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뮤지컬 <더맨인더홀>, 남자와 늑대 그리고 프로이트

현대인의 잔혹동화
9/9~10/30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매일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내는, 우리 모두의 모습을 닮은 주인공 ‘하루’는 어느 밤 연인 ‘연아’를 만나러 연아의 집 앞으로 간다. 불행하게도 하루는 그곳에서 강도를 만나고, 겨우 정신을 차려 눈을 뜬다. 하루가 깬 곳은 다름 아닌 맨홀 안. 맨홀 안에 있는 남자, 두려움에 떠는 하루가 들은 것은 낯선 늑대의 소리였다.

맨홀-티저(최종)20160730(로고최종)(웹용).jpg

 

창작 뮤지컬 <더맨인더홀>이 관객 앞에 첫 선을 보였다. <더맨인더홀>은 <라이어>, <우먼인블랙> 등 여러 연극과 뮤지컬을 연출한 이현규의 작품으로 이번에는 현대인의 잔혹동화를 그렸다. 이 작품은 아름답고 서정적인 멜로디의 곡,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조명과 무대연출, 예측할 수 없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무장해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9월 9일부터 10월 30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진행되는 공연을 앞두고 9월 8일 오후,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매일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내는, 우리 모두의 모습을 닮은 주인공 ‘하루’는 어느 밤 연인 ‘연아’를 만나러 연아의 집 앞으로 간다. 불행하게도 하루는 그곳에서 강도를 만나고, 겨우 정신을 차려 눈을 뜬다. 하루가 깬 곳은 다름 아닌 맨홀 안. 맨홀 안에 있는 남자, 두려움에 떠는 하루가 들은 것은 낯선 늑대의 소리였다.
한편 맨홀에서 구조된 하루는 정신과 의사의 진료를 받는다. 실종된 연아를 찾기 위해 분주한 형사들과 그 틈에서 불안한 상태를 회복하지 못하는 하루. 조각난 퍼즐처럼 증거를 재구성하던 ‘형사’는 이 사건에 뭔가 비밀이 있음을 눈치 챈다.
이현규 연출가는 어두운 분위기의 이번 작품에 대해 “원래 좋아하는 것은 코미디”지만 “스릴러물을 좋아해서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우먼인블랙>이 공포스릴러, <퍼즐>이 미스터리스릴러였다면 이번 <더맨인더홀>은 판타지스릴러”라고 설명했다. “극한의 상황까지 밀어 넣으면 과연 어떤 것이 튀어나올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것이 이 작품에 많이 반영된 것 같다.”며 이 작품에서 인간의 본성을 본격적으로 탐구하고자 했음을 밝혔다.
배경과 인물, 사건으로 짐작할 수 있듯 배역 연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에 대해 주인공 ‘하루’역을 맡은 배우 임강성은 “어두운 작품을 많이 했다. 무대가 익숙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또한 “‘하루’는 평범하게 살아가지만 살면서 쌓인 감정들이 큰 사건을 만나며 또 다른 자아로 발현되는 인물이다. 사람을 누구는 착하다, 누구는 나쁘다, 라고 말할 수 없다. 한 사람의 어떤 면은 착하지만 어느 순간 다른 모습이 보이게 마련이다. 때문에 그런 것들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는 말로 관전 포인트를 짚어내기도 했다.

 

극 전체를 지배하는 것은 무엇보다 강렬하고 아름다운 음악이다. 무대 한쪽에 자리를 차지한 피아노와 감정을 증폭시키는 피아니스트의 연주는 그 자체로 극이 된다. 이현규 연출가는 음악을 “사회자, 극을 끌고 가는 또 다른 객체로 설정했다. 극과 분리되지 않도록 연출했다.”고 말하며 음악에 집중해주기를 당부했다. 과연 존재감이 대단했다.

