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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희 “아이들이 많을수록 선생님이 많은 거예요”

『사랑은 여전히 사랑이어서』 자녀 열 명 입양한 윤정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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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 있을 때에 비해 열 명을 키울 때 엄마가 달라지는 거예요. 아이들이 많을수록 선생님이 많은 거예요. 많은 선생님 덕분에 제가 성숙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해요.

독하고 냉정한 것을 똑똑함이라고 오해하는 세상에 이 선한 가족의 이야기는 도무지 섞여 들지가 않는다. “입양이라는 말이 없어질 때까지” 입양을 하자고 제안한 둘째 하선이나 나란히 신장을 기증한 부부나 주말마다 독거 어르신을 방문해 도시락을 전달하는 가족들이나 이질감이 들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은 뜻밖의 수입이 생기면 무조건 기부를 한다. 기부를 하려고 돈을 모으기도 하고, 소득 안에서 최대한 나누는 데 돈을 쓰기도 함은 물론이다. <KBS> ‘1회 감동대상’에서 ‘가족상’을 받고 탄 상금 천만 원은 ‘아름다운 가게’로 갔다. 아이들의 천만 원이 넘는 적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갔다. “가족 이야기를 통해 생긴 수익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세상의 아이들과 나누겠다”는 가족의 약속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러니까 이 이질적인 가족은 이런 방식으로 세상과 함께 살고자 하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삶이 가능할까. 이런 삶을 선택한 사람에게 어떤 신념이 있는 것일까. 입양한 열 명 아이의 엄마이자 적극적인 실천가이기도 한 윤정희 씨는 “저는 그런 일들이 정말 재미있어요”라고 말한다. 그저 행복하다고, 감사하다고 몇 번이나 말한다. 자신을 진짜 엄마로 만들어준 존재들, 수많은 깨우침을 준 존재들,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에게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말한다.


아픈 아이들을 입양했고, 그 아이들의 투병에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그에 보답이라도 하듯 아이들은 건강을 되찾아 세상으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지금, 윤정희 씨의 꿈은 오직 “이 땅의 소외된 모든 아이들의 엄마가 되는 것”이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일을 산다고 말했다. 그 말을 하는 윤정희 씨의 눈가가 이내 촉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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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첫째 하은이부터 열째 행복이까지 정말 소중한 이야기예요.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나왔는데 기분이 어떠세요?

 

진짜 고맙죠. 이 책이 절판되었을 때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첫 번째 책이었는데요. 아무래도 애정이 가장 많았어요. 이후에 쓴 책이 많이 읽혀도 저는 이 책이 정이 많이 갔거든요. 이 제목도 그래요. 작년 <JTBC 뉴스룸>에 출연했을 때 제가 읽었던 글을 제가 썼거든요. 거기서도 ‘사랑은 여전히 사랑이어서 우리 가족은 변함없이 행복합니다’라는 말을 마지막에 넣었어요. 그랬을 정도로 저는 이 책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어요. 정말 감사해요.

 

하루가 너무 바쁘실 텐데 책 작업이 힘들진 않았나요?


이 이야기가 허구였다면 고민을 많이 했을 텐데 실화잖아요. 한 달 걸렸어요. 예전 원고에서 부족한 이야기는 더 넣고요. 사실 이걸 쓸 때는 좀 바빴어요. 지난 여름이었는데요. 강원도에 쇼트트랙 대표선수 세 명이 있는데 그 세 명이 모두 저희 집 아이들이에요. 그 아이들을 데리고 대전에 전지훈련을 두 달 내려가는 상황이었어요. 대전에 가서는 글을 못 쓸 것 같아서 그 전에 부랴부랴 썼죠. 그랬는데 책을 보니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내 아이들이라 그런지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어찌 보면 우리 아이들 하나하나가 멋진 작품이 되는 거잖아요. 참 감사하죠.

 

재미있는 점은 이야기의 첫 장면이 일곱째 다니엘이 여덟째 한결이를 때리는 장면이라는 거였어요. 다른 이야기도 많았을 텐데 왜 하필 그 이야기를 썼을까, 이유가 있었겠다, 생각했어요.

