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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싱어, 크로스오버 너머의 고은성, 곽동현, 박상돈, 이동신

오버 더 크로스오버(OVER THE CROSS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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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째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각종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그 중에서도 팬텀싱어가 주목받는 이유는 노선을 확실히 달리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2017.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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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팬텀싱어2’가 시작돼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몇 년째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각종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그 중에서도 팬텀싱어가 주목받는 이유는 노선을 확실히 달리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가요는 물론 뮤지컬, 성악, 국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실력파 보컬리스트들이 나와 개인의 기량을 뽐내는 데 그치지 않고 4중창의 새로운 하모니를 선사하는데요. 지난 시즌1을 통해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게 된 팬텀싱어들은 각자, 또는 함께 다양한 무대를 통해 방송에서는 미처 보여주지 못한 매력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고은성, 곽동현, 박상돈, 이동신 씨 역시 <오버 더 크로스오버(OVER THE CROSSOVER)>라는 제목의 콘서트를 통해 색다른 감동의 무대를 예고하고 있는데요. 각각 뮤지컬계의 아이돌, 국민 록커, 최강 바리톤, 흑소 테너로 불리는 네 남자는 또 어떤 하모니를 만들어낼까요. 합정동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투어 공연을 앞둔 이들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박상돈 : 록은 사실 곽동현이라는 친구를 알기 전에는 거의 안 들었죠.

 

곽동현 : 저도 클래식은 모르죠.

 

이동신 : 저는 힙합도 들어요. 장르 불문, 목소리로 하는 건 다 좋아합니다.

 

곽동현 : 동신이는 춤도 잘 춰요. 예전에 비보잉을 했대요. 지금은 몸이 불었지만 무대 위에서 윈드밀을 할 수 있는 유일한 테너가 아닐까(웃음).

 

성악가로 활동하고 있는 박상돈, 이동신 씨, 데뷔 7년 차 가수인 곽동현 씨. 평소 록음악을, 클래식을 듣느냐고 물어봤더니, 예상했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음악적 성향이 전혀 다른 이들은 어떻게 뭉쳤을까요.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조합인데 말이죠.

 

박상돈 : 팬텀싱어1 본선에 32명이 진출했거든요. 방송이 총 12회라 더 많은 사람들과 하모니를 맞춰보지 못해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함께 하고 싶었던 분들과 새로운 공연을 기획하게 됐습니다. 동신 씨와 듀엣 미션을 같이 하고 싶었는데 방송에서는 기회가 없었고, 은성 씨와도 같이 해보고 싶었거든요. 동현 씨는 같은 팀으로 쭉 활동했는데, 덕분에 굉장히 폭넓은 음악을 할 수 있었죠. 록은 생소했는데 매력이 있더라고요. 성악에서 담아낼 수 없는 것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마지막에 동현 씨가 성악 발성에 도전했는데, 2주 만에 해내는 걸 보고 노래를 잘하는 친구는 장르 불문 두각을 드러내구나 생각했어요.

 

활동하는 장르가 다르고 다들 음악적인 욕심이 있어서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요.

 

곽동현 : 정말 힘들었어요, 선곡하는 데도 오래 걸렸고요.
 
박상돈 : 선곡 회의만 3시간씩 3번을 만났어요. 서로 생각하는 방향이 있다 보니까 의견 조율이 힘들었는데, 그 과정을 통해 리스트가 나온 만큼 다채롭고 재밌는 공연이 될 것 같아요. 솔로, 듀엣곡도 있고. 팬텀싱어에서 볼 수 있었던 모습들부터 뮤지컬배우, 성악가, 록커의 정체성과 강점을 살리면서도 반전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는 무대도 있고요. 예를 들어 성악가가 랩을 하는 모습이나 뮤지컬배우의 섹시한 무대도 예정돼 있습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요. 대부분의 그룹도 음악적 성향이나 성격 차이로 트러블이 생기잖아요.

 

박상돈 : 동신이랑 은성이가 잘 싸워요(웃음).
 
이동신 : 트러블까지는 아니고, 음악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이 다를 수는 있죠. 또 제가 확신이 있으면 밀어붙이는 편인데 많이들 양보해 주더라고요.
 
곽동현 : 팬텀싱어를 할 때도 그랬고, 함께 공연을 하면 화음을 넣고 새로운 하모니를 만들어야 하는데, 저는 솔로 경향이 강해서 그런 부분은 아직도 많이 부족해요. 그래서 연습할 때 다른 사람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요.

 

박상돈 : 다들 개인의 성향이 뚜렷하고 개성이 강한 음악을 하고 있잖아요. 어떻게 보면 4개의 송곳을 한 주머니에 담아서 함께 매력을 발산하는 거죠. 그래서 연습을 통해 하나의 하모니로 만드는 과정이 가장 힘들면서도 즐거운 작업인 것 같아요.

 

보통 성악가는 좀 과묵할 거라 생각하는데 이동신 씨는 굉장히 쾌활하네요. 반면 박상돈 씨는 단어 선택도 무척 신중하고, 팀을 리드해서 그런가요?  

 

박상돈 : 리드는 동신이가 하죠. 원래 테너가 좀 시끄러워요, 바리톤은 음흉하고(웃음).

 

이동신 : 바리톤이 진중하죠, 이간질도 하지만(웃음). 여성들의 마음을 녹일 수 있는 애절한 톤을 가지고 있잖아요. 상돈 형은 평정심의 달인이에요. 팬텀싱어의 붓다. 그래서 그런지 인맥도 넓고 인간관계도 좋아요.