 

어떤 무엇이 아닌, 어떤 누구가 아닌 그냥 너
어떤 무엇이 아닌, 어떤 누구가 아닌 그냥 너
누군가 눈에 비친 나의 모습, 내 눈망울에 비친 너의 모습
나의 모습, 있는 그대로의 모습
지금 그대로를 받아들여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
(중략)
네 안의 또 다른 나, 내 안의 또 다른 너
두 개의 달이 뜨는 밤, 달을 향해 소리를 질러
달의 정령이 달의 눈물로 너의 온몸을 적셔줄 테니
(‘세 개의 나, 내 안의 너’넘버)

 

더맨인더홀_늑대(김찬호)_하루(김영철).jpg

 

<더맨인더홀>에서 흥미로운 점은 프로이트의 방어기제를 언급한 부분이다. 이 작품은 주인공 하루의 심리를 통해 현대인의 정신적 어려움을 다루고자 했다. 이현규 연출가는 “프로이트의 방어기제, 억압과 분리, 해리 현상을 이야기했다. 큰 정신적 충격이나 감내하기 힘든 상태가 되면 스스로가 만든 방어기제에 의한 현상이 일어난다고 알고 있다. 극에서 일어나는 사건 자체가 모든 것을 잃는 상황을 마주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인공이 분리와 해리 현상까지 겪게 된다. 나중에는 ‘늑대’라는 캐릭터까지 만난다. 이 늑대는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주인공 속에 있던 또 다른 감정이 형상화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연출가가 언급한 대로 ‘늑대’ 캐릭터는 극에 새로움을 더하는 중요한 장치다. 화려한 분장으로 눈길을 사로잡고, 불분명한 존재로서 이야기의 긴장감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더구나 사회에 짓눌려 살아온 주인공 하루가 야생성과 사회성을 동시에 갖고 있는 늑대에 평소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을 떠올리면 이 캐릭터는 무척 상징적이다. ‘늑대’역의 배우 고훈정은 “‘하루’와 ‘늑대’는 교감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늑대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하루에게 ‘이겨내라, 강해져라’라고 얘기를 하기도 한다. 이런 장면들이 동화처럼 펼쳐진다. 음악 선율 또한 아름답다. 그런 것들이 관객들에게 조금 더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하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판타지스릴러라는 독특한 장르의 그릇에 담긴 현대를 사는 우리의 이야기, 인간 본성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더맨인더홀>은 분명 만족을 선사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현규 연출가는 “열려있는 부분, 생각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 이야기가 관객 분들의 상상과 만나 더 큰 세계를 만들어내길 기대한다.”고 말하며 환영인사를 건넸다.
공연 예매는 예스24, 인터파크, 옥션 등에서 가능하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신연선

읽고 씁니다.

기사와 관련된 공연

오늘의 책

가장 위험하고 위대한 발명, '내일'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면서 더 이상 자책할 필요가 없어졌다. 저자는 인류를 오늘로 이끈 힘이 도구나 불, 언어의 사용이 아니라 "내일 보자!"라는 인사 안에 있다고 주장한다. 다양한 학문적 근거를 바탕으로 '내일'의 발명이 가져 온 인류 진화의 수수께끼를 풀어낸다.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 인간의 노래

20세기를 대표하는 시인 세사르 바예호 시선집. 인간을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로 표현하고, 끊임없는 삶의 고통을 노래한 시 122편을 수록했다. "어쨌든, 오늘 나는 괴롭습니다. 오늘은 그저 괴로울 뿐입니다." 시간이 흘러도 그의 노래는, 여전히 우리들의 노래이기도 하다.

유토피아는 판타지가 아니다

과거 사람들이 그토록 꿈꾸던 모든 것은 이미 실현되었다. 그러나 당신이 여전히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주 15시간 노동. 보편적 기본소득. 이것은 더 이상 판타지가 아니다! 지그문트 바우만이 극찬한 참신하고 독창적인 시대적 비판과 담대한 미래지도.

우리가 바로 힙합이다!

힙합에 대한 편견은 이제 그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마음껏 털어놓는 주인공들을 통해 짜릿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힙합 동화가 탄생했다. 아이들이 고민하는 문제를 있는 그대로 랩 속에 유쾌하게 담아낸, 주인공 ‘한눈팔기’와 개성 넘치는 친구들의 힙합 크루 만들기.

.

주목! 투데이 포커스


문화지원프로젝트
KALIO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