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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록 밴드, 내년 페스티벌에서 만나요

제이팝 담당자의 사적인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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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팀 중 내년에 왔으면 하는 일본의 록 밴드들을 네 팀만 언급해보려 한다. 무엇보다 록 페스티벌에 걸맞는 즐거움과 일체감을 주는 이들을 선별한 리스트임을 알리는 바이다.

최근 국내 록 페스티벌을 관람하며 개인적으로 가장 반갑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일본 팀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과거에도 엘레가든(Ellegarden)이나 라르크 앙 시엘(L'Arc~en~Ciel) 등이 헤드라이너를 맡은 바 있지만, '대스타 모셔오기'에서 벗어나 다양한 제이록 밴드들이 소개되고 있는 최근의 경향은 제이팝 담당필자로선 신나는 일일 수밖에 없다. 올해만 해도 밸리록에는 세카이 노 오와리(SEKAI NO OWARI), 펜타포트에는 오럴 시가렛츠(Oral Cigarettes)와 크로스페이스(Crossfaith), 스파이에어(Spyair)까지. 양념에서 벗어나 라인업을 관통하는 중요한 부분으로 조금씩 그 지분을 넓히고 있는 중이다.

 

이와 같은 경향은 아무래도 여름 록 페스티벌의 이미지에 걸맞는 열광적인 무대를 펼칠 수 있는 성향의 팀들이 비교적 많은 것에 기인한다. 음악을 알든 모르든 놀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작년의 스완키 덩크(SWANKY DANK)나 올해의 오럴 시가렛츠를 통해 이미 증명된 바 있지 않은가. 그래서,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팀 중 내년에 왔으면 하는 일본의 록 밴드들을 네 팀만 언급해보려 한다. 무엇보다 록 페스티벌에 걸맞는 즐거움과 일체감을 주는 이들을 선별한 리스트임을 알리는 바이다. 관계자 여러분들, 부디 내년 섭외 시 참고해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큐소네코카미(キュウソネコカ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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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필살 유토리 세대'라고 일컬어지는 그들. 혹자는 이 정도의 실력을 가진 밴드가 인기를 얻는다는 사실로 하여금 옆 나라 록신에 대해 통탄을 금할지도 모르겠다. 초반 1분만 보아도, 연주나 노래실력이 그다지 뛰어나지 않다는 느낌이 강하게 올 테니까. 이 팀의 장점은 '좋은 밴드'의 척도를 다르게 두어야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다. 그것을 적확히 설명하는 현지의 한 음악필자가 쓴 코멘트를 옮겨 적는다.

 

'큐소가 청중에게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는, 밴드음악이 아닌, 축제 그 자체다'

 

록 페스티벌에서 관객을 미치게 만들려면 '판'을 깔아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이들은 그 측면에서 굉장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연주가 노래가 조금 서툴면 어떤가. 보컬의 지시에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는 관객들의 표정은 그 누구보다도 즐겁다. 그리고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친구와 함께 그 라이브의 즐거움을 이야기하며 웃을 수 있다면, 이 역시 밴드의 의무 중 하나를 충실히 이행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빠른 템포의 곡조, 흐름을 이끄는 신시사이저와 콜 앤 리즈폰스가 곳곳에 삽입되어 있는 관객참여 유도형 가사. 현지에서도 이들의 히트를 의아하게 생각하던 시기가 있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지금은 퍼포먼스로 이만큼의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밴드 또한 흔치 않다는 것을 많은 이들이 깨달아 가고 있는 단계. 본인 역시 재작년 보고 왔던 <Sweet Love Shower>에서의 어떤 무대들보다 강하게 각인되어 있는 라이브기도 하다. 단언컨대, 살면서 그 정도로 세상 즐거웠던 적, 정말 얼마 없다. 그만큼 '재미'나 '엔터테인먼트' 측면에서는 가히 압도적인 큐소네코카미의 라이브. 내년 국내 록 페스티벌 섭외를 강력 추천합니다.

 

와니마(WANI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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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크로스오버 성향이 짙어지면서 옛날만큼 머리를 비우고 뛰어놀만한 음악이 사라져가고 있는 작금에, 와니마 같은 순수 펑크 혈통을 가진 밴드의 등장은 쌍수를 들고 환영할 만하다. 첫 소절을 듣기만 해도 이 밴드 앞에서 가만히 팔짱을 끼고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을터. 켄 요코하마가 이끄는 인디레이블 명가 <Pizza of Death>에 둥지를 틀고 있는 그들은, 스카펑크를 기반으로 캐치한 멜로디, 적재적소의 코러스 사용을 통해 급성장중인 라이브형 밴드다. 그들의 데뷔 앨범 <Are You Coming?>은 전일본 CD샵 점원들의 투표만으로 수상자가 결정되는 제8회 CD샵 대상의 2등 격인 준대상을 수상하기도. 스피디한 사운드를 타고 마음껏 뛰어놀고 싶다면, 아마 이 밴드가 그 기대에 부응해 줄 것이다.

 


토리코(Tric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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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것 없이 무대에서의 기백만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팀이 있는데, 이 밴드가 그렇다. 드럼을 맡고 있던 고마키의 탈퇴 이후 여성 3인조의 구성을 이어가고 있는 토리코는, 변박자의 잦은 사용을 통한 의외성과 고도의 연주력, 섬세한 보컬 표현의 삼박자를 갖춘 무대로 정평이 나 있는 팀이다.

 

2013년 <Rock in Japan> 관람 당시 접했던 그들의 퍼포먼스는, 어디에서도 목격하지 못했던 폭발력과 응집력을 보여주며 일순간 넋을 잃게 만들었다. 지금이야 경험이 쌓여 훌륭한 무대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날따라 긴장했는지 서투른 모습을 보여주었던 스캔들(SCANDAL)의 다음 순서였던 탓에 더욱 그 잔상이 강하게 남아있기도. 특히 키다 모티포(キダ モティフォ)의 광기어린 기타 플레이는 포효 그 자체로 느껴질 정도였다. 전체적으로 걸치고 있는 독특함이 국경을 넘어 마니아를 형성해, 유럽 및 아시아 투어 개최를 통해 그 응원에 부응하는 중이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팬들을 모을 수 있지 않을까.

 


블루 인카운트(Blue Encou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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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이 가진 열기, 무대에 대한 절실함, 누구보다도 큰 포부. 음악을 향한 애티튜드로 하여금 관객을 불타오르게 하는 열혈밴드다. 2014년 메이저 데뷔 이후 미디어의 급푸시를 받아 승승장구하고 있는 4인조는, 무엇보다 인기 애니메이션 <은혼>의 오프닝을 맡은 바 있어 한국에서도 많은 이들이 친숙하게 느낄 여지가 다분하다. 호소미 타케시(細美 武士)를 떠올리게 만드는 음색의 보컬 겸 기타 타나베 슌이치(田邊駿一)의 스타성과, 빠른 곡조를 무리 없이 끌고 나가는 멤버들의 연주력까지. 열도의 대표 겨울 록페인 <Countdown Japan 15/16>에서는 갑자기 불참하게 된 니코 터치스 더 월(NICO Touches the Wall)을 대신해 메인 무대에 서는 등 그 가능성을 인정받는 신성이다. 그들이 가진 뜨거운 패기는 페스티벌의 분위기 또한 끓는점으로 만들기에 충분하리라 생각된다.

황선업(sunup.and.down1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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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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