 
저는 있는 그대로 우리 가족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예쁜 모습만으로 포장하기 싫거든요. 그냥 그대로의 모습을 보면서 저 집이나 우리 집이나 똑같다, 결코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저를 보고 국민천사 엄마다, 이런 표현을 하는 분들도 계신데요. 그냥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을 알리고 싶었어요. 때문에 어느 집에나 있는 이야기를 쓴 거죠. 형제가 다투고, 또 다른 형제와 함께 풀어가는 이야기를 말이에요. 이런 이야기는 공감할 수 있는, 우리 집의 이야기잖아요.

 

사람들은 바라보는 특별한 모습이 아니라 지극히 일상적인 모습을 전하고 싶었군요.


그럼요, 들어와 보면 똑같아요. 저도 아이들한테 소리 지르고 그래요.(웃음) 아들이 일곱 명이에요. 전사가 되죠.

 

‘다사다난’ 같은 말로는 다 표현이 안 되겠네요.


더군다나 아이들이 다들 몸이 아팠잖아요. 아이들과 살아온 20년의 시간을 보니까요. 10년 동안은 아픈 아이들 뒤치다꺼리 하느라 죽음보다 더한 고통의 터널을 지나온 것 같아요. 힘든 시간이었어요. 다만 포기할 수 없었으니 걸어온 거예요. 엄마니까요. 그러다 다시 아이들이 건강해진 이후 10년의 시간을 돌아보니 모든 것이 의미가 있더라고요. 죽어가는 아이를 보면서 넌 나중에 간호사가 되어라, 이런 말 못하잖아요. 살아만 달라는 마음뿐이었잖아요. 이후 10년은 너희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아라, 하는 마음이었어요. 그렇게 지나서 보니까 아이들이 이렇게 멋진 모습으로 성장했어요. 20년의 지난 세월이 결코 없는 세월이 아니었고, 오늘이 존재하기 위해 지난 20년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이제는 단호하게 얘기해요. 사랑은 여전히 사랑이라고요. 우리 가족은 행복했고, 행복하고, 행복할 거다, 이웃들에게 더 많은 것을 나눌 거다, 이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우리 아이들 열 명은 엄마를 길들이는 선생님’이라고 한 구절이 있었어요. 정작 나를 부모로 만들어준 것이 아이들이었던 거예요.


제가 알지 못했던 것을 아이들은 알고 있더라고요. 첫 장면도 그래요. 다니엘이 한결이를 때렸다고 누나 하선이가 다니엘을 따로 데리고 갔을 때 솔직히 말하면 하선이가 다니엘을 흠씬 팰 줄 알았거든요.(웃음) 진짜 어디 하나 멍들어서 올 줄 알았어요. 그랬는데 하선이가 다니엘도 상처 받은 아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들어올 줄은 정말 몰랐어요. 그걸 보면서 하선이에게 굉장히 많이 배웠어요. 참 고마웠어요. 아이가 엄마를 더 성숙하게 만들어주는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기다려주는 것도 쉽지 않잖아요. 동생을 혼낸답시고 때리고 들어올 것 같았다면 부모로서 저지할 수도 있을 텐데 그냥 지켜봤어요. 개입하지 않았죠. 

 
남편 덕분이에요. 저희 부모님 세대는 전쟁을 겪고, 보릿고개를 겪으면서 힘들게 사셨던 분들이에요. 자식을 사랑하는 방법을 잘 모르셨죠. 그런 가정에서 살았던 저는 내면의 아픔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결혼을 해서는 착한 남편에게 그걸 퍼부었죠. 바깥에서는 선한 사람처럼 보였겠지만 집에서는 별로 좋은 아내가 아니었어요. 그런가 하면 남편은 미안하다, 고맙다, 사랑한다, 는 말을 가장 좋아했어요. 저는 남편 덕분에 변했어요. 남편의 변함없는 모습으로 인해 어린 시절의 아픔을 치유하고 아이들의 엄마로 이 땅에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제가 늘 얘기해요. 우주 최고의 멋진 남편이라고요.(웃음)

 

큰 울타리 같네요.


