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40년 만에 다시 만나는 김승옥 작가의 처음이자 마지막 수필집

청년 김승옥을 다시 만나러 갈 수 있는 유일한 타임머신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청년 김승옥의 수필집 『뜬 세상에 살기에』가 오랜 시간을 건너와 다시 독자들을 위로합니다.

ㅇㅔㄷㅣㅌㅓㅌㅗㅇㅅㅣㄴ.jpg

 

안녕하세요, 김승옥 작가의 수필집 『뜬 세상에 살기에』다시 만든 위즈덤하우스 편집부 정지연입니다.

 

김승옥은 문학도들이 가장 먼저 필사하고 싶어 하는, 한글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보여주는 소설로 평가받는 「무진기행」을 비롯해 주옥같은 작품들을 써낸 우리 시대의 전설적인 작가입니다.

 

『뜬 세상에 살기에』는 그런 그가 청년 시절에 처음 출간한 수필집이고, 아마도 마지막 수필집이기도 할 것입니다.

 

이 책의 초판 복간본과 개정판 작업이 우연히 저한테 맡겨졌을 때 판권 부분부터 살펴봤습니다.


제가 태어난 그해 그달에, 이 책도 태어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40여 년 전입니다.

 

그때 김승옥 작가는 「서울의 달빛 0장」으로 제1회 이상문학상을 받았고, 그것을 기념하여 당시 지식산업사에서 책을 만들던 최하림 시인이 그동안 여러 매체에 실린 김승옥 작가의 잡문들을 모아 한 권의 수필집으로 펴내줬습니다.

 

이 책에는 김현, 김치수 등과 함께 활동한 동인지 《산문시대》 이야기부터 자작에 대한 작가 자신의 흥미진진한 해설, 문학과 시대에 대한 청년 시절 작가의 순수와 열정과 고민, ‘자유민주주의’가 뭔지도 모르면서 가르치는 걸 공부해 제대로 알고 실천했던 학생들의 4?19 혁명 이야기까지 거침없는 육성이 진솔하게 담겨 있습니다.

 

『뜬 세상에 살기에』는 청년 김승옥을 다시 만나러 갈 수 있는 유일한 타임머신입니다.


40년 전 작가의 역할을 고민하는 청년은 제1회 이상문학상 수상식장에서 감동적인 연설을 합니다.

 

자신이 줄 것은 ‘고통’과 그것에서 비롯하는 ‘초라한 상상’밖에 없다고, 고통을 함께하는 인간끼리는 행복하므로 말입니다. 이 절실한 진심만큼 시대와 사회에 끊임없이 지치고 상처 입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말이 또 있을까요. 청년 김승옥의 수필집 『뜬 세상에 살기에』가 오랜 시간을 건너와 다시 독자들을 위로합니다.

 

ㅅㅗㄹㅣㄴㅏㄴㅡㄴㅊㅐㄱ.jpg

 

야릇

 

누군가 나를 뒤집어쓰고 있어

 

병을 불러 아픈 날
곁에 누워 얼굴을 쓰다듬는 계집아이
돌아보면 할머니가 꽃을 안고 웃고 있다

 

어느 저녁엔
내 몸에 살림 차린 이들
밥물 끓는 소리

 

등본은 발급되지 않고
번지수가 없어
오늘도 짐 풀지 못한 채
마루 끝에 앉아 있다

 

누가 불러 나갔는데
나무들 무얼 숨기고 있는지
이파리 하나 흔들거리지 않고
누가 깨워 눈떴는데
벽지 꽃무늬 사이로
사라진 옷자락만

 

오래 집 비우고 돌아온 날
후다닥 숨는 기척
커튼 뒤의 수군거림

 

어둔 창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나를 닮은 이 있네
문득 나 또한 누군가의 몸에 세 든 것을 알았네

 

- 나는 잠깐 설웁다』 (허은실/문학동네) 中에서



 

 

 

 

빨간책방.jpg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1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오늘의 책

이상하고 아름다운 '배수아 월드'

한국문학의 새 지평을 열어온 작가 배수아의 소설집. 그 어떤 서사보다 매혹적인 ‘낯섦’을 선사하는 작가답게 고정된 시공간을 끊임없이 탈주하는, 꿈속의 꿈속의 꿈 같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읽고 나면 꼭 다시 펼쳐보게 되는 문장들. '배수아 월드'에 온 것을 환영한다.

뮤지션 이적의 이별에 관한 첫번째 그림책

일상이 여느 때처럼 흘러가던 그 어느 날, 아이에게 찾아온 할아버지와의 이별에 대한 그림책. 배꼽 인사 하라며 꿀밤을 주던 할아버진데 왜 인사도 안 하고 그렇게 가셨을까? 아이다운 물음 앞에 원래 계셨던 우주, 그 곳으로 돌아가신 걸 거라는 소망을 담아냈습니다.

나의 건강을 남에게 맡길 것인가?

병원과 약에만 의존하는 기존 의료 상식에 반기를 들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책. 질병의 원인이 되는 음식과 환경을 바꾸고 환자가 스스로 참여하여 능동적으로 병을 고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생은 하나의 밑줄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권수에 집착하기 보다 인생을 변화시킬 문장을 발견하고 찾는 데 집중한다.” 일본 최고의 독서 멘토인 저자는 권수와 속도에 연연하는 것은 하수의 책 읽기라고 강조하며, 좋은 책과 핵심 문장을 찾아 읽고 활용하는 실용적 미니멀 독서법을 소개한다.

.

주목! 투데이 포커스


문화지원프로젝트
KALIO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