 

그나저나 고은성 씨는 계속 얘기를 안 하죠? 곽동현 씨처럼 말수가 없는 편이 아닌데 말이죠. 네 남자를 한자리에서 만나기가 쉽지 않네요. 날짜와 장소가 바뀌기를 몇 번, 어렵게 인터뷰를 잡았는데 고은성 씨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럴 때 빠질 수 없는 게 있죠? 세 사람은 고은성 씨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영상으로 확인하시죠!

 

 

팬텀싱어 출연 전후가 많이 달라졌죠?

 

박상돈 : 그렇죠. 저는 출연까지 많이 망설였어요. 방송이 어떻게 나갈지 모르고, 괜히 주위에서 활동하는 분들에게 폐가 될까봐. 그런데 ‘일단 나를 알려야, 내가 하는 음악이 어떤 건지 알아야 사람들이 와서 볼 거 아니냐’는 조언을 듣고 출연을 결심했어요.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굉장히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제 음악에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감사하고요. 

 

팬텀싱어2에는 박상돈 씨 동생 박상규 씨도 참여하던데요.

 

이동신 : 그때 상돈 형 실시간 검색어 1위했어요(웃음).

 

박상돈 : 동생이 출연했는데 왜 제가 검색되는 걸까요(웃음). 저희 집에 아들만 두 명인데 함께 성악을 해요. 초.중.고.대학교까지 다 동문이에요. 방송을 보니까 굉장히 복잡한 감정이 들더라고요. 저를 좋아해주셨던 만큼 동생에게도 많은 관심이 가니까 형으로서 뿌듯하고, 저는 준우승을 했는데 동생은 우승을 했으면 좋겠어요.

 

이동신 : 저는 팬텀싱어를 통해서 중창의 매력을 알게 됐어요. 여러 명이 풀어낼 수 있는 새로운 음악이 있고, 저도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어서 만족감이 컸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결혼을 했고 아이도 있는데, 좀 더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게 됐다고 할까요. 사실 성악계의 경우 오를 수 있는 무대는 한정돼 있는 반면 유학을 다녀오거나 잘 하는 사람들은 너무 많아요. 팬텀싱어2에 호텔에서 노래하는 분이 나오셨는데 심사위원들이 좋게 평가해주시니까 첫 마디가 ‘이제 노래로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이 그 상황에서 부적절했는지 몰라도 저는 이해가 됐어요. 팬텀싱어를 통해 얻게 된 더 많은 무대와 기회들... 대중의 사랑도 정말 감사하고요.

 

곽동현 : 저는 아직도 집에 선물이 오거나 공연할 때 밥차를 보내주시면 신기해요. 2010년에 데뷔했고 음반도 내고 일본도 오가며 활동했지만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했거든요. ‘히든싱어-김경호’ 편에 출연한 뒤로는 모창 이미지가 강해서 그걸 안고 그냥 고음 잘하는 사람으로 활동했는데 팬텀싱어를 통해 모창 가수 이미지에서 많이 벗어났고, 록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도 소화할 수 있는 폭넓은 가수로 봐주시더라고요. 생활도 많이 나아졌고요.

 

반면 이런 흐름도 유행일 수 있고, 자칫 또 다른 이미지로 굳힐 수 있는 만큼 각자의 길에 대한 고민도 하실 것 같은데요. 어떤 마음가짐, 또는 각오인가요?

 

박상돈 : 어려운 질문이네요. 왜냐면 저희 공연 타이틀이 <오버 더 크로스오버>인데(웃음). 사실 크로스오버라는 말이 언제, 어떻게 시작됐는지 모르겠지만 그 단어에 갇힐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저희는 꾸준히 각자의 음악을 하고 있고, 새로운 움직임을 통해서 원래 하고 있던 음악을 알리고 대중들과 공유하고 싶은 거니까요.
 
곽동현 : 저는 좀 단순해졌어요. 정통 록이라고 하면 굉장히 매니악하게 들리잖아요. 예전에는 저도 그랬는데, 그것 또한 한쪽으로 치우친 면이 있다고 생각되더라고요. 물론 음악적으로 추구하는 건 있지만, 저를 좋아하는 대중을 외면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래서 음악적인 방향에 대한 큰 욕심은 없어요. 저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사람들이 자주 듣는 것, 그런 노래를 할 수 있는 가수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이동신 : 클래식은 시대의 흐름에 맞추지 않고 고전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가치로 지니는 면이 있잖아요, 박물관처럼. 그런데 저는 불완전한 이동신인 것 같아요. 어느 한쪽으로 생각을 굳히면 다른 쪽에 대한 갈증이 크더라고요. 때마침 팬텀싱어라는 프로그램과 불완전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드리려는 제 생각이 잘 합치된 것 같아요. 고정된 틀에 갇혀있지 않기 때문에 살짝 무게 중심을 달리하면 이렇게도 할 수 있고 저렇게도 할 수 있고. 완전하지는 않지만 저는 그 경계에서 계속 말랑말랑하게 활동하고 싶습니다.  

 

알려지지 않았다고 해서 알려진 사람보다 실력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얼굴과 이름을 알리게 되면 그 실력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죠. 새로운 길도 열리고요. 팬텀싱어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당당히 알린 고은성, 곽동현, 박상돈, 이동신 씨에게도 수많은 무대와 색다른 기회들이 마련되고 있는데요. 인터뷰를 끝낸 뒤 문득 1년 뒤 이들이 어떤 길을 걷고 있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왠지 각자 상당히 다른 길을 가고 있을 것 같죠? 고은성, 곽동현, 박상돈, 이동신이 함께 꾸미는 <오버 더 크로스오버 콘서트>는 9월 23일 부산을 시작으로 전주, 고양, 서울, 광주에서 공연을 이어갑니다. 팬텀싱어 결승전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었듯 크로스오버 너머에도 그들만의 또 다른 음악이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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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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