넷째 요한이는 퇴행성 발달장애를 앓고 있었고, 한 번 입양이 되었다 파양된 상태에서 저희 집으로 왔어요. 다섯 살에 저희 집에 왔는데요. 일곱 살 때 유치원 재롱잔치에서 모든 사람들 앞에서 “나는 엄마 없어요, 엄마 안 사랑해요”라고 한 적이 있어요. 전부 다 아는 사람들이거든요. 동네 사람들이요. 다른 아이들 모두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고 하는데 요한이만 안 그런 거죠. 순간 그곳에 정적이 흘렀어요. 집에 와서는 제가 바닥에 주저앉아 땅을 치면서 울었어요. 억울해서요. 그때 남편이 다가왔어요. 마흔이 넘은 어른이 이렇게 속이 상해서 울 정도면 일곱 살 먹은 요한이 심정은 어떻겠느냐고 하더라고요. 당신은 내가 있잖아요, 라면서 남편도 울고요. 그 순간 제 자신이 참 부끄럽더라고요. 아이한테 해준 것만 생각하는 엄마라는 생각 때문에요. 어째서 사랑을 주면 받는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그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기 시작한 거죠. 그때부터 저도 많이 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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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많을수록 교사가 많은 것


아이들의 성장기이기도 하지만 엄마의 성장기라는 말이 더 맞을 것 같아요.


많이 겸손해지고, 아이들을 더 많이 바라보게 됐어요. 아이들이 제 선생이죠. 아이를 두 명 키울 때보다 세 명, 네 명 키울 때 그리고 지금 막내 행복이까지 만나면서 더 성장했어요. 저희 이야기가 영화로 나올 예정인데요. 그 안에 짧게 저희가 다큐 형식으로 등장할 거예요. 얼마 전에 그것 때문에 PD와 통화를 하는데요. 행복이가 제 옆에 와서 앉는 거예요. 등을 토닥이면서요. “엄마 무서우니까 내가 앉아 있어줄게” 그러는 거예요. 다섯 살 먹은 아이가 말이에요. 나중에 남편한테 들으니까 행복이가 방에 있다가 엄마 무서울 것 같다며 나갔다는 거죠. 이렇게 아름다운 아이들의 엄마라는 생각에 참 행복해요.

 

아이들이 늘어날 때마다 느끼는 것도 많아졌다는 거죠?


아이들 스스로 서로를 보듬고, 상처나 아픔을 나눠요. 우리 아이들은 먹을 것을 나누고, 옷을 나누고, 엄마를 나눠요.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면서 아이들이 자신의 정서를 아름답게 만들어가고 있음을 알게 돼요. 그러니까 한 명 있을 때에 비해 열 명을 키울 때 엄마가 달라지는 거예요. 아이들이 많을수록 선생님이 많은 거예요. 많은 선생님 덕분에 제가 성숙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해요. 

 

그런가 하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나쁜 이야기를 한 적도 있잖아요. 세상의 오해에 마주했을 때는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요. 


우리 가족을 색안경 끼고 안 좋게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죠. 정부 지원금 많이 받으려고 이렇게 사는지 얘기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왜 장애아로 등록해서 수당을 받지 않는지 말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별 사람들이 다 있잖아요. 어떤 사람은 대기업에서 몇 백 씩 받는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오죽하면 <KBS 인간극장>을 찍고 있는데 출연료를 천만 원 준다더라, 그거 받으면 뭐 할 거냐, 이러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한 번은 어떤 공무원이 아동을 입양하면 지원금이 엄청 많은 줄 알고 몰래 뒤를 파헤쳤다가 사과한 적도 있었죠. 왜 이런 오해를 받아야 하는지, 왜 이런 핍박을 받아야 하는지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이들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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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의 규칙이 있을까요? 절대 어기지 않는 단 한 가지 규칙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형제 간 우애를 가장 중요하게 여겨요. 동갑내기가 세 명 있거든요. 생일에 따라 형, 동생이 됐어요. 어쩔 수 없어요.(웃음) 그런데 형제간의 우애가 깨지지 않으면 세상을 바른 눈으로 바라볼 수 있어요. 우애가 깨지면 다 원수죠. 다 적이고요. 공동체가 깨지는 거죠. 그게 가장 중요해요.

 

워낙 인원이 많으니까 때때로 고민되는 순간도 많을 것 같아요. 그 외에 집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어떻게 하세요?


그때그때 아이들과 회의해요. 저희는 가족회의를 많이 해요. 예전에는 거의 제 뜻대로 됐는데(웃음) 요즘은 둘째 하선이가 절대 권력 1위예요. 그 아이가 참 지혜로워요. 여러 가지가 하선이를 통해 많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애초에도 하선이 때문에 우리 가족이 바뀐 거예요. 어렸을 때 병원에서 살 가망이 없다고 했었거든요. 죽어가는 하선이를 보면서 남편이 목회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거예요. 제가 신장을 기증한 것도 그 일 때문이고요. 아이들을 계속 입양하길 원한 것도 하선이고요. 저희는 별로 기준이 없어요. 다만 올바름이 어떠한 것인지 아이들 스스로가 아는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말을 하기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려고 많이 했고요. 주말마다 독거 어르신들을 찾아가 도시락 배달도 하고 그래요.

