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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너는 이 책을] 치사하고 더러워서 못해먹겠다!

『퇴사학교』, 『비수기의 전문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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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퇴사 욕망을 가진 사람들이 읽겠죠? 어떤 독자가 읽으면 권유 지수 100점을 줄 수 있을까요? '치사하고 더러워서 못해먹겠다!'를 소리치는 독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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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 지혜 님 해피 뉴이어!


지혜 : 흑, 벌써 2016년이. 놀라운 시간의 흐름입니다.

 

의정 : 지혜 님의 2016년은 어떠셨나요?


지혜 : 마음이 바빴으나, 2015년보다는 좀 아주 약간, 어른이 된 듯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엄마 3년차라서요.ㅋㅋ 의정 님은요?

 

의정 : '예스24'의 해였다, 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채널예스>로 이직 아닌 이직을 했으니까요. ㅎㅎ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책은 『퇴사학교』입니다(응?)


지혜 : 행보가 대단하십니다.ㅋㅋ <채널예스>에 1월 3일부터 함께하셨나요? 생각해보니, 작년엔 일하면서 정말 피로했는데, 올해는 의정 님 덕분에, 한결 좋았습니다. 올해 고마운 사람 TOP 5 안에 의정 님이 들어갑니다.


의정 : 어머나. 부끄럽게... 감사합니다. 저도 지혜 님을 만나 한 해 매우 즐겁고 좋았습니다. 연말 연초, 감사를 표하기 좋은 날들이네요.


지혜 : 저는 연말을 맞아 『비수기의 전문가들』 이라는 책을 골랐어요. 제목이 참 멋지지 않습니까?

 

의정 : 호오, 비수기의 전문가들은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여행자일까요? 아니면.... 모르겠네요. 누구인가요?

 

지혜 :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책을 읽었지만, ㅋㅋ 이게 참 독특한 책이라 설명이 좀 어렵군요. (보도자료 쓰신 편집자님, 좀 힘들진 않으셨나? 살짝 궁금하고요.) 이 책이 그림소설이거든요. 그림책도 아니고 만화책도 아니고 그림소설!


의정 : 그림 소설이요? 그게 뭐죠?


지혜 : 그림이 들어간 소설? 그림과 함께 읽는 소설?


의정 : 그렇게 말씀하시니 더 궁금해지는데요? 저자는 누구인가요?


지혜 : 김한민 작가라고요. 제가 “이 사람 천재다”라고 생각하는 분입니다. 만화도 그리고, 동화도 그리고, 일러스트도 그리고, 소설도 쓰고. 지금은 리스본에 계시다고 합니다. 책을 많이 내셨어요. 만화 『유리피데스에게』를 시작으로 유아 그림책 『웅고와 분홍돌고래』, 그림 소설 『혜성을 닮은 방』 3부작 등등. 2013년에 <한겨레>에서 ‘김한민의 감수성 전쟁’을 연재했는데요. 기회 되면 꼭 찾아 보세요. 와, 정말 재밌어요. <채널예스> 필자로 섭외하고 싶은 분 중 한 분이기도 해요.


의정 : 헉. 정말 다양한 방면에서 작업하신 분이네요. 더욱 궁금해집니다. 제 책은 '퇴사학교'를 운영하는 분들이 저자인데요. 혹시 퇴사학교를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지혜 : 네. 알아요. <SBS 스페셜>에 나온 걸 봤어요. 관심 있게 보고 있었는데 역시나, 책이 재빠르게 나왔더라고요.


의정 : 책은 '퇴사학교'(http://t-school.kr/)만을 다루고 있진 않고요, '이대로 회사를 다닐 수도 무작정 떠날 수도 없는 시대, 준비된 퇴사를 위한 로드맵'이라는 설명답게 지금 시대에 일이란 무엇인지를 고찰합니다. 그나저나 들어보신 적이 있다니, 역시 다방면으로 여러 가지를 알고 계시는 지혜 님. 존경합니다. ㅋㅋ


지혜 : 푸하하! 그렇지 않습니다. 전 '신조어'에 약해요. 맨날 의정 님이 구사하는 신조어의 뜻을 묻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말입니다. 『퇴사학교』에서 공부나 뭔가를 하려면, 퇴직금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하진 않나요?


