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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기 등록금 73만원, 돈 걱정 없는 유럽 최고의 공대

『4차 산업혁명은 어떤 인재를 원하는가』 연재
아인슈타인의 후배 -취리히연방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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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리히연방공대 학생들은 세계 유수 이공계 대학답게 강도 높은 시험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특히 일반적인 대학의 경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기간이 정해져 있지만 취리히연방공대는 방학 기간에도 시험을 치른다. (2017.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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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리히연방공대 캠퍼스를 위에서 내려다보면 유럽을 대표하는 이공계 대학답게 역사와 전통이 느껴진다.

 

아인슈타인의 모교


취리히연방공대(Swiss Federal Institute of Technology Zurich)는 20세기 최고의 과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모교로 유명하다. 컴퓨터의 구조를 설계한 천재 수학자 존 폰 노이만도 아인슈타인과 동문이다. 이러한 취리히연방공대는 1855년에 설립돼 21명(학생ㆍ교수 포함)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유럽 최고의 이공계 대학이다.


아인슈타인은 1895년, 그의 나이 16세에 취리히연방공대 입학 시험을 치렀지만 낙방했다. 수학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지만 학과 성적이 좋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다행히도 아인슈타인은 재수 끝에 취리히연방공대 물리학과에 입학했다. 학교를 졸업한 그는 2년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다 베른에 있는 연방특허청에서 근무하게 됐다. 그리고 이곳에서 광전자 효과, 특수상대성과 같은 4개의 논문을 잇따라 발표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에 아인슈타인은 물리학 박사를 받은 취리히연방공대에서 전기역학과 상대성이론을 가르쳤다.


취리히연방공대 학생들은 세계 유수 이공계 대학답게 강도 높은 시험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특히 일반적인 대학의 경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기간이 정해져 있지만 취리히연방공대는 방학 기간에도 시험을 치른다. 학생들은 방학 때도 마음 놓고 쉴 수 없는 불쌍한 신세이나 노력만으로 순순히 졸업을 시켜 주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학부생 중 제때 졸업하는 학생은 졸업 대상자의 4분의 1 수준인 1,000명 안팎에 불과하다. 졸업시험에서 낙방하는 숫자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학생들에게 재시험은 한 차례만 주어지며 중도 탈락자나 포기자도 속출한다. 시험이 혹독하지만 취리히연방공대는 10편의 평범한 논문보다는 1편의 우수 논문을 선호한다. 학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연구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성과, 학계에 파급력이 높은 결과물을 원한다. 연구성과가 나올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기초과학의 경우 학교의 이런 기다림과 배려가 학문적 토양이 되어 주고 이를 통해 인류의 꿈은 현실로 바뀐다. 취리히연방공대는 평가가 엄격하지만 교수와 학생 지원은 최고를 지향한다. 취리히연방공대 정교수의 연봉은 미국의 톱 클래스 대학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교직원 중에는 석ㆍ박사급 인재도 많다.


취리히연방공대의 강점 중 하나는 등록금이다.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 온 학부ㆍ대학원생 모두 한 학기에 600스위스프랑(약 73만 원 정도)만 내면 된다. 장학금을 받지 못해 학비 부담으로 고민하는 학생에게는 이만한 학교가 없다. 특히 스위스 출신이든 해외 유학생이든 차별하지 않고 장학금을 수여한다. 장학금 지급시 고려 기준은 재능과 열정, 학업성적이다. 또 학생들이 실험에 필요한 장비를 사용할 경우 전문 기술자가 배정된다. 학생들이 장비 사용법을 익히기 위해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불필요한 업무를 대신해 주기에 학생들이 학위를 취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다른 유럽 대학에 비해 짧다.

 

 “낮은 학비로도 높은 수준의 수업을 받는다는 게 학생으로서는 최고의 혜택이다.”
- 김성민, 취리히연방공대 기계 및 프로세스 공학부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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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8일에 스위스 취리히에서 처음 개최된 사이배슬론. 신체가 불편한 장애인들이 최첨단 보조 로봇을 이용해 역량을 겨루고 있다.

알프스에서 사이보그의 미래를 꿈꾸다


2016년 10월 취리히 근교 클로텐의 스위스 아레나에서는 제1회 사이배슬론(Cybathlon) 대회가 열렸다. 사이배슬론은 로봇공학 기술을 이용한 기계장치의 도움으로 장애인 스포츠 선수가 컴퓨터 자동차 게임, 전기 자극을 이용한 자전거 경주, 전동 휠체어 경주, 로봇 의족 달리기, 로봇 의수 경주, 로봇 슈트 걷기 등 6가지 종목에 참여해 실력을 겨루는 대회다.


취리히연방공대 로베르트 리너 교수는 뇌와 기계 간 인터페이스 기술 발전과 홍보를 위해 이 대회를 창설했다. 첫 대회에서는 스위스가 2개 종목에서 1위를 차지했고, 미국과 독일, 네덜란드, 아이슬란드도 각각 1개 종목에서 1위에 올랐다. 스위스의 로봇ㆍ제어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해마다 내놓는 연구결과는 로봇이 우리 일상 생활에서 더욱 폭넓게 활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취리히연방공대 연구진과 디즈니취리히연구소는 2015년 말 수직 벽을 바퀴와 프로펠러 힘으로 등반하는 로봇을 개발했다. ‘버티고(Vertigo)’라는 이름의 로봇은 별도의 접착물이나 등반 장치 없이 도시와 실내에서 지상과 벽 사이를 원활하게 움직이는 것이 목표다. 지상을 달리다가 벽에 오르며, 주행 중 벽을 만나도 멈추지 않고 그대로 바퀴로 벽을 달린다. 로봇에 장착된 프로펠러는 반대 방향으로 추진력을 형성한다. 벽 표면 성질과 상관 없이 동작하는 것도 특징이다. 미끄러운 유리나 거친 나무 벽을 오르는데도 문제가 없다. 지상과 벽은 적외선 센서가 구분한다. 공동 연구진은 탄소섬유 소재와 3D 프린터로 만든 부품으로 로봇 무게를2 Kg에 맞췄다. 길이는 60cm이며 내장 배터리로 약 10분간 전원을 공급한다.


유럽 최고의 명문 이공계 대학으로 손꼽히는 취리히연방공대. 아인슈타인의 후배들은 알프스에서 ‘사이보그’의 미래를 꿈꾸며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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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설성인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2006년 전자신문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고, 현재 조선일보 경제·경영 섹션 「위클리비즈」를 만드는 조선비즈 위비경영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학창시절부터 이공계 문제와 대학이 처한 현실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기자생활을 하면서 해외 명문 이공계 대학을 방문할 기회가 많았고, 차곡차곡 콘텐츠와 지식을 쌓았다. 첨단 과학부터 실용 학문에 이르기까지 뿌리 역할을 하는 대학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인재상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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