 

저자가 평생 실천한 나누는 삶을 보고 배운 거겠죠.


<KBS> ‘1회 감동대상’에서 저희가 ‘가족상’을 받았어요. 상금 천만 원을 전액 기부하겠다고 방송에서 말했어요. 그렇게 했고요. 하은, 하선, 하민이의 이름으로 적금을 넣던 게 있었는데요. 하은이가 미국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공부하러 가게 되니까 자기 적금을 기부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것들을 아이들과 함께 상의하면서 실천하는 거예요. 행동으로 함께 이루어가는 거죠. 뭐가 옳다, 뭐가 옳지 않다, 하는 것을 말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 사랑을 세상에 나누는 거예요. 이웃사랑이죠. 우리는 이렇게 행복하게 살고 있으니까요. 저는 그런 일들이 정말 재미있어요.

 

자발적 가난을 선택함으로써 더 큰 행복을 얻었다는 말씀이신가요?


책에는 담지 않았는데요. 땅 팔고, 집 팔면서 어떤 정부 지원금도 없이 공부방을 운영하다가 우리 아이들 병원비가 없어서 제가 건물 청소를 한 적이 있어요. 직장 생활은 시간이 매여서 할 수 없었거든요. 그때 아는 분이 왜 이런 일을 하시느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윤리적이고 도덕적으로, 합법적으로 부끄럽지 않은 일이라면 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했어요. 도둑질은 할 수 없잖아요. 당당하게, 어떤 도움도 받지 않고 아이들을 잘 키워냈다는 것, 아이들이 그 사실을 알고 그것을 본받아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면 더 바랄 게 없는 거죠.

 

물질적으로는 가난하지만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배우 유해진 씨와의 일화에서도 엿볼 수 있는 일이었죠. 유해진 씨가 건넨 돈을 끝내 다시 나누셨잖아요?


해진이는 제 동생이에요.(웃음) 바닷가 앞에서 얼마나 창피했는지 몰라요. 생각해 보세요. 트레이닝복 차림의 해진이와 머리도 부스스한 아줌마 둘이서 봉투 하나를 가지고 십 분을 실랑이를 했어요. 지나가는 사람들은 해진이를 알아보고 사진 좀 찍어달라고 하고 있었고요. 그런데요. 해진이가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해져서는 여기까지 왜 왔겠느냐고, 나를 부끄럽게 하지 말아달라고 하더라고요. 그 눈에 진심이 담겨 있었어요. 그렇게 돈을 받아 와서 다시 <MBC 휴먼다큐 사랑> PD에게 유해진 이름으로 써달라고 한 거죠. 이 내용이 아름답다고 PD가 방송으로 내보내준 거예요. 그 돈을 그냥 받아서 썼다면 이런 아름다운 사연이 나오지 않았겠죠. 해진이의 멋진 모습이 안 나왔을 거고요. 저는 그냥 전달자였어요. 유해진은 정말 멋진 사람이에요. 그걸 통해 우리 가족과 유해진이 좋은 관계가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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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


가족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진다고요?


저희가 살아온 이야기를 영화화 하자고 영화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3년 전부터 작업하고 있었어요. 얼마 전에 대본이 거의 끝났고요. 1시간 50분은 극영화로, 10분은 저희 가족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구성될 거예요. 출연할 배우가 12월 초까지 결정이 날 것 같아요. 그때가 되면 자세한 내용이 공개될 텐데요. 아직은 결정이 안 되었어요. ‘엄마’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영화 제목도 준비를 하고 있고요. 내년에 강릉에서 촬영할 예정이라고 해요. 우리 가족을 통해서 ‘저렇게 사는 게 맞아’라고, 영화를 보면서 ‘내가 왜 이렇게 살았지’라고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입양을 하지는 못해도 누군가를 돕는 사람이 되어야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영화 말이에요.

 

책으로도 그리고 영화로도 가족의 내밀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유가 있을까요? 역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거겠죠?


