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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민의 눈물: 언제나 웃어야 했던 이의 삶

하루하루를 쌓아 25년만에 빛을 본 우직함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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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민이 흘린 눈물은, 그동안 웃음 뒤에 가려져 보여진 적 없던 김생민의 인생이었다. (2017.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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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연예가 중계>의 한 장면

 
김생민은 언제나 웃는 얼굴로 기억되는 남자였다. 대부분의 코미디언이 다 그렇겠지만 김생민의 경우는 조금 경우가 달랐다. <연예가중계> 리포터 20년, <출발 비디오 여행> 패널 20년, <TV 동물농장> 패널 17년. 그는 언제나 쇼를 진행하는 자리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자리가 아니라, 진행자를 보좌하는 자리나 다른 연예인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주는 자리에 가서 서 있어야 했다. 자기보다는 상대방이 돋보이도록 도와줘야 하고, 제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남의 이야기를 들려줘야 하는 자리. 그래서 그는 언제나 특별한 개성 없이 웃는 낯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했다. 그 누구도 남의 매력을 돋보이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연예인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연예인이 되고 싶은 모든 이가 연예인이 되는 게 아니듯, 데뷔한 모든 이가 주인공의 자리에 가는 건 아니다. 김생민은 몇 년 전쯤엔 코미디언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을 조용히 접었고, 자기 자리에서 조용히 웃으며 주어진 일을 해내는 길을 택했다.
 
“티끌을 모아 태산이 된다”는 옛말이 “티끌은 모아봤자 티끌”이라는 농담으로 반박되는 시대, 김생민은 제게 주어진 티끌 같은 기회들을 조용히 쌓아 올렸다. 어느덧 그는 연예인들이 콕 집어 “기왕 할 거라면 김생민씨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싶다”고 지목하는 <연예가중계>의 얼굴이 되었고, 신동엽과 함께 ‘동물농장 아저씨’로 불리우는 <TV 동물농장>의 아이콘이 되었으며, 사람들이 재태크 비법을 묻는 억대 자산가가 되었다. 그 무엇도 엄청난 성공이나 한 차례의 히트 때문에 얻은 결과가 아니다. 정공법보다는 꼼수가, 일상의 습관보다는 요행이 힘이 센 세상에서, 김생민만큼은 우직하리만치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리포터 역할이 주어진 몫의 전부라면 그거라도 최선을 다 해야 하고, 돈을 많이 버는 게 아니라면 안 써야 한다는 단순한 최선. 그렇게 하루하루를 쌓아 올린 덕에, 김생민은 친한 선배 송은이가 함께 팟캐스트를 하자고 했을 때 마침내 뭐라도 할 이야기가 생겼다. 자투리 코너에서 독립된 스핀오프로, 다시 지상파 TV 파일럿으로. <김생민의 영수증>은 하루아침에 찾아온 스타덤이 아니라, 코미디언으로 살아온 지난 25년이 누적된 결과였다.
 
<연예가중계>가 김생민의 20년 개근을 위해 준비한 몰래카메라, 자신이 리포터인 줄 알고 촬영장소에 도착했다가 신현준과 신동엽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찍은 영상편지를 보게 된 김생민은 처음으로 방송에서 서럽게 울었다. 늘 주인공을 소개하던 자리에 서 있던 남자가 20년만에 주인공의 자리에 서서 제 감정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게 된 순간, 전 국민이 얼굴은 알지만 딱히 환호하진 않았던 얼굴로 살아야 했던 그간의 설움과 벅찬 오늘이 그 눈물에 한가득 담겼다. 김생민이 흘린 눈물은, 그동안 웃음 뒤에 가려져 보여진 적 없던 김생민의 인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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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승한(TV 칼럼니스트)

TV를 보고 글을 썼습니다. 한때 '땡땡'이란 이름으로 <채널예스>에서 첫 칼럼인 '땡땡의 요주의 인물'을 연재했고, <텐아시아>와 <한겨레>, <시사인> 등에 글을 썼습니다. 고향에 돌아오니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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