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정혜윤 PD “책은 용감한 생각들을 선물해줍니다”

정혜윤 PD의 서재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책은 나에게 없는 생각을 불어넣어주고 전에는 생각도 못 해본 생각을 하게 해줍니다. 나의 시시한 점은 덜어내고, 반복되는 단점은 갖다 버리고, 남의 신선하고 용감한 생각으로 나를 다시 채울 결심 같은 것을 책을 읽다 보면 늘 하게 됩니다. (2017.08.21)

 

본문에는 이 사진만 넣어주세요 _ 기사 작성 시.png

 

책의 재미를 느낀 때는 언제부터였나요?

 

나에게 불만족할 때부터, 나의 모습이 부끄러울 때부터라고 말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 뭔가 혼란스러운 생각이 형태를 잡아간다고 느낀 뒤로는 책을 읽지 않으면  나에게 좋은 일을 하지 않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읽지 않으면 분명히 꼭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일을 하지 않고 있을 때의 초조감 같은 게 느껴집니다. 재미보다는 살 방법과 도움을 얻고자 읽었는데 사실 그것이야말로 재미였습니다. 책을 읽고 그 책이 좋으면 “이거 너무 좋은 거 아니니?” 이렇게 말할 수 있을 때 너무 즐거워요. 그게 아예 말버릇이 되었어요, 너무 좋은 것을 표현하는 것이. “이거 진짜 참 좋구나!”, “다른 이야기 말고, 우리 좋은 거나 이야기하자!” 이런 시간이 늘어나는 게 즐겁고 재미있는 일이었습니다.

 

독서는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위 질문과 어느 정도 대답이 겹치는데, 제 경우는 하루에도 오만 가지 일로 감정이 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 생각에만 빠져 있으면 세상에 나같이 옳은 사람은 없지만 그 생각은 반나절이면 틀린 것으로 판명 나요. 우리는 항상 이렇게도 될 수 있고 저렇게도 될 수 있는데 결국 더 나은 선택과 판단을 하길 멈추지 말아야 하고 그래야만 발 뻗고 잘 수 있고 내적으로 떳떳하고 양심이 덜 괴로워요. 그때 책만큼 제게 도움이 된 것이 없었어요. 책은 나에게 없는 생각을 불어넣어주고 전에는 생각도 못 해본 생각을 하게 해줍니다. 나의 시시한 점은 덜어내고, 반복되는 단점은 갖다 버리고, 남의 신선하고 용감한 생각으로 나를 다시 채울 결심 같은 것을 책을 읽다 보면 늘 하게 됩니다.

 

요즘 저자님의 관심사는 무엇이며 그 관심사와 관계하여 읽을 계획인 책이 있나요?

 

제 관심사는 평생 똑같았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느 때는 “누구의 친구가 될 것인가? 어떻게 시간을 쓸 것인가?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 무엇을 하면 꼭 해야만 하는 일을 했다는 느낌이 들까?” 등등 변주가 있지만 결국은 늘 “어떻게 살 것인가?” 였어요. 최근에 가장 많이 생각하는 사람은 빈센트 반 고흐입니다. 평생 처절한 왕따, 살짝 맛이 간 사람으로 여겨졌던 외롭고 고단한 반 고흐가 서른 해를 넘기고 한 말이 나에게 깊은 충격을 주었어요.

 

