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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근 “책 읽기란 위대한 스승을 만나 치유를 경험하는 일”

『마음의일기』의 저자 박민근 책 읽기와 글쓰기에서 행복의 길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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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문제가 있는 분들은 자기 사고 안에 갇혀 있어요. 그러나 문학은 끊임없이 갇혀 있는 사고를 환기해 자신의 삶을 통찰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세상의 눈으로 자신을 통찰해 치유를 경험하게 해줍니다.(2017.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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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일 수요일, 혜화동 로터리 골목길의 아담한 책방 ‘마음책방 서가는’에서 『마음의일기』의 저자 박민근 작가를 초대하여 독서치료 강연을 열었다. 박민근 작가는 최근 자신을 알아가기 위한 52가지 질문과 치유적 글쓰기 방향을 제시한 『마음의일기』를 출간하였다. 박민근 작가는 현재 독서치료연구소를 운영하며 독서치료에 관한 책을 쓰고 독서치료 강연을 진행한다.

 

박민근 작가는 먼저 우울과 불안을 유발하는 감정불능의 원인에 대한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했다.

 

감정불능의 원인, ‘애착’

 

“생각할 줄 아는 고등동물은 애착 본능이 충족되어야만 감정의 자유를 얻을 수 있습니다. 보통 애착이 영유아 시기에 형성된다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건강한 애착을 형성하려면 청소년기까지 꾸준하게 좋은 관계를 이어나가야 합니다.”

 

박민근 작가는 감정 불능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불안정한 애착을 제시했다. 애착이란 “한 개인이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느끼는 강한 감정적 유대관계”를 말한다. 그 중 특별한 사람에게 느끼는 사랑의 유대인 ‘정서적 애착’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면 감정 불능 상태가 나타난다. 감정 불능 상태는 우울과 불안 등 부정적 감정을 유발한다.

 

“과거 집단양육의 시기에는 모두가 아이를 돌보기 때문에 애착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현대 핵가족이 형성되면서 엄마-아빠-아이의 삼각형으로 가족-양육관계가 축소되었고, 가족 간의 애착 관계가 훨씬 중요해졌습니다.”

 

모든 사람은 일차적으로 가족과 애착 관계를 형성하게 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감정 불능 문제가 가족과의 애착 관계에서 비롯된다. 박민근 작가는 “한국사회는 애착이 잘 형성되지 못하는 곳”이라고 말하며 특히 ‘아빠애착’에 주목한다.

 

“한국사회는 애착이 잘 형성되지 못하는 곳인데, 특히 아빠 애착이 부족합니다. 심리학에서는 대부분 엄마 애착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한편, 아빠 애착은 잘 형성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계를 위한 바깥 생활로 아빠가 부재하여 불안정한 애착이 형성되는 경우가 80%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아빠 애착을 잘 형성한 아이들은 사회성, 학습능력 등의 모든 면에서 압도적으로 좋았습니다. 아빠와의 관계는 사회로 나가는 첫 번째 징검다리라 할 수 있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기면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문제가 생깁니다.”

 

생계를 책임지는 아버지와 가정을 돌보는 어머니라는 전형적인 가족 형태에서는 불안정한 아빠 애착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아버지가 매우 엄격한 성격이거나 가정에서 폭력을 가하는 경우 애착이 형성되지 않는다. 상담을 진행하면 많은 내담자가 아버지와의 관계 문제를 호소하고, 아버지와의 불안정한 애착으로 심리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선천적인 성격와 행복공식

 

“성격을 이해하려는 분들께 자주 추천해 드리는 책이 브라이언 리틀의 『성격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빅5성격유형이론을 제시합니다. 이 이론에서는 성격을 신경성, 외향성, 성실성, 체험성, 경험성, 개방성이라는 다섯 가지 척도로 파악합니다. 다섯 가지 요소는 개인의 행복, 건강, 종교, 정체성, 인간관계, 직업, 직업만족도 등 삶의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박민근 작가는 『성격의탄생』을 같이 소개하며 “뇌과학적으로 봤을 때 성격의 상당 부분은 유전적”이며, “선천적 기질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에서는 간단하게 빅5성격유형을 진단검사를 진행하였고, 성격유형 중 외향성과 신경성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5가지 요소 중에 행복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외향성과 신경성입니다. 신경성이란 자극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는 척도입니다. 외향성이 낮고 신경성이 높은 사람은 외부자극에 민감하고 안으로 침잠하는 성향을 보여줍니다. 이런 분들이 부정적 감정에 빠져 심리문제를 안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애착 문제를 보이는 많은 분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와 같은 선천적 성격 문제와 애착 문제에 트라우마적 경험이 겹치게 되면 자기 파괴적인 경향을 가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선천적 기질인 성격을 바꾸기란 어렵다. 오히려 이를 받아들이고 자신이 변화시킬 수 있는 요인들(직업, 취미, 생활방식 등)을 다스려 마음의 안정에 다가가야 한다. 박민근 작가는 두 가지 행복공식을 제시하며 성격유형에 맞는 행복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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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는 더 가지려고 애쓰는 사회입니다. 그러나 행복해지려면 가진 것을 더 늘리는 방법이 굉장히 어렵고, 바라는 것을 줄여야 합니다. 사회심리학적으로 보면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계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경제적인 지표는 계속 나아지고 있죠. 왜냐하면, 돈을 많이 벌수록 자기 삶의 질을 포기하기 때문입니다. 일할수록 돈은 더 벌지만, 삶의 질은 계속해서 낮아집니다.”

