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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구 신포로

〈Hidden Alley Tr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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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말, 외국의 신문물은 인천 개항장 골목을 가득 메웠다. 그 후 구도심의 빛 바랜 건물은 100년 이상의 세월을 견뎠고, 새로운 세대는 그 안에 또 다른 기억을 쌓는다.

볼 곳

 

관동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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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류은규와 일본인 역사 연구가 도다 이쿠코(戶田郁子) 부부는 중국 옌벤에 머물면서 항일 운동을 위해 만주로 이동한 이들의 후손을 촬영하고,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사진 자료 5만여 점을 모았다. 작업을 위해 20여 년간 디아스포라를 자청했던 부부는 2015년 1월 일제 강점기 개항장이던 인천 신포동에 거처를 정했다. 관동갤러리는 평범한 외관이지만, 나무 계단과 골조가 드러나는 개항기 시대 목조 가옥이다. 세월의 풍파로 낙후한 나무판자만 교체하면서, 건물의 원형은 그대로 유지했다. ‘관동(官洞)’은 일본인 관료가 많이 살던 이 동네의 옛 이름이라고. 부부가 모은 자료를 1층과 3층에 전시 중이며, 2층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의 현대미술 기획전이 열린다. 12월에는 윤병옥 작가의 <겨울날의 누비> 전을 만날 수 있다. 관람 무료, 금~일요일 10am~6pm, 032 766 8660.

 

 

쇼핑

 

개인의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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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개항장 골목 끝자락에서 마주친 개인의취향은 무채색의 단정한 외관이 깔끔한 인상을 전한다. 이곳에서는 자연에서 얻은 천연 재료를 이용해 손수 비누와 향초, 향기 스프레이 등을 만든다. 1달의 숙성 과정을 거친 후 색색별로 진열한 비누 앞에는 제품의 성분과 효능이 손 글씨로 친절히 쓰여 있다. 비누에는 인공색소와 계면활성제는 물론이고, 정제수도 넣지 않는다. 천연 오일과 천연수를 사용해 강아지용, 남성 셰이빙용, 배스용 입욕제 등 다양한 비누를 만들며, 독특한 패키지 디자인 덕분에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좋다. 조향 수업에 참가하면 베이스가 되는 100여 개의 향을 조합해 만든 자신만의 향기를 룸 스프레이나 캔들로 간직할 수 있다. 천연 비누 9,000원부터, 비누ㆍ캔들ㆍ조향 원데이 클래스 7만 원부터(재료비 포함), 10am~10pm, 명절 당일 휴무, 인스타그램 oblybly

 

서프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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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출신의 셰이퍼 3인에게 서핑은 단순히 파도를 타는 스포츠가 아니라 패션과 라이프스타일까지 넘나드는 문화 코드다. 서프코드는 이들이 직접 만든 서프보드를 진열하는 쇼룸이자 서핑의 매력을 알리는 편집숍. 핸드메이드 서프보드는 물론, 다양한 해외 브랜드의 서프보드와 서핑용품, 서핑에 기반을 둔 각종 브랜드의 패션 아이템까지도 만날 수 있다. 여느 카페와 비견할 만한 세련된 내부 공간은 애정을 담아 손수 꾸몄다. 직접 붙인 타일 장식, 서프보드용 페인트와 유리를 섞어 만든 테이블 등이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한다. 구도심의 인적 드문 자유공원 앞에 자리한 위치가 다소 생소하지만, 동네의 한적한 분위기는 도심 서퍼의 휴식처 역할을 하기엔 제격이다. 서프보드 110만 원부터, 평일 11am~7pm, 토ㆍ일요일 11am~8pm, 인스타그램 surfcode

 

 

OWNER’S PICK

서프코드의 김선홍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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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에 빠져 있던 고등학교 동창 셋이 함께 서프코드를 시작했습니다. 편집숍이지만, 저희의 주요 업무는 서프보드를 만드는 거예요. 네모난 스티로폼을 대패로 깎아서 보드의 모형을 만들고, 파도의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드러운 곡선으로 다듬죠. 모든 공정을 손의 감각에 의존해 작업해야 하고, 그런 기술을 갖춘 사람을 셰이퍼라고 부릅니다. 서핑은 단순한 레저가 아니라 음악이나 그림, 사진 등의 장르까지 확장된 하나의 인디 문화로 볼 수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스타일을 지향하는 서퍼 룩 등 패션이 될 수도 있고요. 서프코드는 이런 서핑 문화의 매력을 알리는 곳이자, 도심 서퍼가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겁니다. 서핑을 몰랐던 분도 이곳에서 서핑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곤 합니다.