“몸을 아낀다거나 마음의 동요와 이런저런 어려움을 피해갈 생각은 없다. 좀 더 오래 사는 문제에는 관심이 없다. 내가 명심하고 있는 것, 그것은 수년 내에 과업 하나를 완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30년이나 떠돌았기 때문에 내겐 갚아야 할 부채와 완수해야 할 과업이 있으며 세상이 내게 관심을 갖는 건 내가 감사의 표시로 추억거리를 남기는 한에서인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잠시 거리를 서성였습니다. 저는 빈센트 반 고흐보다는 훨씬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저에게도 꼭 해야 할 일과 꼭 증거로 남겨야 하는 감사와 사랑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작 『인생의 일요일들』과 관련하여, 독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균형 감각에 관한 것이에요. 실망하고 피곤하고 대충 살고 싶을 때 어떻게 마음의 균형을 잡고 힘을 낼까? 나 자신부터 마음이 어두운 날 이 책을 읽으면 반드시 어느 페이지에선가는 힘이 불끈 솟는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제 책을 읽고 멋진 리뷰를 해준 독자가 있었습니다. 책 속에 ‘구원은 세상에 좋은 일 하나 추가! 좋은 일 하나 늘리는 것’이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그것을 읽은 독자의 동네에 떠돌이 개가 있었답니다. 새끼를 여섯 마리나 낳아서 젖은 퉁퉁 불고 축 늘어져 있는데 배가 고파서 눈동자에 슬픔이 가득했대요. 독자는 그 엄마 개를 가만히 쓰다듬고 말을 걸고 ‘나를 따라 와!’ 라고 말한 다음에 달걀 반쪽을 건네줬다고 합니다. 그 독자도 형편이 어려워서 달걀 반쪽이라도 아껴야 하는 처지였는데 말이죠. 그때 책 속의 문장을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래,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개에게는 좋은 일 하나가 늘어나는 거야!’ 저는 이 독자가 정말로 고마웠습니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평가하려는 게 아니라 어쩌면 어떤 특별한 방식으로 유대감을 느끼면서 함께 살려고 읽는 것 같습니다.

 

 

명사의 추천

 

결혼, 여름
알베르 까뮈 저 / 김화영 역 | 책세상

정말 놀랐다. 불행과 행복에 대한 내 생각을 완전히 전복적으로 뒤집었다. 우리는 슬프지만 그렇게 슬픈 것은 아니다! 이 문장을 잘 음미해보길.

 

 

 

 

 

 

돈키호테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저 / 안영옥 역 | 열린책들

산초를 너무 좋아한다. 그 너스레, 그 충성, 그 동행, 주인이 살짝 맛이 간 사람인 줄 알면서도 그 깊은 순수함 또한 읽어내는 점. 세계문학에서 가장 멋진 2인조라고 생각한다.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로저 젤라즈니 저 / 김상훈 역 | 열린책들

자신이 하는 말을 자신조차 사실 믿고 있지 않다면?
그것만큼 공허할 수가…

 

 

 

 

 

 

우주 만화
이탈로 칼비노 저 / 김운찬 역 | 열린책들

이탈로 칼비노는 나에게는 영광, 보물, 대천사다. 이탈로 칼비노의 내가 입에 달고 살아야 할 말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었다. 그 말들은 마법의 주문이다. 입밖에 내는 순간 세상이 변한다. 나도 환하게 밝아진다. 다시 동작이 빨라진다. 우울하면 늘 그 책에 나오는 문장들을 생각한다. 『우주 만화』 외에도 『나무 위의 남작』, 『보이지 않는 도시들』을 좋아한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오늘의 책

스타 철학자의 재밌는 철학사

쉽고 재밌는 철학사라고 소개하는 책 중에서도 그렇지 않은 책이 있다. 이번 책은 진짜다. 이 책의 저자는 『나는 누구인가』로 일약 세계적인 스타 철학자가 된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쉽고 재밌는 철학사를 표방하는 이 시리즈는 총 3권으로 발간될 예정이다.

하룻밤에 꿰뚫는 세계 경제의 명장면

복잡한 경제를 이해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맥락! 저자는 오늘의 경제를 만든 세계사 속 51개의 경제 전환점을 중심으로 방대한 경제사의 핵심을 압축해 전달한다. 화폐의 탄생부터 금융의 미래까지, 역사의 큰 그림 속에서 파악하는 경제 교양의 핵심을 만나보자.

믿고 읽는 '미미여사'의 유쾌한 괴담

이야기의 거장' 미야베 미유키의 진면목을 담은 연작 시대 소설. 도시락 가게 주인장에게 달라붙은 귀여운 귀신부터 죽은 가족을 그리워하던 화가가 불러낸 기이한 귀신까지, 에도 시대 미시마야를 배경으로 한 온갖 귀신들에 얽힌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낸시의 홈짐이 나타났다!

내 몸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운동할 수 있는 맨몸 운동법. 허약하고 뚱뚱한 몸, 유리 멘탈을 운동으로 완전히 극복한 낸시의 홈짐 히스토리를 공개한다. 하루 10분이면 어떤 군살도 두렵지 않은 슬림하고 탄탄한 리즈 시절 최고의 몸매를 만들 수 있다.

.

주목! 투데이 포커스


문화지원프로젝트
KALIO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