열심히 살고 싶었어요. 아이들 잘 키워서 세상에 내보내자는 사명을 갖고 살고요. 제가 살고 있는 이 자리에서 열심히 사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에게 부모가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싶은 거죠. 내일 잘못될지라도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는 것, 내게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저희 아이들이 사회에 필요한 아이들로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요. 첫째 하은이가 “엄마는 대한민국 소외된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줘, 나는 전 세계 소외된 아이들의 엄마가 될게.”라고 해요. 하은이는 대학교를 휴학하고 내년에 탄자니아로 떠나요. 졸업하면 아예 아프리카로 가겠다고 하고요. 책임감 있는 부모의 모습을 먼저 보여주면 아이들도 믿고 따라오는 것 같아요. 하나하나가 다 고마워요. 

 

저자가 생각하는 ‘잘 산다’의 의미는 뭔가요?


10억을 갖고 있는 사람이 1억을 잃어서 너무 속상해하며 울고 있을 때 가진 것 하나 없는 사람이 상대가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게 안타까워서 자신이 가진 전부를 나누어 줘요. 저는 그 나누는 사람이 잘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진짜 부자라고 생각해요. 1억을 잃은 사람은 여전히 9억이나 남아 있지만 잃어버린 1억만 생각하지 갖고 있는 9억을 돈으로 보지 못해요. 나누는 사람은 위로를 하고 싶으니까 그 사람이 좋아하는 돈으로 위로를 하는 거죠. 이번 달 생활비가 30만 원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말이에요. 그게 정말 잘 사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제가 누군가를 도울 때 주변 사람들은 네가 더 어려워, 그래요. 저는 제가 더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잘 사는 거라고 생각하니까요. 저는 이미 부자예요. 아이들이 열 명이나 있잖아요.(웃음)

 

혹시 이 책의 수익금도 어떤 사용처를 생각해 두셨어요?


『하나님 땡큐』의 인세는 가난한 목회자 가정의 아이에게 장학금으로 지원이 됐고요. 『하나님 알러뷰』의 인세는 정혜영 씨와 션 씨가 하는 장애인 병원 기금 모금으로 전달했어요. 이 책은 입양되지 못한 아이들에게 지원이 될 예정이에요. 저는 책이 제가 이 땅을 조금 더 행복하게 사는 하나의 돌파구라고 생각해요. 가족의 삶을 통해 돈벌이 할 생각은 없어요. 영화도 저희 지분 전액을 재단을 만들어서 청소년, 탈북 아이들,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들에게 꿈을 찾아주는 일을 하려고 해요. 가족 이야기를 통해 생긴 수익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세상의 아이들과 나누겠다고 우리 아이들과 약속했거든요. 열심히 살아야죠. 더 열심히요.

 

세상 사람들이 이 책을 어떻게 받아들였으면 하세요?


이제는 다문화가정, 탈북가정, 입양가정 등이 모두 원가정 안에 들어가야 해요. 입양에 대한 바른 이해를 위해 이 이야기가 더 많이 읽혔으면 좋겠어요. 입양이 특별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만 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행복한 가정에서 자라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내 집을 내어준다는 마음으로 하는 거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러다보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행복한 사회가 될까요. 둘째 하선이가 이 땅에 입양이라는 말이 없어질 때까지 동생들을 계속 데리고 왔으면 좋겠다고 한 적이 있거든요. 그렇지만 우리 한 가정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보면서 다른 누군가도 입양을 생각하게 된다면 참 좋을 거예요. 아이들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니까요.

 

이런 말씀하실 때면 눈물이 나시나봐요. 지금도 눈시울이 붉어지셨는데요.


정말 고마워서요. 저도 부족하고 허영이 가득했던 사람이었거든요. 이런 사람을 많이 소유하지 않아도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준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고마워서요. 아이들 덕분에 행복해진 거잖아요. 그래서 아이들 이야기만 하면 고마워서, 가슴이 벅차서, 그렇죠.


 

 

사랑은 여전히 사랑이어서윤정희 저 | 두란노
가족해체와 아동학대 이야기가 매스컴에 끊이지 않는 요즘, 무려 열 명의 아이를 입양하여 사는 가족이 있다. 양육비도 만만찮을 것 같고, 진심으로 사랑하기도 어려울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 가족 구성원 모두 이구동성으로 우주에서 가장 행복한 가정이라 말한다. 무엇이 이런 고백을 하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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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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