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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인 록 스타일리스트, [Alexandros]

국적에 얽매이지 않은 음악
영어 잘하는 일본 밴드로만 보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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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작품을 만들 때마다 '아 이 밴드라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마음 든든하죠. 사실 하다보면 내가 모르는 나의 부분이 나오거나 하잖아요. 비장의 카드(隠し球)를 내미는 게 아니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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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로부터 7년. 다소 늦은 데뷔를 만회하듯 쉬지 않고 달려, 어느덧 독보적인 센스와 경이로운 실력을 갖춘 일본의 정상급 밴드로 발돋움한 [알렉산드로스]. 처음부터 '완벽한 존재'로서의 경이로움을 발했던 이 네 명의 록 스타일리스트들은, 국적에 얽매이지 않은 음악을 무기로 여러 나라로의 모험을 막 시작하고 있는 중이다. 성황리에 마무리 된 내한공연의 다음날, 홍대 근처의 모 스튜디오에서 실시된 인터뷰를 통해 그 날의 소감과 음악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과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그 곳에서 밴드는, 무대에서의 카리스마와는 또 다른 인간적인 매력을 쉴 새 없이 내뿜고 있었다.

 

어제 첫 한국 단독공연이 성황리에 마무리되었습니다. 내한은 2012년 <지산 록 페스티벌>, 2015년 <안산 M 밸리 록 페스티벌>에 이어 세 번째였는데요.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카와카미 요헤이(이하 요헤이) : 저희가 가장 바라던 곳이었어요. 다행히 매진이 되었고, 많은 분들이 와주셨어요. 이곳에서 와서 다행이구나라고 다시 한 번 생각했고요. 어제 기분 좋게 술을 마실 수 있었습니다.


쇼무라 사토야스(이하 사토야스) : 한국에서의 첫 페스티벌이 기억에 남아요. 많은 분들이 저희들의 노래를 불러주셨어요. 정말 목이 터져라 말이죠. 그때의 그 진심은 제가 맞부딪혔던 경험 속에서도 굉장히 진한 추억으로서 자리 잡고 있는데요. 어제는 정말, 그걸 웃도는 진심을 맞닥뜨려서요. 완전히 불타올랐습니다.
 
[알렉산드로스]를 잘 모르는 한국  음악 팬들도 아직 많을 텐데요. 밴드명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요헤이 : 단순히 그 글자와 울림이 멋있어서 선택한 이름인데요. 이건 나중에 붙인 의미긴 하지만, 일본에서 나아가 여러 나라에서의 라이브를 통해 많은 팔로워들을 사로잡고 싶은 마음이, 역사적으로 위대한 영웅인 정복자 알렉산더 대왕을 닮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밴드명 양쪽 끝 괄호에 대해 묻자) 그건 별 의미 없습니다. 방해가 되려나요?(웃음)

 

메이저 데뷔 후 두 번째 작품이자 통산 여섯 번째 작품인 <EXIST!>로 데뷔 후 첫 오리콘 차트 1위를 차지했습니다. 먼저 이 앨범의 타이틀이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요헤이 : 저희들 꽤나 역사가 기네요. (지금의 멤버로 결성한 지) 벌써 7년째입니다. 저희도 어느덧 34살 정도가 되었고요. 실은 이런저런 무명 시기도 있었어요. 하지만 아직도 알려지지 않아서, 좀 더 좀 더 알려지고 싶다는 마음에 저희들 자신이 '우리들이 여기에 있다!'라고 말하듯 지은 이름입니다.

 

음악적 측면에서의 의미가 있다면요.


요헤이 : 전혀 없어요. (웃음) 다만, 록 뿐 만이 아니라 팝, 힙합, 재즈 같이 이런 여러 가지 음악을 좋아하거든요. 그것들을 하나로 모으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곡마다 작풍이 다르죠. 그것도 즐거운 일이고요. 그러다 보니 '이 밴드는 뭐지? 이 밴드는 진짜로 존재하는 걸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서. '아, 저희는 여기에 있.어.요.' 라는 의미를 담고자 했죠. (확실히 이번 음반을 듣고 음악적 폭이 넓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하자) 좀 더 여러 가지에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원래부터 우리가 하는 음악의 장르를 좁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요. '너무 많은 걸 시도한 거 아니야?'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말이죠.