의정 : 그러게 말입니다. 평생 직장이 없어진 시대에,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퇴사를 고민할 텐데요. 무엇보다 '먹고사니즘' 때문에 회사를 벗어나는 것이 무섭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고 보니 '먹고사니즘'도 신조어네요.


지혜 : 다행히 제가 아는 신조어가 나왔군요. ㅋㅋ '퇴사학교'의 가장 핵심은 무엇인가요? 퇴사를 하고 나서 할 수 있는 다양한 방향성을 제시하는지요?


의정 : 무엇보다 퇴사 여부와 상관없이 자기가 하는 일, 하고 싶은 일에 관해 생각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모두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저는 권유 지수를 85점 주고 싶네요. 『비수기의 전문가들』의 권유 지수는 몇인가요?


지혜 : 80입니다. 아무래도 그림소설이라는 색다른 책이라, 접근하기 좀 어려울 책일지도 모르지만, 책장을 펼치는 순간, 책에 빠져들 겁니다. 문장도 좋아요. 김한민 작가는 제가 많이 질투하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제가 글과 그림, 다 되는 분들을 엄청 질투하거든요? ㅋㅋ


의정 : 질투까지요? 흠, 더욱 읽어봐야겠는데요. 한 문장 소개해 주시겠어요?


지혜 : 한 문장으로는 안 될 것 같지만, 우선 해볼게요.

 

그런데 말이지... 뭐 하나만 물어보자. 넌 알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 『비수기의 전문가들』, 19쪽


가진 것도 없는 주제에 거만하게 태어난 사람은 종종 외국에서 외국어를 배워야 한다. 그래야 남에게 의존하면서 거만함이 쏙 빠지고 자아가 찌그러지고 쪼그라든다. - 『비수기의 전문가들』, 51쪽

 

지혜 : ‘비수기'를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도 명명해도 될 것 같아요. 인생의 '성수기'를 딱히 기다리지 않는? 아니면, 성수기가 없었던 사람? 음... 오늘은 이렇게 모호한 소개 콘셉트로 나가려고요.

 

의정 : 마케팅 전략 중에 일부러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고객의 흥미를 끄는 방법이 있죠. 훌륭한 영업입니다.


지혜 : 역시, 마케팅 경력이 이렇게 빛을 발하는군요! 예, 의도했습니다. ㅋㅋ 『퇴사학교』는 아무래도 퇴사 욕망을 가진 사람들이 읽겠죠? 어떤 독자가 읽으면 권유 지수 100점을 줄 수 있을까요?


의정 : '치사하고 더러워서 못해먹겠다!'를 소리치는 독자요.


지혜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어서 죄송!)


의정 : 책에서는 회사 생활이 힘든 이유를 크게 일곱 가지로 나누는데요, 조금 소개해 보겠습니다.

 

1. 적성 :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다
2. 성장 : 회사에서 배우는 게 없다
3. 시간 : 야근에 쩔어 있다
4. 관계, 5. 공허, 6. 안주, 7. 문화

 

의정 : 앞의 3가지는 개인이 통제 가능하지만 뒤 3가지는 통제가 어렵습니다. 저자는 통제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나누고 그 가운데서 타협하거나 바꾸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지혜 : 3번도 개인이 통제하긴 어렵지 않나요? 상사가 하라면 해야 하는데요.


의정 : 그래서 상사랑 타협을 하다가, 정 안되면, 그만두라고 하는군요…. 농담입니다. 이렇게 말하지는 않았어요.


지혜 : (믿었는데. 아, 역시 전 순진무구........ㅋ)


의정 : 저자 중 한 명인 장수한 님은 『퇴사의 추억』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으니, 관심 있는 분은 찾아 읽으셔도 좋을 듯 해요. 그 책에서 발췌한 내용이 좀 있습니다.


지혜 : 오, 소개해주세요.


의정 : 저도 신비주의 마케팅 할래요.ㅋㅋㅋ 안 알려줄 겁니당.


지혜 : ㅋㅋㅋ 끄응. 그럼 제가 또 한 번 기억에 남는 글귀를 소개하겠습니다.


