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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우 기자 “가카 추격기, 그 속사정”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 주진우 기자 ‘추격자의 삶’을 고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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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제가 이명박을 쫓고 있습니다. 다 여러분의 관심 덕이에요. 그런데 여러분의 관심이 살짝 떨어지면 반대로 제가 쫓겨야 해요. 항상 그런 공포를 가지고 있죠. (2017.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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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우가 드디어 책을 냈다. 바로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 10여 년 간의 이명박 취재기록을 담은 책이다. 『주기자의 사법활극』에 이어 벌써 세 번째 책이지만, 이번 책은 온전히 ‘가카’만을 다룬 책이라서 그 감흥이 남다르다. 자칭 ‘가카 추격자’ 주진우가 아니던가. 그래서일까 이번 책에 대한 반응이 상당히 뜨겁다. 9월 2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판매부수도 5만 권을 넘어섰다.


지난 9월 2일 서초동 ‘흰 물결 아트센터’에서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 북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북콘서트에는 주진우 기자, 김제동 MC, 정청래 전 의원 총 세 명의 인원이 참여했다. 김제동MC의 강연을 먼저 듣고, 그 이후 주진우 기자와 질의응답을 하는 식이었다.


김제동 MC는 ‘우리 사는 얘기’를 좀 하고 싶다며 강연을 시작했다. 책에 관한 이야기는 주진우 기자에게 맡기고 사는 이야기와 질문을 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곧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또 그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허심탄회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김제동: 혹시라도 10대 20대 분들이 오셔서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생각을 하고 계시면 진짜 아프면 청춘이 아니라는 말씀을 하겠습니다. 돈 뺏긴 얘기도 했으면 좋겠네요. 우리 길거리 가다가 누가 이만 원 정도만 뻑치기 해가도 기분이 상당히 안 좋죠? 꼭 누구를 지칭해서 이야기 하긴 그렇지만 우리 세금을 가지고 가서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빨리 잡아내야 삶이 좀 편해집니다. 강바닥에 이렇게 22조씩 쏟아 부으면 찾아내야죠.

 

그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던 2008년부터 박근혜 정부가 물러나던 2017년 까지, 지난 9년을 회상하더니 곧 ‘정치인들보다 더 웃길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보였던’ 시대라고 말했다.

 

김제동: 시민으로서는 불행한 시대였지만 코미디언으로서는 행복한 시대를 살았습니다. 저는 별로 웃길 게 없었어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이야기하면 다 웃습니다. ‘저기요. 강바닥에 22조를 넣었대요.’ ‘물고기가 물에서 죽었대요.’ ‘군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사격 시범을 보이면서 개머리판을 눈에 가져다댔대요.’ 그러면 와 웃어요.

 

그는 민주공화국이라면 으레 국민들의 솔직한 발언이 허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정치인들의 행위가 납득이 가지 않을 때, 국민들은 자연스레 그에 대해 물어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제동: 독재 정치에선 임금님이 벌거벗고 있어도 박수를 쳐요. 그런데 거기 있던 사람 중 한 아이가 이야기하죠. '벌거벗었다! 이상하다!' 저는 그게 민주공화국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웃기는 걸 웃기다고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하죠. "내가 총 개머리판을 눈에 대든 말든 너희들은 웃지마. 땅바닥에 22조를 쏟든 말든 너희들은 묻지마. 너희들에겐 그런 자격이 없어."라고 얘기하면 왕조시대나 다를 바 없어요.


그게 제 바람이고, 대표적으로 그런 걸 물어보고 다니는 아이가 바로 이 사람이에요. “돈 어디 놔뒀어요?” “왜 놔뒀어요?” “우리 돈 아니에요 그거?” 그래서 만날 판사한테 질문 받고 검사한테 질문 받고. 난 그렇게까지 하드코어는 아니에요(웃음).

 

강연을 마친 후, 그는 주진우 기자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주진우 기자는 김제동 MC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며 입을 뗐다.

 

주진우: 사실은 제동이 때문에 많이 힘을 얻어요. 왜냐면 저보다 더 힘들거든요. 항상 제동이가 저한테 “아이고 주진우 참 힘들게 산다.” 이야기하면 제가 피식 웃죠. 류승완 감독이 이번에 영화를 내고 굉장히 힘들어했어요. 그 때마다 제동이가 위로를 해준다고 가고 전화도 한 시간 동안 합니다. 류승완이 그 전화를 끊은 후에 저한테 전화합니다. “지가 누굴 위로해.” 그러면서(웃음). 어려울 때 보기만 하면 힘이 나는 친구에요. 미행, 감시 때문에 몰래 다니다가 도 ‘아 제동이도 있지.’ 가끔 그렇게 생각해요.