 

개인적으로 'Feel like'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화사하고 가벼운 분위기는 좀처럼 느껴보지 못했던 것이어서 그런 것 같은데, 이 곡의 모티브는 어디서 나왔는지, 작업방식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요헤이 : 좀 더 가볍게, 자연스럽게, 무리하지 않게. 가사가 영어잖아요. 하지만 일본에서도 친숙한 분위기를 내고 싶었어요. 콧노래로 부를 수 있도록 만들고자 했습니다,

 

작업 영상을 봤는데, 드럼을 하이햇, 킥드럼, 스네어 등 각 부분을 따로 녹음하시더라고요. 어떤 의도였는지요.


사토야스 : 레코딩 할 때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해보는 것을 선호하는 타입인데요. 이 곡으로 말할 것 같으면, 우치코미(드럼머신 등에 미리 연주정보를 입력해 플레이하는 기법)적인 뉘앙스를 의도한 거였어요. 그 소리를 실제 드럼과 공존시키기 위해, 일부러 인간미를 옅게 하기 위해 파트별로 녹음을 했었죠. 같이 치는 것 보다는 햇, 킥, 스네어, 심벌을 각각 녹음함으로서 좀 더 재미있는 리듬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ALXD>에서 Interlude로 실렸던 'Buzz off'가 이번엔 완곡으로 실렸습니다. 이렇게 나눠서 실은 이유는 무엇인지요.


요헤이 : <ALXD>를 만들 때 이미 데모가 있어서 괜찮다면 앨범에 한 번 넣어볼까 싶었는데, 시간이 모자랐어요.(웃음) 그래도 이런 게 있으니 어떻게 할까, 마지막 트랙으로 넣어볼까 싶더라고요. 후보군이 4곡 있었고, 두 곡은 수록이 되었는데 두 곡은 데모로 남아있었어요. 아예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는 상태로 놔두는 것보다 “이런 게 있거든요”라는 느낌으로, 영화로 치면 예고편 같은 거죠. 마지막에 “속편을 만들고 있습니다!” 하면 다음이 기대되잖아요. 이번 <EXIST!>에 완곡을 넣어야겠다는 생각은 그때부터 하고 있었어요. 만약 완성이 안됐으면 넣지도 않았겠지만, '이런 곡 만들고 있어요~'라는 뜻으로 앨범에 담았죠.

 

'Buzz Off'나 'クソッタレな貴?らへ(빌어먹을 네놈들에게)'와 같은 자전적인 이야기를 제외하면, 알렉산드로스의 가사는 특별히 메시지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느껴집니다. 음악과 어울리는 어감을 이용한다고 할까요. 가사에 있어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요헤이 : 보통은 멜로디부터 만들고 가사를 쓰는 편입니다만, 이번엔 동시에 나온 게 많네요. <문라이트>도 그랬고...