"아이는 절실히 깨닫는다. 아무리 나쁜 짓을 해도 여럿이 하면 넘어가고 아무리 좋은 일을 해도 남들 안 하는 걸 하면 걸리는구나. 결국 다수와 소수의 문제구나." - 『비수기의 전문가들』, 69쪽


지혜 : 이 문장, 읽고 어떤 생각이 드세요?


의정 : 착한 일을 하며 걸리더라도 소수의 길을 걸어야겠다 절반, 힘들고 귀찮은데 나도 다수의 길을 걷고 싶다 절반입니다.


지혜 : 하하, 흑흑. 네. 웃프네요.


의정 : 이런 내 마음 나도 몰라~♬. 저도 책 속의 구절을 좀 소개해보겠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남이 정해놓은 시간에 갇혀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5년만 더, 과장만 달고, 전세금만 갚고, (중략) 오늘도 크고 작은 쇼크가 우리를 강타하고 있을 텐데 미루는 습관이 늘어나면 아무리 큰 지진이 와도 영영 행동할 수 없게 되는 건 아닐까. - 『퇴사학교』, 274쪽


여기까지 온 우리에게 이제 다시 질문을 던져본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 수 있을까?' - 『퇴사학교』, 276쪽


지혜 : 현재, 현재가 중요하죠. 전 맛있는 걸 먼저 먹는 스타일입니다. 의정 님은요?


의정 : 전 나중에 먹는 스타일이요. 지혜 님이랑 같이 먹으면 위험하겠네요. ㅋㅋㅋ


지혜 : 하하하, 예외가 있어요. 초밥 정식을 먹을 때는 연어초밥을 젤 늦게 먹어요. 왜냐, 끝 맛을 연어로 기억하려고요. 또 딴 소리를 했군요.


의정 : 저도 연어초밥 좋아합니다. 신년회는 초밥 먹으러 가자고 팀장님을 졸라야겠어요


지혜 : 네, 부디 싱싱한 초밥으로요. 제가 『비수기의 전문가들』을 읽으면서, 또 밑줄을 쫙, 그은 문장이 있는데요. 이건 정말 소개하고 싶더군요.


돈이 없으면 증오는 물론 예민할 권리도 없다. 버는 만큼만 예민해질 수 있다. - 『비수기의 전문가들』, 39쪽


지혜 : 제가 현실적이긴 합니다만 나름 긍정주의자인데, 요즘 권력으로 초예민한 국정농단 주동자 있잖아요. 생각나더라고요.


의정 : 아아... 예민할 권리도 없다니. 잔인하고 슬프군요.


지혜 : 그런데 여기 잠깐! '예민하다'는 원래 좋은 의미랍니다. '무엇인가를 느끼는 능력이나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빠르고 뛰어나다.' 제가 『예민해도 괜찮아』를 ‘2016년 올해의 책’으로 꼽았는데요. 예민해도 괜찮습니다. 무턱대고 을에게 과한 요구를 하면 안 되고요. 『퇴사학교』 를 읽으면서, 의정 님이 가장 많이 생각한 문제는 무엇인가요?


의정 : 입사하기 전부터, 사실 대학 다니기 전부터 '뭐 해 먹고 살지'가 제 인생 질문이었거든요. 여전히 책을 읽으면서도 '그래서 뭐 해 먹고 살지'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구나, 혹은 뭘 해도 먹고는 사는구나 하는 위로가 들더라고요. 제 자랑 좀 하자면, 책 처음에 '퇴사학교 입학 테스트'가 나오는데요, '바로 퇴사학교를 졸업'해도 되는 성적이 나왔습니다. 후후. 지혜 님도 나중에 한 번 해보세요.


지혜 : 당장 해보고 싶군요! 저는 왠지 의정 님보다 성적이 낮을 것 같긴 합니다만. 그런데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가장'들은 없구나 '엄마' '아빠'들은 없구나. 못하는구나. 그 생각을 했어요.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사람은 쉽게 못하는 거죠.


