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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에 대한 나의 책임은 무엇인가?

청소년 인문학 서점 ‘인디고 서원’
‘새로운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3부작’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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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시민으로서 이런 시대에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할까요. 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책임이라는 말은 바로 응답하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책임을 진다는 것은 어떤 사태에 대해서 사유하고 고민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응답을 하는 것이고, 그 응답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는 것까지 포함한다는 의미입니다. (2017.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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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영 저자

 

이 시대에 대한 나의 책임은 무엇인가?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 ‘인디고 서원’이 민주주의에 대한 강연을 열었다. 지난 6월 24일, 충정로에 위치한 벙커1에서 진행된 본 강연은 ‘새로운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3부작’의 출간을 기념해 마련됐다. 『영원한 소년』, 『가난한 사회, 고귀한 삶』, 『Doing Democracy』로 이루어진 ‘새로운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3부작’은 현 시대에 대한 냉정한 고찰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다.

 

책을 펴낸 ‘인디고 서원’은 처음 문을 연 2004년부터 인문학을 중심으로 청소년과 소통해왔다. 함께 책을 읽는 동안 아이들은 도덕적 품성, 비판적 지성, 예술적 감성을 키워갔고 새로운 시대의 윤리적 가치를 찾고자 공부했다. 자신들이 주축이 되어 인문교양서 <인디고잉>과 영문 잡지 <인디고>를 출간하는가 하면 박원순 서울시장, 조국 민정수석, 김영란 전 대법관 등 서원에 초청된 유명 저자들과 활발한 토론을 이어갔다. 노엄 촘스키, 슬라보예 지젝, 브라이언 파머 등 세계적 석학들은 <인디고>의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거나 인터뷰에 응했다. <인디고잉>의 이윤영 편집장은 이 모든 활동이 ‘창조적이고 헌신적인 사람들을 만나기 위한 여정’이었다고 말한다.

 

이윤영 : 이 세계는 창조적이고 헌신적인 소수의 사람들이 바꿔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노력이 지금 시대를 만들어가고 있고, 그들의 희생과 헌신 덕분에 지금의 우리가 편안하고 안전한 일상을 누리는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들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어떤 활동을 했는지 들여다보는 것은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방법일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전 세계를 무대로 여정을 떠났습니다. 그런 분들을 만나 뵙기 위해서요.

 

‘인디고 서원’의 운영진이기도 한 이윤영 저자는 첫 번째 강연자로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다가올 시대에 필요한 역량과 능력에 대해 생각하려면 현재의 삶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며 우리의 현실을 보여줬다. TV 광고는 ‘잘 사는 것(buying)이 잘 사는 것(living)’이라고, 비싼 아파트에 살면 ‘클래스가 다르다’고 말하고 있었다. 결혼정보회사는 재산과 학력을 기준으로 인간의 등급을 매겼다.

 

이윤영 : 어떻게 하면 이런 일상들을 조금 더 인간적으로, 조금 더 인문적으로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해야만 하는 시기에 왔다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우리가 겪었던 국정농단 사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은 이상할 것 없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생명보다 돈이 더 중요하게 여겨졌던 시간들이 만들어낸 괴물인 거죠. 그렇다면 우리는 민주주의 시민으로서 이런 시대에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할까요. 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책임이라는 말은 바로 응답하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책임을 진다는 것은 어떤 사태에 대해서 사유하고 고민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응답을 하는 것이고, 그 응답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는 것까지 포함한다는 의미입니다.

 

저자는 세월호 참사를 이야기하면서 ‘책임져야 할 사안들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던’ 우리의 지난날을 상기했다. “우리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고통 앞에서 얼마나 부적절한 대응을 해왔는가”라고 물었던 수전 손택의 말처럼, 우리는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와 유가족들 앞에서 줄곧 부적절한 대응을 보였다는 지적이었다.