이소베 히로유키(이하 히로유키) : 문송('ム?ンソング'), 문송


요헤이 : 아! 문송.(웃음) 그건 영화지. 물론 문라이트도 좋았지만요. 'ム?ンソング' 만들 때도 그랬지만, 최근엔 어쿠스틱 기타를 치면서 만들 때 나오는 말에서 '아 이게 정답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 가사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메시지성이라는 게 조금은 건방지잖아요. '이런 걸 전하고 싶어!' 같은 느낌. 'Buzz Off'나 'クソッタレな貴?らへ' 만들 때에도 특별히 메시지를 넣을 생각은 없었고, 내가 지금 말해야 하는 것들을 찾아서 멜로디에 얹는다라는 식에 가장 가깝습니다. 메시지라는 건 자신의 의견이 있어서 모두에게 '어때? 모두 그렇지? 세계평화가 어떻다고?' 라는 느낌이잖아요, 그런 건 저와는 맞지 않네요. 무대에서 말할 건 아닌 것 같아요. 블로그에 적는다던가 하는 건 괜찮다고 보지만요. 물론 노래로 메시지를 전하는 분들도 분명 있고 그것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좀 더 자연스럽게 소리를 채우는 말을 찾아서 만들어가고 싶어요. 그러니까, 들어주시는 분의 판단에 달린 것 같아요. 매번 들을 때마다 다르게 이해되어도 상관없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들어왔던 곡들도 그렇고, 만약 곡에 메시지가 있더라도 저에게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 곡들도 있으니까요. 그게 가사의 재미있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가사의 기적이라는 게 굉장히 멋있구나 라는 생각은 종종합니다.
 
한국에서는 원 오크 록과 더불어 영어 잘하는 일본밴드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요헤이 : 제 영어는 시리아에서 익힌 거예요. 미국 영어도 아닌 영국 영어도 아닌, 시리아 영어라고 해야 할까. 좀 특수한 영어예요. 제가 일본으로 돌아온 지도 십 몇 년 됐습니다만, 잘 전해질수 있도록 발음에 신경 쓰고 있습니다. 근데 한국 분들이 어제 라이브에서 따라 불러 주실 때 굉장히 발음이 좋았어요. 노래도 잘했고요, “내가 졌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웃음) 케이팝에선 다들 영어 발음이 좋잖아요. 유학을 갔다 온 건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요.


히로유키 : 한국 아이돌은 노래도 훌륭하죠. 일본 아이돌은 전혀... (웃음)


요헤이 : “아이돌이라 부를 수 없겠구나, 아티스트구나.” 하고 생각해요. 멋지잖아요. 그 속에서 록밴드가 이겨 나가기는 굉장히 어렵죠. 그래도 반드시 해나가야겠다고 생각하지만요. 저흰 록밴드지만 멜로디를 아주 중시해요. 그러니까 한국 관객 분들에게도 콧노래로 따라할 수 있게, 일단 친숙해질 수 있도록 만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문라이트> 이야기를 하기도 하셨는데요. 카와카미 요헤이씨는 영화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곡을 쓸 때 감상한 영화에 영향을 받기도 하는지요.


요헤이 : 많아요. 뮤지션으로서는 좋지 않은 일일지도 모르지만, 보통 술 마시러 간다거나, 놀러나간다거나, 뭔가 자극적인 생활을 하는 밴드맨이 많잖아요. 저는 전혀 안 해요. 정말 따분한 사람입니다.(웃음) 집에 틀어박혀서 영화를 보죠. 밖에 나갈 때도 영화 보러 갈 때뿐이고요. 해외에 있을 때만큼은 흥을 좀 내보자 생각해서 친구한테 클럽에 데려가 달라고 할 때도 있어요. 일본에서는 전혀 안가지만요. 일본도 그럴지 모르겠지만 일단 외국에서는 여러 유형의 사람들이 있어서 보는 것만으로 자극이 됩니다. 그래도 기본은 역시 영화가 아닐까 생각해요. (특별히 한 영화에 영향을 받았다거나 하는 곡이 있냐고 묻자) 그런 건 없네요. 여러 가지가 섞여서 표현되는 거라서요. 다만, 'For freedom'이라는 저희 데뷔곡이 있는데요. <브레이브 하트>에서 멜 깁슨이 한 대사에서 착안한 곡이에요. “For freedom!”하고 외치잖아요. 그 장면에서 따왔습니다.

 

기본적으로 곡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합니다. 각 악기파트는 독자적으로 만들어 합주를 하는 스타일이신가요, 아니면 함께 모여서 의견을 공유하며 만들어나가는 스타일이신가요.


요헤이 : 멜로디와 드럼 구성을 만들고, 스튜디오에 만나서 의견을 공유하면서 만들어나가죠. 네 명의 프로듀서 같은 감각으로요.

