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책이 던지는 물음

알랭 바디우와 고은이 읽은 책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15분간의 침묵 ‘詩위, Protestry’가 끝난 뒤 각자의 손에 든 책은 또 물어볼 것이다.

 

정택용-1월호.jpg

 

프랑스의 철학자 알랭 바디우와 한국의 시인 고은을 비롯한 30여 명이 대한문 앞 광장에서 손에 책 한 권씩을 들고 읽으며 서 있다. 바디우가 ‘2013 멈춰라, 생각하라! 공통적인 것과 무위의 공동체를 위한 철학 축제’라는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 중이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그가 대한문에 도착하기 전 마석가구공단에서 이주노동자를 만났고 모란공원에서 민족민주열사들의 묘역을 둘러보고 왔다는 사실도 중요하지 않다. 바디우가 영국에서 출간된 고은 시인의 시집을 읽고 있고 고은 시인은 송경동 시인의 시집을, 누군가는 김소월의 시를 읽고 있다는 사실은 부수적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들 모두가 침묵 속에서 시집을 읽고 있다는 사실이고 그들 옆에는 쌍용자동차에서 일하다 해고된 노동자들의 분향소가 있다는 사실이다. 단지 책 한 권씩을 들고 멈춰 서 있을 뿐인데 책은 내용과 상관없는 공감과 참여를 강제한다. 바디우조차 책 읽기에 집중하지 못할 정도로.


15분간의 침묵 ‘詩위, Protestry’가 끝난 뒤 각자의 손에 든 책은 또 물어볼 것이다. 15분 동안 책을 읽었는지, 공감했는지. 아니면 책을 읽는 다른 사람들을 힐끔거리기만 했는지.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ㆍ사진 | 정택용(사진가)

대학에서 언어학을 배운 뒤 불성실한 직장인으로 살다가 관뒀다. 사진이 가장 쉽겠거니 지레짐작하고 덤볐다가 여태껏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개인 사진집으로 기륭전자 비정규직 투쟁 1,895일 헌정사진집 《너희는 고립되었다》와 고공농성과 한뎃잠을 찍은 《외박》이 있다.

오늘의 책

산업의 흐름으로 반도체 읽기!

『현명한 반도체 투자』 우황제 저자의 신간. 반도체 산업 전문가이며 실전 투자가인 저자의 풍부한 산업 지식을 담아냈다.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반도체를 각 산업들의 흐름 속에서 읽어낸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산업별 분석과 기업의 투자 포인트로 기회를 만들어 보자.

가장 알맞은 시절에 전하는 행복 안부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는 사람, 작가 김신지의 에세이. 지금 이 순간에 느낄 수 있는 작은 기쁨들, ‘제철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1년을 24절기에 맞추며 눈앞의 행복을 마주해보자. 그리고 행복의 순간을 하나씩 늘려보자. 제철의 모습을 놓치지 않는 것만으로도 행복은 우리 곁에 머무를 것이다.

2024년 런던국제도서전 화제작

실존하는 편지 가게 ‘글월’을 배경으로 한 힐링 소설. 사기를 당한 언니 때문에 꿈을 포기한 주인공. 편지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며, 모르는 이와 편지를 교환하는 펜팔 서비스를 통해 자신도 모르게 성장해나간다. 진실한 마음으로 쓴 편지가 주는 힘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소설.

나를 지키는 건 결국 나 자신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물질적 부나 명예는 두 번째다. 첫째는 나 자신. 불확실한 세상에서 심리학은 나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무기다. 요즘 대세 심리학자 신고은이 돈, 일, 관계, 사랑에서 어려움을 겪는 현대인을 위해 따뜻한 책 한 권을 펴냈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