의정 : '니들이 애를 낳아봐야 배부른 소리 안 하지'의 뜻이 아님을 미리 독자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그래서 책에서는 '결국은 먹고사니즘이다'라는 말을 해요. 꿈을 이야기해도 결국에 일은 먹고 살 만한 돈을 벌어야 한다고요.


지혜 : 오, 현실적이군요.


의정 : 독자평 중에는 '이 책을 읽고 퇴사할 마음이 사라졌다'는 평도 있었습니다. ㅋㅋㅋ


지혜 : 우하하하하......!!!! 『비수기의 전문가들』도 퇴사 욕구 있는 사람들이 읽어도 좋을 책이라고 생각해요. 책을 볼 때, 내가 했던 생각이 문장으로 표현되어 있으면 막 감격하지 않습니까? 그런 느낌을 몇 번 받았어요. 김한민 작가의 그림은 말할 것도 없이, 빠져들고요. 한 번 보면, 아마 작가의 팬이 될 수밖에 없을 거예요. 장담!


의정 : 지혜 님을 국회... 아니 영업팀으로! 독자님들, 책 제목을 클릭하시면 도서 상세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지혜 : 당장, 이동하세요. 믿고 보세요. 저희를! 아마 친구에게 『비수기의 전문가들』을 선물한다면, "얘, 이렇게 감각적인 애였어? 와!" 감탄할 지 몰라요. 되게 철학적인 질문을 하게 되는 책이기도 해서요. 제가 인터뷰를 하면서 자주 하는 질문이 하나 있는데 의정님께 해도 되나요?


의정 : 물론입지요. 두 개 하셔도 됩니다.


지혜 : 지금 의정 님이 『퇴사학교』를 딱 1권 가지고 있어요. 여기는 고속도로 휴게소고요. 10대 청소년부터 정규직, 비정규직, 재벌, 아줌마, 교수. 정치인. 등 모든 연령대, 다양한 직군이 다 있어요. 누구에게 이 책을 선물하겠어요?


의정 : 29살, 4년차,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최승자, 「서른 살」)를 생각하는 분에게 드리겠습니다. 제 나이 생각해서 그러는 건 아닙니다 흠흠. 저도 역으로 해 보죠. 지혜 님이 딱 한 권 가지고 있다면, 『비수기의 전문가들』은 누구에게 주실 건가요?


지혜 : 별로 고민 없이 사는, 무표정한 사람에게 주고 싶어요. 그런데 질문 또 하라고 하셨잖아요. 하나 더 할게요. 제가 관심 있는 분께만 하는 질문이에요. 연말이니까 하는 질문입니다. 만약, 의정님이 대한민국 인구의 50% 이상이 보는 일간지 1면을 채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딱 한 마디만 하래요. 그러면 어떤 이야기 하고 싶나요?


의정 : 확실히 어려운 질문이네요. 책 많이 읽으세요? 쓰레기를 버리지 마세요? 지구인들아 나에게 힘을 모아줘? 딱 한 마디, 한 마디라. 아무래도 ‘책 많이 읽으세요’가 되겠네요.


지혜 : ㅋㅋ 전, 옆 사람에게 잘하자! (회사 옆자리 말고,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람을 의미). 너는 항상 갑일 줄 아니? 뭐 이런 걸 써보면 어떨까 싶네요.


의정 : 갑을 관계, 2017년에는 멸종했으면요. 제에발.


지혜 : 그럴 리가요.ㅋㅋ 그나저나, 2017년 정유년에도 '왜 너는 이 책을' 이어지는 거죠? <채널예스> 애독자 김 모모 님은 저희 추천 책에 항상 낚인다는데, 아. 이 이야기를 한 분한테 밖에 못 들어서요. 내년에는 이 이야기를 더 많이 듣고 싶네요. ^^


의정 : 사람을 낚는...아니 독자를 낚는 어부가 되어야겠어요. 내년에 만나요~


지혜 : 독자 여러분들, 마음이 넉넉한 한 해로 시작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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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채널예스는 2003년에 창간한 예스24에서 운영하는 문화웹진입니다. 작가와 배우, 뮤지션 등 국내외 문화 종사자들을 인터뷰합니다. 책, 영화, 공연, 음악, 미술, 대중문화, 여행, 패션, 교육 등 다양한 칼럼을 매일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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