 

예전에 비해 이번 <EXIST!>를 만들며 몰랐던 부분에 대해 특히 서로에 대해 더 알게 된 부분이 있는지요.

히로유키 : 엄청.(웃음)


요헤이 : 확실히 성장한 부분이 많다고 느껴져요. 매번 작품을 만들 때마다 '아 이 밴드라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마음 든든하죠. 사실 하다보면 내가 모르는 나의 부분이 나오거나 하잖아요. 비장의 카드(?し球)를 내미는 게 아니라요. 연습하면서 새로운 자신이 나오기도 하고 서로 그렇게 함께 성장하고 있죠.


히로유키 :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감성이랄까, 가지고 있는 것들이 점점 변해가요. 아까 말했듯 비장의 카드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점점 자신의 내면에서 착착 완성되어가죠. 이런저런 음악을 듣는다든가, 여러 장소에 가본다든가 하는 과정에서요.


시라이 마사키 : '모두에겐 나에게 없는 것이 있다. 내가 없는 것들을 이만큼 가지고 있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정말 열심히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앨범을 만들면서 많이 했습니다.(웃음) 나도 지지 말아야겠다 싶었어요. 그렇게 자극을 받았고요. 다른 멤버들은 모르겠지만, 저는 멤버들이 좋은 라이벌이라는 느낌도 있습니다. 같이 열심히 하자라는 느낌도 있지만, 나 자신과 동시에 멤버들에게 지고 싶지 않달까요.

 

드럼세팅이 특이합니다. 다른 드러머에 비해 심벌을 굉장히 높게 고정해놓은 스타일인데, 무엇이 계기가 되어 이런 세팅을 유지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사토야스 : 계기는요. 이 팀에 들어오기 전에 했던 밴드 시절에 있었던 타이반(?バン : 두팀 합동공연) 공연 상대의 드럼이 왼쪽도 오른쪽도 굉장히 높게 세팅되어 있었어요. 그게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거기서 슬쩍 빌려온 거고요. 또 하나 이야기하자면, 드럼세트라는 건 제 전용 놀이기구 같은 거잖아요. 놓여있는 것만으로 저 혹은 [알렉산드로스]라는 것을 알아봐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특히 페스티벌 같은데 가면 비슷비슷한 세트 속에서, 뭐 앰프 같은 건 외관만으로 알아채기는 힘드니까요. 알아 볼 수 있는 것은 사람 아니면 드럼세트 정도인거죠. 특징이 있는 드럼 세트 하나만으로도 그 밴드의 스테이지가 될 수 있도록 의도한 면이 있습니다.

 

이건 농담인데요. 혹시 겨드랑이에 땀이 나서 그런 건 아닌가하고 지인들과 이야기 한 적이 있었어요.


전원 : (대폭소)


요헤이 : 땀이 그 정도가 아니에요. (웃음)


사토야스 : 맞아요. 겨드랑이에서 끝나는 정도가 아니에요. (웃음)


히로유키 : 진한 회색 티셔츠를 입으면 땀을 알아보기 쉬울지도 모르겠는데.(웃음)


이번 달 말 마쿠하리 멧세 공연을 끝으로 기나긴 투어가 마무리 됩니다. 이후의 계획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요헤이 : 그 후에는 이제 제작을 해야죠. 다음 앨범 작업을 시작해볼까 싶습니다. 중간 중간 페스티벌이나 라이브 계획도 잡고 싶고, 집에 갇혀서 좋은 곡을 만들고 싶네요.


(영어가사만으로 앨범을 내실 계획은 있는지 묻자) 그런 쪽으로 목표가 잡힌다면 생각을 해보겠습니다만. 지금으로는 없네요. 물론 흥미는 있어요. 영어 곡은 충분히 만들 수 있으니까요.

 

진행, 정리 : 조아름, 황선업
사진 및 취재협조 : 유니버설 뮤직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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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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