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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원하는 죽음, 즉시 배송해드립니다.

지금,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까? 당신이 원하는 죽음, 즉시 배송해드립니다. 인터넷으로 살인을 사고파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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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이트가 존재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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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느 날, 이상한 사이트를 발견합니다.
누구라도 살인을 경매에 부칠 수 있고, 낙찰받은 살인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곳, ‘암살자닷컴’.
단순한 호기심에 이끌려 웹페이지를 살펴보기 시작한 당신은 점점 기묘한 기분에 사로잡힙니다. 살인 의뢰를 낙찰받으면 당신이 한 달 내내 일해도 쥐어볼 수 없는 액수를 손쉽게 벌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간단한 살인이라도 말이지요. 당신은 빠듯한 생활비를 떠올려봅니다. 돈이 조금만 더 있으면 좋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당신의 눈앞에, 살인 입찰 버튼 위로 커서가 깜박거립니다.
청부살인업이 아르바이트가 된 세상.
이런 사이트가 존재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안녕하세요. 저는 위즈덤하우스의 편집자 주리아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인터넷으로 살인을 사고파는 세상을 그린 소네 게이스케의 미스터리 소설,
『암살자닷컴』 입니다.

 

성공률 100퍼센트, 마감 기한 보장, 맞춤형 살인 제공이라는 아주 성실한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사이트 ‘암살자닷컴’. 이 사이트에 모여든 청부살인업자들은 놀랍게도 평범해 보이는 소시민들입니다. 살인범을 쫓아야 할 형사는 아들의 사립학교 등록금을 위해 부업으로 살인자가 되기도 하고, 사회복지사로 일하던 가정주부는 남편의 실직으로 청부살인업에 뛰어들지요. 그리고 그들은 자조 섞인 혼잣말을 내뱉습니다. 그저 남들만큼 살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이지요.

 

사람답게 살기 위해 사람을 죽이는 이들의 살인소동극을 담은 <암살자닷컴> 속에서는 기괴한 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일어납니다. 클릭 한 번의 실수로 고작 10엔에 사람을 죽여야 할 때도 있고 살인을 낙찰받으면 ‘축하합니다!’라는 경쾌한 메시지가 전송됩니다. 이름부터 수상한 ‘승천시장’에서는 사람을 죽이는 갖가지 도구를 팔고, ‘죽이고 싶은 일은 반드시 찾을 수 있다’며 노력하는 청부살인업자들을 응원하거나 각자에게 맞는 살인을 추천하기도 하지요.

 

이런 독특한 세계를 미스터리 소설 『암살자닷컴』에 담아낸 소네 게이스케는, 데뷔작 <침저어>로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고, 이어서 일본호러소설대상,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의 문학상 3관왕을 휩쓸며 신인으로서 유례없는 기록을 세운 소설가입니다.
소네 게이스케는 이번 소설에서도 독자들을 그냥 놓아주지 않습니다. 각기 다른 에피소드들이 모여 하나의 큰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치밀한 구성과 마지막 허를 찌르는 반전까지, 숨 돌릴 틈 없이 독자를 몰아붙이지요.

 

살인을 낙찰받은 그들은 결국 어떻게 되었을까요? 누가, 왜, 살인을 의뢰한 것일까요? 수상한 사이트를 뒤쫓던 탐정은 과연 사이트의 정체를 밝혀낼 수 있을까요?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퍼즐을 끼워 넣는 순간, 당신이 믿었던 사실들이 한꺼번에 무너지며 터져 나오는 반전은 소네 게이스케의 짜릿하고도 아이러니한 세계로 흠뻑 빠져들게 만들 것입니다. 긴장의 끈을 끝까지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암살자닷컴’. 이제 당신이 접속해볼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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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건너편 자리에서 처녀가 다가와 시마무라 앞의 유리창을 열어젖혔다. 차가운 눈 기운이 흘러 들어왔다. 처녀는 창문 가득 몸을 내밀어 멀리 외치듯
 “역장님, 역장님-“
 등을 들고 천천히 눈을 밟으며 온 남자는, 목도리로 콧등까지 감싸고 귀는 모자에 달린 털가죽을 내려 덮고 있었다.
 벌서 저렇게 추워졌나 하고 시마무라가 밖을 내다보니, 철도의 관사인 듯한 가건물이 산기슭에 을씨년스럽게 흩어져 있을 뿐, 하얀 눈 빛은 거기까지 채 닿기도 전에 어둠에 삼켜지고 있었다.
 “역장님, 저예요, 안녕하셨어요?”
 “오, 요코 야 아닌가. 이제 돌아오는 게로군. 다시 쌀쌀해졌는걸.”
 “제 동생이 이번에 여기서 일하게 되었다죠? 폐를 끼치겠네요.”
 “이런 곳은 얼마 안 가 적적해서 못 견딜 거야. 젊은 사람이 안됐어.”
 “아직 어린애니까 역장님께서 잘 이끌어주세요. 정말 부탁드려요.”
 “염려 말아. 열심히 일하고 있는걸. 앞으로 바빠질 거야. 작년엔 눈이 많이 왔어. 눈사태가 자주 나는 바람에, 기차가 오도 가도 못해서, 마을 사람들도 승객들을 대접하느라 엄청 바빴었지.”
 “역장님게선 굉장히 두껍게 껴입으셨네요. 동생 편지엔 아직 조끼도 입지 않았다고 씌어 있던데요.”
 “난 옷을 네 벌이나 껴입었다네. 젊은이들은 추우면 술만 마셔댄다니까. 그러고는 저기서 나뒹굴고 있다고, 감기에 걸려서 말야.”
 역장은 관사 쪽으로 손에 든 등을 흔들어 보였다.

 

 

- 『설국』 (가와바타 야스나리/민음사)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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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 설국 <가와바타 야스나리> 저/<유숙자>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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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살자닷컴 <소네 게이스케> 저/<권일영>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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