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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독자] 페데리코 아사트를 소개합니다

『다음 사람을 죽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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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세계 각국의 저자와 출판사들이 각자의 언어로 책을 만들고 있다. 그들의 서점에 놓인 책들은 아직 한국 독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이 책을 한국에서 처음으로 읽는 사람은 번역자일 것이다. 그리고, 번역자야말로 한 줄 한 줄 가장 꼼꼼하게 읽는 독자이기도 하다. 맨 처음 독자, 번역자가 먼저 만난 낯선 책과 저자를 소개한다. (2017.08.24)

 

1707 chY 8월호 맨 처음 독자 다음 사람을 죽여라.jpg

 

“테드 매케이가 자신의 머리에 총알을 박아 넣으려는 순간 초인종이 울렸다. 끈질기게.”

 

성공한 기업가이자 사랑하는 아내와 어린 두 딸을 둔 가장이 모진 마음을 먹고 생을 마감하려는 순간, 낯선 방문객의 방해를 받는다. 방문객은 그에게 흥미로운 제안을 한다. 여자 친구를 죽이고도 교묘히 법망을 빠져나간 악한과 자살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가를 죽여주면, 자신이 속한 자살 클럽 내의 다른 사람이 찾아와 그를 죽여주겠다는 것이다. 자살하는 것보다는 살해되는 것이 남은 가족들에게 덜 충격적이지 않겠느냐면서. 결국 그는 방문객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그 두 명을 살해하지만 혼란스러운 현실이 그를 기다리고 있는데.아르헨티나의 신예 작가 페데리코 아사트의 세 번째 작품이자 우리나라에 소개되는 첫 작품인 『다음 사람을 죽여라』는 흥미로운 스토리와 복잡하고 정교한 플롯으로 독자들을 매혹시킨다. 체스 신동이었던 영민한 주인공이 불우한 가정사와 충격적인 사건을 목격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현실과 망상의 세계를 넘나들다 현실을 직시하고 그 복잡한 미로에서 빠져 나오려는 이야기를 담은 심리소설이다.

 

수십 명의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하고도 들키지 않고 자유롭게 떠돌아다닌 연쇄살인범의 진실이 정신착란에 가까운 고통스러운 내면 여행을 통해 서서히 드러나는 스릴러이기도 하다. 가족애와 자기애, 자기보호본능, 아버지를 부정하고 극복하려는 노력, 인간의 잔혹하고 이기적인 본성 등이 날것으로 드러나 불편하기도 하고 가슴 아프기도 한 작품이다.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토목기사로 일하고 있는 작가의 특이한 경력 때문일까. 아사트가 건설한 이야기의 미로는 도저히 그 출구를 찾을 수 없을 것처럼 견고하고 복잡하다. 주인공 테드는 충격적인 과거로 인해 자신의 마음속에 미로를 만들어 그 속을 헤맨다. 독자들 또한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가는 아이처럼 작가가 이끄는 대로 같은 듯 다르게 반복되는 장면들과 이야기의 미로 속을 헤매게 된다. 그러다가 마주친 단편적인 진실들을 주워 들고 작가의 손에 이끌려 출구를 찾아 나와서 커다란 진실의 그림을 보는 순간 작가의 구성 능력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페데리코 아사트.jpg

 

페데리코 아사트는 1975년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노벨라 네그라novela negra’(스페인어로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뜻한다)를 사랑하는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추리소설에 심취했고, 대학 졸업 후 중앙아메리카에서 토목기사로 일하는 틈틈이 글쓰기 워크숍에 참가하고 습작도 하면서 작가의 꿈을 키웠다. 4년간의 습작 끝에 2012년 『벤저민』을 발표하며 데뷔했고 그 이듬해는 두 번째 소설 『나비의 습지』를 발표했는데, 이 두 작품이 이탈리아, 포르투갈, 프랑스, 중국 등에서 번역 출간되면서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그러나 아사트에게 전 세계적인 인기작가의 명예를 안겨준 작품은 바로 『다음 사람을 죽여라』이다. 스페인어로 쓰였지만 미국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을 배경으로 하고 등장인물이 모두 미국인이며 미국 문화가 그대로 녹아있는 이 작품은 전 세계 33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고 곧 영화화된다는 소식도 들릴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스티븐 킹과 마이클 코넬리의 팬이라고 밝힌 이 젊은 작가가 그들처럼 풍부한 스토리와 필력의 작품으로 앞으로도 계속 독자들을 즐겁게 해줄지 기쁜 마음으로 지켜볼 일이다.

 

사족처럼 덧붙이자면, 이렇게 충격적인 스토리와 복잡한 플롯의 스릴 넘치는 작품을 번역하면서 가장 신경이 쓰였던 것은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말하면서도 작가가 의도한 서스펜스는 그대로 유지하는, 일종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었다. 과한 친절을 베풀지 않고 은근한 암시와 복선을 깔아두면서도 돌부리에 걸리듯 읽다가 자꾸만 멈추지 않고 자연스럽게 완독할 수 있도록 옮기려고 노력했다. 결코 쉬운 과정은 아니었지만 내가 마치 작가가 된 듯 이야기를 풀어내는 즐거움과 행복을 느꼈듯 이 책을 집어 든 독자도 인간의 내면을 통렬히 파헤치는 이야기를 읽으며 한여름의 무더위를 잠시 잊게 되기를 바란다. 다음은 당신 차례다.


 

 

다음 사람을 죽여라페데리코 아사트 저 / 한정아 역 | 비채
우리가 당신을 죽여줄게요.” 더없이 강렬한 시작과 숨가쁜 전개, 마지막 페이지까지 몰아치는 반전으로 전세계를 홀린 스릴러 『다음 사람을 죽여라』 한국어판이 드디어 비채에서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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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정아(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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