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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자유로운 책이야!

『졸혼 시대』 편집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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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결말로 끝나는 영화를 제일 싫어하는데 이 책은 열린 콘셉트로 가야 맞는 것 같다. 그래서 부부와 가족, 결혼에 대해 새롭게 생각할 계기를 만들어줄 수 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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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혼이 알려지기 시작한 게 작년 가을부터였던 것 같다. 탤런트 백일섭의 졸혼 고백과 함께 종편과 공중파 등 TV에서 이 주제를 다루며 네이버 실검 1위를 하기도 했다. 책이 나오기도 전에 생소한 이 키워드가 자꾸 언급되니 너무 좋았다. 손 안 대고 코 푸는 것 같아!

 

무수히 많은 기사들을 클릭하며 흐뭇한 마음으로 회의 준비를 했다. 그런데 금방 끝날 것 같던 회의가 점점 길어지면서 미궁 속으로 빠지는 기분마저 들었다. 각자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졸혼의 개념을 설파하느라 회의는 아주 시끄러웠다. 혼란스러워진 나는 주변 지인들에게 졸혼을 뭐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들 역시 엄청나게 시끄러웠을 뿐 아니라 다 각자 다른 얘기를 하고 있었다. 왜들 이러지…. 더욱 혼란스러웠다.

 

그러던 중 하루는 웹마케터가 “댓글 좀 보셨어요?”라고 물었다. 보긴 봤는데 사실 기억이 안 났다. 다시 찾아보니 댓글의 종류가 다양했고 강도가 센 악플들은 마치 나한테 욕하는 것 같아 짜증이 솟구쳤다. 잘 알지도 못 하면서! 책을 읽지 않은 채 졸혼이라는 키워드만 각자 해석하다 보니 생긴 오해였다.

 

그 뒤로 무수하고 시끄러운 난상토론 끝에 내린 결론은, 졸혼을 한 가지로 정의 내릴 수 없다는 것이었다. 결혼이라는 중요한 통과의례를 거친 부부들에게 함부로 가르치려 한다거나 단정적으로 얘기하면 안 되는 거였다. 내가 뭐라고…. 대한민국의 부부가 1000만 쌍이 넘으니 졸혼 역시 1000만 가지 이상의 해석을 가질 수밖에. 최대한 폭넓게 생각한 ‘낡은 결혼을 졸업할 시간’이라는 카피에 대해서도, 누구는 너무 와 닿는다며 좋아하는데 누구는 “낡은 결혼생활 안 하는 부부들도 많은데 뭔 소리야.”라며 퉁명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역시 1000만 쌍을 모두 만족시킬 카피는 불가능해.

 

열린 결말로 끝나는 영화를 제일 싫어하는데 이 책은 열린 콘셉트로 가야 맞는 것 같다. 그래서 부부와 가족, 결혼에 대해 새롭게 생각할 계기를 만들어줄 수 있음 좋겠다. 열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들의 상황에 맞게 졸혼을 유연하게 적용시킬 것이다. 악플을 다는 사람도 계속 나오겠지만 어쩔 수 없다. 신경 쓰지 마, 인기가 높을수록 악플을 받아들여야 해.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서평도 제각각, 감상도 제각각, 독자층도 제각각이다. 제각각이어도 괜찮아. 난 자유로운 영혼이 아니지만 넌 자유로운 책이야. 자유롭게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마음으로 이 책도 자유롭게 팔렸음 좋겠다. 너를 읽히고 싶은 사람에게 마음대로 날개 돋친 듯이 팔리렴. 너무 큰 욕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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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허윤정(더퀘스트 편집자)

(주)도서출판 길벗의 인문교양 브랜드 더퀘스트에서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졸혼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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