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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길 “독서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

소설가 강화길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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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바란다면 제 책이, 계속 독서를 하고 싶게 만드는 기억의 목록 중 하나가 되었으면 합니다. (2017.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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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재미를 느낀 때는 언제부터였나요?

 

굳이 시작을 더듬어본다면, 아마 아주 어릴 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친구가 많지 않았고, 활발한 성격도 아니었습니다. 혼자 가만히 앉아 할 수 있는 놀이를 좋아했는데, 독서가 그중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은 책을 많이 사주셨고, 저는 좋아하는 놀이를 그렇게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마음먹으면 언제든 계속 읽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제게는 책의 가장 즐거운 부분이었고 지금도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독서는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생각하는 독서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사람들은 같은 책을 읽으며 다른 경험을 한다고 생각해요. 감정이입 하는 인물도 다르고, 흥미를 느끼는 지점도 다릅니다. 아마 그래서 제가 독서에 계속 몰입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권의 책을 통해 얻은 경험은 오롯이 저만의 것이고, 그 시간을 통해 제 세계가 확장되는 느낌을 받고는 했으니까요. 그건 누구도 쉽게 무너뜨릴 수 없는 세상이지만, 놀랍게도 언제든 달라질 수 있는 세상이기도 합니다. 또 다른 독서를 통해서요.

 

요즘 작가님의 관심사는 무엇이며, 그 관심사와 관계하여 읽을 계획인 책이 있나요?

 

저는 고딕 로맨스 스릴러에 꾸준히 관심이 있습니다. 특히 19세기 여성 작가의 작품들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제한된 공간, 미스터리, 스릴러, 그리고 로맨스는 안전하다고 생각한 모든 것이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거나, 은폐된 무엇, 아니면 처음부터 숨겨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는 진실로 다가가게 해주는 숨바꼭질의 술래들입니다. 브론테 자매, 메리 셸리 같은 작가들은 제가 길을 잃지 않게 해주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늘 들춰보는 책이 있는데, 『다락방의 미친 여자』라는 책입니다. 제가 브론테 자매와 메리 셸리 같은 훌륭한 술래들을 잘 따라갈 수 있게 도와주었고, 어떤 한계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은 결코 우스운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려주었습니다.

 

강화길 작가님의 최근작과 관련하여, 독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독서는 늘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지만, 강렬한 감정을 항상 느끼게 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때때로는 밋밋하고, 부족하고, 기억에 남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사실 그런 순간이 더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단 하나의 강렬한 경험이 분명 있기 때문에, 바로 그 때문에 계속 읽어나가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순간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어서, 그리고 그 경험을 되돌려줄 또 다른 책이 있다는 걸 믿고 있기 때문에요. 감히 바란다면 제 책이, 계속 독서를 하고 싶게 만드는 기억의 목록 중 하나가 되었으면 합니다.

 

 

 

명사의 추천

 

눈 먼 암살자
마거릿 애트우드 저 | 민음사

마거릿 애트우드의 작품은 모두 훌륭하다. 진지하고 환상적인 은유로 가득하고, 흥미롭고 다양한 감정으로 가득하다. 그중 『눈먼 암살자』를 가장 좋아한다. 캐나다의 역사와 두 자매의 사적인 삶이 맞물리고, 이어 마거릿 애트우드가 직접 쓴 SF 소설이 교차로 등장하며 진행되는 이 소설은 읽는 내내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소설 속 모든 인물의 운명을 궁금하게 만들었고, 이 세계를 의심하게 만들었기에.

 

 

 

제비뽑기
셜리 잭슨 저/김시현 역 | 엘릭시르

셜리 잭슨은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무서운 소설을 쓰는 소설가였다. 냉정하고 정확하며, 무엇보다 외로움 가득한 문장을 썼다. 살의나 공포, 악몽이나 악의 같은 단어는 셜리 잭슨의 소설을 설명하기에 한없이 부족하다. 그러나 그녀의 문장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단어들이기도 하다. 단어 밖으로 흘러넘치는 감정들은 오직 그녀의 문장을 마주했을 때만이 느낄 수 있다

 

 

 

 

 

제인 에어
샬롯 브론테 저/천은실 그림 | 푸른숲주니어

브론테는 내게 무언가를 남겼다. 그리고 읽을 때마다 항상 또다시 무언가를 남긴다.

 

 

 

 

 

 

 

 

 

운명과 분노
로런 그로프 저/정연희 역 | 문학동네

로런 그로프는 오랫동안 기다린 작가였다. 이미 미국에서 드높은 명성 때문이기도 했고, 누군가의 추천 때문이기도 했고, 더듬더듬 어설프게 읽어나간 짧은 소설의 몇 장면들 때문이기도 했다. 늘 그녀의 소설을 제대로 읽고 싶었다. 그건, 로런 그로프를 읽고 싶다는 뜻이기도 했고, 소설이란 무엇인지 느끼게 해주는 소설을 읽고 싶다는 뜻이기도 했다. 운명과 분노는 그 모든 것이었다.

 

 

 

 

 

슬픈 카페의 노래
카슨 매컬러스 저/장영희 역 | 열림원

카슨 매컬러스는 평생 아팠다. 육체적 고통을 끌어안은 채, 그녀는 계속 글을 썼다. 고통은 그녀에게 은유가 아니었다. 사랑 역시 그랬다. 사랑은 그녀를 행복하게 했고, 동시에 비참하게 했다. 이 소설은 사랑하는 것과 사랑받는 것에 대한 슬픈 고찰이자 끔찍한 인간들의 고독한 목소리다. 그리고 오직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한 작가의 고백 그 자체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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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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