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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로 태어난 김탁환의 소설 『노서아 가비』

원작과 비교하며 감상하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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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영화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따냐의 이야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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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로 태어난 소설 『노서아 가비』


앞서 영화로 제작된 바 있는 김탁환 작가의 소설 『노서아 가비 : 사랑보다 지독하다』가 뮤지컬로 탄생했다. 김탁환 작가는 1898년 아관파천 당시 발생했던 ‘고종 독살 음모사건’에서 영감을 얻어 집필을 시작했고, 특유의 상상력을 더해 ‘개화기 유쾌 사기극’으로 완성해냈다. 작품은 출간 즉시 영화화가 결정되어 2012년 배우 주진모, 김소연, 박희순, 유선 주연의 영화 <가비>로 관객과 만났다.

 

지난 9월 베일을 벗은 뮤지컬 <노서아 가비>는 원작의 이야기를 충실하게 옮기는 동시에 완성도 높은 음악, 신선한 연출시도와 접목시켰다. 주목 받는 신진 연출 황순심과 음악감독 김진아, 안무가 장대욱이 함께했다. 화려한 캐스팅 또한 이목을 집중시켰다. 걸그룹 나인뮤지스의 혜미와 금조, 멜로디데이의 여은이 ‘따냐’를 연기하며 생애 첫 뮤지컬에 도전했다. 따냐의 연인 ‘이반’은 <광화문 연가>의 이승현, <얄타 보이즈>의 우찬이 맡았다.

 

비운의 황제 ‘고종’으로 변신한 배우는 서울예술단 소속의 최정수, 그리고 연극 <까사 발렌티나>와 <헤비메탈걸즈>의 김결이다. 배우 이민재와 신윤철은 ‘강찬’ 역을 맡아 끝까지 따냐의 곁을 지키는 순정을 보여준다. 이들은 각각 <얄타보이즈>와 <사랑은 비를 타고>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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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건 ‘선택과 집중’


뮤지컬 <노서아 가비>는 희대의 사기꾼이자 조선 최초의 바리스타가 된 여인 ‘따냐’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역관의 집안에서 태어나 유복한 삶을 살던 그녀는 아버지가 누명을 쓰고 죽자 대역죄인의 딸이 되어 조선을 떠난다. 열아홉의 나이에 차가운 땅 러시아에 홀로 남겨진 후 생존을 위해 사기에 가담하게 됐고, 가짜 그림에서부터 광대한 러시아의 숲까지 팔아 치운다. 그녀의 앞에 우연인 듯 계획인 듯 모습을 드러낸 남자 ‘이반’은 사기 조직 ‘갈범무리단’의 보스다. 그는 자신과 함께 조선으로 돌아갈 것을 제안하고, 거대한 계획이 있다며 따냐에게 고종의 바리스타가 되라고 말한다.

 

따냐에게 있어 고종은 무고한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원수다. 그러나 지금 그는 음모와 협잡을 꾸미는 무리들에 둘러싸여 있다. 믿고 의지할 곳 없이 낯선 곳에서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과 다를 바 없는 처지에 놓인 고종을 바라보며, 따냐는 인간적인 연민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진짜 범인에 대해 알아간다. 범인의 실체가 드러날수록 따냐는 이반을 향한 의심을 키워간다. 어디까지 진실인지, 어디부터 거짓인지, 알 수 없는 혼란에 빠져든다.

 

고종을 향한 연민과 원망 사이에서, 연인에 대한 사랑과 의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따냐의 모습은 극의 긴장감을 형성하는 요소다. 그 점에서 뮤지컬 <노서아 가비>는 미진한 느낌을 남긴다. 물론 2시간 안에 ‘치밀하고 광활한’ 원작의 이야기를 모두 전달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한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지만,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음을 감안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 점에서 뮤지컬 <노서아 가비>는 따냐의 이야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들려주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소설 『노서아 가비 : 사랑보다 지독하다』를 사랑한 독자라면 원작과 비교해 가면서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공연은 11월 6일까지 흰물결아트센터 화이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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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나리

그저 우리 사는 이야기면 족합니다.

노서아 가비

<김탁환> 저9,00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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