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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을 쓰는 과학자의 등장

2월 4주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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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의 여성 과학자 『랩걸』, 붙어 있자니 아프고 떨어져 있자니 외로운 『고슴도치의 소원』, 충격적일 정도로 솔직한 성교육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 등 주목할 만한 신간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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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걸 Lab Girl
호프 자런 저/신혜우 그림/김희정 역 | 알마

올리버 색스와 인문학적 자유주의자 스티븐 제이 굴드 이후의 '글쓰는 과학자'가 나온 걸까. 저자이자 식물학자인 호프 자런이 식물에 비추어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을 제시한다. 한 번의 유의미한 결과를 얻기 위해 실험실에서 백 번 실패하는 모습, 기다림과 끈기로 버티는 평범한 연구실의 24시간을 세밀화처럼 그렸다. 전문성과 합리성으로 대표되는 과학의 세계에서조차 성별을 이유로 성과를 인정받지 못하거나 노력의 가치가 폄하받는 때도 있다. 저자는 담담한 목소리로 여성 과학자가 실험실에서 살아가는 이야기와 견뎌야 하는 시선을 서술한다. '떡갈나무에게는 떡갈나무의 방법이 있고, 칡과 쇠뜨기에게도 그들만의 삶이 있다.'

 

 

고슴도치의 소원
톤 텔레헨 저/유동익 역/김소라 그림 | arte(아르테)

혼자 외롭게 사는 고슴도치가 어느 날 문득 동물들을 초대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한 번도 누군가를 초대해 본 적 없는 고슴도치는 편지를 썼다 지우기를 반복한다. 가까이 하면 아프고 멀리 하면 얼어죽는 고슴도치의 딜레마에 빗대어 관계의 거리에 관해 이야기하는 동화 소설이다. 한국판에서는 일러스트레이터 RASO(김소라)의 일러스트 15컷을 담아 특별함을 더했다. 누구나 적절한 거리를 원하지만 누군가와 관계 맺고 함께한다는 것은 너무 피곤한 일이다. 온갖 걱정을 사서 하는 '걱정하기의 달인'인 고슴도치를 보며 독자도 비슷한 감정을 느낄 것이다.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
페르 홀름 크누센 글그림/정주혜 역 | 담푸스

북유럽 국가들은 유아동 성교육이 가장 잘 이뤄지고 있는 나라로 꼽힌다. 덴마크에서는 1971년부터 초등학교에서 성교육이 의무 과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어렸을 때부터 정확한 성교육을 받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유럽에서는 이미 인지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 책은 1971년 출시된 책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충격적인 수준의 그림과 글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선생님이자 심리 치료사, 성 연구가인 작가는 사랑을 바탕으로 한 관계가 얼마나 행복하고 즐거운 일인지 솔직히 얘기하고 아기가 태어나는 과정을 간단하면서 따뜻한 시각으로 전달한다.

 

 

헌법의 상상력
심용환 저 | 사계절

'헌법'은 한 국가의 정치, 정부, 국민 개개인의 일상 등을 규정하는 최상위 지위의 규범이다. 그만큼 헌법의 바탕에는 한 시대의 변화상과 시민이 요구하는 가치가 담겨 있다. 이 책에서는 지금껏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고자 했던 정의와 가치가 무엇이었는지 돌아보고자 했다. 저자는 <김어준의 파파이스>, <노유진의 정치 카페>, <정봉주의 전국구> 등의 팟캐스트와 <한겨레21> 등을 통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의 문제점과 역사적 사실을 알린 바 있다. 현재 팟캐스트 <진짜 역사 가짜 역사>를 통해 역사 이야기를 한다.

 

 

벌거숭이들
에쿠니 가오리 저/신유희 역 | 소담출판사

『냉정과 열정 사이』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 주인공인 치과의사 모모를 둘러싼 일상을 그린 소설이다. 어림잡아 열 명이 넘는 조연들은 단순히 주변인으로서만 존재하지 않고 주인공 못지않은 각자의 스토리를 가지고 등장한다. 특별한 장치 없이 한 인물의 상황이 끝나면 한 행을 비운 뒤 다음 사람 이야기로 바로 넘어가는데, 등장인물도 많은 데다 일정한 순서도 없지만 특별한 설명 없이도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그려진다. 비 오는 날 파스타 소스 냄새가 공기 중에 섞여드는 장면이 끝난 뒤에 과자 냄새가 가득한 차 안에서 대식구가 떠들썩하게 있는 장면이 시작되고, 홀로 흰쌀밥에 간장을 뿌려 먹는 은퇴한 중년 남자에서 온통 하얀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젊은 남자로 시선이 옮겨간다.

 

 

하나일 수 없는 역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저 | 휴머니스트

21개국의 역사 교과서 서술을 비교함으로써 역사를 이해하는 다른 시선들을 소개하며 주체적인 역사 인식을 돕는다. 현대 세계를 만든 토대가 된 19세기 산업혁명부터 다가올 미래까지 세계사의 주요 사건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은 기존의 상식과 다를 수도 있다. 역사에 대한 설교와 강요를 거부하고 "그 어떤 독단도, 터부도, 금지도 없이" 역사를 읽을 것을 강조함과 동시에 "역사학자의 역할은 찬양이나 비난이 아니라 설명하는 것"임을 밝힌다.

 

 

당신에게 말을 건다
김영건 저/정희우 그림 | 알마

강원도 속초에는 삼 대째 이어오는 서점이 있다. 저자는 서울에서 비정규직 공연기획자로 일하다 고향 속초에 왔다. 계약 기간도 끝나가고, 다시 이곳저곳 입사 원서를 쓰자니 대책 없이 막막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아버지 김일수 씨의 서점 운영 제안을 얼떨결에 승낙했다. 아버지 김일수 씨도 비슷했다. 할아버지 김종록 씨에게 '어쩌다가' 서점을 물려받았고, '어찌어찌하다' 사십 년 동안 서점 일을 했다. 사명감 같은 게 있어서 한 게 아니었다. 저자는 '책 한 권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어'라며 비관하지만, 끝내 '서점'이라는 없어져선 안 되는 공간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비로소 '서점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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