 

김제동: 자 흘려들으시고요(웃음).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는 실제로도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서 쓴 책이에요. 많은 일을 겪었고요. 저희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여러분이 내막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에요. 누군가 길거리에서 “도와줘요 살려줘요”라고 외쳤을 때 창문에 불이 켜지는 것만으로도 도둑이 도망가는 효과가 있다고 하잖아요.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요. 이 책이 잘돼서 주진우 기자가 좀 편하게 다녔으면 좋겠어요.

 

김제동MC가 퇴장한 이후, 정청래 전 의원이 주진우 기자와 함께했다. 정청래 전 의원은 질의 응답을 시작하기 앞서 주진우 기자는 용감한 사람이 아니라는 말로 입을 뗐다.

 

정청래: MB를 추격하면서 실은 두렵고 떨릴 거거든요. 제가 그 심정을 알아요. 저는 노태우 대통령 때 미국의 농산물 수입개방을 막기 위해서 쇠파이프를 들고 미 대사관저 담장을 뛰어 넘었어요. 새벽이지, 쇠파이프는 차갑지 몸이 덜덜 떨리는 거예요. 분명 주진우 기자도 그런 걸 느꼈을 거예요. 사명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멈추지 않고 계속하는 거죠. 책의 행간에서 “저 무섭거든요. 여러분이 저 좀 보호해주세요.” 라는 주진우의 목소리를 읽었어요.  그래서 그 뒤로 주진우 홍보대사를 하고 있죠. 정권교체 이후에 새로운 목표가 생겼어요. ‘주진우 책 10만권 이상 팔기’. 그리고 ‘주진우와 힘을 합쳐 이명박을 검찰 포토라인에 세우기’.

 

이후 본격적으로 질의응답시간을 갖기 시작했다. 정청래 의원이 질문이 쓰여 있는 메모지를 떼어 읽으면, 주진우 기자가 그에 대답하는 식이었다. 10여 년 간 이어진 이명박 취재에 대한 속사정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정청래: 이런 질문들을 본인이 읽으면 좀 쑥스러우니까(웃음) 제가 읽어보겠습니다. 유시민 작가님이랑 당구만 치면서 노나요?

 

주진우: 네. 제동이하고 같은 동네 사세요. 그래서 가끔 답답하고 힘들 때는 만나서 당구치고 한나절 놀아요. 세 명이서 대화를 나누는데 시국에 대한 이야기나 우리 사회의 문제점 그런 건 한마디도 없고 거기선 꼭 자장면을 시켜요. 제동이가 제일 잘 치고 제가 제일 못 치는데 승부욕은 항상 유시민 선배님이 1등이에요. 여러분 유시민 선배님이 요즘 잘 나가서 그러는데 꼭 그렇게 좋은 사람은 아닙니다(웃음). 유시민 선배님은 낚시를 좋아하셔서 제동이하고 저를 자꾸 낚시에 끌고 가려고 하시는데 아직 안 넘어가고 있어요.

 

정청래: 만약 아들이 기자의 길을 걷고 싶어 한다면?


주진우: 그럴 일은 없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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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이 질문은 좀 닭살 돋는 질문인데, ‘독립투사 주진우님.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점이 있다면?’


주진우: 항상 미안하고 고맙죠. 아들이 고3이에요. 저는 애가 어렸을 때부터 제 품에 들어온 적이 없어서 아빠를 먼 데서 온 친척 형 정도로 생각했어요. 어렸을 땐 저를 보면 울었고요. 조금 컸을 땐 아빠라고 집에 가면 저한테 이단 옆차기를 날리고 도망갔죠. 지금은 가만히 있지만요(웃음).

 

정청래: 이것도 있네. 비자금 찾으러 다니면서 얼마나 쓰셨어요?

 

주진우: 이건 정확한 금액은 잘 모르겠는데 저한테 있는 돈은 다 썼어요. 그래서 가고 싶은 취재가 항상 밀려있어요. 꼭 기사를 쓰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정보제공자 마음을 얻기 위해서 취재를 가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생각보다 돈이 더 많이 들어요. 예를 들면 외국 정보기관에서 일하시는 분이 한 분 계시는데, 그 분의 마음을 사기 위해 제가 스위스에 네 번을 갔어요. 그 사람한테 돈을 주고 사와야 하는 정보가 있거든요. 그런데 정보를 얻으려면 그 사람과 가까워져야 하니까요. 뭐 그런 식인 거죠.

 

정청래: MB는 그 돈 아까워서 죽기나 할까요?

 

주진우: 죽기 전에 찾아줘야 하는데 그래서 걱정이에요. MB가 현재 일흔 일곱 살이니까요. 물론 아직도 정정하시긴 해요. 피부 관리도 엄청 하세요. 재임시절부터 사모님이랑 같이 보톡스 놓고 스타일링 받고 배울 점이 많습니다(웃음). 다시 돌아와 보면, 적은 나이는 아니니까 지금 잡아야겠어요. 시간이 가는 게 너무 아까워요. 누릴 거 다 누리고 지네들끼리 잘 먹고 잘 살다가 그렇게 가면 어떡해요. 가기 전에 잡아야지.

