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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장훈 “VR 시장, 2019년 이후 폭발적 성장”

『가상현실』 저자 강연회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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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은 현재 시장이 만들어져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올 연말, 내년 초가 되면 쓸 만한 수준의 VR 헤드셋(HMD)이 시장에 보급되기 시작할 거라고 믿고요. 그것을 기반으로 콘텐츠 소비 시장이 조금씩 생겨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스마트폰처럼 폭발적인 시장을 기대하는 건 아직은 무리인 것 같고요. 적어도 2019년 이후가 돼야 그런 기대를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는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최근 국내에 정식 출시된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는 현실의 공간 위에 가상의 정보를 덧씌운 ‘증강현실’을 선보이며 세계적인 열풍을 몰고 왔다. 전용 헤드셋(HDM)을 착용하고 가상의 공간 속에서 게임이나 영상을 즐기는 기술도 상용화됐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가상현실 게임을 선보였고, 삼성 역시 자사의 스마트폰과 연결해 이용할 수 있는 ‘기어 VR’을 선보였다. 구글은 누구나 쉽게 조립할 수 있는 가상현실 기기 ‘카드보드’의 도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 하나의 세계가 열린 시점에서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발 빠른 예측과 대응이다. ‘가상현실’이 일상에 가져올 변화를 예상하고 그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 그 출발선에 가상현실 : 미래는 바로 우리 눈앞에 있다』(이하 『가상현실』)가 있다. ICT 관련 연구, 프로젝트, 컨설팅 단체인 ‘오컴’이 출간한 이 책은 가상현실의 개념과 원리를 쉽게 설명하고 있다. 더 나아가 가상현실이 활용되는 사례, 가상현실 생태계를 구성하는 요소들, 주목해야 할 가상현실 기업에 대해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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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체험방, 90년대 압구정에도 있었다?

 

지난 23일 저녁, 홍대에 위치한 가톨릭 청년회관에서 『가상현실』의 저자 강연회가 열렸다. 책의 공동저자로 참여한 김선민, 우장훈 씨가 ‘VR의 정의와 역사’, ‘VR 서비스분야의 생태계 전망’에 대해 강연했다. 네이버 포스트에서 VR 전문 칼럼 ‘VR 연구소’를 쓰고 있는 김선민 저자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창제작센터 레지던시 프로그램 크리에이터로 활약한 바 있고, LG 유플러스에서 근무하고 있는 우장훈 저자는 VR/AR 분야에서 통신사업자에게 도움이 되는 모델을 찾고 있다.

 

김선민 : 학문적으로 가상현실(VR)의 3요소를 이야기할 때 몰입감과 상호작용, 상상력을 이야기합니다. 기본적으로 몰입감과 상호작용이 가상현실의 가장 중요한 내용입니다. 이 두 가지 요소를 가지고 있으면서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이 컴퓨터 그래픽일 때 ‘가상현실’이라고 합니다. 눈앞에 현실이 있고 그 위에 그래픽이 덧붙여 있을 경우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이라고 하고요. (증강현실과는) 반대로 가상의 그래픽이 대부분이고 그 위에 사람이 얹어져 있는 경우는 많이 보셨을 거예요. 날씨 방송과 선거 방송에서 많이 활용하는 방식이죠. 그것을 ‘증강가상(AV, Augmented Virtuality)’이라고 합니다. 또 하나의 개념이 최근 언론에 자주 보도되고 있는 ‘MR(Mixed Reality)’인데요. 가상과 현실이 섞여 있는 것을 모두 MR이라고 합니다. 증강현실(AR), 증강가상(AV)이 다 MR이에요.

 

흔히 가상현실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전용 헤드셋(HDM, Head Mounted Display)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김선민 저자는 그것이 고정관념일 뿐이라고 말한다. VR의 구현방식은 HMD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선민 : 가상현실이라고 해서 무조건 기기를 착용해야 하는 게 아닙니다. 1990년대에는 기기가 너무 무거웠기 때문에, 주로 공간의 벽마다 프로젝터를 비추는 방식으로 가상현실을 구현했습니다. 아직도 많이 쓰이는 방식이에요. 케이브(CAVE, Cave Automatic Virtual Environment) 방식이라고 하는데요. 몰입감은 확실히 HDM이 더 좋지만, 케이브 방식은 간편해요. 자동차나 비행기를 시뮬레이터 할 때 사용하기도 하고요. 한 번에 많은 사람이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김선민 저자는 가상현실의 개념이 탄생하고 변화된 역사를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처음으로 VR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사람은 프랑스의 극작가 ‘앙토넹 아르토’다. 앙토넹 아르토는 자신의 저서 『잔혹연극론』에서 극장을 묘사하면서 ‘la realite virtuelle’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나 지금의 VR과는 사뭇 다른 개념이었다. 현대적인 의미의 VR 개념을 정립한 사람은 ‘팔머럭키’로, 그는 저렴하고 간단한 구조의 HDM 제작을 목표로 하여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를 만들었다.