 

‘가진 것’을 늘리기 어려운 한국사회에서는 더 가지려고 노력할수록 삶의 질을 포기하게 된다. 박민근 작가는 ‘행복공식 2’을 제시하며 단지 더 많이 얻는 것보다는 일과 삶의 균형, 현실과 욕망의 간격을 줄이는 방향을 고민할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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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 유전적 특성, 고정값(선천적)
 *C: 돈, 결혼, 사회생활, 부정적 경험 (후천적)
 *V: 과거에 대한 만족도, 미래에 대한 낙관, 현재의 행복. (스스로 판단하는 요소)


“유전적 특성(S)이라는 행복의 고정값이 있지만 자발적 통제요소(V)를 변화시켜 행복한 삶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지옥의 수용소에서』의 저자 빅터 프랭클은 포로수용소에 갇혀 아내와 주변 사람이 죽는 절망적인 상황을 겪었음에도 결국 삶의 평정심을 얻은 사람입니다. 자발적으로 행복해지려면 주어진 조건과 상황(S, C)을 낙관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자신의 삶을 철학적으로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행복에서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지난 삶을 해석하는 관점이 ‘자발적 통제요소’의 핵심이다. 박민근 작가는 이 관점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방법으로 철학치료와 독서치료를 제시한다.

 

삶의 철학을 만드는 책 읽기의 힘


“현대 사회에서 책을 대하는 자세, 태도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책을 읽으며 편안한 마음을 얻고는 했는데, 이제는 정보나 기술 등의 정보를 얻으려고 책을 읽습니다. 그러나 책을 읽는 진짜 이유는 치유의 효과를 경험하기 위함입니다. 우리는 위대한 스승을 만나 치유의 효과를 경험하기 책을 읽어야 합니다. 또한, 책 읽기는 자신의 불완전함을 깨닫는 방법입니다. 자신의 민감한 부분과 불안한 감정을 책 속의 인물들로부터 깨닫고 보충의 욕구를 얻게 됩니다. 이 보충 또한 책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20세기 동안 심리치료 기술은 정말 많이 발달했습니다. 문제는 그럼에도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에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은 철학의 부재 탓입니다. 우리가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철학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철학이 형이상학적 영역에 갇혀 죽어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삶의 현장 안에서 삶의 가치나 의미 문제를 이해하도록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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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치유서와 독서치료가 필요하다


“한국 심리상담이라 하면 밀실에서 상담가와 내담자가 앉아서 이야기를 1시간 나누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 형태는 나쁘게 말하면 플라시보 이상 기대하기 쉽지 않은 방법입니다. 이를 보충하기 위한 방식으로 영국에서는 반드시 책을 권합니다. 단지 한 시간 동안 하는 이야기로는 부족하므로 다음 상담까지 읽을 책을 권유합니다. 영국에서는 독서를 치료에 활용하는 가이드라인을 정책에서 제시합니다. 상황에 맞는 치유서를 알맞게 권하고 있습니다.”


“반면 국내에서는 치유서 분류가 전혀 안 되어 있습니다. 어쩌다가 읽었는데 이 책은 좀 치유가 되는 것 같아, 라는 개인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영국에서는 독서치료전문가들이 700권이 넘는 책들을 정리해 놓아서 일반인과 상담자가 치유서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심리치료사나 상담가와 함께 1시간 동안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만으로는 치료의 효과가 부족하다. 그래서 박민근 작가는 독서치료 문화와 정책이 발달한 영국의 예시를 들며 심리상담의 부족한 부분을 메꿔야 한다고 말하며 ‘자조독서모임’과 ‘글쓰기 요법’을 소개했다.

