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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좋은 타인들을 만들자

자기 긍정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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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엄격하면서도 정확한 지지를 보내주는 한 사람만 있어도 자존감은 튼튼해질 수 있다. ‘이 사람은 확실한 나의 편’이라는 믿음이 드는 사이좋은 타인, 한 사람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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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를 사랑하는 마음이 바탕에 없으면 주변에 휘둘릴 수밖에 없고 그것이 반복되다보면 자기애를 갖출 기반도 마련하지 못하게 된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사랑을 잔뜩 받고 자라서 자신을 긍정하는 힘을 기른 이들도 있지만, 부모가 되었다고 한들 자식에게 지혜로운 사랑을 주는 능력이 저절로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부모로부터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는 것은 아주 특별하고 특수한 경우다. 평범한 가정에서 사랑을 잔뜩 받고 자라서 부모와 가족에게 만족하고 행복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주변에 몇이나 되는지 살펴보면 양육이라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수 있다.
  
자존감 형성에 부모의 양육 태도가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분석 결과도 있지만 이미 어른이 된 우리는 스스로 삶에 책임질 필요가 있다. 어린 시절 자존감 형성에 문제가 있었다고 해서 평생 낮은 자존감으로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자존감은 키워나갈 수 있다. 다만 의식적인 노력이 따라야할 뿐이다.
 
자존감이 낮아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 이렇게 나를 키운 부모를 탓하는 게 제일 쉽겠지만 그런다고 자존감이 높아지지는 않는다. 부모에게 원망하는 말을 쏟아내면 억울한 마음의 해소에는 도움은 되겠지만 도리어 비성숙한 자기 자신의 치졸함과 마주하게 될 뿐이다. 이제는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지금껏 평생 그렇게 살아온 부모의 태도나 애정 방식이 쉽게 바뀌지도 않는다.
 
자기 긍정의 경험은 자존감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기에 다른 사람의 칭찬이나 격려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성인이 된 뒤에 건강한 자존감을 형성하려고 애쓸 때 나를 긍정해줄 수 있는 사람으로서 부모님이나 애인의 도움을 바라는 것은 그다지 효과가 없었다. 내 쪽에서도 상대에 대한 기대가 크고 서로가 서로에게 너무 밀착되어 있다 보니 객관적으로 나를 봐준다 하더라도 사소한 말 한 마디에 마음이 저릿해져 버렸다. 무조건 사랑해줬으면 하는 바람 때문에 냉철한 비판임에도 쉽게 욱하는 반응을 보였다. 틀린 말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못난 나도 마구 사랑해줘’ 같은 마음이 작동해서 오히려 자존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부모나 애인과 적당한 거리 조절이 안 된다면 사이좋은 타인이 필요하다. 자존감을 높이려면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한 것 같지만 제대로 된 지지를 받을 수만 있다면 단 한 명과의 관계로도 충분하다. SNS상에서 사진이나 글을 올리고 많은 사람들의 댓글이나 좋아요를 받는 행위로는 나의 자존감이 높아지지 않는다.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존감을 키우기 위해서는 사랑받을 만한 존재에게 인정받고 사랑받는 것이 중요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관계는 상호보완적이긴 하지만 피상적인 관심 그러니까 나의 일면에 반응하는 정도의 피드백으로는 낮은 자존감 때문에 생겨난 불안감을 해소해주지 못한다.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서 맺는 관계이긴 하지만 일방적인 사랑을 요구하는 관계여서는 곤란하다. 앞서 말했지만 자기애는 내 안에 사랑을 충만하게 만들어 다른 사람들도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무조건적 애정을 바라는 것은 이기적이다. 부모도 그런 사랑은 주지 않는다. 이미 잘 알지 않는가?
 
상대가 나의 이면, 다면을 다 살펴봐주고 아껴주는 만큼 나도 상대에게 그런 노력을 해야 한다. 자존감이 낮은 동시에 애정결핍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경우 자신이 사랑받는 것에만 목말라 주변을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나에게 안쓰러움을 느끼는 선의가 넘치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끊임없이 상대의 에너지를 빨아들이며 애정을 갈구하고 보답할 줄 모르는 밑 빠진 장독대 같이 굴면 시간이 지날수록 곁에 남아있는 사람이 없게 될 것이다. 내게 엄격하면서도 정확한 지지를 보내주는 한 사람만 있어도 자존감은 튼튼해질 수 있다. ‘이 사람은 확실한 나의 편’이라는 믿음이 드는 사이좋은 타인, 한 사람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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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현정(칼럼니스트)

사랑하거나 글을 쓰며 살고 있습니다. 『사랑만큼 서툴고 어려운』, 『나를 만져요』 등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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