 

흥미로운 점은, 가상현실을 선보이는 시도들이 이전에도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미 1992년에 가상현실을 활용한 전시회가 열린 바 있고, 그보다 앞선 1970년대에는 아티스트의 움직임에 맞춰 그래픽이 변하는 형태의 퍼포먼스가 있었다. 지금의 ‘VR 체험방’과 흡사한 형태의 사업 모델도 등장했다. 1990년대 압구정동에서 처음 문을 열었는데, 현재의 우리가 보기에는 그래픽이 조악한 수준이지만 가상현실에서 총을 쏘면서 게임을 즐기는 방식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1995년을 기점으로 가상현실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지만 인기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다. 어쩌면 그 실패한 과거 속에서 가상현실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방법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김선민 : 저희는 VR을 보는 세대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현존하는 가장 좋은 VR 기술을 봐도 제가 그곳에 있다는 생각까지는 들지 않거든요. 물론 제가 많은 VR 기기를 사용해봤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요. 그렇지만 다음 세대는 다를 수 있어요. 우리가 지금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쓰는 것처럼 다음 세대는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 기술을 쓸 수 있을 겁니다. 관련 직업을 가질 수도 있고요.

 

강연을 마무리하며 김선민 저자는 한 가지 조언을 덧붙였다. 가상현실과 관련해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면, 주 사용자가 될 아이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가상현실 기기가 시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관련 논문이 없는 상황이다. 오큘러스나 삼성에서 13세 이하 아이들은 HDM을 사용하지 말 것을 권장하는 이유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가상현실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과몰입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어른들과 달리 가상과 현실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하는 탓에 아이들이 혼란을 경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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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시장이 폭발하는 시기, 2019년 이후가 될 것

 

우장훈 저자는 ‘VR 서비스분야의 생태계 전망’에 대한 강연을 이어갔다. 그는 많은 회사들이 가상현실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우장훈 : 스마트폰 시장은 2016년부터 포화상태에 이르러서 더 이상 시장이 커지지 않는 상황이 됐습니다. 스마트폰 보급률은 80~90%에 도달했고, 이들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교체하는 수요밖에 없습니다. 더 이상 통신사도 매출을 키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스마트폰의 부품을 생산하는 제조사들도 같이 성장의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그 위기감이 2015년에 시작되었고 올해부터는 현재형이 되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서 계속 성정해야 하지?’라는 생각을 하겠죠. 결국 글로벌 제조사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큰 회사들은 다음의 사업 모델을 찾게 됩니다.

 

‘가상현실 관련 사업이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하다’고 우장훈 저자는 말했다. 아직까지 관련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까닭이다. 문제의 원인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회사들이 서로 교류하지 않는 데 있다. 페이스북, 구글, 오큘러스, 소니 등 많은 회사들이 VR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담을 쌓고 지내는 것이다. 아직까지 디바이스(HMD)가 무거운 무게, 높은 가격으로 제공된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우장훈 : 그렇지만 계속 이 상태에 있지는 않을 거예요. 분야별로 조금씩 고객들을 만족시킬 만한 영역이 생겨나고 있고요. (지금까지는) 중소 게임사 중심으로 게임 제작이 이루어졌지만 큰 기업들도 참여하기 시작하고 있어요. B2B(기업 간 거래)에서도 자기만의 용도를 찾아가고 있어요. 디바이스는 개선 속도가 빨라서 경량화도 진행 중이고, 가격도 점점 내려가고 있습니다. 해상도나 품질, 움직였을 때 화면이 빠르게 반영되는 부분도 나아지고 있고요. 콘텐츠를 제공하는 회사들도 같이 고민하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플랫폼이 다 따로 존재하니까, 이러다가는 전체가 공멸할 수 있겠다는 위기감이 생긴 거죠. 그래서 작년에는 같이 경험을 공유하고 표준화를 논의해 보자고 해서 ‘세계가상현실협회(GVRA)’를 만들었어요. 물론 조금 지켜봐야 합니다. 서로 분야도 다르고, 같이 한 시장을 바라보는 경쟁의 입장도 있기 때문에, (이들 기업이) 시장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LG 유플러스에서 근무하며 통신사업자에게 도움이 되는 VR, AR 모델을 찾고 있는 우장훈 저자는 업계의 세계적 동향에 대해서도 들려줬다. 일본의 한 통신사는 VR을 이용한 가상 관광 상품을 선보였으며, 현재는 VR 노래방 제품을 만들고 있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는 미래의 SNS는 VR을 활용한 모습일 거라며 직접 시연에 참여한 바 있고, 한 스타트업은 스포츠 경기 관람과 VR을 접목시킨 컨셉의 서비스를 제안하기도 했다. 우장훈 저자는 “통신사들은 VR, AR이 통신의 가장 궁극적인 목적인 소통을 이뤄줄 거라고 믿고 있다”고 말하며 “해외의 통신사들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장훈 : VR은 현재 시장이 만들어져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올 연말, 내년 초가 되면 쓸 만한 수준의 VR 헤드셋(HMD)이 시장에 보급되기 시작할 거라고 믿고요. 그것을 기반으로 콘텐츠 소비 시장이 조금씩 생겨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스마트폰처럼 폭발적인 시장을 기대하는 건 아직은 무리인 것 같고요. 적어도 2019년 이후가 돼야 그런 기대를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이 아닌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시장은 올 하반기부터 조금씩 생겨날 거라고 봐요. 그래서 저희는 현재 그에 대응하는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가상현실오컴,편석준,김선민,우장훈,김광집 공저 | 미래의창
이 책은 가상현실의 역사와 원리에서부터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VR(가상현실) 기기의 이용법, 흥미로운 가상현실 콘텐츠들, 가상현실 기술과 그 생태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IT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 상황까지 우리가 가상현실에 대해 궁금해하는 모든 것을 한 권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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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임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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