 

‘자조독서모임’과 ‘글쓰기 요법’


“자조독서모임이 활성화되어 있는 영국에서는 많은 도서관에서 쉽게 자조독서모임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자조독서모임은 뭔가 특별하게 정해진 주제가 없습니다. 각자의 심리문제를 안고 선정된 치유서들을 읽습니다. 같이 독서를 하면서 서로의 감정을 나누는 것입니다. 그리고 독서치료사가 정기적으로 치유의 방향을 잡아줍니다. 이는 영국에 정착된 자조독서모임의 형태이고, 한국에 필요한 모델입니다.”

 

또한 박민근 작가는 심리문제를 안고 있는 주변인과 검증된 치유서로 독서모임을 가지면 어느 정도 치유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경험한 어떤 사건으로 인해 비합리적이고 자기 파괴적인 신념을 갖게 되면 심리문제가 발생합니다. 우리는 이 경험으로 얻는 신념을 긍정적으로 논박해야 합니다. 역량 있는 심리상담가, 심리치료사는 환자가 역반응을 일으키지 않고 수용하도록 논박하는 사람입니다. 안전하고 합당한 논박은 마음속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다줍니다.”

 

‘글쓰기 치료’란 자신의 과거 경험을 상담자와 함께 긍정적으로 논박하는 치료방법이다. 먼저 불행한 과거사와 그로 인해 생긴 불합리한 신념, 그리고 결과를 적는다. 이 과정에서 사건에 대한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이 사건을 긍정적으로 하면서 이 사건이 나에게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를 파악해 사건에 대한 인식을 바꾼다.

 

“아무리 나쁜 일을 겪었다고 해도 긍정적인 무엇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가스실에서 고통스러운 경험을 겪었더라도, 이 시기를 지나오면서 인생의 가치를 발견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알게 되었다는 식의 건강한 과거의 재구성이 필요합니다.”

 

 부정적 기억을 떠올리는 반추를 멈춰라


“우리가 흔히 말하는 카타르시스 요법은 프로이트의 영향으로 인해 정화이론의 이미지가 되어버렸습니다. 부정적 상황을 반복적으로 떠올리고 눈물을 펑펑 쏟으며 이를 극복하는 것이 치료의 이미지가 된 것입니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심리치료 방법은 내담자들을 더 망가뜨리는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부정적 기억을 휘저어 상처를 강화하거나 심리문제를 고착화하는 것입니다. 또한 부정적 기억에 몰두하게 만들어 반추를 확대시킬 수 있습니다.”


“반추를 멈춰야 합니다. 반추는 전두엽의 기능을 약화시켜 뇌를 우울증에 걸린 상태로 만들어버립니다. 이 전두엽의 기능을 다시 높이려면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통찰해야 합니다. 반추를 하루에 얼마나 하고 있는지 반추일기를 통해 파악하고 줄여나가거나, 긍정적인 기억을 축복일기, 감사일기에 쓰면 반추를 멈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한 시간 이상 반추를 하고 있다면 병적인 상태”라고 말하며 반추일기, 감사일기를 반복하다 보면 하루 반추 시간을 15분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작가 역시 오랜 시간 반추일기를 써오며 현재는 “하루에 10분도 반추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민근 작가가 추천하는 치유서


마지막으로 치유의 효과가 있는 책을 몇 권 소개하였다. 치유서의 분야로 일반 치유서 철학적 치유서, 문학적 치유서, 마음챙김명상 치유서, 그리고 긍정심리치료 치유서를 소개하였다.


일반 치유서란 치유적 기능을 심리치료 서적을 포함한 넓은 분야의 서적을 의미한다. 『아직도 가야할 길』 시리즈와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권했다. 철학적 치유서와 문학적 치유서는 삶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을 길러주는 책이다. 철학적 치유서로는 『우울할 땐 니체』, 『비참할 땐 스피노자』를, 문학적 치유서로는 『빨간머리 앤』, 『나무를 심은 사람』을 예로 들었다.


마음챙김명상 치유서란 불교에서 기원한 명상요법으로 치유 효과를 주는 책으로 『마음챙김명상 멘토링』을, 긍정과 행복의 길을 직접적으로 분석하고 제시하는 긍정심리치료 치유서로는 『행복의가설』을 제시했다.


 

 

마음의 일기박민근 저 | 생각속의집
이 책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마음속 비밀 이야기를 털어놓는 일기책이다. 저자 박민근 문학치료사는 “오랫동안 방치되거나 억제된 감정들은 우리의 몸과 마음속 깊이 쌓여서 더 큰 심리적?신체적 고통을 불러온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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