 

이윤영 : 세월호 참사를 겪은 이후에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제대로 책임지는 것인가’라는 고민을 해야만 했습니다. 2014년에 출간한 『새로운 세대의 탄생』은 일종의 저희의 응답이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위로하고 애도하는 데 그쳐서 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대가 탄생해야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문제가 있는 배 자체를 만들지 않는 사회, 그런 배가 침몰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사회, 문제가 생겼더라도 즉시 달려가서 해결할 수 있는 세대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윤리적인 세대가 탄생하는 일이 지금 당장 일어나야 된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세대의 탄생』을 만들었습니다.

 

윤한결.JPG

윤한결 저자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민주 시민의 역량


‘인디고 서원’은 ‘우리를 살아있게 하는 민주주의’를 실천하려는 움직임을 시작했다. 현 시대의 모습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아일란 쿠르디의 죽음과 마주했고, 그러한 현실에 맞서는 인물 누어 사이드를 만났다. 아일란 쿠르디는 시리아 내전을 피해 유럽으로 이주하는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 터키 해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세 살배기 아이의 모습은 온 세상을 충격과 슬픔에 잠기게 했다. 이에 ‘인디고 서원’은 실제 시리아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누어 사이드를 만났다. 시리아 난민 출신으로서 현재 스웨덴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자신이 떠나온 비극의 땅, 그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끔찍한 일들을 세상에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부조리한 현실과 그에 맞서 희망을 세우는 사람들. ‘인디고 서원’은 두 간극 사이를 오가며 치열한 고민을 이어갔다. ‘새로운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3부작’은 그 연장선상에서 만들어졌다.

 

1부 강연이 끝난 뒤 윤한결 저자가 무대에 올라 ‘새로운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3부작’을 소개했다. 고등학생 시절 ‘인디고 서원’과 만난 뒤 1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그는 현재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원에서 제공하는 청소년 인문 토론의 장 ‘정세청세(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 세계와 소통하다)’를 처음 만든 주인공 중 한 사람이기도 한데, 2007년 시작된 이 토론 행사는 이제 28개 도시에서 진행되고 있다.

 

윤한결 : 『영원한 소년』은 시대의 불의에 눈 감지 않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공헌한 위대한 영혼들을 청소년들이 만난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들이 ‘그런데 어떻게 바꿔야 하지? 내가 어떤 실천을 할 수 있지?’라는 고민을 가지고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은 어떤 고민과 실천을 했는지 보고 영감을 받은 경험이 생생하게 담겨있습니다. 『가난한 사회, 고귀한 삶』은 제목에서 보실 수 있듯이 우리 사회를 가난한 사회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가난한 나라는 결코 아니지만,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영혼이 가난하고 행복하지 못하다고 봤거든요. 청소년들이 ‘우리나라 같은 가난한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고귀한 삶을 살 수 있을까’를 주제로 토론한 내용을 엮었습니다. 『Doing Democracy』는 민주주의를 개념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Doing’이라는 실천의 의미에서 소개하는 책입니다. 민주주의라는 것을 삶의 기술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Doing Democracy』는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민주주의의 기술을 소개한다. 귀 기울여 듣기, 창조적으로 논쟁하기, 더 좋은 공동체 상상하기, 대화의 장에 참여하고 함께 결정하기 등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는 민주 시민의 필수적인 역량을 가르쳐준다. 이러한 실천들이 모여 더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윤한결 : 민주시민으로서의 삶의 기술을 바탕에서부터 만들어간다면 우리 사회를 비롯해서 전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 부모님들까지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러한 인문 혁명 운동에 함께해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윤한결 저자는 ‘새로운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3부작’을 통해서 많은 청소년들과 대화하고 고민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지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 결과 개개인의 삶이 사회의 공동선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인디고 서원’이 그리는 희망이자 미래였다.


 

 

새로운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시리즈 세트 인디고 서원 편 | 궁리출판
경제성장을 이토록 눈부시게 이루고도 행복지수가 낮은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이런 부자 나라에서 그토록 많은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봐도 그렇다. 입시경쟁에 내몰려 한 해 수백 명의 청소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회를 좋은 사회라고 부를 수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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