가이자 인디밴드 멤버인 장보영 작가가 결혼과 임신, 육아, 출산에 대한 이야기를 조근조근 써내려간 따뜻한 에세이다. 육아하는 부부의 로맨스도 빠질 수 없다. 예비 엄마 아빠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 읽다 보면 눈물과 웃음이 동시에 나온다.


인디밴드 멤버, 동화작가, 강사, 초보 엄마 등 걸어온 삶의 이력이 다채로우신 것 같아요. 특히 작가님이 활동하시는 밴드 ‘싱잉앤츠’의 노랫말들이 참 좋았습니다. 갓난아이를 키우면서 2집을 내시고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까지 출간하셨는데 힘들진 않으셨나요?

 

저는 어떤 일을 처음 겪을 때 자극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임신도 출산도 처음이라서 사유가 많았고 그래서 꾸준히 생각을 기록하고 있었어요. 심지어 진통하면서도 휴대 전화를 놓지 않고 상황을 남겼지요. (물론 진통이 심해지면서 내던지긴 했지만요.) 그렇게 쓴 글을 모은 원고가 이 책의 절반쯤 됩니다. 나머지는 남편한테 아이 맡기고 전투적으로 작업했습니다. 싱잉앤츠는 일종의 음악협동조합 같은 구조라고 볼 수 있어요. 저를 포함한 각 멤버들이 모두 곡을 쓰거든요. 신기하게도 모든 멤버의 가정이 각각 한 달 차이로 임신해서 출산 전에 앨범 내기로 했는데 결국 모두가 출산한 지 한참 뒤에야 앨범이 나왔어요. 그런데도 아이 키우느라 활동을 못해서 졸지에 경력단절밴드가 되었지만요.

 

책에 전부 실리진 않았지만 남편분과의 연애 이야기가 참 흥미진진했어요. 특히 ‘썸’ 타는 이야기는 고구마 백 개 먹은 것처럼 답답하기도 했는데요. 그래도 ‘이 남자다!’라는 확신이 있으셨나요?


브런치 서비스 초기에 작가로 등록하고 처음 쓴 이야기가 저희 연애담이었어요. 아무도 안 볼 줄 알았는데 제 기준에서는 생각보다 반응이 나름 뜨거워서 놀라기도 했지요. 물론 어디까지나 제 기준이죠. 하하. (https://brunch.co.kr/magazine/bom1 참조)

 

저희는 스물두 살 때 친구로 처음 만나서 서른에 연애를 시작했어요. 그사이 서로의 마음이 몇 번 어긋났었지요. 그 와중에 저는 적극적으로 우리 관계의 정체성을 묻다가 무려 두 번이나 ‘No’라는 대답을 들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이 사람이 맞다’는 확신이 있었다기보다, 이렇게 대놓고 묻지 않으면 이 사람이 맞는지 아닌지 영원히 모르겠다고 판단한 것 같아요. 결국 남편이 먼저 확신을 얻은 뒤 제게 고백했고, 저는 그제야 ‘이 사람이 맞다’고 직감했지요. 지금도 남편과 이야기해요. “서로 이렇게 분명한데, 그때 우리가 또 어긋났다면 어쩔 뻔했지?”라고요. 그와 결혼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생각하면 아직도 온몸의 세포가 “yes! yes!” 하고 외치는 기분이 들어요. 아직 햇수로 4년차니 더 지내보면 또 다를까요? 저는 변치 않으리라 믿고 싶어요.

 

여성들은 ‘내가 엄마가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아이를 갖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두려운 부분들이 있잖아요. 임신과 출산을 겪으면서 삶이 확 뒤바뀌기도 하구요. 커리어라든지 건강이라든지 시간과 에너지를 모두 쏟아부어야 하니까요. 이에 대한 두려움은 없으셨는지요? 또 새봄이가 태어난 전과 후 가장 달라진 것이 있다면요?

 

당연히 두려웠지요. 하지만 막연함에서 오는 걱정과 불안이 더 컸던 것 같아요. 많은 여성들이 출산 후 그렇게 사니까 나의 미래도 비슷할 거라 자연스레 짐작한 모양이에요. 하지만 그렇게 살지 않기로 결정하면 어렵게나마 다시 자기 삶을 찾아가며 균형을 잡게 된다는 걸 요즘 배우고 있어요. 사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남편의 역할이에요. 여성이 임신, 출산, 육아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아마 이 모든 게 오직 자기 짐으로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요. 남편이 이 과정에 진정으로 동참하면 그래도 큰 고단함은 덜 수 있는 것 같아요. 몸이 망가지는 건 피할 수 없지만 그래도 심신의 회복에 도움이 되거든요. 저 같은 경우에는 임신과 출산에 이어 육아 전쟁에 돌입하며 스스로 무너져가는 걸 느낄 때 남편이 곁에서 ‘너를 이대로 내버려두지 않겠다’ ‘네 생활이나 작업이 다시 회복되게 하겠다’는 의지를 말과 행동으로 계속 보여줬어요. 신혼 때부터 가사분담이나 성역할 고정관념에 대한 대화를 자주 나눴던 영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기가 태어난 후에 가장 달라진 점 하나를 찾기는 어렵네요. 모든 게 달라졌거든요. 하하. 돌이 지나야 일단 세 명이 한 집에 사는 생활에 적응하는 것 같아요. 아기가 더 어릴 때는 부부 각자의 삶이 통째로 바뀐 느낌이 들어 매일 초능력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아기도 더 안정적이고 일상도 많이 회복됐어요.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는 전혀 몰랐던 새로운 기쁨을 출산 후 아이를 보며 매일 느낀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임신도 퍽 동물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출산 후로는 그냥 동물의 삶이다. 나는 인간이길 포기한 사람처럼 살았다.’라고 책에 적으셨듯이 육아하면서 지치고 힘든 순간들이 많이 찾아오는 것 같아요. 몸과 마음의 여유를 되찾을 수 있는 작가님만의 힐링법을 소개해주세요.