 

정청래: 가장 위험했던 순간은? 이것만은 밝히고 싶은 순간이 있나요?

 

주진우: 위험했던 순간이 몇 번 있었어요. 그 중에 하나가 5촌 살인사건. 여러분도 다 아시다시피 팩트로 밝혀진 사건이잖아요. 그런데 그걸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저를 가두려 했어요. 십알단도 마찬가지로 전부 팩트였는데 그걸로 대여섯 개 소송을 당했죠. 언젠가 제가 구속영장이 청구돼서 검찰에 갔을 때 우리가 너무 위협을 받으니까 김어준이 그랬어요. “넌 왜 이렇게 사냐.” 덤프트럭이 여러 번 저한테 달려들기도 했거든요. 취재를 하다가 죽는 건 오히려 상관없는데, 불구 상태가 될까 봐 두려워요. 그럼 주변 사람들한테도 피해 주는 거잖아요.

 

정청래: 도피처로 생각해둔 곳이 있다면 어디인가요?

 

주진우: 몇 군데 생각해둔 곳이 있어요. 그 중에 하나는 일본이었는데 그걸 생각해낸 사람이 오지랖 넓은 이승환 형이었어요. 그 형이 그래서 일본 진출을 하려고 했죠. 제가 거기로 도망가면 한국과 일본을 왔다 갔다 하면서 돈을 벌려고요. 그런데 이 인간이 연식이 돼 가지고 일본에서 안 먹어줘요(웃음) 그리고 한류가 지나갔어.

 

정청래: 그런데 일본은 그다지 좋은 선택지가 아닌 거 같아. 외국이 아니라 수도권이 좋은 것 같아요. 사람들도 많고, 또 여러분이 주진우 기자를 지켜줄 수도 있고요. 다음 질문으로, 해외 출장도 많고 취재내용이 많으실 텐데 그 비용은 어떻게 충당하시나요? 개인적으로 후원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이런 게 가장 좋은 질문입니다(웃음)

 

주진우: 뭐라고 얘기해(웃음).

 

정청래: 이렇게 얘기해요. 사실 돈이 다 떨어졌고요. 그러니까 책 한 권만 사지 말고 일곱 권씩 사서 베개로 사용해주세요(웃음).

 

주진우: 책 써서 비용충당 했죠. 저는 강연이나 방송출연이 별로 없으니까요. 그나마 여러분이 이렇게 책 사주시고 도와주셔서 하고 싶은 취재 하고 이명박도 박근혜도 쫓고 있고요.

 

끝으로 주진우 기자는 청중들에게 한 가지를 강조했다. 바로 MB를 잡기 위해선 무엇보다 국민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 그는 국민들이 MB에 대해 열심히 떠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곧 MB가 활발히 활동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주진우: 정권이 바뀌었으니 MB를 금방 데려올 수 있을 거 같죠? 정권이 바뀌고 두 달 세 달 만에 MB를 테이블 위에 올리려고 제가 책을 썼습니다. 이승환은 노래를 만들고, 김제동은 이렇게 나와서 마이크를 잡고요. 그런데 검찰도 그렇고, 현 정권도 그렇고 MB를 잡는 걸 부담스러워 해요. 아직도 힘이 있거든요. MB 주변의 사람들이 아직도 골고루 요직에 포진하고 있어요. 사실 제 책이 엊그제 주간 베스트셀러 1위가 됐어요. 그런데 뉴스에서 전혀 다뤄지질 않아요. 책이 나온 지 모르는 사람도 많고요. 


 그렇기 때문에 국민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요. 국민들이 이명박에 대한 이야기를 떠들지 않으면 MB는 다시 살아나거든요. MB가 잡히지 않으면 다시 제가 쫓겨야 합니다. 지금껏 그랬어요. 2012년도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해 취재를 열심히 해서 공개했어요. 십알단 사건 들어보셨죠? 십자군 알바단 사건. 그 때 저희가 윤 목사 가족이 몇 년 동안 모아둔 자료를 공개했어요. 그런데 2012년 대선 때 정권이 교체 되지 않고 박근혜로 이어졌잖아요. 그리고 나서 소송을 다섯 건 이상 당하고 제가 프랑스로 도망갔어요.


물론 지금은 여러분의 관심 덕분에 이명박을 쫓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의 관심이 살짝 떨어지면 반대로 제가 쫓겨야 해요. 항상 그런 공포를 가지고 있죠. 만약에 잘 안되면 이 책의 인세는 도피자금으로 잘 쓰겠습니다(웃음).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주진우 저 | 푸른숲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에 이명박이 서울특별시장, 대한민국 대통령 자리에 앉아 ‘해드신’ 그 돈을 숨겨놓은 저수지를 찾아, 일본?홍콩?싱가포르?미국?캐나다?스위스?독일?케이맨제도 등 전 세계 곳곳을 발로 뛰어온 10년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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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나영서(예스24 대학생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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