저희는 어릴 적부터 동인천에서 살았고, 중ㆍ고등학생 때에도 쭉 이곳에서 놀았어요. 친구들과 구도심에서 놀다가 신포시장 닭강정을 사서 자유공원에서 먹기도 하고 말이죠. 신포동 골목은 어릴 적과 비교해 큰 변화는 없지만, 고즈넉한 분위기가 매력 있는 곳이에요. 저는 홍예문 뒤편에 있는 홍예문커피집에 자주 가요. 사장님의 핸드 드립 솜씨가 좋고 분위기도 아늑합니다. 명월집은 60년 된 김치찌개 집이에요. 양푼에 끓인 김치찌개를 직접 퍼다 먹는데, 푸짐한 양이 만족스럽고, 맛도 좋아요. 중구청 근처에 있는 카페팟알은 개항기의 적산 가옥을 그대로 보존한 건축물로 분위기가 독특합니다.”

 

 

먹을 곳

 

비스트로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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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비스트로쉐프는 산도가 낮은 이탈리아산 토마토와 면을 제외하고는 우리 땅에서 자란 제철 식자재를 활용하는 이탤리언 레스토랑.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재료를 음미하고 맛을 즐기는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조리 과정부터 접시 위에 올려놓는 순간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다고. 추가되는 모든 메뉴는 최형래 셰프가 직접 개발하며, 신선한 요리를 내기 위해 메뉴판을 분기별로 교체한다. 동절기에는 삼치 파스타를 맛볼 수 있는데, 새우와 바지락, 모시로 맛을 낸 오일 파스타 위에 마늘 파우더와 파프리카 분말로 양념해 구워낸 삼치가 흐뭇한 조화를 이룬다. 부챗살 스테이크 샐러드 1만6,000원, 알리오 올리오 1만4,000원, 11:30am~9:40pm, 쉬는 시간 3~5pm, 연중무휴, 인스타그램 bistrochef2013

 

반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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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이 쌓인 개항장 골목처럼 시간과 정성을 담은 요리를 내는 반반은 전국 각지의 향토 음식을 쉽게 맛볼 수 있는 캐주얼 한식 다이닝이다. ‘반듯하다’ ‘예쁘다’라는 뜻을 지닌 이름처럼, 반반의 음식은 정갈하고 깔끔하다. 오픈된 조리대에서 신선한 식자재를 정성스럽게 조리하고 매번 메뉴를 새롭게 개발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김미경 대표는 합리적인 가격에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한 끼를 만들기 위해 항상 고민한다. 소주와 맥주 외에 이강주, 문배주, 안동소주 등 다양한 전통주를 갖추고 있는 것도 특징. 쇠고기 부챗살에 달걀을 입혀 부친 전라도 향토 음식 육전이나 간을 삼삼하게 조리한 간장 새우장에 향긋한 전통주를 곁들여보자. 새우장 1만4,000원, 육전 1만5,000원, 5pm~2am, 일요일 휴무, 페이스북 banbanincheon

 

 

마실 곳


아카이브 카페 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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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역사성은 보존하되, 색다른 쓰임새로 생명력을 불어넣는 건축가 이의중의 작업실이자 카페다. ‘빙고(氷庫)’라는 이름에서 1920년대 얼음 창고로 쓰던 건물의 역사가 떠오른다. 돌을 쌓은 내벽과 나무 골조가 드러난 실내는 아담하며, 높은 천장 아래 복층으로 다락방 같은 공간을 만들고 따스한 조명을 더해 아늑한 느낌이 든다. 널찍한 나무 테이블 위 무심하게 쌓은 책처럼 편안하고, 돌 벽 사이사이에 심은 풀처럼 자연스러운 곳이다.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 마을의 가치를 조용하게 이어나가기를 원하는 이 대표의 바람처럼 인천과 관련한 인문학 강연이나 전시, 공연 등도 연다. 스페인식 커피 카페봉봉과 직접 구워낸 당근 케이크를 추천한다. 카페봉봉 4,800원, 당근 케이크 5,000원, 12~9pm, 목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archivecafe_bingo

 

 버텀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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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텀라인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3대 재즈 클럽 중 하나. 33년간 같은 자리를 지킨 이곳의 벽에 꽂힌 무수한 레코드판과 낡은 턴테이블만큼이나 매력적인 것은 개항기 시대에 지은 건물의 독특한 내부 공간이다. 1900년대 초 일본식 상가 건물로 지은 이곳은 목조 골격의 높은 박공지붕과 흙을 쌓은 벽 등 당시 건물의 특징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이런 옛 구조가 재즈 클럽에 독특한 분위기를 더하고, 라이브 연주 시 악기의 울림을 더 깊게 전달한다고. 최근에는 프랑스의 국민 베이시스트 앙리 텍시에(Henri Texier)가 이곳에서 공연을 마쳤다. 매주 금요일 9시에 정기 공연을 하며, 12월 16일에는 타미 김 밴드의 공연이 열린다. 입장료 5,000원, 6pm~1am, 일요일 휴무, 페이스북 clubbottomline

 

LOCAL’S PICK

반반의 김미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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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수와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낮은 보급형 전통주는 부담 없이 마시기 좋아요. 화학 방식이 아닌 전통 주조 방식으로 만들어 특유의 향긋함은 그대로지요.”

 

 

WORDS : KIM SU-JI. PHOTOGRAPHS : KIM SU-JI, HEARTLAB


 

 

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 lonely planet (월간) : 12월 [2016]안그라픽스 편집부 | 안그라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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