 

감정적으로 지칠 때 보통 저는 그 감정을 투명하게 적어보려고 해요. 그래서 제 일기장을 보면 부부싸움의 역사까지 알 수 있어요. 남편 입장에서는 꽤 피곤한 일이겠네요. 하지만 그렇게 감정을 글로 다 쏟으면 말과 행동은 상대적으로 차분해지고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물론 육아 중에 한가롭게 글 쓸 여유는 별로 없지요. 그럴 때는 외식이 최고예요. 아기를 동반한 외식이 보통 번거로운 일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행복감을 느껴요. 남편도 그러더라고요. 제 입에서 “행복하다”는 말이 나올 때는 항상 음식이 앞에 있었다고요. 하하. 요즘은 아기가 꽤 커서 혼자 이것저것 만지며 노는데 그사이 틈틈이 소설을 읽기도 해요. 생각보다 큰 해방감을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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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나의 세계였다」 꼭지 글을 보며 엄마 생각에 울컥울컥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이 가는 꼭지 글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저 역시 그 글을 좋아합니다. 모처럼 부모님을 만나고 온 날, 한 호흡에 적어내린 글이에요. 얼마 전, 엄마가 이 책을 받았다며 전화하셨기에 그 꼭지를 먼저 읽어보시라고 말씀드렸는데 과연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딸의 뒤늦은 고백에 기뻐하시면 좋겠어요. 이 책의 모든 글마다 각각 떠오르는 장면이 있어요. 이 일을 겪을 당시, 혹은 이 글을 쓸 때의 상황이나 감정이 생각나요. 이를 테면 ‘노키즈존’은 오래 생각해온 것을 정리한 글이에요. 균형을 잡고 싶어서 가깝게 지내는 카페 사장님께 보여드리고 의견을 구하기도 했지요. ‘아빠 육아가 좋은 이유’는 약간 날이 선 문체인데 실제로도 제가 ‘아빠 육아’로 언급되는 콘텐츠에 불만이 많았던지라 감정이 좀 실린 것 같아요. ‘엄마의 그늘’이나 ‘나 자신으로 살고 싶다’는 제 자화상 같아서 애정이 더 가기도 해요. 개인적으로 임신-출산 편보다 육아와 부부 생활 부분이 마음에 듭니다.

 

요즘 새봄이는 어떻게 지내나요?

 

이 정도면 반칙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귀여워요. 신체와 지능이 발달하면서 사고도 많이 치고 떼도 늘었지만 그럼에도 밝고 즐겁게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음악이 들리면 춤을 추고, 어디선가 먹을 걸 찾아내서 달라고 조르기도 하고, 강아지 그림만 봐도 “멈머! 멈머!” 하면서 난리가 나요. 한번 꽂힌 그림책은 수십 번 읽어달라고 하고, 양말이나 신발을 신겨달라고 발을 내밀기도 하고, 졸릴 때 제가 곁에 누우면 제 가슴께로 올라와 포옥 안겨요. 내가 누군가의 편안한 품이 되었다는 게 아직도 신기합니다. 아이는 정말 사랑스럽고 신비로운 존재예요.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결혼,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한 짧은 정의를 내려주세요.


결혼은 꽤 괜찮은 인간 성장 키트(kit)다. 임신, 출산, 육아는… 제가 책임져줄 수 없으니 함부로 말할 게 아닌 것 같네요. 보이콧하겠습니다. 하하. 농담이고요. 굳이 정의 내리자면 ‘준비된 상태라면 한 번쯤은 경험해 볼 만한 일’? 책에도 비슷한 말을 남겼지만, 결혼이든 출산이든 신중하게 결정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신중하다’는 말에는 주체성이 나타난다고 생각해요. 남들이 다 그렇게 사니까 휩쓸리지 않고, 이 시기에 내게 필요한 일인지 살피면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려하며 천천히 결정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꾸릴 수 있는 주체성이 필요하거든요. 남들이 뭐라 하건 흔들리지 않으면서 말이죠. 그 후에 결정한 결혼과 출산은 더 큰 만족과 기쁨을 안겨줄 거예요. 저도 그랬지만, 새 가족을 가장 환영할 수 있는 어떤 ‘때’가 오더라고요.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장보영 저 | 새움
당연한 듯 쉽게들 말하지만, 결코 당연하지 않은 이야기. 누구나 알아야 하지만, 누구도 들려주지 않았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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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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